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코 상 : 그럼에도 엄마를 3사랑했다

시즈코 상 : 그럼에도 엄마를 3사랑했다

$16.00
Description
“낳아 달라고 부탁한 적 없어!”
엄마를 사랑하지 않은 딸 사노 요코.
엄마와 딸의 오랜 미움과 죄책감, 그리고 용서에 대하여.
시크하게 다정한 작가 사노 요코와 치매 걸린 엄마의 극적 화해 드라마
《시즈코 상: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는 그림책 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사노 요코가 치매에 걸린 엄마를 실버타운에 모신 뒤 밀려드는 회한과 죄책감, 자신의 전 생애를 관통했던 엄마와의 비뚤어진 관계를 풀어 낸 에세이집이다. 내면에 뿌리 깊이 자리해 있던 엄마를 향한 증오. 그 모질고 거친 감정을 고백하고 그토록 미웠던 엄마를 이윽고 마주하여 용서하기까지의 과정을 낱낱히 밝힌다. 네 살 무렵, 어린 사노 요코의 손길을 엄마 시즈코 상이 매정하게 뿌리쳤던 그 순간부터 이어진 갈등과 반항의 서사가 끈질기게 이어진다. 종전 후 다섯 아이를 안고 중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엄마, 일곱 아이를 낳았지만 세 아이를 잃은 엄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묵묵히 일하며 아이들 모두를 대학까지 보낸 엄마. 치매에 걸려 실버타운에서 말년을 보낸 엄마. 강인하고, 꿋꿋하고, 치열하게 살아 낸 대단한 사람인 건 알지만 끔찍이도 싫었던 나의 엄마! 딸로서,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써 내려간 사노 요코와 시즈코 상의 실타래 같은 관계 속에서 우리는 가족이란 비정한 집단 속에서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엄마와 딸의 얼굴을 발견한다.

저자

사노요코

저자:사노요코
일본의그림책작가이자수필가.1938년중국의베이징에서7남매중장녀로태어나유년시절을그곳에서보냈다.어린시절어머니와의불화,병으로일찍죽은오빠에관한추억은작가의삶과창작에평생에걸쳐큰영향을끼쳤다.
일본무사시노미술대학디자인과를졸업하고백화점의홍보부에서디자이너로일했다.1967년유럽으로건너가독일베를린조형대학에서석판화를공부했다.1971년『염소의이사』를펴내며그림책작가로데뷔했다.일본그림책의걸작으로손꼽히는『100만번산고양이』를비롯해『아저씨우산』,『아빠가좋아』,『하지만하지만할머니』등수많은그림책과창작집,에세이집을발표했다.그림책으로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고단샤출판문화상,일본그림책상번역상,쇼가쿠간아동출판문화상등을수상했고,어렸을적병으로죽은오빠를다룬단편집『내가여동생이었을때』로제1회니이미난키치아동문학상,만년에발표한에세이집『어쩌면좋아』로고바야시히데오상을수상했다.2003년에는일본정부가학문및예술분야에공을세운이에게수여하는시주호쇼(紫綬褒章)를받았으며,2008년오랫동안그림책작가로활동한공로로이와야사자나미문예상을받았다.2004년유방암에걸렸으나삶이얼마남지않았음을자각하고도『사는게뭐라고』,『죽는게뭐라고』,『나의엄마시즈코상』,『열심히하지않습니다』등말년까지에세이집을왕성하게발표했다.2010년11월5일도쿄의한병원에서72세의나이로세상을떠났다.

역자:황진희
그림책을사랑하는사람들과그림책미술관을여행할때가가장행복합니다.황진희그림책테라피연구소를운영하고있습니다.《숲으로읽는그림책테라피》(공저),《우리는서로의그림책입니다》를썼고,《뽀뽀뽀가무슨뜻이야?》,《태어난아이》,《비오니까참좋다》,《빵도둑》,《내가엄마를골랐어!》등을우리말로옮겼습니다.

목차

추천사:부모와자식사이,그아픈이야기-4쪽
시즈코상-13쪽
역자의말:듣지않을수없는모든딸들의이야기?282쪽

출판사 서평

“낳아달라고부탁한적없어!”
엄마를사랑하지않은딸사노요코.
엄마와딸의오랜미움과죄책감,그리고용서에대하여.

일본의국민작가사노요코가고백하는오랜증오와죄책감
《시즈코상:그럼에도엄마를사랑했다》는사노요코가2010년72세의나이로세상을뜨기전일본의한잡지에약1년여간연재한에세이들이다.‘나는못된딸’이라는자책으로평생동안스스로를옭아매온사노요코.그는이책에서엄마시즈코상의생애와자기삶을차례대로톺아보며엄마를향한증오심과죄책감이어디에서부터비롯되었고서로가서로에게얼마나큰고통과상처를주고받았는지낱낱이고백한다.
《수짱과고양이》,《100만번산고양이》을비롯한많은그림책과《언덕위의아줌마》,《그래도괜찮아》등다양한수필집이국내에도소개되는등,사노요코는사후에도일본과한국에서큰사랑을받고있다.일러스트레이터이자작가로서큰성공을거두었지만평생엄마를사랑하지않았다는죄책감에시달려온사노요코는말년에이르러특유의시크한태도,무관심한듯하면서도섬세한사유,솔직하고단단한문장력을바탕으로《시즈코상:그럼에도엄마를사랑했다》를발표하여수많은독자를울렸다.
치매에걸려좋았던기억도나빴던기억도천천히지워가는엄마를보러실버타운으로향하는길.그때마다어린시절엄마로부터받은폭력과학대,오빠와동생의죽음,전후겪어야했던가난등아리도록쓰라린기억이면면히재생하는가운데고단했을엄마시즈코상의삶또한교차편집되어펼쳐진다.완전히늙어버린,그래서내가알던엄마가아닌뭔가작고사랑스러운존재가되어버린엄마를마침내온전히바라보고용서하게되는순간까지의모든이야기가절절하다.

엄마와딸,그사이에흐르는복잡하고모순에찬사랑
딸사노요코와엄마시즈코상.그들의갈등은어디에서부터비롯된걸까.사노요코는생애첫기억일지도모를그기원에대해아주정확히기억한다.제2차세계대전중태어난사노요코는중국베이징에서부유한유년기를보내지만,네살즈음엄마와의힘든관계가시작되었다고고백한다.한번은엄마의손을잡았는데시즈코상이“쯧.”하면서딸의작은손을뿌리쳤던것.그렇게사노요코는두번다시엄마의손을잡지않겠노라고결심한다.인생의파노라마를되감아마주한첫장면에서매몰차게자신을거절하는엄마를발견한다면,그딸은어떤마음으로엄마를대할수있을까.사노요코는유년의결심대로엄마를부정하고,엄마에게반항하며,언제나엄마와맹렬히싸우는딸로평생을살게된다.
종전후사노요코의일가족은일본으로돌아오지만장남(사노요코의오빠)을비롯하여칠남매중세아이가죽고사남매만남는비운을겪는다.첫째아들을잃은엄마는말그대로광란상태에빠졌고,그때부터사노요코를향한가혹한학대가시작된다.‘학대’라는말이무엇인지조차모르던어린사노요코는속수무책으로폭력을견뎌야했지만훗날시간이흘러어른이된사노요코는자식을잃은고통이엄마를그토록폭력적으로만든게아니었을까추측해본다.전쟁과연이은죽음,상실과지독한가난.격변하는시대의혼란과아픔이한가정사에고스란히반영되는모습을우리는사노요코의작품을통해여실히확인할수있다.
모던걸이었던엄마.아버지를만나결혼후전쟁과가난속에서도칠남매를낳은엄마.자식셋을잃고나머지사남매를지키기위해독하디독하게굴수밖에없던엄마.아버지를여의고사남매를대학까지교육시키키위해최선을다해일한엄마.또한,일찍세상을떠난장남대신집안의장녀가된나.입을꾹다물고엄마의학대를견디면서도절대로고분고분하지않던나.청치마한장으로사계절을나고라면한그릇을친구들과나눠먹어야했지만가난에굴하지않고삼수끝에미대생의꿈을이룬나.단한번도엄마의인정을받은적없지만일러스트레이터로서작가로서충실히살아낸나.엄마시즈코상의생과,나사노요코의생.다단하게얽히고설킨날실과씨실을사노요코는가닥가닥천천히풀어내보인다.딸에게조금도다정할수가없던엄마의인생과그런엄마를증오할수밖에없었던딸의이야기가구구절절와닿는다.

도무지듣지않을수없는,이세상모든딸들의목소리
얼마나엄마가미웠는지말하는사노요코의목소리엔꾸밈이나과장됨이전혀없다.당신은정말지독하게나쁜엄마였고나는맹수처럼격렬히반항하는못된딸이었다고그저툭툭내뱉는문장문장마다진심담겨있어깊은울림을준다.이를두고정혜윤작가는추천사에서,엄마를향한딸의‘복잡하고도모순에찬사랑’이라고말한다.
‘엄마는대체내게왜그랬을까?’라는질문의답을찾는과정은곧‘나는누구인가,나란사람은어떤사람인가?’에대한답을찾는과정이기도했다.지극히보통의‘선량한시민’이자‘일반대중’으로서의엄마시즈코상은정말반짝거렸지만,딸사노요코에게만큼은폭력적이고매정했다.그럼에도시즈코상은가장마음이맞지않던딸사노요코를가장신뢰했다.이아이러니한모녀관계를보며끈질기게떠오르는물음들이있다.“엄마란,자식이란,가족이란무엇인가?”하는,단순하지만그답을쉽게말할수가없는물음이다.“엄마란당연히자식들에게한없이다정한존재이지,딸이라면응당고분고분제도리를다해야지.”하는세상의흔한통념은이책앞에서얼마나덧없고그릇된답인가.따뜻하고,안정적이고,세상무엇보다고귀한혈연이란말로는가족이란집단을표현할수없다고,사노요코는말한다.세상에는이런딸도,이런엄마도있다.너무일찍세상을떠나버린아버지와형제들,그리고남은가족의관계를모두짚어보는사노요코의담담한목소리에귀를기울이다보면이세상무수히많은딸들이저마다쏟아내는가족이야기가동시에들리는듯하다.덕분에가족이라는독특하고도끈질긴관계에대하여다시금생각해보게된다.
사노요코를사노요코로만들어주고살게해준엄마시즈코상.사노요코를끝까지살게한엄마시즈코상.그런엄마에게마지막으로전한사노요코의진심은“고마워요,고마워요!엄마,곧갈게요.”라는한문장속에고스란히담겼다.말년에이르러서야전하게된사노요코의본심을읽는순간,독자는눈물은흐를지언정저마다의크고작은내면의상처가치유되는놀라운경험을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