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읽기

『도덕경』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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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도덕경』은 춘추시대 철학자 노자가 기록했다고 알려진 도가의 경전이다. 도가에서는 세계의 근원이자, 세계를 주재하며 돌아가게 하는 것을 각각 ‘도’와 ‘덕’이라 일컫는다. 『도덕경』에는 노자가 벼렸던 이 도와 덕에 대한 가르침이 여실히 담겨 있다. 세계 주요 종교의 교리 그리고 서양철학과도 상통하는 점이 많은 『도덕경』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다양한 역본으로 출간되어 많은 사람에게 가닿고 있다.

세창명저산책 시리즈 102번 『도덕경 읽기』는 『도덕경』에 담긴 노자의 철학적 혜안을 들여다보는 데 유용한 도움을 줄 수 있는 해설서이다. 독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저자의 번역과 해설뿐만 아니라 왕필본 원문까지 장마다 맨 앞에 함께 배치했다. 총 81장으로 구성된 『도덕경』 전문과 저자의 해설을 이 한 권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있음[有]’의 차원에만 입각하여 사유하는 사조를 거슬러 ‘없음[無]’의 철학을 제시한 노자. 그의 가르침은 우승열패와 적자생존이라는 삶의 방식에 입각해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적잖은 반성과 통찰을 건네줄 것이다.

노자, 역설로 진리를 설파하는 철학자

노자의 사상은 ‘무위(無爲)’, 즉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인위에 의한 유위(有爲)로 세상일에 관여하지 말고, 모든 것이 자연히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라는 말이다. 인위적으로 무엇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음이 세계를 바르게 흘러가도록 하는 원리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즉 자기중심적으로 행하지 않는 ‘불자(不自)~’의 논리와도 직결된다. 물도 하늘도 모두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오래도록 존속한다고 노자는 말한다. 유위와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는 생존 방식이 노자가 말하는 ‘도(道)대로 살아감’이다. 이 밖에도 노자는 유와 무, 강함과 약함, 굳셈과 부드러움, 참과 빔 같은 대극의 개념을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요소들에 빗대어 가르침을 펼쳐 나간다.


허정(虛靜) 사상으로 한국 사회의 병폐를 진단하다

노자는 『도덕경』의 첫 장에서 인간이 근본적으로 지닌 인식의 한계를 지적한다. 인간은 인식 너머에 있는 ‘도’를 완전하게 인식할 수 없다. 이러한 인식의 한계로 인해 개인은 타인의 입장 또한 오롯하게 이해할 수 없다.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보완해 주며 살아가는 방식이 노자의 가르침에 부합하지만, 인식의 한계를 자각하지 못하는 인간은 견해차를 오로지 타인의 문제로 전가하면서 대립과 분열을 초래한다.

수십 년간 동양철학을 연구해 온 저자 김진근 교수는 노자의 철학을 통해 경쟁으로 얼룩진 한국 정계와 교육 문화의 단면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그는 노자가 말하는 텅 빔과 고요함, 즉 ‘허정’을 깨우친 존재만이 포용의 자세로 세계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중심성이 해소된 영역에 배타와 배제는 설 자리가 없고, 유위의 기치를 내걸고 세상을 자기가 의도하는 쪽으로 몰아가려 함도 없다. 모든 것을 저절로 그러하도록 내버려 둘 뿐이다. 그 첫걸음은 텅 빔과 고요함을 이루는 것이다.
저자

김진근

연세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연세대학교대학원철학과에서석사학위를,동대학원철학과에서「왕부지역철학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한국교원대학교윤리교육학과에서정교수로있다.
동양철학에서도『주역』과관련한연구가주요연구분야이며,최근에는왕부지(王夫之)의『주역내전』·『주역외전』번역및관련한연구를중요한연구과제로삼고있다.
주요논저로는『王夫之의주역철학』(예문서원,1996),『완역역학계몽』(청계,2008),『역학철학사』(공역,소명출판,2012),『주역내전』(학고방,2014),「‘互藏其宅’의논리와그철학적의의」(2008),「소강절의선천역학에대한청대역학자들의비판고찰」(2008),「왕부지의『장자』풀이에드러난‘무대(無待)’개념고찰」(2011),「關于船山易經哲學中所體現的世界完整性的考察」(2014),「노자의우주생성론패러다임과주돈이의“태극도설”」(2014),「왕부지의노자비판과그의의에대한고찰」(2016),「‘太極’論의패러다임轉換에서드러나는문제점과그해소-朱熹와王夫之의‘太極’論을중심으로」(2019),「왕부지『周易外傳』의无妄卦풀이와道·佛兩家비판에대한고찰」(2021),「왕부지의困卦『大象傳』풀이와그君子觀고찰」(2022),「왕부지의‘衣裳’觀고찰」(2023)등이있다.

목차

차례

머리말

상편|도경(道經)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제15장

제16장

제17장

제18장

제19장

제20장

제21장

제22장

제23장

제24장

제25장

제26장

제27장

제28장

제29장

제30장

제31장

제32장

제33장

제34장

제35장

제36장

제37장

하편|덕경(德經)

제38장

제39장

제40장

제41장

제42장

제43장

제44장

제45장

제46장

제47장

제48장

제49장

제50장

제51장

제52장

제53장

제54장

제55장

제56장

제57장

제58장

제59장

제60장

제61장

제62장

제63장

제64장

제65장

제66장

제67장

제68장

제69장

제70장

제71장

제72장

제73장

제74장

제75장

제76장

제77장

제78장

제79장

제80장

제81장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p.33-34
‘있음[有]’과‘없음[無]’,어려움과쉬움,긺[長]과짧음[短],높음과낮음,음과소리등은모두이런상대성속에자리잡고있다.그야말로이들은대대(對待)와상반상성(相反相成)의관계를이룬다.즉‘있음’은‘없음’으로말미암아생기고,‘없음’은‘있음’으로말미암아생긴다.즉서로반대되는것들끼리서로상대방을이루어주는것이다.말하자면이들중어느한항이절대적인것이아니고모두자기와반대되는짝항으로말미암아생길뿐만아니라,사람들의관점에따라서이것들이달라진다는것이다.

p.114-115
“속에쌓아둔것없이텅비었음은마치골짜기와도같았고,구별하지않고뒤섞음은마치흐린물과도같다”라는구절은제1장에서부터계속되는논리그대로다.보통사람에게이들은이렇게보이는것이다.이들은이러하기에‘자기를채우려하지않음’이나‘남을덮어줄뿐새로이이루지않음’이가능한삶을영위할수있다.우리는이러한삶을경쟁에서이기는삶에대한대안으로고려해볼필요가있다.

p.243-244
“강포하며자신만을위하는사람은죽어도제대로죽지못한다”라하여,강포함을배격하는것은노자의일관된가르침이다.노자는여러차례에걸쳐서‘부드럽고약한것[柔弱]’을강조하는데,“부드럽고약한것이굳세고강한것[剛强]을이긴다(제36장)”라고함으로써,‘굳세고강함’과‘부드럽고약함’을단적으로대비하며보통사람의선입관을간단하게무너뜨리고있다.

p.270
노자는,유가가유위(有爲)·정명(正名)등‘있음[有]’차원의논리에입각하여펼치는설들의모순과불완전함을간파하고,그리하여이렇게하는것으로는인간의문제가근원적으로해결되지않고오히려문제양상을더욱증폭시킬수도있음을알아차리고,인간이그쪽길로가는것보다는물러나섭생함이중요함을설파했다고할수있다.“그에게는죽을곳이없기때문이다”라고하여,섭생을잘하면우리의생명을온전히할수있다고하고있다.어떤면에서는이것이노자사상의본질이라고도할수있다.이장에서우리는그한단면을확인할수있다.

p.346
인간으로서는알수없는것들이이세상에는근본적으로존재한다.인간의인식능력이제한적이고특정되어있기때문이다.이세상에는이인식능력을벗어나있는영역·차원이인식능력속에있는것들에비해훨씬더넓고크고많다.
따라서알지못한다는것은부끄러워해야할일이아니다.인간은그저모른다는사실에겸손해야하며,아는것을안다고하고,모르는것을모른다고해야한다.이간단한것을실천하기가그리도어렵다.그래서노자는이점을강조하며우리에게일깨움을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