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아름다운 밥벌이 경제학 : 내 일, 일자리 그리고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나에 대한 의문

이상하고 아름다운 밥벌이 경제학 : 내 일, 일자리 그리고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나에 대한 의문

$14.54
저자

류동민

부산에서태어나서울에서자랐다.홍대입구,미아리,그리고종암동.서울강북의좁은골목길.유소년의기억이부서진조각으로남아있는곳들이다.어려서부터‘기억의사진첩’을들춰보기좋아하는성향을지닌탓에사람들이개인적ㆍ사회적삶의사건을기억하는방식에관심을갖게되었다.10대때는문예반에서수필을쓰거나,학교신문만드는활동을했다.원고지60매분량의단편소설을썼다가불태워버린것도그즈음이었다.그러나인문학적관심은입시준비를위해읽은한국단편문학전집50권을마지막으로차단당한다.대학의경제학과에진학한뒤로는사회과학만이세상을올바로볼수있게해준다고믿게되었다.“철학은세계를해석만할것이아니라변혁해야한다”라는마르크스의말에깊은감명을받았으나,이때철학은경제학의다른이름일뿐이라여겼다.

사회과학적사고를이론의여지가없는명료한형식으로나타내는것.그것이매우중요한일이라생각했기때문에,수학적기법을활용하는마르크스경제학을전공으로삼았다.모든사회과학적문제들은이미오래전에수많은이들이고민하고대답하려했던것들이라는깨달음에이른것은최근에와서이다.결국근본은‘사람’에대한물음으로귀착된다는것,따라서그어떤화려한기법으로무장한사회과학도인문학적상상력없이는무의미하다는것도.

학사·석사·박사과정을모두서울대학교경제학과에서마쳤다.몸을움직이지않고말과글로먹고사는일만해온것을부끄럽게여기고있다.대학원생시절엔어쭙잖은외국어실력으로번역을하거나중고생들을사교육의구렁텅이로몰아넣으며학비를벌었다.국민대·서울대·서울시립대·순천향대·아주대·한국방송통신대·한신대에서시간강사생활을했으며,수협중앙회와기아경제연구소에서는경제동향보고서쓰는일도했다.영산대학교유럽지역통상학과전임강사를거쳐현재는충남대학교경제학과교수로있다.정치경제학과경제학설사를가르치며‘분배와민주주의의경제학’이라는강좌를새로개설할예정이다.<한겨레>와<시사IN>을비롯한여러매체에오랫동안칼럼을연재했고,최근에는<경향신문>에글을쓰고있다.지은책으로는《일하기전에몰랐던것들》,《마르크스가내게아프냐고물었다》,《경제학의숲에서길을찾다》,《프로메테우스의경제학》등이있다.

목차

개정판_책머리에
초판_책머리에
프롤로그
이책의구조

1장일잘하는사람의조건
핵심질문:취업하기힘든게정말내책임일까?

2장경제학교과서에노동자는없다
핵심질문:아이돌도노동자인가?

3장노동자의또다른이름은소비자
핵심질문:나는갑질진상인가?

4장노동의최전선,자영업자
핵심질문:카페나차리고여유있게살수는없을까?

5장일꾼생산시설
핵심질문:공부를잘하면일도잘할까?

6장일부에게만공정한사회
핵심질문:공정하게경쟁할수있을까?

7장월급의구조
핵심질문:일한만큼돈을벌수있을까?

8장내일의가치와가치있는일의관계
핵심질문:열심히일하면많이놀수있을까?

9장그럼에도우리는일해야산다
핵심질문:내일의미래는어떨까?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일과삶은함께간다

《이상하고아름다운밥벌이의경제학》은경제학자의시선으로‘우리는왜일하며살아가는가?’에대한답을찾아가는담론서다.사실우리는‘먹고살려고’,‘더나은커리어를위해서’,‘자본금을모으려고’등일로얻고자하는목표가이미명확하다.그런데왜굳이일의의미를살필필요가있을까?

저자인경제학자류동민교수는“우리삶의대부분을차지하는‘일’바깥에서,일자체에서의미를찾는노력없이는삶의의미를획득하는것은불가능”하기에일의본질을제대로알아야한다고설명한다.인생의대부분을보내는일터에서기쁨과보람을찾지못하고,여가시간에만진짜삶을살수있다면,우리는삶을온전히누린다고할수없기때문이다.

그러나필수노동보다대기업주가에주목하는자본주의세태에서당장일과삶의가치를찾기는쉽지않다.그래서《이상하고아름다운밥벌이의경제학》은먼저‘아이돌도노동자인가?’,‘나는갑질진상인가?’,‘공부를잘하면일도잘할까?’등‘일’에대해9가지화두를던져경제,교육,사회전반에서일과삶의풍경을살핀다.그리고이를통해이해와배려,노동자이자소비자인우리정체성의의식,일에즐거움요소찾기등삶으로서의일을받아들이고더나은내일을위해함께고민하고방법을제시한다.

#일이라는렌즈로들여다본세상

《이상하고아름다운밥벌이의경제학》은《일하기전엔몰랐던것들》의개정판이다.세계적인코로나바이러스사태로재택근무,비대면미팅,인플루언서,펄스널마케팅등전통적인일자리에대한인식이급변하고개인과플랫폼이계약을맺는플랫폼경제가발전하면서경제논리앞에서무시되기쉬운일의본질과“일의의미를찾으려는노력”이다시중요해졌다.

일은개인의삶뿐만아니라사회가나아가는방향을알수있는요소다.수학능력시험이나공무원시험이객관식이나단답형으로치러지는이유는‘결과에승복’하길원하는능력주의와자본주의영향이며,일을수행하기위해개인이시간과자본을지속해서투자하는데도정작그요소가임금책정에고려되지않는노동시장의유연화는신자유주의이데올로기에서비롯한다.경제학용어가중립적단어로현상을모호하게묘사하는분야가주로노동관련분야라는점에서자본의힘을짐작할수있다.

《이상하고아름다운밥벌이의경제학》은이처럼사회현상을분석하여자본주의사회에서의‘자유’에대해생각거리를던진다.돈을받으니일터에서개인의신념과보람을포기하는게당연하다고생각하진않았는지,그때문에일과삶의주도권을누군가에게내준것은아닌지,그래서‘왜일하는가?’에대한답과일의가치를찾으려는시도조차하지않았던것이아닌지생각해볼때이다.

책속에서

경제학에서는일이나노동을추상적인개념으로바라본다.그렇게함으로써모든일에공통적으로존재하는그무엇,예컨대구조적요인이나일반적원리같은것을파악해낼수있기때문이다.그러나추상화된몇마디의말은종종추상적인개념으로는환원할수없는삶의개별성을뭉개버린다.그러니비록때로는혼란스럽더라도,구체적인현실속의일과노동에주목해야비로소일과노동을살아움직이는사람의문제로받아들일수있다.
모든사회과학이어느정도는이데올로기일수밖에없다.그렇다면구체적현실을뚫고들어감으로써비로소그이데올로기의의미와효과를파악할수있을것이다.이책에서‘일’이라는렌즈를통해세상을꼼꼼하게들여다보려는이유도바로그때문이다.-프롤로그에서

경제학에서도노동을한편으로는비효용(Disutility),즉만족이나효용(Utility)의반대개념,요컨대고통(Toilandtrouble)이라보는관점,그리고다른한편으로는‘자기실현’이나‘소외의극복’으로보는관점이있다.사실이두가지관점은모든노동이지닌두측면을묘사한것이며이둘이만나는지점에서우리는일의의미를깨닫기도하고아울러일의의미를얻을수있다.바로이지점으로부터일에관한얘기를펼쳐보려한다.-29쪽에서

비판적사고를키우기힘든주입식교육,객관식문제로줄을세우는교육,적성이나흥미에상관없이전투능력을키워야하는군대,이모든것은하나의거대한시스템이돼지루함을잘참을수있도록인간을길들인다.즉,노동력을양성하는중요한텃밭이다.더욱이교육은그사회를지배하는신념체계를받아들이도록하는이데올로기적기능도함께수행한다.이것이마르크스주의철학자루이알튀세르가말하는‘이데올로기적국가장치’로서의역할이다.잘길들여진,혹은길들이기쉬운노동력을생산하는것,그것이야말로지배계급이사회를자기입맛에맞도록유지하는데필요한관건이다.-123쪽에서

요컨대‘성과혹은실행에따른보상’이라는원리는생각과는다르게투명하면서단순한과정이아니다.이는‘공정’과함께누구나중요하다고생각하는‘자유’에관해서도마찬가지다.매일아침출근길에커피를사서마시는내가값비싼프랜차이즈카페에가지않고값싼커피점으로가는것은분명히나자신의선택이고그선택은‘자유’에기초해이루어지는것이다.선택의자유(Freetochoose)를출근하는시점에측정한다면나는완벽하게자유롭다.그러나매일한잔씩비싼커피를마시기에는월급이나자산이적다면,이미계좌에월급금액이찍히는그순간부터선택은더이상자유롭지못하다.-14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