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영화가 주는 감동은 훌륭한 소설을 읽었을 때의 감동 못지 않다. 생활 주변 가까이에서 영상매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현대 도시인들은 한 편의 영화를 두 시간 남짓 보면서 며칠 동안 소설을 읽을 때 버금가는 즐거움을 얻는다. 특히 명작 소설을 충실하게 각색한 영화를 감상할 때 우리는 소설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낀다. 문자언어의 숲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독서를 통해 체험했던 세계가 생생한 영상 이미지로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소설과 영화는 모두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예술로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영화는 그 초창기에 이야기의 주된 소재를 소설에서 빌려왔고, 소설은 영화의 시청각적인 특질을 통해 그 기법을 발전시켜 왔다. 때문에 문학적 훈련은 영화 이해에 있어서 깊이와 안목을 더해 줄 수 있고, 영화의 세계는 이야기 매체의 새로운 동반자로서 침체에 빠진 소설문학에 활로를 열어주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이나 미국 대학의 영문과의 교과과정에서 문학과 영상에 관한 강좌가 이미 오래 전부터 유행을 이루었고, 우리 나라에서도 근래 들어서 문화나 문학 공부에서 책 읽기를 대체하려는 방안으로 혹은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 인문학 강의실에 학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영화 활용이 시도되고 있다.
이 책은 영화보기와 소설 읽기라는 상호 보완적인 만남과 그 활용을 통해 미국의 고전소설 세계를 통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 했다.
소설을 각색한 영화를 보고 분석하는 작업은 주옥같은 소설들을 감상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노역이 되지 않고 더 유익한 즐거움이 될 것이다. 소설 각색영화의 시청이 금방 잊혀지는 경험이 되지 않고 원작소설의 메시지를 대조해가며 기억을 되새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이미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잊혀질 뻔했던 이야기를 영화의 시각에서 기억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고, 소설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영화를 통해 다양한 삶의 진실이 담긴 이야기의 세계를 만나볼 것이다. 이런 시도는 어느 면에서 보았을 때 소설의 입장과 영화의 입장이라는 두 경계의 담장 위를 걸어가는 격이라 때로는 그 균형을 취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영상보기를 통해 미국의 고전소설 읽기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일깨워 보고 나아가 영화각색의 관점에서 미국소설 전통을 통시적으로 조망해 보려는 조그만 소망으로 이 책을 만들었다.
미국 소설과 영화의 만남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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