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엑프라시스 시들의 참다운 의미는 서로 다른 매체들, 혹은 여러 가지 텍스트의 상호작용 사이에서(intertextual)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양피지(palimpsest) 효과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는 고대 짐승 가죽에 썼던 문자들을 문대어 지우고 그 위에 새로운 문헌을 덧입혀 작성했던 것에서 비롯한다. 시와 그림뿐 아니라 모든 사물들의 의미는 사람마다, 시대마다 새롭게 발견되는 의미 속에, 또 이러한 여러 의미들의 끊임없는 상호작용과 중첩, 또 축적 속에 놓여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미술품과 유물들, 또 그에 대한 시들은 그들이 지닌 아우라 때문에, 혹은 그들이 비추는 아름다움과 영원이라는 초월적 세계 때문에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문화라 부르는 궁극적 양식(the ultimate good sense which we call civilization)”의 축적과 역량을 담고 있기에 소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이미지와 언어/텍스트를 상반된, 혹은 자매 관계의 양자로 볼 것이 아니라, 이들의 융합에 초점을 맞추어 “그림이 포함된 제3자”(the pictorial third)로 규정하고, 더 나아가 엑프라시스 시들을 미술품에 대한 단순한 묘사와 반응을 넘어서 “읽기, 보기, 듣기”가 융합된 다원적 감각을 요하는 하나의 “사건”(event)의 일부로 간주한다. 디지털 시대의 엑프라시스를 재정의하면서 브로쉬(Renate Brosch)는 예술가의 재현(representation)보다는 문화적 행위(cultural performance)에, 관객들의 수동적 수용보다는 반응(response)에 초점을 맞추어 엑프라시스를 하나의 “적응과 협업의 과정들”(adaptive and collaborative processes,)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문화의 세계에서 엑프라시스는 단순히 시와 문학의 범위를 넘어, 이미지와 문자와 테크놀로지가 융합된 형태로 확장되어 인식과 문화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이미지와 언어/텍스트를 상반된, 혹은 자매 관계의 양자로 볼 것이 아니라, 이들의 융합에 초점을 맞추어 “그림이 포함된 제3자”(the pictorial third)로 규정하고, 더 나아가 엑프라시스 시들을 미술품에 대한 단순한 묘사와 반응을 넘어서 “읽기, 보기, 듣기”가 융합된 다원적 감각을 요하는 하나의 “사건”(event)의 일부로 간주한다. 디지털 시대의 엑프라시스를 재정의하면서 브로쉬(Renate Brosch)는 예술가의 재현(representation)보다는 문화적 행위(cultural performance)에, 관객들의 수동적 수용보다는 반응(response)에 초점을 맞추어 엑프라시스를 하나의 “적응과 협업의 과정들”(adaptive and collaborative processes,)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문화의 세계에서 엑프라시스는 단순히 시와 문학의 범위를 넘어, 이미지와 문자와 테크놀로지가 융합된 형태로 확장되어 인식과 문화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엑프라시스 : 미술품 앞의 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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