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프라시스 : 미술품 앞의 시인들

엑프라시스 : 미술품 앞의 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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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엑프라시스 시들의 참다운 의미는 서로 다른 매체들, 혹은 여러 가지 텍스트의 상호작용 사이에서(intertextual)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양피지(palimpsest) 효과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는 고대 짐승 가죽에 썼던 문자들을 문대어 지우고 그 위에 새로운 문헌을 덧입혀 작성했던 것에서 비롯한다. 시와 그림뿐 아니라 모든 사물들의 의미는 사람마다, 시대마다 새롭게 발견되는 의미 속에, 또 이러한 여러 의미들의 끊임없는 상호작용과 중첩, 또 축적 속에 놓여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미술품과 유물들, 또 그에 대한 시들은 그들이 지닌 아우라 때문에, 혹은 그들이 비추는 아름다움과 영원이라는 초월적 세계 때문에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문화라 부르는 궁극적 양식(the ultimate good sense which we call civilization)”의 축적과 역량을 담고 있기에 소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이미지와 언어/텍스트를 상반된, 혹은 자매 관계의 양자로 볼 것이 아니라, 이들의 융합에 초점을 맞추어 “그림이 포함된 제3자”(the pictorial third)로 규정하고, 더 나아가 엑프라시스 시들을 미술품에 대한 단순한 묘사와 반응을 넘어서 “읽기, 보기, 듣기”가 융합된 다원적 감각을 요하는 하나의 “사건”(event)의 일부로 간주한다. 디지털 시대의 엑프라시스를 재정의하면서 브로쉬(Renate Brosch)는 예술가의 재현(representation)보다는 문화적 행위(cultural performance)에, 관객들의 수동적 수용보다는 반응(response)에 초점을 맞추어 엑프라시스를 하나의 “적응과 협업의 과정들”(adaptive and collaborative processes,)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문화의 세계에서 엑프라시스는 단순히 시와 문학의 범위를 넘어, 이미지와 문자와 테크놀로지가 융합된 형태로 확장되어 인식과 문화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저자

진경혜

저자:진경혜

고려대학교영문과졸업후서울대와미국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영문학석사를,고려대학교에서미국시인월러스스티븐스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학교영문과에서영미시강의를하였고,월러스스티븐스시와현실에관한일련의논문들을썼다.주요저서로<신비한신학:지금있음에서존재로>(2022)와<현대영미종교시의이해>(2016공저)가있다.

목차


책머리에4

1.그리스단지:랭스턴휴즈LangstonHughes─14
2.그리스단지2:존키츠JohnKeats─20
3.단지이야기:월러스스티븐스WallaceStevens─32
4.아킬레스의방패:호머Homer─38
5.아킬레스의방패2:W.H.오든W.H.Auden─58
6.수련:로버트헤이든RobertHayden─68
7.아폴로토르소:라이너마리아릴케RainerMariaRilke─74
8.생각하는사람:가브리엘라미스트랄GabrielaMistral─80
9.생각하는사람2:매튜올즈먼MatthewOlzmann─86
10.피에타:라울모레노RaulMoreno─94
11.계단을내려오는누드:X.J.케네디X.J.Kennedy─100
12.금빛새:미나로이MinaLoy─106
13.최후의만찬:윌리엄워즈워스WilliamWordsworth─114
14.최후의만찬2:오시프만델스탐OsipMandelstam─120
15.절규:모니카윤MonicaYoun─126
16.나의예전공작부인:로버트브라우닝RobertBrowning─132
17.분노의메디아:첼시래스번ChelseaRathburn─144
18.장에서돌아온여인:에반볼란드EavanBoland─152
19.비너스의탄생:로버트캐시워터스톤RobertCassieWaterston─160
20.비너스의탄생2:뮤리엘루케이저MurielRukeyser─166
21.검은비너스의항해:로빈코스티루이스RobinCosteLewis─174
22.노예의초상:허먼멜빌HermanMelville─180
23.체스텔로수태고지:앤드루허전스AndrewHudgins─186
24.이브의고지:메리쉬비스트MarySzybist─192
25.백조촛대:매리안무어MarianneMoore─200
26.청금석:W.B.예이츠W.B.Yeats─208
27.마치여기이미있는것처럼:로버트핀스키RobertPinsky─220
28.옥수수추수:윌리엄카를로스윌리엄스WilliamCarlosWilliams─228
29.이카루스의추락:메리조뱅MaryJoBang─236
30.램브란트의자화상:엘리자베스제닝스ElizabethJennings─244
31.승선장사진:나타샤트레스웨이NatashaTrethewey─252
32.낙신부:조식曹植CaoZhi─260
33.낙신부도:고개지顧愷之GuKaizhi─280
34.왕주부소화절지:소동파蘇東坡SuTungP’o/蘇軾SuShi─288
35.소상팔경:에즈라파운드EzraPound─298
36.계산무진:게리스나이더GarySnyder─310
37.모나리자1&2:에드워드다우든과마이클필드EdwardDowden&MichaelField─330
38.밤을지새우는사람들:도널드핑클DonaldA.Finkel─340
39.마릴린양면화:데이비드해리슨DavidLeeHarrison─348
40.화가와시인의차이:프랑크오하라FrankO’Hara─354
41.사진과현실:메리조뱅MaryJoBang─362

참고문헌370
그림,사진출처372

출판사 서평

엑프라시스시들의참다운의미는서로다른매체들,혹은여러가지텍스트의상호작용사이에서(intertextual)태어난다고할수있다.이를양피지(palimpsest)효과에비유하기도하는데,이는고대짐승가죽에썼던문자들을문대어지우고그위에새로운문헌을덧입혀작성했던것에서비롯한다.시와그림뿐아니라모든사물들의의미는사람마다,시대마다새롭게발견되는의미속에,또이러한여러의미들의끊임없는상호작용과중첩,또축적속에놓여있다.미술관이나박물관의미술품과유물들,또그에대한시들은그들이지닌아우라때문에,혹은그들이비추는아름다움과영원이라는초월적세계때문에도중요하지만,“우리가문화라부르는궁극적양식(theultimategoodsensewhichwecallcivilization)”의축적과역량을담고있기에소중한것이라할수있다.

최근의연구들은이미지와언어/텍스트를상반된,혹은자매관계의양자로볼것이아니라,이들의융합에초점을맞추어“그림이포함된제3자”(thepictorialthird)로규정하고,더나아가엑프라시스시들을미술품에대한단순한묘사와반응을넘어서“읽기,보기,듣기”가융합된다원적감각을요하는하나의“사건”(event)의일부로간주한다.디지털시대의엑프라시스를재정의하면서브로쉬(RenateBrosch)는예술가의재현(representation)보다는문화적행위(culturalperformance)에,관객들의수동적수용보다는반응(response)에초점을맞추어엑프라시스를하나의“적응과협업의과정들”(adaptiveandcollaborativeprocesses,)로이해해야한다고주장한다.디지털문화의세계에서엑프라시스는단순히시와문학의범위를넘어,이미지와문자와테크놀로지가융합된형태로확장되어인식과문화전반에걸쳐일어나고있는현상으로확대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