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되는 삶들

쓰레기가 되는 삶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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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쓰레기가 되는 삶들: 모더니티와 그 추방자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쓰레기’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오늘날 사회를 진단한다는 점이다. 왜 ‘쓰레기’인가? 바우만에게 현대화의 역사는 한편으로 진보와 생산의 역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쓰레기 생산의 역사이다.

현대화 과정, 더 정확히 말하면 기술 진보와 경제 성장이 만들어낸 전지구적 자본주의가 승리함에 따라 갈수록 더 많은 쓰레기가 생겨나게 된다. 자본주의의 무제한적 생산 욕구에 이끌려 소비자들은 더욱더 빨리 상품을 소비하고, 끊임없이 더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기를 요구받는다. 모든 상품은 마치 버려지기 위해 생산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저자

지그문트바우만

<b>저자:지그문트바우만(ZygmuntBauman)</b>
폴란드출신의유대인사회학자(1925~)로제2차세계대전을거치면서공산주의자가되었다.사회학과철학을공부하고바르샤바대학에서강의를시작했지만폴란드에서만연한반유대주의때문에1960년대말국적을박탈당하고영국에정착하게된다.초기에는정통마르크스주의자로서영국노동운동과계급문제를연구했지만안토니오그람시와게오르그짐멜의영향을받아점차다양한분야로관심사를확장했다.이후모더니티문제에천착하면서짐멜,한나아렌트,자크데리다,조르조아감벤등의이론을폭넓게수용해모더니티와관료주의,합리성,배제와추방에관한다수의저작을선보였다.특히『모더니티와홀로코스트』를통해홀로코스트가근본적으로모더니티와뿌리깊게얽힌현상임을밝혀내세계저임명성을얻었다.1990년대중반이래로포스트모더니티와소비사회관련저작들을꾸준히발표하고있으며현재영국리즈대학명예교수로재직중이다.

<b>역자:정일준</b>
서울대학교사회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했다.하버드대학교옌칭연구소방문연구원,워싱턴대학교방문교수,아주대학교국제학부대우교수를역임했으며,현재고려대학교문과대학사회학과조교수이다.역사사회학,사회사상,문화사회학을전공했다.저서로는『1960년대한국의근대화와지식인』(공저),『아메리카나이제이션:해방이후한국에서의미국화』(공저)가있으며,역서로는『미셸푸코의권력이론』(편역),『성찰적근대화』(공역),『자유를향한참을수없는열망:푸코-하버마스논쟁재론』(편역),『적이사라진민주주의』(번역),『자본가없는자본주의』(공역)가있다.

목차

What'sup총서를발행하며
감사의말
서문

01태초에설계가있었다
질서구축과정이만들어낸쓰레기

02‘그들’너무많은가?
경제발전이만들어낸쓰레기

03각각의쓰레기는각각의처리장으로
지구화가만들어낸쓰레기

04쓰레기문화

주
옮긴이후기

출판사 서평

포스트모던이후실종된거대담론,‘삶의쓰레기화’로복원한다!
왜TV에서는‘도전’과리얼버라이어티가넘쳐나는가?
촛불시위를새로운눈으로바라본다!


모든견고한것이녹아사라지는‘유동적현대’세계에서인간이생산한모든것이쓰레기가될뿐만아니라우리인간자체가쓰레기화되고있다.이것이바로당신의미래일지도모른다!

‘88만원세대’,‘대졸실업’,‘이태백’,‘사오정’같은음울한유령들이지금한국사회를배회하고있다.그리고이제는인격이사람됨을결정하는시대를넘어능숙한영어구사능력,재빠른현실감각,타인을밟고올라서는비정함이실격(失格)인간을결정하는잣대로등장해사람들을항상적공포와전지구적이동으로몰아넣으며,가족까지도해체하고있다.하지만정작문제는이들‘쓰레기가되는삶들’,‘버려지는인간들’이일시적이거나예외적인부산물이아니라역설적으로디지털첨단화와경제발전과지구화의필연적인결과라는사실이다.단적인예로우리는‘스팸메일’이라는형태로매일같이최첨단디지털매체에서뿌리는‘쓰레기’에덮여살고있다.그런데더큰문제는이제는인간이쓰레기의양산자이자피해자로그치는것이아니라인간자체가쓰레기화되고있다는것이다.포스트모던이후의사회에서는모든안전과(사회)보장이사라지고매사每事와매일每日이‘도전’이되리라는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이후거대담론이‘문화론’이나문명의충돌론으로대체되면서우리삶에대한섬세하면서고구조적인인식은불가능한것처럼보이게되었다.하지만아래의인용문이잘보여주듯이디지털문명의본산실리콘밸리와각종‘리얼리티’프로그램을종횡무진하면서우리시대를인간자체의쓰레기화로진단하고있는바우만의이역저는우리시대에대한우울한진단서이자‘지구화’하는말만들어도울렁증을느끼는우리에게진짜무엇이문제인가를차분하게진단해주고있는새로운처방전이기도하다.

진보의다른이름,인간의쓰레기화

『쓰레기가되는삶들:모더니티와그추방자들』의가장큰특징은제목에서알수있듯이‘쓰레기’라는독특한개념으로오늘날사회를진단한다는점이다.왜‘쓰레기’인가?바우만에게현대화의역사는한편으로진보와생산의역사이지만다른한편으로쓰레기생산의역사이다.현대화과정,더정확히말하면기술진보와경제성장이만들어낸전지구적자본주의가승리함에따라갈수록더많은쓰레기가생겨나게된다.자본주의의무제한적생산욕구에이끌려소비자들은더욱더빨리상품을소비하고,끊임없이더새로운것으로교체하기를요구받는다.모든상품은마치버려지기위해생산되는것처럼여겨진다.

‘쓰레기’개념이우리를더욱경악시키는것은,그것이산업쓰레기와같은물질적인쓰레기만을의미하는것이아니나더나아가우리인간이,인간의삶이‘쓰레기’가되고있다는것을의미하기때문이다.이때‘쓰레기’라는용어가그저우리에게충격을안겨주기위한,그리고그럼으로써경각심을불러일으키기위한비유적표현이라생각하면곤란하다.갈수록많은사람들이생산과소비양영역에서아무런역할도담당하지못한채과잉,잉여,초과인구가되고있다.말그대로아무쓸모도없는,‘쓰레기’가되는일만이남은인간들이양산되고있는것이다.

상황이이렇게된이유는무엇인가?바우만은‘쓰레기생산’이현대화에필연적으로수반되는것이라지적한다.현대화과정의밑바탕에는더좋은사회,진보한사회가가능하다는관념이깔려있다.현재의상태는불완전하고더욱개선되어야하며,더나은사회를만들수있다는것이현대화과정의주요강령이었다.사회진보를설계하고만들어가는과정에서인류는기술진보와경제성장이라는열매를맛볼수있었다.하지만역설적으로이러한과정은‘인간쓰레기’도생산했으며그것을더욱가속화했다.사회를발전시키는데갈수록적은사람만이필요하게되었고,생산과소비에서의미있는역할을맡을수없는사람들이점점늘어나게된것이다.그리고지금으로서는이들을생산영역으로,그리하여소비영역으로다시투입할수있는길이딱히보이지않는다.

지구는이제만원이다,전지구적쓰레기생산

현대화과정의초기에는‘인간쓰레기생산’이일부선진국가들에한정되었다.그국가들은자국의잉여인간들을‘저발전’지역으로내보냄으로써인간쓰레기처리문제를해결할수있었다.이것이바로고전적인의미에서의“식민화와제국주의적정복의가장밑바닥에놓인목적”(22쪽)이었다.바우만은“현대화된지역은지역에서발생한‘과잉인구’문제에대한해결책을지구전역에서찾으려했고또발견할수”(23쪽)있었다고말한다.하지만이제는상황이달라졌다.이제“지구는만원이다.”(20쪽)더이상자국의‘인간쓰레기들’,‘잉여인간들’을보낼수있는지역은존재하지않는다.선진국들은그동안축적한부를통해자신의지위를간신히유지하고있지만뒤늦게현대화에뛰어든이른바‘개발도상국’들은그어떤외부적인해결책도찾을수없다.그들에게는“전지구적차원에서발생한문제에대한지역적차원의해결책(23쪽)”이요구되고있다.

문제의심각성은그것이다가아니라는데있다.이제는가난한국가의난민들이전지구적자본주의의중심부로,때로는합법적으로그러나대부분불법으로꾸역꾸역몰려오고있다.이른바“가난한자들의제국주의”(135쪽)라는역설적인상황이도래한것이다.미국과부유한일부서유럽국가들은내부에서생산되고외부에서유입되어이중으로넘쳐흐르고있는‘인간쓰레기’문제에난처함을표하고있다.중요한것은이문제가아직까지해결책을찾지못한난제aporia라는사실이다.국민국가는한편으로자국내잉여인간들을각종게토로몰아내격리하고,자국으로유입되는이주민들을통제하는제스처를취함으로써영토를‘요새화’한다.하지만다른한편으로국민들이하고싶어하지않는일을대신,그것도저렴한가격으로해주는노동력을받아들이지않을수없는상황에처해있다.

‘눈가리고아웅’하는국민국가-촛불시위를바라보는또다른시선

인간쓰레기문제와관련해바우만이주목하는또하나의지점은,그것이산재해있는다른사회문제를감추어버리는눈가리개역할을맡고있다는것이다.여기서바우만의독특한‘국가론’이등장한다.공산주의몰락이후자본주의가전지구적으로승리의깃발을휘두르고있으며그에따라각종복지제도가해체되고있는이시점에서‘국가’의역할은과연무엇인가?

신자유주의,자유경쟁,각종유연화정책이라는명목아래국민국가는갈수록국민의복지책임,사회안정화에서손을떼면서시장과기업활동의자유,즉부유한자들의자유를수호하는데일조하고있다.국가는잉여인간들을위험한자들로포장하고그들을통제하는데주력한다.사회내부의잉여인간들은사회의안정을해칠가능성이있는자들로,이주자들은잠정적인테러리스트로간주된다.이러한전략으로국가가얻는것은무엇인가?그들을철저히관리해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다는것을구실로미약해져만가는자신의권위를유지하려한다.단순히9.11이후테러가일어날지도모른다는공포심이서구국가들로하여금광기에가까운대외정책을추진하도록강제하는것이아니다.그이면에는국가구성원들이안정적으로삶을향유할수있도록해결책을내놓으려는그어떤노력도하지않겠다는의도가숨어있다.

사회현상에대한근원적인분석

바우만을다른사회학자와구분해주는독특함은그가사회현상을표면적인차원(‘지금무슨일들이벌어지고있는가?’)에서만이해하지않는다는데있다.그는우리눈에드러나는사회현상을그근원에자리잡고있는심층적인영역(‘인간이역사를형성하는과정이어떠했길래이러한일들이벌어지게되었는가?’)과연결하는데주력한다.그는한손에는일간신문을다른쪽손에는철학고전을들고서,오늘날‘인간쓰레기’현상을다루는동시에그원인을인간으로하여금역사를만들어가게하는원동력,문화의본성,질서구축과정에따른포함과배제,지금까지인류의이상을이끌어온영원성개념등에서이끌어낸다.이는사회학보다는철학적영역에가까운주제이다.그에게오늘날벌어지고있는일들은인간이사회를형성하고문화를만들어온메커니즘을고려할때만분명하게이해할수있다.이처럼바우만이우리에게깊이있는성찰을제공해주는것은눈에보이는현상의분석에서그치는것이아니라,왜현실이이지경에이르렀는지를철학적?역사적영역으로파고들어가탐구하는태도에서비롯된것이라할수있다.


?이것은우리의이야기일지도모른다

언제부턴가한국에서도‘잉여인구’에관한조어들이계속해서만들어지고있다.‘청년실업’에서부터각각연령대의‘잉여인간’을지칭하는‘이태백’,‘사오정’등등여러단어들이생겨났고,최근에는‘88만원세대’라는구호가큰반향을얻기도했다.빠르게변하는세상속에서이러한신조어들은계속해서새롭게만들어지고또사라지고있다.하지만잊지말아야할것은,그것을칭하는단어들은계속변하더라도본질적인현상,즉‘잉여인간들’이점점늘어나고있으며국가는‘쓰레기’문제를타개할그어떤해결책도내놓지못하는현실은전혀바뀌지않고있다는것이다.이와더불어갈수록증가하는이주노동자는한국역시바우만의표현대로“쓰레기처리산업의심각한위기”(24쪽)를맞고있음을직감하게해준다.인간이쓰레기로전락하며,법과정치,경제영역에서배제되어현대의‘호모사케르’가되는상황이현대화과정의필연적귀결임을드러내는『쓰레기가되는삶들:모더니티와그추방자들』은이유를알지못한채고통받으며코너로몰리고있는우리사회구성원들에게도오늘날발생하는문제들에대한유용한그리고절실한통찰을제공해줄것이다.

이제야우리에게도착한바우만

폴란드출신의유대인사회학자지그문트바우만의『쓰레기가되는삶들:모더니티와그추방자들』이새물결출판사의“What'sup?"총서의4번째책으로번역출간되었다.바우만은모더니티,홀로코스트,소비사회문제,통합과배제등현대화,자본주의,문명화과정이필연적으로수반할수밖에없었던난제들을정면으로파고들어온사회학자로『쓰레기가되는삶들』은그의근작중하나이다.1925년생으로폴란드에서지적여정을시작해60년대말폴란드에만연했던반유대주의정서로인해영국으로망명한바우만은본인이일종의‘추방자’로서의삶을몸소체험했다는독특한이력을보유하고있으며이는이후그가골몰한주제들에중요한자양분을제공하기도했다.망명후영국에서연구활동을하며칼마르크스,게오르그짐멜,한나아렌트,자크데리다,조르조아감벤등의영향을비판적으로흡수하는한편,자신만의독창적개념들을고안해사회학?정치학차원에서중요한통찰들을제공하고있다.지금까지수많은저작들을내놓았고여든이넘은현재도매년2~3권의책을발간하면서정력적으로저술활동을하고있는바우만이지만그동안한국에서는이상할정도로관심을받지못했고,번역된책도얼마되지않는다.이제『쓰레기가되는삶들』이출간됨으로써모더니티의양가성,홀로코스트를그극단으로하는현대사회의통합과배제메커니즘,문명화과정의의미에대한그의사유를한층더깊게접할수있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