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지지 않고 (양장본 Hardcover)

비에 지지 않고 (양장본 Hardcover)

$18.00
Description
“우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시대를 넘은 거장들의 질문과 조우, 그리고 한 편의 시와 그림!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가 미야자와 겐지의 시 〈비에 지지 않고〉는 비와 바람, 눈과 더위 같은 삶의 고난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몫을 묵묵히 감당하며 타인의 슬픔을 지나치지 않는 삶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작가의 생전에는 발표되지 않았던 이 시는 미야자와 겐지의 수첩에 남겨졌다가 이후 세상에 알려졌으며, 시대와 국경을 넘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건네며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그림책 《비에 지지 않고》는 이 시를 권정생 작가가 우리말로 번역해 더욱 특별하다. 평생 낮은 자리의 생명과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글을 써 온 권정생 작가는 미야자와 겐지와 이 시를 사랑해 생전에 쓴 산문집에 번역해 실었다. 담백하고도 깊은 언어는, 미야자와 겐지의 시에 깃든 헌신과 다짐을 더욱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전했다. 여기에 고정순 작가가 자연의 아름다움과 삶의 무게를 담은 그림으로 시의 정신을 새롭게 펼쳐 보이며 묵직한 그림책으로 완성해 냈다.
시를 쓰고, 그 마음을 옮기고, 그림으로 이야기를 피운 미야자와 겐지, 권정생, 고정순! 세대를 이어 한마음으로 함께 빚어낸 이 그림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와 깊은 여운을 전하며,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한 권의 책이 되어 줄 것이다.
초등 교과 연계
·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국어 4. 분위기를 살려 읽어요
·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국어 5. 마음을 짐작해요
·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국어 4. 마음을 전해요
·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어 1. 깊이 있게 읽어요
저자

미야자와겐지

(1896~1933)
일본을대표하는동화작가이자시인,교육자이자농촌운동가입니다.모리오카고등농림학교연구과를졸업한후잠시도쿄로상경했으나동생의병때문에귀향했습니다.농업학교에서학생들을가르치다가교직을그만두고나서농사를지었으며,전공과경험을살려농업과학의연구와농민예술의보급활동에힘썼습니다.종교와자연과학이융합된독특한시와동화를많이썼습니다.살아생전에동화집《주문이많은요리점》과시집《봄과아수라》를출간했습니다.사후에〈바람의마타사부로〉,〈은하철도의밤〉,〈비에지지않고〉등많은원고들이발표되었습니다.

출판사 서평

비에도,바람에도흔들리지않는마음
한사람이평생품고싶었던삶의다짐

비에지지않고
바람에지지않고
눈보라와여름더위에도지지않는


짧고단단한문장으로시작하는미야자와겐지의시〈비에지지않고〉는‘어떤삶을살아가고싶은지’에대한간절한바람을담은작품이다.
춥고더운날씨,거센비바람같은시련속에서도흔들리지않고,욕심내지않으며조용히자신의몫을다하는사람.아픈이를돌보러가고,지친이를위로하며,남들이알아주지않아도묵묵히자신만의길을걷는사람.시는세상에맞서는‘강한사람’이아니라,타인을품을줄아는‘다정하고단단한사람’의모습을그려낸다.
평생가난한이웃과농민들의삶을가까이에서바라보며살아온미야자와겐지는자신보다타인을먼저생각하는삶을꿈꾸었다.삶의끝자락에서자신의수첩에적어내려간이시는,시인의마지막다짐이자기도처럼읽힌다.그렇기에〈비에지지않고〉는단순한시를넘어,시대와세대를넘어오랫동안사랑받으며삶의길을돌아보게하는작품으로남았다.일본을넘어전세계사람들에게고난과좌절의순간마다다시읽히며,많은이들의마음에깊은위안을전하고있다.

미야자와겐지의시,권정생의언어로만나다
두거장이이어낸생명과사랑의철학

그림책《비에지지않고》가더욱특별한이유는이작품을옮긴이가권정생작가라는데있다.생전권정생작가는미야자와겐지의삶과철학을사랑했다.평생가난하고낮은자리의생명들을바라보며글을써왔기에,미야자와겐지의작품세계에깊이공감하고영향을받았다.두사람은서로다른시대와나라를살았지만,작은생명하나까지귀히여기고더낮은곳을향해마음을내어주고,실천하는삶을살았다는점에서꼭닮아있다.
권정생작가가옮긴〈비에지지않고〉는1989년출간된《날자,깃을펴지못한새들이여!》에처음실린뒤오랫동안절판되어쉽게접할수없었던귀한번역이다.이후2012년출간된권정생산문집《빌뱅이언덕》(창비)에다시수록되며독자들에게소개되었고,이번그림책을통해마침내한권의작품으로독자들과새롭게만나게되었다.
권정생작가의번역은미야자와겐지의시에담긴마음과정신을자신의삶으로이해하고,자신의언어로다시길어올린문장이다.우리나라에서출간된기존번역시의‘비에도지지않고’에서굳은결의가보이는데비해,‘비에지지않고’라는표현에는자연에순응하는삶을살아간권정생작가의철학과태도가오롯이담겨있다.완벽하고강인해꺾이지않는존재가아닌,흔들리면서도다시일어서는인간에대한권정생작가의애틋하고측은한마음이보인다.
이책은단순한번역시가아니라,서로를깊이이해한두문학가가시대를넘어나눈대화처럼읽힌다.가장낮은곳을사랑한일본의미야자와겐지와한국의권정생,두작가의마음이한편의시안에서만나더욱깊은울림으로독자들에게와닿는다.
약백년의시간을넘어도착한기도,
고정순의붓끝에서다시태어나다!

책장을넘기면빈하늘을날아가는까마귀가눈길을끈다.권정생작가가생전종지기로있던안동의교회종탑에서날아오른까마귀는미야자와겐지의시를따라오늘에이르기까지시간과공간을넘어날아오며,거의백년을이어오는정신을상징한다.
그림책《비에지지않고》에는실제고정순작가가살고있는경기도파주의사계절풍경이담겨있다.작가는미야자와겐지의시와권정생작가의삶에담긴정신을오늘우리의풍경속에다시불러내고자했다.흐드러지게피어난민들레꽃과계절따라변하는들과나무,볏단을정리하는사람들부터쌀을도정하는정미소의모습까지,그림책곳곳에는현실을살아가는삶의풍경이켜켜이쌓이며시가품은마음을생생하게펼쳐낸다.특히철조망너머북쪽을향해절을올리는실향민의장면은고정순작가가실제목격한풍경에서비롯되었다.작가는분단된땅위에서도경계없이하늘을나는새들의모습에빗대어,경계를만들고살아가는인간의어리석음과슬픔을그림속에담아냈다.
이번작업에서고정순작가는아크릴물감을여러겹쌓아올려자연의깊고풍부한색을표현했다.수많은색이겹쳐이루어진자연처럼물감을켜켜이올리고긁어내는과정을반복하며완성한장면들은그자체로한장한장아름다운자연의한조각처럼보인다.
또그림책말미에고정순작가는약백년의시간을넘어도착한거장의시에헌사를바친다.어린시절난독증을겪으며시를통해언어와세상을이해하게되었다는작가는,미야자와겐지의〈비에지지않고〉를작업하며느낀마음을자신만의시로써냈다.세작가의마음이겹겹이쌓여완성된그림책《비에지지않고》는더욱특별한그림책으로독자에게오래깊은여운을남긴다.

종이위에죽은시인의시를옮겨적는데
옮길수없는무엇이남아
꺾이는핑계가되고
기어이살아갈이유가되니

분주한게으름으로
무엇도이겨내지못한
나는
나의낯익은목격자

죽은시인의죽지않는시를옮겨적는데

바라던모습은멀리있고
나는여기에있네

-고정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