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사람들 : 신과 인간의 서사를 만든 첫째성경 인물 열전 - EBS CLASS ⓔ

구약의 사람들 : 신과 인간의 서사를 만든 첫째성경 인물 열전 - EBS CLASS ⓔ

$18.00
Description
최고의 지식 강연 EBS 클래스ⓔ ‘명강연’ -- 고대근동학자 주원준 〈구약의 사람들〉
인류의 고전이자 서양 예술의 원형
구약성경 속 인물과 서사에 대한 현대적 고찰
고대근동학자 주원준은 첫째성경(구약성경) 속 인물들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이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대근동 세계의 맥락에서 다른 신화들과 병행해 살펴보는 동시에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성찰과 해석을 감행한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현재적 의미를 되살려내고 있다.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에서 복종의 아이콘 ‘욥’까지 구약의 가장 유명한 인물들은 물론, 창세기 가정의 여성들과 약소국을 구해낸 ‘유딧’, 그리고 이스라엘이 참조한 도시국가 우가릿의 서기관 ‘일리말쿠’를 통해 펼쳐지는 이야기는 하나 하나 다채로우면서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완성한다.
성경은 빈구석이 많다. 공백과 생략, 비약을 읽어내는 것은 읽는 이의 능동적 참여다. 이를 통해 수많은 예술가나 철학자들이 새로운 의미를 길어올렸다. 저자는 “이런 ‘빈구석’이야말로 첫째성경이 지닌 가장 위대한 점”이며 “신이 당신을 초대하는 자리”라고 거듭 강조한다. 인류사에서 수없이 호출되어 되살아났던 첫째성경 속 사람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다. 검은 표지를 열고 다가가 말을 걸 때 이들은 잠에서 깨어나 종교적이고 신화적인 인물을 넘어 지금 여기 우리 삶 속으로 성큼 걸어나온다.

“작은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소외된 변방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전복의 시선을 권한다.” -〈본문〉 중에서

저자

주원준

서강대학교를졸업하고독일뷔르츠부르크대학가톨릭신학부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가톨릭평신도신학자로한님성서연구소수석연구원이며,서강대학교에서구약성서,고대근동의종교,히브리어,고대근동어,유다교등을가르친다.한국고대근동학회(KANES:KoreanAssociationforAncientNearEasternStudies)초대회장이다.

주요저서로『구약성경과신들-고대근동신화와고대이스라엘의영성』,『우리곁의교황,파파프란치스코』(편저),『신명기-거룩한독서를위한성경주해5』,『신학의식탁-세종교학자가말하는유다교이슬람교그리스도교』(공저),『구약성경과작은신들』등이있고,『우가릿어문법』,『우가릿어사전』,『마테오리치-기억의궁전』,『HowtoRead성경』,『우리인간의종교들』(공역),『고대근동문학선집』(공역),『추기경마르크스의자본론』,『고대근동의신화와성경의믿음』등을번역했다.

목차

책을내며

1아담과하와―인간과신의역사가시작되었다
2카인과아벨―우리는용서받은죄인의후손이다
3노아―오직의인이살아남았다
4아브라함―성밖의신,성밖으로나간사람들
5창세기―작은가정의큰할머니들
6요셉―잃어버린동생이희망이다
7모세―나의밖을향한시선
8삼손―영웅은전복한다
9다윗―실수를딛고일어서라
10유딧―나라를구한여성영웅의이야기
11일리말쿠―이스라엘이참조한도시국가우가릿
12엘리야―아래로부터유일섬김이시작되었다
13예레미야―저항예언자의절묘한역사
14요나―소명이란무엇인가
15욥―고통받는의인은누구인가

출판사 서평

성경의빈틈,
상상력과성찰이꽃피우는생성의공간

고대근동학자주원준은첫째성경(구약성경)속인물들을한명한명호명해내어이들의진짜이야기를들려준다.고대근동세계의맥락에서,다른신화들과병행해살펴보는동시에,역사적배경을바탕으로,또한텍스트자체에집중해이들의삶속으로들어가새로운성찰과해석을감행한다.무엇보다이를통해신이들려주는이야기는무엇인지현재적의미를되살려내고있다.‘아담과하와’에서‘욥’까지,창세기가정의여성들과약소국을구해낸‘유딧’,그리고이스라엘이참조한도시국가우가릿의서기관‘일리말쿠’를통해펼쳐지는이야기는하나하나다채로우면서전체적으로큰그림을완성한다.

저자는우선‘구약성경’을에리히쳉어(ErichZenger)신부가고안해사용했던용어인‘첫째성경(ErstesTestament)’이라부르자고제안한다.구약(옛약속)은신의‘첫약속’,‘첫사랑’을담은책이며“쓸모없고빛바랜약속이아니라인류를구원하시려는하느님의‘초심’을담은경전”이기때문이라고저자는밝히고있다.그첫째성경속사람들은고대근동인들이었다.아담과하와,카인과아벨,바벨탑,노아이야기같은원역사또한고대근동인들에의해수집되고기록,편집되었으므로그들이주인공인것은마찬가지다.첫째성경은고대근동세계의문학인셈이다.

성경속인물들의이야기에는빈구석이많다.이것은신화적인이야기의특징이다.저자는“조금만자세히들여다봐도성경에서논리적허점을찾아낼수있”으며“그런일은하나도어렵지않다”고말한다.성경의공백과생략,비약을읽어내는것은읽는이의능동적참여다.이를통해수많은예술가나철학자들이새로운의미를길어올렸다.저자는“이런‘빈구석’이야말로첫째성경이지닌가장위대한점”이며“신이당신을초대하는자리”라고거듭강조한다.

성경의빈구석은약점도아니고실수도아니다.오히려이런빈공간이야말로신이우리를초대하는자리다.바로그지점에서인간의상상력과성찰이꽃피우기때문이다.빈틈은언제나새로운의미가돋아나는생성의공간이다.(19쪽)

첫째성경은한종교의경전을넘어보편성과확장성을지닌인류사의보물창고였으며,앞으로도그럴것이다.그속에등장하는인물들은그림과문학,음악,영화등수많은예술작품의소재가되었고,이들의이야기를모티프로변형된서사들도흔히접할수있다.그래서우리는종교의유무와상관없이첫째성경에등장하는사람들의이야기를얼핏알고있다.

얼핏알았던성경인물들
이들의진짜이야기

에덴에서쫒겨난최초의사람‘아담과하와’,동생‘아벨’을살해한최초의살인자‘카인’,홍수에서살아남은의인‘노아’,형들에의해팔려가이주민의삶을살았던‘요셉’,이집트를탈출해약속의땅목전에서죽음을맞았던‘모세’,히어로처럼힘이셌던‘삼손’,거대한장수골리앗을쓰러뜨린어린목동‘다윗’,적장의목을자른여성영웅‘유딧’,큰물고기배속에서사흘만에살아나온‘요나’…….

이들에대해그리고이들의진짜이야기에대해우리는얼마나알고있을까?첫째성경의기록자이자주인공이었던고대근동인들은신과함께살았으며,고대이스라엘인들은그중에서도특별한독특성을유지하고있었다.저자는“그들의독특함을알기위해서는고대근동세계에깊이들어가성경본문을읽고해석할수있어야”하며“그동안축적된성찰”도함께종합할수있어야한다고말한다.이들에게다가가기위해서는무엇보다이들이믿었던신에대해서알아야한다.고대근동세계에서인간과신은매우밀접한인격적관계였으므로어떤사람에대해파악하려면그가어떤신을섬기는지를알면되었다.

저자는우선첫째성경의특징으로고대근동신화에등장하는수많은반인반수나괴수같은초인적존재가등장하지않는다는점을꼽는다.이집트의파라오나아카드의나람신처럼신의후손이라거나스스로신을자처하는존재가없었다.저자는이를통해“인간과신이다르다는말은모든인간은같다는말”이라는점을강조하면서“창세기는보편과평등에대한책”이라고말한다.또한야훼하느님은성밖의무리와함께한성밖의신이었다.아브라함에게모든것을버리고우르에서나오라고했던것처럼끊임없이‘아래’와‘변방’을향하라고요구했다.또한작고가난한가정과함께하면서창세기12지파여성들과함께한신이었다.유독‘의로움’을중요한가치로여기는신이기도했다.노아가홍수에서살아난이유,곧그가신으로부터선택된이유도‘의로운사람’이어서였다.성경전체는의로움에대한이야기로가득하다.

인생말년에성밖으로나가광야를떠돈‘아브라함’,창세기의또다른주인공이었던‘12지파여성들’,이집트를탈출해약속의땅목전에서죽음을맞았던‘모세’,유일섬김개혁자‘엘리야’,저항예언자‘예레미야’,하루아침에자신의모든것을잃은‘욥’…….이들이일생은다름아닌신과이웃과세계와동행하며써내려간서사였으며‘함께가는길(synodos)’이었다.

좌충우돌하고갈팡질팡하고찌질한,
문제적인물들의반전과전복의서사

구약성경속주요인물들과이야기는흠결없이완벽할까?저자는그렇지않다고단언한다.존경과사랑을받는이들성인들은영웅이라기보다다크히어로에가까우며때로는빌런이될때마저있는,불완전하고단점투성이인우리네와같거나비슷한인간일뿐이다.영화속히어로와비슷한삼손은타고난힘을지녔고끝내는자신의백성들을구해냈지만그야말로문제아였다.용감하고다재다능했던다윗은어린시절부터두각을나타냈지만남의여자를강제로탐하고증거인멸까지시도했으며,예언자요나는신의명령을받자마자대놓고정반대방향으로도망치다가큰물고기에게먹혀야만했다.‘믿음의조상’으로불리는아브라함도,이집트탈출의역사를쓴모세도갈팡질팡하고때로불평불만을늘어놓는유약한인간이었다.

그들의이름을따서아들딸에게붙여주기도하는,우리가존경해마지않는위대한성인들도한명의인간이었을뿐이다.첫째성경은신의부름을받은사람들의잘잘못을가감없이그리고상세하게기록한다.저자는삼손의이야기를통해이렇게말한다.

영웅이가진힘은바로자기안에존재하는신의힘이었다.영웅도한명의인간일뿐이다.인간의위대함에서신이빠지면,곧성스러움이빠지면힘을잃는다.(184쪽)

특별한힘을빼면이들영웅들도나약하기그지없는평범한인간이다.사실특별한재능이란것도모든사람이하나씩은지니고있기마련이다.인간이지닌위대한힘은곧신의힘이라는점을저자는강조한다.신의힘이라는것은다름아닌성스러움이지닌힘이며의로움이지닌힘,믿음이지닌힘,공동체적가치가지닌힘이다.

저자는“삼손이야기에는눈먼영웅이비로소내면을성찰하면서세상을뒤집는,그런전복적서사가담겨있다”고말한다.이집트탈출이라는해방의역사를써내려간모세도,카르멜산에서바알예언자450명을홀로상대한엘리야도,약소국의여성이으로서적장의목을벤유딧이야기에도통쾌한전복의서사가담겨있다.중요한것은이를통해우리가살아가는지금여기우리삶에서무엇을성찰할것인가이다.

종교적신화적인물을넘어
우리삶속으로성큼걸어나오는살아있는인물들

저자가밝히고있듯이이책은첫째성경의인물들을지금여기에서“입체적으로소개하고성찰하려는시도”에서쓰였다.삼손이야기를통해세상의질서를전복해도래할세계,다른삶을지향해야한다는메시지를읽어내듯이인물들이지금여기에서발화하는이야기를들려준다.카인과아벨의이야기를통해서는르네지라르(ReneGirard)의‘희생양메커니즘’을언급하며우리사회의‘대체폭력’현상을우려하고,노아이야기를통해서는내면에서싹트는‘의로움’이세계속에투신할때그가치가더살아남을강조한다.또이주민의삶을살았던요셉을통해서는이런메시지를전한다.

우리는더높고더중심에있는것에집중하고있다.앞서기위해,더많이차지하기위해무한경쟁에휩싸여있다.(…)성경은밖과아래로시선을향하라고말한다.위와중앙만을볼것이아니라작은사람을소중하게여기고소외된변방에서희망을발견하는전복의시선을권한다.(141쪽)

모세이야기를통해서는식민의상태에서탈출을감행한모세의방식이“참여적이고실천적”이었으며,“개선”이아니라“새로운차원의질서”를상상하고수용한것임을강조한다.특별히이시대청년들에게는다윗의이야기를들려준다.“다윗의위대함은그가쌓은업적에있는것이아니라한번도좌절하지않았다는점”에있다며실패를겁내지말고도전하기를당부한다.마지막욥의이야기를통해서다시한번‘의로움’에대해,‘고통받는의인’에대해서말을건넨다.

세상에는옳은일을하고도고통을받는사람들이많다.작고약한존재들,세상에이해받지못하는존재들,억눌린존재들,부조리와고통으로신음하는존재들이있다.(…)세상모두가이들을인정해주지않더라도신은이들을끝내안아주신다.(353~354쪽.)

인류사에서수없이호출되어되살아났던첫째성경속사람들.그러나이들의이야기는여전히미완성인채로남아있다.검은표지를열고다가가말을걸때이들은잠에서깨어나종교적이고신화적인인물을넘어지금여기우리삶속으로성큼걸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