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노동 기술 (감정 노동자가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무릎을 꿇지 않고도 |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

감정 노동 기술 (감정 노동자가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무릎을 꿇지 않고도 |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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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릎 보호대가 없습니다
오너의 딸이자 30대 항공회사 전무는 마음에 들지 않는 브리핑을 했다고 거래처 직원에게 유리컵을 던졌다. 나이 지긋한 임직원들에 게 괴성을 지르며 폭언하는 것도 그녀에게는 예사라고 한다. 당시 사람들은 그 오너의 딸이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 그녀가 법적 제재를 당하고 일선에서 물러나자 그 것으로 갑질 해프닝은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다. 드물게 일어나는 그 재벌가만의 특별한 경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다.
최근 모임에서 지인 한 분이 자신이 다니는 대기업 오너 가족의 언행을 생생하게 말해 주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갑질로 얼룩진 것이 우리나라 기업 분위기의 대부분이라고 주장하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동의하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다들 굴지의 기 업에서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이었다.
우리 같은 서민들은 여전히 그런 일은 극소수의 일이라고 믿고 싶다. 이제 감정 노동자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이 생겼고 SNS와 YouTube의 확산으로 갑질은 점점 발붙일 곳이 없어지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아직은 불량 고객들이 사회 곳곳에서 활발히 활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재벌이나 권력자뿐일까. 상상을 초월하는 내공을 갖춘 불량 고객의 면면은 실로 다양하다. 우선 은행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기상천외한 발상의 불량 고객들의 주장을 들어 보자.

“ATM 소독 상태가 나빠 모기에 물렸으니 사은품을 보내라.”
“은행 옆 맨홀 뚜껑 때문에 다쳤으니 치료비를 대라.”
“은행 화분이 시들어 안 좋은 기운을 받았으니 정신적 피해 보상을 해라.”

은행은 그나마 낫다. 백화점 쥬얼리 코너에서 반지를 사간 한 고객은 10개월 만에 부러진 반지를 들고 나타나 ‘반지가 눌렸을 때 부러질 수도 있다는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백화점 측은 업체에 환불해 주라는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진상 고객이 승리하는 쾌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연하게 보여 주는 사건이다.
이런 경우 업체가 물어내기도 하지만 고객 응대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판매 직원들이 일부 부담하도록 하기도 한다. 참 억울한 일이다. 이미지가 생명인 백화점은 불량 고객에게 가장 만만하고 승률 높은 활동 무대다. 감정 노동자가 잘못한 것도 없이 이렇게 억울하게 당하지 않으려면 법적인 보호를 넘어서 업체 측의 인권 지향적인 보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몇몇 백화점의 VIP들은 수틀린다고 판매원이나 주차 요원들에게 툭하면 무릎을 꿇으라고 한다. 일부 정치인과 교수, 극단 대표, 힘센 예술계 인사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권력을 이용해 성폭행 갑질까지 저질러 왔다니 무슨 말을 더할까.
갑질은 압축 성장과 개발 독재 시대에 ‘까라면 까는’ 세대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민주화의 세례를 받은 젊은 세대도, 사회 개혁에 앞장섰던 운동권 출신도, 자유와 낭만을 추구하는 예술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갑질 공화국이고 우리 대부분은 아직도 감정 노동에서 살아남으려 분투 중이다.
거친 뉴스가 난무하는 지금, 여전히 희망은 없는 걸까? 갑질 뉴스는 여전하지만 세상은 조금 달라 보인다. 절대적 복종이 지배하는 군대에서조차 사령관 부부의 갑질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공관 병사들의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약자들의 고발이 더는 상관을 배신하는 의리 없는 소행이 아니라 용기로 받아들여졌다.
산업안전보건법 감정 노동자 보호 조항이 도입되어 감정 노동자의 권리 보호가 법적 근거를 얻게 되었다. 세상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는 둔감한 사람들이 여전히 제멋대로 칼을 휘둘러도 ‘저건 미친 짓’이라는 사회의 합의가 있다면 세상은 달라진다. 그러나 우리의 진상 고객님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욕을 하고 억지를 부리고 심지어 무릎을 꿇으라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까짓것 한번 꿇어 주지 뭐. 똥이 더러우니 내가 피해야지. 나 하나 눈 질끈 감지 않으면 모두가 힘들어지니까. 뭐 어쩌겠어?’ 이렇게 당신은 무릎을 꿇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해한다.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요구해서는 안 되는 것을 요구하는 그들이 부끄러운 인간이지, 우리는 삶의 무게를 힘겹게 견디는 것뿐이다. 그렇더라도 이제 무릎은 꿇지 말자. 평생 써야 할 소중한 무릎이다. 감정 노동이란 무릎을 꿇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내 무릎을, 내 자존감을 소중히 간직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야 인간으로서도 노동자로서도 오래 살아남는다. 무릎을 꿇지 않고도, 나 자신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감정 노동자로 잘 살아갈 수 있다.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저자

김계순

임상심리사인그들은인간의실존적의미를이해하고치유로나아가는방법을탐구해왔다.고려대학교새내기로만나실천적사회운동에서삶의방향성을찾고자했던두사람은결혼과출산,양육이라는삶의궤적을함께겪으며인간의내면적행복과성장이라는평생의화두를발견한다.
그들은많은사람을상담하는과정에서감정노동자들이지친자기삶을따뜻하게껴안고하루하루마음편하게살려면어떻게해야하는지를고민했다.또한어려운상황을기회로삼아성장의기쁨을누릴방법을탐색했다.감정노동자를위한책이라면서도결과적으로는감정노동을더욱심화시키거나서비스의성공방법등을알려주는데에머무는책이아닌,감정노동자들을위한명쾌한감정노동철학을모색하고자이책을썼다.
박순주는중학교에서상담교사를했고지금은프리랜서상담가로활동한다.온라인교육사이트휴넷에서‘감정노동쿨하게관리하기’,‘행복한동행감정노동자보호교육’을강의중이다.김계순은정신건강임상심리사,상담심리사,중독심리전문가이다.정신과병원과시설에서정신장애인과청소년및부모상담을했으며,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중독예방상담사로일했다.지금은재난으로트라우마를겪는피해자를돕는기관에서일하고있다.
저서로〈대한민국에서감정노동자로살아남는법〉과〈엄마,내마음을읽어줘〉가있다.

목차

프롤로그무릎보호대가없습니다

1부이해의기술
감정노동,너도대체뭐니?
너도나도감정노동
내가제일힘들어
서비스범위
감정노동의범위
퀴즈로알아보는감정노동의범위
최강의어벤저스들
신통방통초능력
불량고객훑어보기
감정노동만하자
파충류와접신하는사람들
감정노동연기는휴식이필요해

2부싸움의기술_하나
스캔하기
달콤한해결,달콤한위로
즐거운해결,즐거운단짝친구
진정한해결,다르게보기
나의검은그림자살펴보기
경청은존중하는것
상품과나사이엔강물이흐르고
비난에쓰러지기않기
더물어보기
없는걸있다고하려니얼마나힘들까?
인정하면받는선물
수사관은자격증이필요해
비난의진실
헬로우마이프렌드,법!
산업안전보건법완전정복
감정노동보호를위한산업안전보건법시행령이성공하려면
너죽을래?119

3부싸움의기술_둘
욕은일상의양념같은것?
욕은홍콩영화처럼
느그아부지뭐하시노?
내부모님의명예
우아하게살기
입밖으로나온욕은누구의것?
욕듣기의기술
어머,욕을하시나봐요
설마나한테욕을?
잔소리대마왕은어떻게?
잔소리꼬리자르기
조언과잔소리사이

4부성장의기술
괴물이튀어나올땐?
나도내가두려워
직장뒷담화에대처하는우리의자세
나의무기는천진함
가까운불량고객들
관계는현실이야
나는나,너는너
책임감은미니멀
살아있는것들은다출렁거려
삶으로시를쓰기
인생대신단어를바꿔
수동태보다능동태로
아름다운도전자
어제와같지만다른오늘
내손에남은두조각의쿠키
기적의해법은없어
그래도행복은있어

출판사 서평

그래도행복은있어
해법은없지만행복은있다.눈물젖은빵을먹어보지못한사람과는인생을논하지말라는말이있다.직장에서고객에게당하고상사한테비난받고동료들로부터수근거림을당하고나서인생이란얼마나무가치한것인지고민해보지않은사람과는인생에대해이야기하지말라는말과같은말이다.사랑도동료애도우정도다바운더리가깨지지않았을때의이야기다.
함께손잡고가야할동료가내뒤에서나를평가하고손가락질하면어떨까?그동료와오늘하루종일얼굴을맞대고일을해야한다면출근하는발걸음이떨어질까?도대체이동료는나한테왜이러는걸까?
동료는당신을평가하려고해서평가하는것이아니다.스스로위기를느껴서평가하는것이다.그것이무엇이든.그말을하지않으면본인이직장에서얼마나가치가있는지알아주지않을것같아서그러기도하고자신이얼마나매사에정정당당한판단을하는사람인지알아주지않을까봐그러기도한다.
직장에서이런일이있었다.입사한지아직1년이안된한여직원이임신을했다.당연히축하해줄일이고나라의미래를위해또한우리의노후를위해고마워해야할일이다.하지만현실적으로직장이라는데는그렇지않다.사람들이모여서수근거린다.
“입사한지1년도안돼서임신이라니.그래도되는거야?”
“임신하려고취업한건가?”
이렇게말하는사람들은오너도아니고중간관리자도아닌일선평직원들이다.그것도다른팀의직원들.그여직원이출산휴가에육아휴직을받아도전혀영향받을일없는다른팀직원들이다.당사자가들으면기분나쁠일이다.하지만말하는사람들은그런것에개의치않는다.당사자가앞에없으니무슨문제란말이냐하는태도다.
만일당사자가이말을들었다면어땠을까?태교를위해안들었으면좋았을일이지만이말이당사자귀까지전달되는데는그리래걸리지않는다.문제는당사자의처리방식에따라달라진다.
이것이우리아이의탄생을거부하는것이냐?라고받아들인다면(선뜻축하해주지않았으니)완전히틀린것은아니지만이인생힘들다.그저할일없는사람들의뒷담화정도로받아들이고더가까운동료들에게위로받는다면꼭나쁘다고할수는없다.돈독한우정에는뒷담화만한것이없다.그리고어떤이의말로도,어떤이의비난에도흔들리지않는진실이있으니그것은태아의소중함이다.아이가살아숨쉬고있다는사실만큼소중하고명확한진실은없다.그것을느낄수있는산모와그렇지않은산모와는가는길이다르다.
모든직장인이직장에서인정받기를꿈꾼다.만화〈미생〉의주인공처럼상사에게‘더할나위없는직원’이되길바란다.하지만실상은어떤가?윗사람에게지적당하고다른동료보다처지고동료들이칭찬받을때아무도나를인정해주지않으며사회성도부족해서연줄도없고평가에서하위를기록한다.그것만도힘든데가끔실수라도할라치면이직장그만둬야하나그런생각이머릿속에가득하다.
이세상모든책에는가치있게사는법,의미있게사는법,성공하는법,그도저도아니라면돈버는관상과풍수지리에관한책까지나와있는데내삶은가치있고의미있기는커녕매일이치이는인생이다.내가세상에나와하는일이라곤숨쉬는일밖에없는것같다.
숨쉬는일.
맞다.당신이왜그런일을겪었느냐하면세상에가장중요한일이‘숨쉬는일’이라는것을알게하기위해서다.당신이가치있게사는일보다,당신의삶이의미를지니는일보다더중요한일이당신이숨쉬고살아있다는사실이다.그런의미에서무가치가가치를이긴다.
“내인생은쓸모없는것같아요.”라고말하는사람에게나는이렇게말한다.
“당신은빗자루가아니니쓸모는없어도됩니다.쓸모는빗자루에게나맡깁시다.당신이살아있다는게이세상의축복이자인생의의미입니다.”
행복하지않다고?살아있다는것이행복이다.의미있게살고싶다고?당신의삶이바로그의미다.쓸모있는인간이되고싶다고?당신의존재그자체가바로쓸모다.당신이뭘해야쓸모가있는것이아니다.당신그자체가이세상의쓸모다.
남에게칭찬받고인정받는인생?보란듯이성공한인생?그래서부모님을,가족을기쁘게하는인생?주변친구들에게인정받는인생?직장동료들에게무시당하지않는인생?이런바람들이당신이지금이순간숨쉬면서존재한다는그의미를뛰어넘지못한다.
이사실을알지못하면칭찬받을때반짝기뻐하고누가치켜세워줄때으쓱하다가조금만폄하하는사람을만나면수직으로낙하하는삶에서벗어나지못한다.
직업의소명도마찬가지다.내직업의소명은무엇인가?이질문을하기시작했다면그리고그질문때문에괴롭다면당신은당신이살아있다는게얼마나오진지,당신이먹고있는음식이얼마나소중한지,그음식과옷과잠자리가얼마나감사한지아직모르는것이다.고민의끝자락에반드시이런결론이기다리고있다.
“이직업이나의소명인지는모르겠지만,지금나를먹여살려주는이월급이무엇보다소중하다.지금내가숨쉬고살아있는것이가장중요하고,먹고살게해주는이직장이지금그소명을다하고있다.”
이런결론없이직업적소명에대해하는고민은당신을갈피를못잡게만든다.이결론을먼저품에안아야당신이원하는,그리고삶의부차적인요소인직업적소명에대해올바른고민을할수가있다.
당신이숨쉬고살아있다는것.그것만이진실이고의미고,축복이다.당신의삶이내겐감사하다.그리고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