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중의 친구

친구 중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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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헨리 제임스

1843년 뉴욕의 워싱턴 플레이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저명한 신학자이자 철학자였으며, 형 윌리엄 제임스 역시 철학자 및 심리학자로 유명하다. 신학과 철학을 연구하던 아버지의 개방적인 교육 방식에 따라 여러 차례 유럽여행을 하며 자란 제임스는 유럽의 문화와 전통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행운을 누린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그는 평생 동안 '축적된 지혜를 가지고 있으나 부패한 구세계와 순진한 신세계 양쪽 문화의 충돌과 상호 융화'를 문학적 주제로 삼게 된다. 뉴욕을 비롯하여, 런던, 파리, 제네바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열일곱 살에 벽화가 래 파지와 인연을 맺고, 그를 통해 프랑스 문학과 호손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리고 1862년 하버드 법과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문학에 뜻을 두고 오노레 드 발자크, 너새니얼 호손 등의 작품을 탐독하던 그는 1864년부터 미국 잡지에 서평과 단편 소설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20대 중반에 이미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단편 소설 작가로 이름을 떨쳤으며, 친구이자 조언자인 윌리엄 딘 하우얼스와 친교를 나누면서 미국의 사실주의 시대를 이끌었다. 어린 시절부터 여러 차례 유럽을 경험한 그는 1875년 파리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플로베르와 투르게네프를 포함하여 여러 문학계 인사들을 만났다. 1년 후에는 런던으로 건너가,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 작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예술계와 사교계의 명사가 되었다. 1898년 런던을 떠나 서식스의 라이에 있는 램 하우스로 가서 살았다. 1915년 영국에 귀화했으며, 1916년 메리트 훈장을 받았다. 같은 해 2월 사망했다. 그는 수많은 단편 소설과 희곡, 비평서, 전기와 자서전, 여행기, 그리고 20여 편의 장편 소설을 썼다. 묘비에 '대서양 양편의 한 세대를 해석해 낸 사람'이라는 비문이 새겨졌을 만큼 그의 작품은 대부분 구세계(유럽)와 신세계(미국)의 충돌이라는 국제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데이지 밀러'(1878)는 그를 영국과 미국 양쪽에서 문학계의 거물로 우뚝 서게 한 초기 걸작이며, 또 다른 대표작인 '여인의 초상'(1881)은 가장 뛰어난 현대 소설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 외에도 '로더릭 허드슨'(1875), '미국인'(1877), '유럽인'(1878), '워싱턴 스퀘어'(1880), '보스턴 사람들'(1886), '캐서매시머 공작 부인'(1886), '비극의 뮤즈'(1890), '포인턴 저택의 수집품'(1897), '메이지가 알고 있었던 일'(1897), '미숙한 사춘기'(1899), '비둘기의 날개'(1902), '대사들'(1903), '황금의 잔'(1904) 등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담은 여러 작품을 남겼다. 헨리 제임스는 소설의 형식을 확대하고 독창적인 문체를 완성한 산문 소설의 대가이자, 미국 문학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그리고 '의식의 흐름' 기법의 선구자로서, 제임스 조이스, 조셉 콘래드, 버지니아 울프 등에게 영향을 미쳤다. 뿐만 아니라 현대 소설 비평의 기본적인 용어 대부분이 그에게서 나왔을 정도로 소설 이론의 측면에서도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목차

혼란스럽고 우수에 찬 관찰자의 시선 _보르헤스

사생활
오언 윈그레이브
친구 중의 친구
노스모어 가의 굴욕

작가 소개 _헨리 제임스

출판사 서평

바벨의 도서관 - 보르헤스 세계문학 컬렉션

<바벨의 도서관>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이자, 작가들의 작가라고 불렸던 보르헤스가 선집한 독특한 세계문학 전집이다. 보르헤스가 이탈리아의 출판인 프랑코 마리아 리치와 손잡고 그를 행복하게 했던 작가 29명을 선정했고, 그들의 작품들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중단편들을 추려냈다. 각 작품집 앞에는 보르헤스가 직접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해제를 실었다. 보르헤스 특유의 어법이 유감없이 구사되는 그의 해제들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문학에 대한 독특한 감상법과 그의 창작의 배경도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저명한 일러스트레이터로 새로운 장르의 회화를 창시했다는 찬사를 받는 툴리오 페리콜리가 그린 보르헤스를 비롯한 30명의 작가의 예술성 넘치는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이번 1차분 10권 출간을 시작으로 ‘바벨의 도서관’은 내년까지 총 29권의 작품집을 완간할 계획이다.

1. 새롭고 다채로운 세계문학전집

‘바벨의 도서관’은 매우 주관적인 세계문학전집이다.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장르의 태동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우리 독자들에게는 낯선 C. H. 힌턴 같은 작가가 들어 있다는 것으로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도스토옙스키의 <악어> 같은 작품을 통해서는 카프카의 단편들이나 카뮈의 <<이방인>> 같은 부조리한 소설의 기원이 의외로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처럼 널리 알려진 톨스토이의 걸작도 보르헤스의 안목으로 다시 보면 전혀 다른 의미 속에 놓이게 된다.
‘바벨의 도서관’은 무엇보다도 발견의 즐거움을 준다. 루고네스, 힌턴, 벡퍼드, 로드 던세이니, 매켄, 파피니, 빌리에 드 릴아당, 레옹 블루아 등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익히 알려진 작가들도 ‘바벨의 도서관’에서는 보르헤스가 엄선한 단편들로 새롭게 독자들과 만난다. 보르헤스가 선정한 환상적인 단편들이라는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컨셉은 독자들에게 세계문학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시각을 교정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문학이라는 거대한 대하를 큰 지류 몇 개만 대강 흩어보고서 판단해 왔던 것일 수 있다. 세계문학 출간 붐이라 할 수 있는 현재에도 우리는 여전히 큰 지류들 몇 개만 반복적으로 탐험할 수밖에 없었다.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대표작들 위주로 한 세계문학 전집의 구성은 필연적으로 중복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짓수는 많은 것 같지만 똑같은 재료를 써서 만든 요리만 죽 차려져 있다면 그것을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바벨의 도서관’은 세계문학이라는 대하를 이루는 작지만 흥미 있는 지류들을 탐색할 수 있게 해준다. 전인미답의 그 지류를 안내하는 사람이 바로 보르헤스라면 이 탐험은 분명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 ‘바벨의 도서관’은 개별 작품 자체의 의의를 넘어서 세계문학을 다시 한 번 조망할 수 있는 계기를 세계문학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 보르헤스 창작의 원천

20세기 중반 이후 문학뿐 아니라 현대철학 전반에 걸쳐 보르헤스보다 더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서구 지성계를 통틀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에 비견되는 사람조차 꼽기 힘들 정도로 보르헤스의 존재감은 우뚝하다. 이탈로 칼비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등 20세기의 대문호들이 보르헤스에게 아낌없이 찬사를 바쳤다. 또 시간과 무한과 거울과 미로와 도서관의 이미지로 대변되는 보르헤스의 단편들은 포스트모더니즘, 구조주의, 해체주의 등 모더니즘 이후 새로운 철학사조를 고민했던 사상가들을 자극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해외에 알려진 1960년대 이후 서구 지성계에서 근대성에 대한 고민이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보르헤스의 영향이 아주 직접적인 것이었다는 사실을 강력히 입증한다. 보르헤스는 1970년도에 문학계 저명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리서치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혔지만 정작 수상의 영광은 솔제니친에게 돌아갔다. 그 결정은 사람들로 하여금 노벨문학상의 안목에 의심을 갖게 만든 대표적인 사례(프루스트, 조이스 등과 더불어) 중 하나로 꼽힌다.
바벨의 도서관은 그런 보르헤스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직접적인 단서가 된다. 어린 보르헤스를 매혹시켰던 오스카 와일드(보르헤스는 열 살 때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발표했다)부터 보르헤스가 애정을 담아 ‘아마추어’ 작가라고 한 벡퍼드, 4차원의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했던 힌턴에 이르기까지 그가 인생의 말년에 행복한 추억에 젖어 회상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은 보르헤스가 어떤 독서 편력을 거쳐 그만의 독특한 글쓰기를 완성할 수 있었는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각 작가들이 보르헤스한테 끼친 영향은 작품집 앞에 실린 애정이 듬뿍 담긴 보르헤스의 해제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해제들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대문호의 독서 편력을 엿보고자 하는 호사가들의 호기심도 충족시킨다.

3. 환상

<바벨의 도서관>을 선정하면서 보르헤스는 ‘환상’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작품 목록을 추렸다. 보르헤스의 작품 세계와 그가 여러 차례 환상문학 선집을 펴냈던 걸 감안하면 새로운 세계문학전집을 기획하면서 환상문학을 염두에 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보르헤스의 환상문학은 국내에서 통용되는 판타지 문학의 정의와는 궤를 달리한다. 멀리 <<요재지이>>나 <<천일야화>>부터(당연히 이 작품들도 ‘바벨의 도서관’ 안에 들어 있다. 게다가 <<천일야화>>는 버턴 판과 갈랑 판 두 개가 들어 있다) 각국에서 환상문학의 원조로 간주되는 카조트나 벡퍼드를 거쳐 현대의 카프카나 H. G. 웰스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오스카 와일드, 도스토옙스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잭 런던, 에드거 앨런 포 등의 작품들 중에서 환상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들을 이 ‘바벨의 도서관’ 안에 포함시켰다. 환상이라는 키워드로 익히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을 다시 보면서 독자들은 낯익은 새로움을 경험하게 된다. 그 환상에는 보르헤스 작품의 아우라와 보르헤스가 감상했던 환상이 중첩된다.

바벨의 도서관을 펴내며

성서는 인류의 모든 혼돈의 기원을 바벨이라 명명한다. ‘바벨의 도서관’은 ‘혼돈으로서의 세계’에 대한 은유이지만 또한 보르헤스에게 바벨의 도서관은 우주, 영원, 무한, 인류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암호를 상징한다. 보르헤스는 ‘모든 책들의 암호임과 동시에 그것들에 대한 완전한 해석인’ 단 한 권의 ‘총체적인’ 책에 다가가고자 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런 책과의 조우를 기다렸다.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는 보르헤스가 그런 총체적인 책을 찾아 헤맨 흔적을 담은 여정이다. 장님 호메로스가 기억에만 의지해 <<일리아드>>를 후세에 남겼듯이 인생의 말년에 암흑의 미궁 속에 팽개쳐진 보르헤스 또한 놀라운 기억력으로 그의 환상의 도서관을 만들고 거기에 서문을 덧붙였다. 여기 보르헤스가 엄선한 스물아홉 권의 작품집은 혼돈(바벨)이 극에 달한 세상에서 인생과 우주의 의미를 찾아 떠나려는 모든 항해자들의 든든한 등대이자 믿을 만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바다출판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