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폴리틱스

침팬지 폴리틱스

$20.82
Description
정치의 기원은 인류의 역사보다 오래되었다.

초판 출간 후 수십 년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며 이제는 과학저술의 고전으로 우뚝 선 《침팬지 폴리틱스》의 25주년 기념판.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의 《침팬지 폴리틱스》는 출간 즉시 영장류학자들로부터 그 과학적 성과를 인정받아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가, 기업경영인, 사회심리학자들로부터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본성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준다는 찬사를 받았다.
정치는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동물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본능만 좇을 뿐이라고 과연 말할 수 있는가? 고도의 정치적 기법으로 그네들만의 관계와 서열을 그물처럼 엮어가는 아른험의 침팬지 집단을 관찰하면서, 저자는 우리에게 정치의 기원이 인간의 기원보다 더 오래되었음을 한번 더 각인시켜준다.
저자

프란스드발

세계에서가장유명한영장류학자이자대중저술가로폭넓은명성을얻고있는프란스드발은1948년네덜란드에서태어나네덜란드위트레흐트대학교에서동물행동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그는영장류학계의최고권위자중한명이며,2007년에는『타임』이선정한“오늘날가장영향력있는100인”에이름을올렸고,2011년에는『디스커버』의“47인의과학계의위대한지성”으로선정되었다.

현재미국애틀랜타에모리대학교심리학과C.H.캔들러석좌교수이며,미국에서가장유구한역사와큰규모를자랑하는여키스국립영장류연구센터산하리빙링크스센터의책임자이다.드발의첫번째저작『침팬지폴리틱스』(1982년)는당시학계에서흔히‘영혼없는’실험객체로취급받던침팬지와그사회에도인간과같은마키아벨리적권력투쟁이있음을보여주었고,그에게큰명성을안겨주었다.

그동안[사이언스][네이처][사이언티픽아메리칸]같은과학잡지와동물행동을전문적으로다루는곳에수백편의과학논문과글을발표했다.저서로는『내안의유인원』『침팬지폴리틱스』『착한인류』『동물의생각에관한생각』『공감의시대』등이있다.

목차

옮긴이의말8
25주년기념서문13

침팬지와의첫만남25
첫인상|자유를찾은무리들|잊을수없는대탈출|동물행동학|지각능력|의사소통신호|편파적행위|화해|연합|안전한해석|대담한해석|융통성을발휘하는행동
개성77
여장부마마|이에룬과라윗|파위스트|호릴라|니키와단디|암놈소집단|스기야마박사|권력교체|형식적우열관계와실제적우열관계|최초의투쟁|이에룬의고립|라윗과니키의간접연합|떼쓰기와싸움|평화의대가|삼각관계의형성|라윗의새정책|이에룬과니키의직접연합|니키의부재
불안한안정209
분할지배|집단지도체제|성적특권|구애와교미|야심과부성|성을둘러싼흥정
사회생활의원리263
의존서열|암놈의서열구조|‘헐떡과시’와‘우쭐과시’|암놈과수놈은삶의목표가다른가|나눔|서로의편리를주고받는침팬지들
정치의기원305
에필로그315

감사의글324
주326
참고문헌336

출판사 서평

“이에룬,라윗,니키,단디라는이름의수컷침팬지네마리의권력투쟁,지배전략,계급구조,동맹,배반,음모,거래,타협,화해등이마치인간사회를들여다보듯적나라하게묘사되어있다.마키아벨리의저서를읽은사람이라면이책을반드시읽어야한다.《손자》를읽은사람도마찬가지다.다윈은물론홉스,뒤르켐또는레비스트로스를읽는이들도이책에서신선한감동을얻을것이다.”
-최재천국립생태원장

“나는의회필독서목록에수년간이책을올려놓고있다.이책을읽고나면펜타곤,백악관,의회가예전과는달리보일것이기때문이다.”
-뉴트깅그리치NewtGingrich미국전하원의장

“마키아벨리의《군주론》을능가하는이책은침팬지집단에서의권력탈취와사회조직을묘사하고있다.나는더이상학문적정치학이나현실정치를과거와같은방식으로보지않을것이다.”
-짐콜린스JimCollins기업컨설턴트,《성공하는기업들의8가지습관》저자


25주년기념판으로다시만나는아른험의침팬지들

네덜란드출신의세계적인동물행동학자프란스드발(FransdeWaal).30대초반의혈기왕성한초보과학자였던그는,1976년영장류(침팬지)들이맺고있는사회적관계와그속의정치적움직임을구체적으로관찰하기위해네덜란드아른험지방에있는뷔르허스동물원야외사육장안으로들어간다.그리고그곳에서소름끼칠정도로‘인간스러운’정치적관계,사회적우열관계를형성해가는침팬지들을목격하였고,그놀라운관찰과기록의결과물로《침팬지폴리틱스(ChimpanzeePolitics)》라는한권의책을완성하게된다.이책의초판이발간된1982년,희화화된동물로서의원숭이로만영장류의이미지를떠올렸던일반독자들은침팬지에게도고등의정치행위가존재한다는사실에엄청난충격을받았다.
당시대중적관심으로도,학술적가치로도큰주목을받은본저서가25주년기념판으로한국독자들과다시한번만나게되었다.이번판본은1998년에출간된첫번째증보판(2004년,국내번역판)에그간이책이사회에일으킨반향과그에따른저자의통찰이담긴새로운서문을추가한것이다.초판에는없는컬러사진을더했으며주요유인원의특징중일부도수정했다.또한한국어판을옮긴서울대장대익·황상익교수가이책의의의를톺아보고드발의연구가영장류학계에미친영향을소개한서문도함께실렸다.


정치의기원은인류의기원보다오래되었다.

오랫동안침팬지집단의일인자로군림해왔다가,이후힘과패기로부상하는젊은수컷에게권력을뺏겨야만했던노장이에룬(Yeroen).내부의긴장이극에달할때면모든침팬지들이몰려와조언을바라며의지하는여장부마마(Mama).사교적이며쾌활한성격을가졌고다른개체들사이에서도신뢰감을주는행동을통해성공적으로세대교체를이뤄낸라윗(Luit).정작본인은암컷이면서도수놈들과더욱친밀하고그러면서도같은암놈의몸을만지며레즈비언의정체성을보이는파위스트(Puist).
아른험의침팬지집단에는어른수컷네마리가있다.저자가처음이곳을찾았을때까지만해도이들무리의일인자는이에룬이었다.오랜기간집단의우두머리로군림해온데다,자신의지위에위협이다가오고있음을알아채고대처해가는능력이상당한녀석이다.그러나‘권력교체’의장을보면,드디어이노장앞에서감히젊음과패기로쿠데타를일으켜성공에이르는두번째집권자나타난다.젊은이로의세대교체가이뤄진것이다.물론이둘의대면으로끝나진않는다.그뒤에는또다시전투력과욕심으로무장한니키가앞으로닥쳐올자신의시대를준비하고있었기때문이다.
현재집권자를넘어뜨리기위해두녀석이세력을합하고,그렇게세력교체에성공했지만그두녀석은언제그랬냐는듯실익(實益)을위한연합을끝내고하루아침에적수가되어버린다.연합에서배신당한녀석은이미넘어져버린과거일인자를다시찾아가손을내밀고친밀감을표시한다.그럼또이들둘의친분을질투하며사사건건방해하는새집권자……
언뜻보면서로왕위를차지하려고다투는인물들이등장하는역사책이떠오르거나,아니,당장오늘신문만펼쳐도정치면에빼곡이씌여있는기사를읽어도무릎을칠만큼일치하는무언가가보이지않는가.그러나분명히이것은사람의얘기가아니다.엄연히현실속에서일어나는,인간이아닌침팬지들의생활사인것이다.
일반인이라면침팬지들의행동방식을‘사람과비슷해!’하고감탄하며바라보겠지만,동물행동학자인저자는그들의행위속에일정하고도고정된방식이있음을발견했다.중요한점은그행위가그들이펼치는정치행위의한요소요소가되고있는데,그행위패턴을통해상대를제압,혹은상대와화해,혹은겉핥기식의제스쳐등등의의미를알수있다는것이다.그사례들을몇가지살펴보자.

연합
침팬지두마리가서로때리거나위협을하기시작하면제3의침팬지가개입해서한쪽편을들어준다.그결과두마리가제휴해한마리와싸우게된다.많은경우,싸움이더욱확대되고,더큰연합이형성된다.모든것이매우빠르게이뤄지는바람에침팬지들은다른놈들의공격에의해그저맹목적으로싸움에가담하는것처럼보이기쉽겠지만,침팬지들은절대로계산없이행동하지않는다.저자는1년에1,000~1,500회정도의연합행위를목격했다고전한다.

화해
저자는침팬지들이벌이는싸움의끝에는희한하게도자석처럼서로에게이끌린다는특이성을발견했다.싸움이벌어진후서로를회피하기보다는접촉행동이여기저기이뤄지기때문이다.간혹화해의전략이아주명백한경우도있었다.싸움이끝난지1분도안되어서두적수가서로껴안고오랫동안키스에몰두하고는서로털을골라주기도한다.물론이화해의행위가진심인지가식인지는알수없으나한가지중요한사실은,침팬지들도누군가와의갈등을해소할필요성을늘인식하고있다는점이다.

부추김
의사소통이동시에두방향으로일어나는경우다.대개의경우암놈이다른암놈을공격하려고제3자인수놈을끌어들일때다.위협을받은암놈은분노에찬소리를지르며그녀의적에게맞서면서,동시에끌어들일수놈에게키스를하거나애교를부린다.그리곤그녀의적수를손가락으로가리킨다.이부추김의특징은,수놈이어떤행동을취하게되면그를선동했던암놈은더이상관여하지않고,사건을몽땅수놈에게위임한다.


정치는인간만의영역인가?

불과얼마전까지,우리에게유인원이라는존재는영화<킹콩>에서보듯거대하고포악한괴물의이미지로굳었고,그후일반대중의눈요기를충족시키기위해동물원우리속에서곡예를하는원숭이정도가아니었나싶다.그러나1980년대이후저자와같은동물행동학자들이철제우리속의유인원이아닌,드넓은야외사육장안에직접들어가땅위에서그들과함께,때로는사육장한켠높은관찰대위에올라그네들의일거수일투족을들여다보며연구를시작했다.동물의생태나단순특징등을연구하는것과는달리,한종의집단에서일어나는사회관계,사회성,집단경영의법칙등을연구하는것은그무리속에섞여있지않으면절대가능하지않은일이다.
젊은수컷라윗은노장이에룬으로부터권력교체를이뤄내기위해동물적본성으로처음부터곧바로그를공격하지않는다.조금씩조금씩서서히이에룬의눈에거슬리는행동을하거나,이에룬앞에서다른암놈들과다정한모습을보이는등그의화를돋운다.또다른수컷니키와간접연합까지이룬다.조금씩트러블이생기고다툼이생기지만,그럴때마다끝머리에가서는상대의털을골라주며화해행위를한다.하지만이런상황들이반복되면노장이에룬은서서히기가죽어가는자신을느낄것이고,일련의사건들을목격한자잘한개체들은현재의집권자가아닌차기집권자후보쪽으로마음이기울게된다.(귀뺨을후려치는행위등)서서히강도를높여공격해오는라윗,얼마후이에룬은라윗에게‘인사’행위를함으로써자신의지배가끝났음을시인한다.
혹자는침팬지들이리더의자리를다투고사회적인우열관계를갖는것에대해서,다만조금영민한동물로부를순있어도인간과동급의정치행위를한다고까지설명해도되겠느냐는반감을가질것이다.‘사람이원숭이와똑같다니’하면서…….더구나책의내용을샅샅이훑어봐도어디한군데사람과원숭이를직접비교하거나,‘이토록유사하다’고쓰여있지않다.인간에대한발언은단한번도언급하지않는다.그러나책을다읽고난독자라면누구라도‘정치는인간만의고유영역이아니라’는사실을깨닫게될것이다.


권력에따라움직이는섹슈얼리티

침팬지들사이의성행위는매우중요한일이다.본능의욕구라는점에서는여느동물과다름없겠지만,권력의이동에따라성행위의빈도가늘어난다는통계에서는권력과성이한몸뚱이로이뤄진불가분의관계라는것을눈치채게한다.해당시기에권력을잡았던수컷이전체성행위의절반이상을독식했던사례를보면,성이권력의한형태로자리잡는인류사회학의전형을보는듯하다.
정치는국회에서만이루어지는게아니다.가정에서도,그룹에서도,직장에서도지금현재정치는끊임없이진행중이다.그정치의세계를들여다보면지지자와경쟁자가있고,서로의편익을위해매일매일친분을다져나간다.물론그친분의대상은빠른속도로변할것이다.

아른험에서의연구가내게가르쳐준것이있다면그것은정치의기원이인류의역사보다더오래됐다는사실이다.혹자는내가의식적이든무의식적이든인간의행동패턴을침팬지에게투영한것이아니냐고비판할지모르겠다.그러나이런비판은옳지않은것이다.오히려그반대가진실에가깝다.침팬지들의행동에대한지식과경험이인간을또다른눈으로볼수있게되었기때문이다.
-본문중에서

프란스드발은책의말미에서인간과침팬지의차이는‘드러내지않음’과‘드러냄’그것뿐이라고말한다.권력에대한끓어오르는열망이있어도인간은그것을은폐할줄아는놀라운능력을가졌다.정치인들은그들의공약과이상에대한주장은목소리를높이지만,결국자신이권력을장악하고싶다는바람은끝내입으로내뱉지못한다.하지만침팬지는자신의욕망을너무나‘뻔뻔스럽게’알린다.섹스를하고싶으면남이보고있는장소에서도과감히상대를유혹한다.이는침팬지의권력에대한,성에대한욕망이인간의그것에비해더욱강해서가아니다.단지조금더‘적나라하기’때문이다.단지그차이뿐이다.
권력탈취,계급구조,권력투쟁,동맹,분할지배전략,연합,조정,특권,거래등등,인간세계의권력주변에서일어나는일들가운데침팬지집단의사회생활속에서싹튼것이라고볼수없는현상은거의없다.더이상동물은적자생존과약육강식의원리에따라살고있다고정의내릴수있겠는가?저자가원고의처음과끝에서거듭발언하고있는‘정치의기원은인류역사보다오래됐다’라는사실은,그래서인간이동물에비해과연우월의식을가질자격이있는냐는자연주의캠페인이아니다.사람보다낫다느니못하다느니하는생각은독자스스로의생각에따르면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