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런던에 스민 그의 흔적을 쫓는 집요한 산책)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런던에 스민 그의 흔적을 쫓는 집요한 산책)

$16.93
Description
400년 전 셰익스피어의 흔적을 쫓는
런던 골목 ‘추적 여행’
런던은 오래된 도시다. 400여 년 전 셰익스피어가 들락거렸던 맥줏집, 공주를 가둔 감옥과 처형장으로 악명을 떨쳤던 런던탑, 관객의 함성이 우렁우렁 퍼지고 노름판이 벌어졌던 거리, 전쟁과 화마(런던 대화재)의 기억. 그리고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집, 그가 오갔던 골목 등 오래된 건축물과 길이 오롯이 남아 있다. 공연·문화 기획자인《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의 저자 최여정은 연극판에서 일한 지 10년째 되던 해 무작정 런던으로 떠났다. 한동안 그곳에 머물며 셰익스피어가 걸었을 길과 그가 열과 성을 다했던 400년 전 극장의 흔적을 직접 찾아다녔다. 이 책은 그 집요한 산책의 기록이자 런던이라는 도시의 문화사이다. 저자는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시대를 초월해 한 도시와 인물들의 삶에 마음으로 공명한다.

셰익스피어라는 창을 통해 본 런던
도시의 역사를 마음으로 공명한다는 것
런던의 골목은 유난히 꼬불꼬불하다. 세인트 앤드류 힐 거리는 1666년 런던 대화재 직후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의 기획이 무산되면서, 또한 최근에는 찰스 황태자가 현대 건축가들의 ‘도시 계획’을 막으면서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본문 202~203쪽). 덕분에 우리는 그 옛날 셰익스피어와 동료들이 바지런히 오갔을 거리를 따라 걸을 수 있다.
저자는 세인트 폴 대성당의 돔을 이정표 삼아 방향을 잡고 템스 강을 끼고 걸었다. 책의 각 장은 저자가 걸었던 골목의 지도가 그려져 있고, 산책 테마별 지명으로 구분되어 있다. 청년 셰익스피어는 고향에 어린 자녀와 아내를 두고 런던으로 떠났다.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의 첫 장면은 이 대목에서 시작하는데, 이처럼 각 장은 셰익스피어 시점에서 그가 보았을 거리의 풍경들을 생생하게 그리면서 서두를 연다. 마치 희곡의 한 대목 같다. 1장 〈셰익스피어의 출퇴근길〉의 시작은 갓 스물을 넘긴 청년 셰익스피어가 상업으로 날로 번창하는 16세기 런던이라는 대도시에 입성하는 순간을 기록에 의거해 그가 입었을 법한 옷차림, 그리고 ‘아마도 이렇게 느꼈으리라’ 하는 흥분감을 가상의 상황으로 그려낸다. 저자는 그렇게 우리 손을 잡고 400년 전 런던으로 데려간다.
저자의 시선에 걸린 오래된 런던의 골목에 셰익스피어가 보았을 풍경들이 겹친다. 낡은 도시의 보도블록 틈새에서 홀로그램처럼 피어오르는 셰익스피어 시대 사람들. 저자는 공연·문화 기획자 특유의 관점으로 현대 런던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영화 〈브리짓 존슨의 일기〉에서 주인공이 고민 상담을 늘어놓던 그리니치 공원, 로즈 극장의 배경이 되었던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 알게 모르게 헷갈리는 런던 브리지와 타워 브리지. 〈킹스맨〉의 콜린 퍼스가 나타날 것 같은 마이터 펍의 풍경, 기네스 펠트로와 다니엘 크레이그 등 굵직한 슈퍼스타들이 사는 동네 첼시 주변의 사정까지 우리가 알던 런던과 우리가 모르는 런던 사이에 징검다리가 될 만한 이야기들을 꺼내 놓는다.
저자

최여정

공연·문화기획자.경기도문화의전당공채1기로입사하여공연장으로출퇴근을시작했다.매일밤수많은무대를지켜보면서연극과사랑에빠졌다.문화계를달군대학로의‘연극열전’에서‘연극’과‘흥행’을놓고고민했고성공의맛도보았다.서울문화재단남산예술센터에서는한국창작연극을알리는일을하며공연에도브랜드가중요하다는것을알게되었고경영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취득했다.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아시아예술극장에서개관준비를하던중런던행비행기에올랐다.공연장에서근무한지꼭10년을채우던해에스스로선물한안식년이었다.런던에서의발걸음은정처없었다.그러던어느날,셰익스피어를만났다.런던의오래된뒷골목마다남겨진셰익스피어의흔적을따라걷고또걸으며메모를남겼다.현재는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일하고있다.지금도극작가들의삶과작품을찾아가는여행을하면서희곡을읽고연극의재미를알리는글을쓰고있다.

목차

프롤로그◇6

1장셰익스피어의출퇴근길◇13
연극인들의성지‘글로브극장’과스타셰프들의시장‘버로우마켓’

2장영국극장사의잃어버린두개의퍼즐◇93
영국최초의공공극장‘더씨어터’와브릭레인의랜드마크,‘트루먼브루어리’

3장임대료는붉은장미한송이◇157
런던에서가장찾기어려운펍‘마이터’와왕실의상실‘워드로브플레이스’

4장셰익스피어가사랑했던은밀한후원자◇213
오후의피크닉‘링컨스인필즈’와건축의모든것‘존손경박물관’

5장젠틀맨셰익스피어의꿈◇283
예술의망루‘바비칸센터’와천년의기도‘세인트폴대성당’

에필로그◇347

출판사 서평

셰익스피어는왜런던으로갔을까?
생계형예술과삶에대한몰입
셰익스피어는배우로서직접무대에서기도했고,주주로서극장을경영했으며,또익히알려진대로극작가로서여러계급의사랑을한몸에받은당대의아이콘이었다.저자는각종아포리즘과‘대문호’라는권위의벽에둘러싸인박제된기호로서의셰익스피어를다루지않는다.누구보다치열하게삶에집중하고,라이벌과관객,그리고후원자를의식하며치기어린하루하루에몰두했던,‘인간셰익스피어’에초점을맞췄다.
그는흥행보증수표와도같은극작가로성공했지만쉴새없이신작들을발표해야했다.청교도세력이연극을저급문화로몰아붙일때는이를계속하기위해귀족에게머리를숙이기도했고,후원자를찾아가기도했다.다행히당시런던사람들은연극을사랑했고끊임없이극장을오갔다.셰익스피어는자신이주주로있던극장운영을위해하루2,000여명에달하는유료관객들을유치해야했다.한국의연극계사정에정통한저자의부연설명에따르면예술의전당의경우에도하루유료관객2,000명은몇작품에손에꼽을정도로어려운일(본문309쪽)이다.밥딜런의노벨문학상수상소감속셰익스피어를보면책전반에드러나있는‘생계형예술가’로서의그의모습을엿볼수있다.

그는무대를위한말을썼습니다.읽기위해서가아니라말해지기위해서대본을썼다는뜻입니다.하지만다루고고려해야할일상적인문제도있었습니다.“자금조달이제대로될까?”“후원자들을위한좋은자리가충분할까?”“해골을어디에가져다놓아야할까?”저는셰익스피어의마음에서가장멀리떨어져있는질문이이것이라고생각합니다.“이게문학인가?”
(본문77-78쪽)

시대의산물로서의도시
다시없을자유인들의치열한시대
셰익스피어는생전에두명의왕을모셨다.두왕모두연극을사랑했고셰익스피어는이기회를놓지않았다.왕권의시대,반역자들의공개처형이공공연했던그시절셰익스피어도먼친척의처형을경험했다.연극을사랑하는왕들의응원에힘입은그는기민하게움직였다.또한그는기존의법칙을자유롭게뒤엎는사람이었다.인간의통속적욕망을과감하게내보였다.그의시(소네트)는과거귀족들의문법을따르지않았다.이렇듯셰익스피어와그의작품은그시대각주체와구조가빚어낸산물이었다.
책은셰익스피어뿐만아니라토머스모어,찰스디킨스등굵직한문호들의이야기를덧붙인다.도시를둘러싼문화사다.동시에엘리자비스여왕을둘러싼공공연한비사(?史)를들려주며왕권과기타권력다툼사이에서흥하고쇠락하는연극의시대,그초상을묵묵하게보여준다.신분제라는억압에서몸부림치던시대의자유인들,그들은오로지무대에서만자유롭게귀족과왕가의옷을입을수있었다.
1장〈셰익스피어의출퇴근길〉에서는연극인들의성지‘글로브극장’을,2장〈영국극장사의잃어버린두개의퍼즐〉에서는영국최초의공공극장‘더씨어터’와브릭레인의골목이야기가소개된다.3장〈임대료는붉은장미한송이〉에서는정인에게땅을주고싶었던여왕의귀여운횡포가,4장〈셰익스피어가사랑했던은밀한후원자〉에서는셰익스피어가마음에품었던인물로예측되는사우샘프턴백작을둘러싼이야기와‘링컨스인필즈’법학원풍경이,5장〈젠틀맨셰익스피어의꿈〉에서는마침내‘젠틀맨’이라는문장과칭호를손에얻는통속적욕망을가진셰익스피어의말년이그려진다.
글중간중간에가난한배낭에샌드위치를넣고걸어다녔던저자의실용적여행팁도담겨있다.‘글로브극장’에서는단돈5파운드면‘야드’입석에서극을볼수있고,테이트모던갤러리7층옥상에올라가면2파운드의값싼커피값을내고초고층전망대가부럽지않은저녁풍경을누릴수있다(본문80쪽,83쪽).또박스쇼디치거리에가면‘플랫폼창동61’,건국대‘커먼그라운드’등한국의도시디자인에도영향을미친컨테이너팝업스토어의원형을,브릭레인의‘선데이업마켓’에가면런던힙스터들을만날수있다.
무언가를안다는것,그리고한지역과시대를이해한다는것은단순한지식욕으로만해결할수있는문제가아니다.눈을감고시뮬레이션을해보는공명의순간을찬찬히시도해보는것.전지적셰익스피어시점에서런던을,그리고그시대를바라보는저자의방법론은분명우리삶에‘공감’이라는인식의회로를뚫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