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 그림책 작가 오소리 에세이

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 그림책 작가 오소리 에세이

$14.00
Description
“나는 일기를 쓰며 불행이라는 물속에서도
숨을 쉬게 하는 아가미와 지느러미를 얻었다.”
일상의 기록, 우화, 시가 가득한 이야기꾼 오소리 작가의 일기
시끄럽게 외치는 내면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일기를 씁니다. 일기를 쓰고 시간이 흘러 다시 펼쳐보면 때론 그때의 감정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비슷한 감정과 생각의 흔적들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오소리 작가는 절대 변하지 않을 어린 시절의 기억과 아픔, 하루를 지내며 곁을 떠나지 않았던 생각과 경험의 잔상들을 잊지 않기 위해 오랜 시간 글로 기록해 왔습니다.

《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는 2010년부터 쓴 그의 일기를 정리한 에세이입니다. 총 94편의 일기 속에 담긴 일상의 기록은 한 편 한 편이 우화이며, 독창적인 산문시처럼 매혹적입니다. 상처와 위로를 받으며 자란 기억, 놀이공원과 공장 그리고 골프장 등 다양한 곳에서 일했던 경험, 삶의 터전을 옮겨 다녀야 했던 나날, 그럼에도 꿈이 직업이 되는 길을 선택하는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젊은이의 자화상이기도 하지요.

오소리 작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씩 성장해 왔고, 여전히 상처를 입고 아프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덕분에 오늘은 다른 사람의 상처를 존중하게 되었고 다음 날은 나의 결핍을 알아봐 주는 이들을 만나면서, 우울과 절망 속에서도 살고자 하는 의지를 일기에 담았습니다. 소소하지만 특별한 일상 그리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물속과 같은 하루라도 아가미와 지느러미가 조금씩 자라는 과정이 담긴 이야기《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입니다.

저자

오소리

방랑하고방황하고모험하며보았던것들로책을만들고있습니다.쓰고그린책으로《노를든신부》와《빨간안경》이있습니다._작가의말

목차

프롤로그4쪽
생활기록부6쪽

밧줄9쪽
상처를새기다10쪽
관상어13쪽
별난벼룩15쪽
꽃다발17쪽
사막여우와몽구스18쪽
유서20쪽
망각22쪽
상담치료를받으며23쪽
잘만든이야기26쪽
시치(詩癡)27쪽
통제31쪽
방황33쪽
부유하는사람35쪽
스무살,온양온천38쪽
또다시공장39쪽
모든것을아는사람42쪽
1+145쪽
따듯하고싶은파랑49쪽
기록하는일51쪽
장마53쪽
다중인격55쪽
꿈속에서하는대화59쪽
꿈61쪽
수수께끼62쪽
또다시63쪽
치료64쪽
빛과어둠66쪽
짝사랑68쪽
그리움69쪽
가출70쪽
난독증74쪽
모순적인서로77쪽
어류79쪽
수면81쪽
내방83쪽
4월26일생일86쪽
부끄러운그림89쪽
우울海92쪽
파괴에대한정체성95쪽
지극히일인칭99쪽
일기를쓰다100쪽
꿈102쪽
태어나는이유103쪽
이사,지난시간을돌아보며106쪽
망원동나의방108쪽
파괴의미학112쪽
외로운마을114쪽
낙하116쪽
장벽들118쪽
의심123쪽
내가듣는나의목소리125쪽
망령129쪽
누수탐지와정신치료130쪽
C의초대장133쪽
축축한사람과애매하게찬사람의이야기135쪽
이상한이야기들(1)살인토끼이야기137쪽
트로피138쪽
피드백139쪽
변하고있다142쪽
이야기의완성143쪽
우물기술자144쪽
여행자145쪽
비어있는무덤의극장147쪽
서핑148쪽
26페이지이야기149쪽
쫓다,멈추다150쪽
이야기의결말151쪽
이야기의시작152쪽
감정의계량스푼154쪽
이상한이야기들(2)수상한광고157쪽
익숙함과무뎌짐159쪽
나를위한계란삶기레시피160쪽
최초치초치최종162쪽
행복한왕자163쪽
그림책167쪽
"엄마가좋아?아빠가좋아?"에대한고찰170쪽
현실적이상주의자들에대한인터뷰178쪽
서로다른사람들181쪽
무관심한이들이무심하길바라기때문에외계인이고싶다183쪽
이명과주파수187쪽
데이비드호크니의붓털189쪽
조각조각192쪽
동물원193쪽
아이들의세계195쪽
환상의이야기198쪽
비극202쪽
간극에대하여204쪽
유쾌한노동에대하여:이그노벨상206쪽
절망하는것보다꿈을꾸는편이좋다209쪽
타인의알고리즘이필요하다210쪽
손의모습211쪽
조망권212쪽
아이디를해킹당하다215쪽
에필로그_나의장례식장216쪽
아가미와지느러미를만들어준이들에게220쪽

출판사 서평

그림책작가오소리의나를구원하는글쓰기
“과거의나처럼슬퍼하는사람들을위로하다보면
내가과거로돌아가나를위로하는기분이든다.”

“초등학교저학년때계곡에서죽을뻔한적이있다.바닥에발이닿지않아물을먹고컥컥거리며발버둥을치는데,다른이들에겐깊지않은물이라그랬는지가까이서내모습을보며웃고있었다.(중략)아빠는내가꿈을꾼거라며꿈을현실로착각할수있다고이야기하셨다.난너무나억울한데그이야기를증명할방법이없었다.”-「프롤로그」중

어린시절이해받지못했던기억이오늘의일기가되었습니다.물속에서살아남기위해온몸을허우적거리듯오소리작가는자신을증명하기위해혹은누군가자신을발견해주길바라는마음으로일기를쓰기시작했습니다.십년이넘는시간동안일기를쓰면서일기는작가에게상처받은자신을치유하는도구이자타인그리고세상과소통하는방식이되었지요.‘나에게잊히는것이싫어’서(「다중인격」)그리고사람들이‘나에대해오해하지않고나와가까워지길’(「일기를쓰다」)바라서낯뜨거울정도로지나치게솔직한일기를쓰던사람은,이제그일기를잃어버리더라도‘잃어버린내용중정말나에게필요하거나해소해야하는것들이있었다면자연스럽게튀어나’올거라는가벼운기대와홀가분한마음으로일상을기록하는사람이되었습니다.

또자신을기억해줄누군가를갈구했던오소리작가는이야기를통해사람들과마주하는사람이되고싶다고말합니다.‘빨간세상이찾아와도행복을인식하는파란늑대’(《빨간안경》)와‘부족한상태로삶을즐기는신부’(《노를든신부》)처럼과거의나를잊지않고기억함으로써이야기를만들고,그것을통해사람들을만납니다.그렇게완성된이야기는같은고민을안고살아가는누군가에게위로가되어주지요.이처럼과거작가자신이간절히바랐던것을필요로하는사람들을알아보고,그들을위로하는일은앞으로도그의일기와그림책을채워갈또다른이야기입니다.

놀이공원,공장,골프장등비정규직의삶의애환과
꿈이담긴이시대젊은이의자화상

스무살이되던해가족과고향을떠나‘환상의나라’로떠난오소리작가는삶의반전을원했습니다.그때의일기에는한마디로형용하기어려운가족에대한복잡한마음과,생각보다환상적인곳은아니었지만예상치못했던놀이공원이면의흥미로운광경들,작업도중에세척기가터지던공장,골프장에서캐디로일하며만나게된다양한인간군상에관한이야기들이담겨있습니다.

돈을벌어야하는이유도있었지만,무엇보다그는‘꿈이직업이되면고단한게현실’이라는어른들의말을떠올리며눈앞에놓인현실을마주하기위해,또막연한환상보다현실을환상적으로그리는사람이되기위해다양한직업을몸으로직접경험함으로써현재의자신을직시하고감각하고자했던노력들이문장하나하나에진하게담겨있습니다.

오소리작가가경험했던현실은다름아닌자신이머물곳을고민하고찾아야하는시간의연속이었습니다.그래서인지그의일기에는‘집’과관련된이야기가자주등장합니다.

그는“어린시절의집은나를가장무기력하게만들지만아이러니하게도그는집이아닌다른곳으로는도망갈곳이없었다.”라고말합니다.성인이된이후에완벽한집을꿈꾸며노트북에‘집’이라는폴더속에원하는집을세워보지만,돈도확신도없는그는용인,안산,예산,온양등각지고시원과기숙사를떠돌며방황에가까운시간을보내야만했습니다.하지만그렇게보낸시간들은켜켜이쌓여그가만드는이야기세상에단단한재료가되어주었습니다.

"목표라면내모든것을작업에담아내는일이다.성공하는것보다도지금부터죽음까지의삶을탄탄한이야기로완성하고싶다.그러기위해신중하고천천히방황하며나아갈것이다."-107쪽「이사,지난시간을돌아보며」

이처럼몸과마음을어디에두고살아야하는가에대한고민은94편의일기속에담긴공통된화두이며,그질문에대한답을스스로찾겠다는다짐역시곳곳에새겨져있습니다.‘길을잃을때마다친구에게전화를걸었고,그런내게질리진않을’지두렵지만앞으로도‘신중하고천천히방황하며나아갈것’이라는작가의다짐은오늘날막막한현실에서도‘나’를포기하지않으려는고군분투하는많은사람들에게다정한응원과위로를건넵니다.

총94편의일기에담긴독창적인우화,산문시의매혹적인향연!

『나는나에게잊히는것이싫어서일기를썼다』는오소리작가가살면서겪어온대표적인에피소드를중심으로(생활기록부),오래전에쓴일기를돌아보며새롭게덧붙인작가의코멘트가담겨있습니다.“모든불행을안고도행복할수있다는결말”을향한여정은끝이아니라현재진행형임을보여주지요.또한94편의일기는우화와산문시그리고일상기록과인터뷰등다양한장르의글로이루어져있는데,오소리작가만의독특하고매혹적인문체가더욱빛을발합니다.특히비유와상징이인상적인우화는개인적인경험을넘어누구나쉽게공감할수있는보편적인이야기로풀어내어한편,한편읽는즐거움을더합니다.

“둘은그실이서로에게이어지지않았다는걸알게되었습니다.각각의운명의실은서로를반대방향으로이끌었습니다.그둘은애써끈을물어뜯었지만운명의실은끊어지지않습니다.그런데작고겁이많아보이는몽구스와사막여우는보기와다르게아주강하고용감했나봅니다.그둘은실이묶인자신의새끼손가락을끊어버렸습니다.둘은그게운명이라믿었습니다.”
-18쪽「사막여우와몽구스」중

『나는나에게잊히는것이싫어서일기를썼다』에는작가의일상생활을이외에도작가가만들어낸작가특유의익살과재치가돋보이는독창적인이야기들이가득합니다.새로운관점에서운명적인사랑을이야기하는「사막여우와몽구스」와애절한짝사랑을이야기한「별난벼룩」,트로피를모으는사람과선반에서도망쳐버린트로피들의이야기「트로피」처럼짧지만메시지가강렬한이야기부터「부유하는사람」,「모든것을아는사람」,「장마」처럼주변을세밀하게관찰했던기록과「수수께끼」와「시치(詩癡)」등함축적인언어로표현된흥미로운글들은,아직발견하지못한젊은작가오소리의숨겨진매력들을한껏보여줍니다.자아,일,가족,사랑,꿈,노동등누구나살면서맞닥뜨리는수많은순간들이오소리작가의매혹적인시선과감성으로독자들의마음을두드리는에세이《나는나에게잊히는것이싫어서일기를썼다》입니다.

저자의말

이책은2010년부터쓴일기를정리한것이다.말그대로독자를염두에두고쓴글이아니다.동화속이야기처럼불행한주인공이어떠한깨달음을얻고성장하여행복한결말로끝나는그런이야기는더욱아니다.대부분횡설수설하거나편협하며,다음날이면후회하는글도더러있다.깨달음을얻었지만금세비슷하고사소한이유로좌절을반복한다.같은말을되풀이한다.
그럼에도달라진것이있다면,나를발견한사람들을만났고,물속에서도견딜만한아가미와지느러미가생겼다는것이다.이책은그과정에대한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