사건분석관 K : 미래범죄 수사일지

사건분석관 K : 미래범죄 수사일지

$14.00
저자

소현수

1981년서울에서태어났다.평소고전문학을즐겨읽으며SF,판타지,액션영화와애니메이션을좋아한다.재미있고좋은글을목표로창작하고있다.영상기술전문가로서EBS다큐멘터리제작에참여한이력이있다.2015년엔블록미스터리걸작선에단편『히스테리연구』가당선되고,SF장편『에덴』이교보문고스토리공모전에입상하면서본격적으로작가의길에접어들게됐다.이후장편소설『괴물』,단편집『히키코모리카페』,괴담집『신비아파트오싹오싹무서운이야기』등다양한작품을발표하며활동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011
2094연쇄살인사건·017
화성폭동사건·065
안드로이드해방전선·105
리플레이살인사건·151

작가의말·211
〈공상가들〉제작기·215

출판사 서평

소설은네개의에피소드로구성된다.지구에서일어난마지막전쟁과대지진으로인류의터전이대부분파괴되고,거대도시를중심으로재편된지구에서인류를구원한건과학기술의힘이다.마인드업로딩을통해인공(양자)두뇌에의식을이전한더미인간과순인류가공존하는세계.고도화된과학기술의진보는가상세계가아닌2094년의현실이다.영생을얻은자와자연의순리대로죽음을맞을수밖에없는인간의몸을가진가난한자들이양분되어있지만,도시는과학화된시스템으로번영을누리고있다.
저층부와중층부,고층부로구역이나뉜거대도시에서강력사건은대개저층부의그림자구역에서발생한다.강력사건을해결하기위해사건분석관이존재한다.사건분석관은일반적인더미와는차원이다른특별제조품이다.코드네임‘K’인사건분석관‘나’는냉철한사고와능력을갖춘더미인간이다.「2094연쇄살인사건」은마인드업로딩이일상화되고번식과복제가강력히통제되는시대에일어난복제인간연쇄살인사건을,「화성폭동사건」은천재해커라불리는10대‘소년’이일으킨집단살인사건을다룬다.‘소년’은세상을떠들썩하게하고화성의교도소에격리되지만,그곳에서도폭동을일으켜탈주한다.반려용안드로이드를해킹하고안드로이드개발자를납치한「안드로이드해방전선」의주동자역시화성의교도소에수용중인‘소년’이다.「리플레이살인사건」은사건분석관D가가상세계‘오버월드’에접속한후일으킨살인사건을다룬다.

굵직한서사를가진네개의에피소드를관통하는키워드는‘진정한인간은무엇인가’라는물음이다.천재해커인‘소년’이소설의전반에걸쳐‘나’와대립하며영생인류의몸을가진‘나’를고뇌에빠트린다.“분석관님은스스로를인간이라고생각하세요?”(102쪽).주문을걸듯던진이질문에답을구하는것이작가소현수가끝까지놓지않은작가정신이다.간결한문장,빠른사건전개로읽는재미까지더한과감한정통SF를만나볼수있다.

인간적인고뇌와함께인류의미래를상상하는소설!

“와,이런상상을어떻게하는거지?”감탄하며매회녹화에임했다.―하석진(배우.〈공상가들〉호스트)

2021년에3부작으로방영된EBS공상토크쇼〈공상가들〉로부터시작된SF장편소설이다.이미솔피디가기획하고방송작가이자SF작가인소현수가쓴신작이다.기획자인이미솔피디는“〈공상가들〉은이소설의주인공인사건분석관K가2094년에벌어진범죄사건들을현재를살아가는뇌과학자와프로파일러에게전하며과학,기술,철학에대해함께얘기하는토크쇼였다.”(215쪽)고밝히고있다.소현수작가는「작가의말」에서“방송만으로끝을내기엔제법탄탄하게구축한세계관과캐릭터,미처담지못한이야기가못내아쉬웠다.”(211쪽)고말한다.〈공상가들〉에서확장된소현수작가의고유한세계를그린작품이기도하다.
이책을읽으면서당신의뇌는곧바로공상의세계로빠져들것이다.―장동선(뇌과학자)
인간최고의능력이뭐냐고묻는다면난단연코상상력을꼽는다.―김윤희(프로파일러)

획기적인과학기술의진보와함께인류의삶에큰변화가이루어져왔다.소설의배경인화성개척이나,마인드업로딩으로영생을꿈꾸는인류의이야기가공상만은아니라는설정은의미심장하다.역설적으로기계문명의고도화는‘인간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을하게만든다.그로부터시작된질문이이소설이말하고자하는바가아닐까.

“늘그렇듯과학기술은인류를구원했다.얼마남지않은황폐한땅을복구하고인류를재건했다.그로써세계는거대도시를중심으로재편되었고,눈부신도약을이뤄내안드로이드와인간의식전이가일상화된최첨단의새시대를맞이했다.”(13쪽)

지구에서의마지막전쟁과대지진으로살아남은인류는과학기술의눈부신도약으로번영을누리지만,어두운그림자는여전히존재한다.인류의생활공간은거대도시의저층부와중층부,고층부로나누어지며영생을얻은자와자연의순리대로죽음을맞을수밖에없는인간의몸을가진가난한자들이양분되고,저층부의그림자구역에서강력범죄가발생하곤한다.이를해결하기위해사건분석관이존재한다.
각거대도시에스물여섯명의사건분석관이배정되어있으며‘나’는코드네임‘K’이다.사건분석관은강력범죄를전담하며피의자심문과기소권까지막강한권한을가진다.인간형사나안드로이드와는달리사건분석관은마인드업로딩을통해의식전이를한‘더미인간’으로질병에걸리거나썩지않는인공의육체로영생이가능하다.

영생이란기업에서제공하는서비스의하나일뿐이다.돈만있으면누구라도영생할수있으며그건개인의선택이다.(79쪽)

‘나’는사건을풀어가는과정에서자기본질에관한존재론적질문을던지며고뇌한다.책의권말에실린‘오피셜패치(OfficialPatch)를참고하면과학기술용어의도움을받으면서훨씬재미있게독서를즐길수있다.

영생을획득한인류가세계를재구성해가는세상!

육체는더미일지라도의식을전이한인간은유일한‘그인간’본연의정체성을가진다.그러기에인간복제는법적으로강력하게통제된다.그법을어기고자신을복제한사건을벌인「2094연쇄살인사건」의리사연.리사연은전세계마인드업로딩시장의한축인이터널라이프의CEO이자세기의천재라불린다.바로‘새로운종번식의방식으로서의식복제와더미를이용하는것에관한실험이자양자두뇌에내재한자유의지,그의외성과가능성의발굴’을목적으로자신을여섯명이나복제한것.복제인간다섯명이또다른복제인간인유진리에게연쇄살인을당하고,리사연도린치를당하지만다행히양자두뇌가손상을입지않아회생한다.리사연역시더미를사용하는인간이다.범인을검거하고사건은종결되지만,‘나’의고뇌는깊어진다.과연연쇄살인을당한복제인간을인간으로볼것인가,실험체로볼것인가.

「화성폭동사건」에서도작가는존재론적물음을놓지않는다.천재해커인10대‘소년’이또다른마인드업로딩기업인서클의보안을뚫고해킹을벌인것.이로인해집단살인사건이발생하고,‘나’는‘소년’의수사를전담하게된다.‘소년’은아서와프리드리히라는이름으로성명을발표해세상을떠들썩하게한다.

죽지않는인간을인간이라말할수있습니까?
인간다움이란,삶그리고죽음에있습니다.나는우리인류가인간으로서살다가죽길바랍니다.(79쪽)

어린‘소년’이세상을향해던지는이물음은보편적인인류가스스로에게던지는질문이아닐까.
집단살인을저지른‘소년’을최고위험등급으로분류해화성의교도소로이감시키지만화성에서폭동을일으켜탈주하는사건이일어난다.이후발생한「안드로이드해방전선」에서도반려용안드로이드를해킹해안드로이드개발자를납치하는사건이벌어지는데,배후에는‘소년’이있다.이로써‘나’와‘소년’의뿌리깊은악연이이어진다.

“분석관님은스스로를인간이라고생각하세요?”
똑같은말,똑같은음성,똑같은질문.그런데순간생각지도못한불안감이스민다.당황스럽다.겨우억눌러보지만,눈앞이아찔해지며희미하게검은얼룩이보인다.(139∼140쪽)

‘소년’을만날때마다‘나’가겪는이증상은더미블루다.자신의존재에대한불안이증폭되고,온몸을압박하는고통이따른다.더미블루는더미인간의결함에서발생하는정신질환이다.「리플레이살인사건」은더미블루로인해사건분석관D가일으킨살인사건이다.사건분석관의두뇌는일반더미인간과달리폭력성이제어되는특별제조품이다.사건분석관D는가상세계인‘오버월드’에접속한후정신적인이상징후를보이며자신의존재에대한의문을가진다.살인을저지른D는‘나’에게말한다.가상세계에서D가본건바로“나와이세계에대한진실”이라고.

소설은강력범죄사건을다루지만무겁지만은않다.간결한문장,흥미진진한진행,마치영상화면을보는듯한이미지,거기에더해‘나’의유일한동료이자친구인주노가재미를더한다.뇌과학자이자경찰본부의증거분석관인주노는인간미를발산하는유머러스한인물이다.뻣뻣한성격에다냉정하기까지한‘나’를번번이웃게하고,무장해제시킨다.사건이터질때마다도움을받곤하는두사람의‘케미’가긴장감을풀어준다.

“하여간그꼬마놈데려오기로했다며?”
“맞습니다.”
“야,그놈도나한테맡겨라.말이안통하는놈이라며?아주그냥뜨거운맛을보여줘야지.”
내입에서그나마웃음비슷한소리가나게하는건주노뿐인것같다.
“뭘어쩌시려고요?”
“뭘어째?내전공이뭐냐?그대단한천재해커님머릿속좀들여다보자.”
“두개골을열어보기라도하시게요?”
“어휴끔찍한소리를잘도하시네,이분석관님이.어쨌건응,안아프게할게.”
“정말입니까?그건다른허가가필요할것같은데요.”
“농담이지.참매번지겹다.”(144쪽)

주노는‘나’가더미블루를앓고있다는걸알고있는유일한인물이기도하다.
「리플레이살인사건」에서는D의사건이세상에알려지며사건분석관의존재가논란의대상이된다.그로인해경찰수뇌부에서는사건분석관들의활동을당분간정지시키기로한다.게다가경찰본부장의명령에불복하고D를쫓는수사를진행한‘나’는장차참여하게될2차테서렉트(시공간을넘나들수있는특수한공간)프로젝트에서도제외될위기에처하지만주노의도움으로링크참여가결정된다.테서렉트프로젝트는과거로의여행이지만인류의미래를향해나아가는또하나의통로인셈이다.

테서렉트를거쳐도달할과거는다른우주의그것이다.엄밀히말해나와이세계의과거는아니다.하지만첫링크를통해확실히알수있었던건그들역시우리와크게다르지않은삶을살아가며사고하는인류였다는것이다.그렇기에그들과의접촉에의미가있으며링크가가능한것도그유사성때문은아닐까?(201쪽)

소설은언젠간도래할이세계에서우리에게질문을던지며생각하게한다.인류는어떤미래를향해나아가는지를!

D와나같은사건분석관,그리고안드로이드도없는순수한인간만의시대를살아가는,대재앙이오기전자연의다른종과공존하는그들은과연생명을,인간을어떻게정의내리고있을까?그들은사건분석관이라는존재를어떻게생각할까?(2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