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과 권력

군중과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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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엘리아스카네티

저자:엘리아스카네티(EliasCanetti)
1981년노벨문학상수상자이자20세기가장보편적인지성중한사람으로꼽히는세계적인문학가이자사상가이다.1905년스페인계유태인의후손으로불가리아에서태어나어린시절부터영국과오스트리아,스위스,독일등여러나라를전전하다1938년히틀러의유태일박해를피해영국으로건너가1952년영국시민권을취득한다.어린시절부터여러나라를떠돌며고대스페인어와불가리아어,영어,독일어,프랑스어를배웠고모두능통했으나평생독일어로만작품을썼다.
빈대학에서화학전공으로박사학위까지받았으나문학과철학에더깊은관심과애정을기울였다.특히그가20대초반이었던1920년대독일에서의경험은그로하여금‘군중현상’에몰두하게하였다.그는1932년희곡《결혼》,1935년소설《현혹》을발표하며일약대표적인독일어작가로떠오른다.특히《현혹》은제2차세계대전후토마스만,헤르만브로흐등으로부터‘시대를앞선작품’‘우리안의궁중위협에대한탁월한은유’로격찬받았다.그러나그는그후20년이상의오랜침묵속에서‘군중과권력의본질’에대해연구하고마침내1960년이책《군중과권력》을발표한다.
출간과동시에“군중의본질을새로운각도에서조명함으로써인간사에대한포괄적인이해의토대를마련한책”(아놀드토인비),“마르크스와프로이트를재조명할수있는관점을제공해주는책”(아이리스머독)등의격찬을받은《군중과권력》은유럽사상계의고전으로자리잡으며,카네티의이름을전세계에알렸다.노벨상을타는데이작품이결정적인역할을했다는것은주지의사실이다.
《군중과권력》은카네티가35년에걸쳐치열하게연구한필생의기록이다.스포츠관중에서정치집회까지,부시먼족에서메카순례까지,원시부족의신화에서부터세계종교들의경전,동서고금권력자들의전기,심지어정신질환자의병례에이르기까지방대한자료를총동원해군중현상과권력의상관관계를분석하고,‘군중의물리학’‘권력의정신분석학’을완성했다.  

역자:강두식
서울대학교독어독문과졸업,서울대학교독어독문과석사및문학박사.독일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독문학연구.중앙대학교교수,서울대학교교수.한국ㆍ독일문학회회장,호원대학교총장역임.대한민국학술원회원.괴테의<파우스트>번역으로한국펜클럽번역문학상수상.*주요번역서:<빌헬름마이스터의수업시대>,<젊은베르테르의슬픔>,<시와진실>(이상괴테),<데미안>,<황야의늑대>(이상헤르만헤세),<성>,<변신>(이상카프카),<토니오크뢰거>,<펠릭스크룰의고백>,<마리오와마술사>,<묘지로가는길>(이상토마스만),<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우상의황혼>(이상니체),<서부전선이상없다>,<개선문>(이상레마르크),<성년의비밀>,<의사기온>(이상H.카롯사),그외에<말테의수기>(릴케),<군도(群盜)>(실러),<베르길리우스의죽음>(브로흐),<생의한가운데>(루이제린저),<대학시절>(한스슈토름),<물과원시림사이에서>(슈바이처),<하이네시집>,<독일고전희곡선>,<소아나의이단자>,<아메리카의꿈>,<선로지기티일>,<야곱에대한추측>,<이것이독일민족이다>,<현자나탄>등이있음.

*주요저서:<파우스트(Ⅰ,Ⅱ부):해설과주석>,<괴테의파우스트와그문학세계>,<독문해석연구>,<독일문학작품의해석>,<독한사전>등이있다.  

역자:박병덕
서울대학교인문대학독어독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전북대학교교수,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상임회장을역임했으며,2018년현재는전북대학교명예교수로발전지원재단이사장직을수행하고있다.논문은「카프카의『변신』연구」(석사),「귄터그라스의『넙치』에나타난서술기법」(박사),「페터바이스의『마라/사드』연구」등이있으며,역서로는헤르만헤세의『싯다르타』,에리히프롬의『소유냐존재냐』,토마스만의『파우스트박사』(공역),카네티의『군중과권력』(공역)등이있다.저서로는『귄터그라스의문학세계』,『독일현대작가와문학이론』(공저),『카프카문학론』(공저)등이있다.  

출판사 서평

문학,종교,인류학,심리학,생물학을넘나들며밝혀낸
‘군중’과‘권력’그리고‘인간’의본질에관한성찰


1981년노벨문학상수상자이자20세기최고의르네상스적지성중한사람인엘리아스카네티EliasCanetti가35년간의치밀한조사와분석끝에발표한불후의고전《군중과권력》개정판이출간됐다.1960년에독일에서처음출간된이책은국내에는엘리아스카네티가1981년노벨문학상을받은직후1982년반성완의번역으로한길사에서처음출간되었고,1992년강두식,박병덕공역으로학원사에서출간되었다.바다출판사는저자엘리아스카네티측과정식으로저작권계약을맺고강두식,박병덕번역의학원사판을개정하여2002년에양장본《군중과권력》을출간했다.이후2007년부터절판되었다가연이은독자들의개정판출간요청이있었을뿐아니라21세기의한국에서다시금엘리아스카네티의주장에주목할필요성이있다고판단하여개정판을출간한다.
출간과동시에“군중의본질을새로운각도에서조명함으로써인간사에대한포괄적인이해의토대를마련한책”(아놀드토인비),“마르크스와프로이트를재조명할수있는관점을제공해주는책”(아이리스머독)등의격찬을받은《군중과권력》은단숨에유럽사상계의고전으로자리잡으며,카네티의이름을전세계에알렸다.노벨상을타는데이작품이결정적인역할을했다는것은주지의사실이다.
《군중과권력》은제목처럼이원적인구조를띠고있다.전반부가군중의다양한형태를분석하고그역학을규명하는부분이라면,후반부는그런군중이어떻게권력에길들여지고복종하는가를밝히는부분이다.카네티가군중으로간주하는것에는폭동이나혁명의순간에드러나는파괴적인전형적군중에서부터극장이나경기장의정체된군중,종교적군중으로대표되는느린군중등다양하다.심지어죽은자,악마,천사와같은보이지않는군중,미래의후손이나정자로까지끝없이확대된다.
모든위대한고전들이그렇듯이,《군중과권력》은어떤한분야로분류하기어려운책이다.군중심리학책으로도,정치학책으로도,인류학책으로도읽힐수있다.또는훌륭한문학서로읽을수도있다.그렇지만살아남음과죽음,인간에대한그의필생의성찰이녹아있는이책은그가문학적전범典範으로여겼던스탕달의바람처럼,100년후에도수많은사람들에게읽혀질것이다.

21세기소셜네트워크시대에도군중은존재한다.
군중은누구이며,누가군중이되는가?권력은군중을조직하는가,군중의적인가?


군중과권력을둘러싼보편적‘인간조건laconditionhumaine’을파악하고자했던카네티의문제의식과그가제시한분석의틀은오늘날에도귀기울일만한가치가있다.특히2002년의월드컵부터故노무현대통령탄핵반대집회,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시위까지군중의결집양태와도구는바뀌었지만,그기본을이루는무리짓기의속성은여전히이책의틀안에서설명이가능하다.마찬가지로때로는군중을조직하고,때로는군중을두려워하며,때로는군중을제압하려는“권력의속성”역시엘리아스카네티가이책을기획했던1920년대나지금이나크게다르지않다.
《군중과권력》은‘인간조건’에대한탐구로서20세기가장독창적인지적결정체이다.그리고21세기소셜네트워크의시대에도이책에담긴메시지는여전히유효하다.정보화로인해군중현상의양태만바뀌었을뿐,무리짓기의속성과죽음을통한권력의위협은오늘날에도여전히인류를압도하고있기때문이다.

군중이란무엇인가,권력은어떻게형성되는가?

군중은카네티인생의진정한최대관심사였다.1910년핼리혜성출현에따른종말론적패닉현상,1911년타이타닉호침몰소식을듣고거리로뛰쳐나와비통해하던인파의물결,제1차세계대전당시빈시민들이보여준적개심과광기,전후독일의인플레이션에따른극심한궁핍과혼란,그리고히틀러,나치즘,유태인학살…….역사상그가살았던20세기전반만큼군중현상이폭발했던시기도없었다.군중이란무엇인가,군중은어떻게형성되는가,군중을구성하는것은무엇인가하는물음이그를사로잡았다.1924년스무살의카네티는평생을군중연구에바치기로결심한다.
그는군중에관한연구를계속해나가던중,연구의한계를깨닫게된다.즉군중연구가권력에대한포괄적이고도철저한연구에의해서보충될필요가있음을절감한것이다.“군중과권력은서로극히밀접하게관련되어있어서둘중어느한편이결핍되면나머지를이해할수없었다.이렇게연구가확대됨에따라,그에소비되는시간역시현저하게길어질수밖에없었다.”
나치즘의발호는그에게군중과권력에대한가장무시무시한예제를제공해주었다.그는가까이에서사태의본질을관찰하기위해나치스의진군에도불구하고오스트리아에가능한한오래머물려했다.그러나유태인에대한박해가점점거세지자영국으로망명하지않을수없었다.그후그는줄곧‘군중’과‘권력’에매달렸다.
《군중과권력》은이처럼카네티가35년에걸쳐치열하게연구한필생의기록이다.스포츠관중에서정치집회까지,부시먼족에서메카순례까지,원숭이의손가락훈련에서알코올중독자의환각까지카네티는온갖군중현상과권력의상관관계를분석한다.그는원시부족의신화에서부터세계종교들의원전,동서고금권력자들의전기,심지어정신질환자의병례에이르기까지문학,종교,인류학,심리학,생물학의영역을넘나들며‘군중의물리학’‘권력의정신분석학’을완성했다.

고독한‘열정의정신’이쌓아올린불후의명작

《군중과권력》에대한평자들의일치된결론은이것이‘파시즘에대한한보고서’라는것이다.실제로히틀러의광기와역사상유례없는유태인학살을어떻게설명할수있는가하는것은카네티의주요관심사중하나였다.어떻게예술과철학과자연을사랑하는독일인들이그처럼포악한권력자의명령에복종해그런끔찍한만행을저지를수있었을까,하는물음은카네티뿐아니라20세기지식인들의공통된문제의식이었다(이에대한카네티의유명한해석은〈군중과역사〉장의‘독일과베르사유’‘인플레이션과군중’항에있다).
하지만이러한관점은카네티의이론을지나치게협소하게한정하는감이없지않다.그는나치스이전에20세기전반기유럽을뒤흔든여러군중체험에서연구의모티브를얻었으며,연구를진행해나가면서인류사전체,문명사전체로군중과권력의장을확장시켰다.따라서그의연구는보편적인인간조건의탐구로이해되어야한다.그럴때에만그가인간역사에대해보이는어느정도체념적이고비관적인인식이올바로이해될수있다.
글쓰기의방식에있어서,카네티의서술은비체계적이다.관조적이고현상학적이다.어떤가정이나전제도없이단순한관찰이나정의에서불현듯시작한다.손동작이나앉거나서는자세,먹는행위,불,바다,숲등등우리가늘일상생활에서경험하는구체적인사실에서출발한다.그의문장은하나하나가단절된직관의섬이다.그것들이점차누적되면서어느순간커다랗고낯선통찰로우리에게다가온다.어떠한기성의사상체계나개념에의존하지않고,오직독자적인관찰과직관만으로그누구도이야기할수없었던인간의진실을파헤치는카네티의통찰은두렵기까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