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사회학의창시자,막스베버
왜종교적원천을탐구하는가?
베버가『프로테스탄트윤리와자본주의정신』을쓸당시독일은후발개발국가로서산업자본주의로의이행과세계질서의재편,제국주의적팽창을겪고있었다.그가운데베버는이거대한근대의물결을사회학적으로직시하고,그런합리주의문화의가능성을더욱정당화하는작업이필요하다고생각했다.독일이추구해야할새로운자본주의사회를이끌어갈청사진은바로시민주도의합리주의적정신문화및가치관에서찾을수있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그리고그것이바로베버가강조하는‘자본주의정신’이었다.따라서베버는자본주의정신의실질적요체와윤리적연원이무엇인지를학술적으로논증하는것을자신의탐구과제로삼았다.이때베버는‘자본주의정신’의기원과내용을추적하기위해종교개혁이후등장한합리주의적세계관을분석한다.그것은‘금욕주의’,‘노동·직업윤리’,‘삶의체계적조직화’등과같은개신교교리에서파생된윤리적가치이다.그는이들이바로자본주의의문화적원천에서핵심적요인이었다고주장한다.
얼핏‘교회’에서금욕적이고검소한삶을강조하는소위‘프로테스탄트윤리’는인간의이기적욕심과이윤추구의동기를통해‘시장’에서돌아가는자본주의와는거리가아주멀어보인다.둘은이질적일뿐만아니라서로대립적인가치를추구하는것처럼보이기때문이다.그렇다면베버가‘프로테스탄트윤리’로부터‘자본주의정신’을설명하고자한것은무엇때문일까?베버는문화사적특질과의식적인정신요소,즉경제활동에내재된윤리적가치를강조하지않고서는경제분야의새로운조직화라는근대적특성이드러나지않는다고보았다.여기서추출된윤리적규범이나지향점을가리켜베버는‘근대경제윤리’혹은‘자본주의정신’이라고말한다.즉근대자본주의만의본질을완전히해명하기위해서그는경제관계나제도적장치에의해결정되는자본주의의물질적요소들뿐만아니라,고유한문화양식들에서만발견되는도도한정신이‘자본주의의근대성’을이룩하는중요한요인이었다는점을강조한것이었다.
자본주의의기원에관한논쟁,
‘자본주의정신의힘’에방점을찍다
급격한산업화로인한사회변화가일어나고근대자본주의라는새로운시기가출현하면서,당대서구사회에서는그역사적기원에대한서로다른입장들이제기되었다.그중가장거시적인안목이자19세기이래영향력이가장큰것은카를마르크스의역사적유물론이었다.그는『자본』을통해근대자본주의의내부동력을끊임없는자본의운동과이윤창출과정으로상세히분석했다.그러나베버는19세기후반을지배한이런입장을배격했다.그가보기에새로운계급의이윤추구활동에대한욕망과더거대하고독점적인자본의지배에대한숭배는이른바‘자본주의정신’찾기라는자신의문제틀과전혀상관이없었기때문이다.
베버는근대자본주의의초기발전이라는‘결과’를파악하기위해서는바로효율적합리성을최우선적으로고려하는경제윤리가‘원인’으로서작동하고있다는점을인정해야한다고생각했다.그리고그윤리가과연어떤정신문화적가치또는종교적교리에서유래했는지를사회학적측면에서탐구하여밝혀낼수있고,또마땅히밝혀내야한다고주장했다.한마디로말해서,베버는근대자본주의연구에서간과된정신적측면에대한해명을요구했던것이다.
여기에는자본주의의기원을바라보는핵심동력을물질과정신중어느것에치중하여보는지에관한전제가전혀다른입장들이서있다.그리고여기서베버는마르크스처럼가치론및상품경제일반에서출발해근대자본주의의물질적작동원리를경제학적으로분석하는경로가아니라,근대사회의특정한종교윤리로부터출발해특정한역사적시기인근대자본주의의유래를사회학적으로해명하는경로를채택한것이다.
근대자본주의의정신적뿌리를질문한베버,
그리고『프로테스탄트윤리와자본주의정신』이
우리시대에던지는시사점
베버를비롯한당대의지식인들은광범위한변화를만드는산업화·도시화·관료화·세속화그리고경제체제변화를통한세계질서의재편과제국주의적팽창을지켜보고있었다.그속에서그들은근본적인문제의식을느낄수밖에없었다.오랫동안사회를지탱해왔던전통적가치와문화적규범은모두단절되고사라져야할대상일뿐일까?이새로운변화의바탕에놓인자본주의사회는우리를어디로데려갈것인가?과학·기술발전을통한경제중심의사회를끊임없이움직이는동력은단지이윤추구의동기,보다근원적으로는끝없는이기적욕망일뿐일까?자본과소비가절대화되어가는세상에서‘이성적동물’로서인간의존엄성을정당화할수있는윤리적가치는어디에서찾을수있는가?자본주의세계에서인간유형은단지자본가와노동자,전문기술직과단순업무직으로만단순화되지않고,합리적이고윤리적인전인격적존재로살아갈수있을것인가?각자의목적을이루기위한수단으로도구화된계산능력은사회의공동선과비경제적가치를모두소멸시킬것인가?이모든사회변동은인간만의특성이라고간주하는이성이발휘하는보편적인변화인가?
당시의시대정신을대변하는이같은물음들은단지130여년전상황에만한정되는것이아니다.21세기를살아가는오늘날우리에게도이러한물음들이일정부분유효하다면,그것은현재인류문명과문화를구성하는모든지표들도하나의방향을가리키고있기때문일것이다.바로‘지금이세계는지속가능한가’라는과제다.베버가‘자본주의정신’을고민하던시대와지금사이에는시간적간극이크고자본주의체제에도수많은수정과변화가있었지만,우리시대인간적삶을위해자본주의는지속가능하며‘어떤자본주의가필요한가’를묻는다는점에서우리는베버와함께대화할수있다.
또한우리는넓은시야의역사의식을통해자신이디디고서있는시대의독특한성격을합리적으로해명하려고했던베버의『프로테스탄트윤리와자본주의정신』속에서우리는근대서구사회가품고있는특별하고도보편적인힘,그리고그것에내재된문화적가치의정체를밝히려는한사회학자의학문적집념을읽을수있다.그리고그학문적집념이결실을맺은『프로테스탄트윤리와자본주의정신』으로부터우리는매우주관적으로포착한연구대상이라하더라도그것을철저히객관화시켜선명한논증으로정당화하는학문탐구의‘방법’또한엿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