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V양 사건 (양장본 Hardcover)

불가사의한 V양 사건 (양장본 Hardcover)

$14.17
Description
“지금 의자를 쳐서 바닥에 쓰러뜨려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러면 적어도 아래층 사람은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겠지.”

스스로 존재를 증명해야 살 수 있었던 고독한 V양의 이야기
아름드리미디어의 새로운 시리즈 ‘초단편 그림소설’의 첫 권은 모더니즘 대표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의 《불가사의한 V양 사건》이다. 《불가사의한 V양 사건》은 타인의 무관심으로 언제부터인가 이름조차 희미해지고 지워진 존재로 살아가는 사람들 혹은 군중 속의 외톨이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씁쓸한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은 사람들에게 배경에 불과했던 V양이 어느 날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을 희미하게 알아차린 단 한 사람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버지니아 울프는 이름 없는 사람,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치부된 사람의 일생을 기록한 이 실험적인 소설을 통해, 고독 사회에서 벌어지는 ‘아무도 모르는 죽음’이 얼마나 불가사의한 일인지 일깨우며, 지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초단편 그림소설’은 소설과 그림을 모두 유희하는 시리즈로, 그림소설은 삽화가 아닌 독립된 서사 방식을 가진 이야기로서 그림과 소설이 만나 작품을 폭넓게 감상할 수 있는 확장된 문학 장르이다. 시리즈 첫 권으로 선보이는 《불가사의한 V양 사건》은 모더니즘과 여성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가 이름 없이 잊힌 사람, 특히 고독한 여성의 생을 관조적인 태도로 서술하며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또 그림은 《관리의 죽음》과 《나의 괴짜 친구에게》를 통해 인간의 ‘불안’과 ‘고독’을 개성 있고 다양한 방식의 그림으로 보여준 작가 고정순의 그림이 결합되어 버지니아 울프의 주제 의식의 재발견을 꿈꾼다. 존재감이 없는 사람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부터 버지니아 울프의 이야기는 시작되며, 화자의 희미한 기억 속에 잔상처럼 남겨진 V양의 모습을 이미지로 만날 때 우리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았던 이들을 보게 되고, 그들을 사로잡고 있었던 외로움의 실체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초단편 그림소설’ 시리즈는 그림 서사의 독립성을 나타낼 수 있는 방식으로서 장면 일부를 전면에 배치하였고, 선명한 이미지 구현을 위해 본문과 다른 종이를 사용했다. 부록에서 만나는 ‘오늘날 V양’의 삶을 다룬 고정순 단편소설(〈이름이 되어〉)을 통해서는 약 120년 전에 쓰인 《불가사의한 V양 사건》과 매우 비슷한 현대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저자

버지니아울프

20세기모더니즘을대표하는영국작가이며‘의식의흐름기법’의대가가불린다.작품속에서다양한소설기법을실험하며인간의내면세계를치밀하게파고드는울프는소설《댈러웨이부인》,《등대로》,《올랜도》뿐아니라에세이《자기만의방》,《3기니》등그의작품은지금까지도많은사랑받고있으며,《불가사의한V양사건》은존재감을잃은사람들의일대기를그린실험적인소설이다.

목차

불가사의한V양사건_17쪽

*부록*
이름이되어_49쪽
옮긴이의말_58쪽

출판사 서평

버지니아울프의숨겨진단편소설!

무관심에병든사회가만든미스터리《불가사의한V양사건》


“이이야기는런던에서만일어날수있는이야기이다.”런던은버지니아울프가태어나고문학활동을시작했던도시로,이야기의시작을알리는이문장은작품에돈과사람이모이고계층이분화된산업화도시의현실을반영했다는것을암시한다.“군중속에서혼자라고느끼는것만큼쓸쓸한일은없다고들말한다.이런주제가소설에도종종나오는데역력한비애감을담곤한다.”버지니아울프는배경뿐아니라주제까지명확하게밝히며,소설이란사회의단면을포착하고시대의가치관을반영한문학으로이로서《불가사의한V양사건》에는산업화와도시화로인해사람간의물리적거리는가까워졌지만정서적거리는훨씬멀어진런던사회의비애감이반영되었다는걸알수있다.

《불가사의한V양사건》속V양은한사람이아닌두자매를가리킨다.하지만V양들이아닌V양으로불리는건두사람의희미한존재감때문이다.두사람은약15년전부터런던에서살았고그들은종종사교모임이나전시실에나타나사람들과가벼운인사를나누지만,사람들에겐그저한편에덩그러니놓인가구와같은존재였다.이야기속화자는어쩌다V양을만나면연극처럼정해진대화를나눌뿐,투명한유리막을사이에둔것처럼삶의온기를나누는사이는아니었다.그러던어느날화자는V양과마주치는일이없어지면서분명‘무언가’가사라졌다는것을어렴풋알아차리고,얼마뒤에그것이V양이라는걸깨달은그는V양의집을찾아갔지만이미V양은죽은뒤였다.


그림책작가고정순이그려낸그림,
또다른이야기가되다!

“아름다운미스터리를그리고싶었다.”


《불가사의한V양사건》은타인과사회의무관심속에서외로움을느끼는현대인의고독을이야기한다.버지니아울프가고독한V양을작품속중심인물로끌어들이고1인칭관찰자시점으로그들의전기를서술했다면,고정순은관찰자의시점으로그려지는V양의모습과상황을그림으로재서술한다.

소설속에는두자매가‘V양’이라는이름을공유하지만그림속에서는다양한형태로묘사되고있다.그들에게관심이없는사람들에겐두사람이런던에살고결혼을하지않은여성이라는공통점이전부지만그들과기밀하게지낸사람이라면분명다른모습들을발견할수있었을것이다.고정순은붉은가지의똑같은얼굴,하나로연결된얼굴,서로다른얼굴로두자매를세번등장시키며그들의모습을입체적으로보여주며존재감을부여한다.《불가사의한V양사건》이이야기의주제를밝히며이야기를시작하는것처럼,우리가단절된관계속에있을때,서로의단편적인모습만보게된다는현대인의고독한현실을그림을통해서도이야기하고있다.

“메리V.메리V!”사라진V양의이름을외치며화자가잠에서깨어났을때,그는굉장히낯선어색함을느꼈다.그리고그가사라진것같다는이유만으로,한번도찾아간적이없는그의집으로가야겠다는생각으로스스로몹시황당했다.화자가V양의이름을또렷하게불러본적이없었으니《불가사의한V양사건》의글과그림에서는V양의행동이명확하게그려지는묘사대신고정순은의자이미지를사용해V양의행동을간접적으로드러낸다.“지금의자를쳐서바닥에쓰러뜨려야겠다는생각이문득든다.그러면적어도아래층사람은내가살아있다는걸알겠지.”V양사건을회고하기앞서등장하는화자의이러한서술은죽은V양의집을찾아갔을때목격한방안의모습일지도모른다.고정순은V양이살아있을때는의자가세워진것으로이야기에등장시키지만죽은이후에는의자를넘어뜨리며V양의죽음을알린다.


버지니아울프X고정순

‘초단편그림소설’첫책

소설과그림이보여주는새로운문학세계


아름드리미디어에서새롭게선보이는‘초단편그림소설’은그림이고유의독립성을유지하면서도문학작품을폭넓게이해하는데도움을주는그림과소설이결합된문학시리즈이다.《불가사의한V양사건》은그첫권으로,20세기모더니즘대표작가인버지니아울프의소설과이시대의그림책작가고정순의아름다운그림이만났다.

약120년전에쓰인이작품은런던이라는시대적배경과당시사회에서주변인으로대표되는결혼하지않은여성의죽음을실험적으로기술한작품이다.인물의심리와내면의식을세밀하게묘사하는데탁월한버지니아울프는화자가피상적인교류가전부였던V양의부재를자각하는과정에집중했고,고도로발전된도시에서벌어지는무관심한죽음을꼬집는이이야기는V양의다채로운모습과미스터리한죽음을감각적으로그린고정순의그림으로더폭넓게감상할수있을것이다.이를위한장치로서장면일부를전면으로배치하여그림서사의독립성을보여주고본문과다른종이를사용해선명한이미지구현하였으며,부록으로수록된고정순단편소설〈이름이되어〉에서는《불가사의한V양사건》처럼이름이지워졌던오늘날의V양에게‘이름이되어’존재감을전하려는고정순의이야기를담았다.

현대인의고독을다룬버지니아울프의《불가사의한V양사건》과외모지상주의의민낯을밝힌에밀졸라의《보완물》(근간,그림서수연)으로이어지는‘초단편그림소설’시리즈는이미지의시대에우리가꼭읽어야할고전단편문학을그림소설장르의형식으로앞으로도계속될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