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고고학에서권력의계보학으로,『담론의질서』
1969년11월30일,푸코는콜레주드프랑스의교수로선출된다.그리고이듬해12월2일,자신이앞으로오랜기간강의하게될강의실에서교수취임강연을행한다.이강연의청중으로는클로드레비스트로스,페르낭브로델,프랑수아자코브,질들뢰즈등이참여했다.『담론의질서』는바로이강연을수정·보완한것이다.
푸코가가장밀도높게벼려낸작업중하나로꼽히는이강연의서두에서,푸코는이러한질문을던진다.‘사람들이말을한다는사실,그리고그담론들이끝없이증식된다는사실속에대체어떤위험이도사리고있는가?’
『담론의질서』는바로그질문에대한대답인배제와통제의메커니즘을촘촘히규명해나가는텍스트다.
『담론의질서』탐독을위한가이드
이책은독자가원전을직접읽어나가기위한안내서,혹은가이드이다.『담론의질서』를제대로읽으려면,푸코의사유가거쳐온궤적을먼저이해해야한다.이를위해,고고학적분석이어떻게계보학적문제의식으로확장되었는지독자가분명하게이해할수있도록풍부한배경설명을담았다.
푸코를처음접한독자들은담론,에피스테메,권력과같은용어들을직관적으로이해하기어렵다.애초에푸코가개념을명료하게정의하며친절하게풀어주는방식으로글을쓰지않았기때문이다.이책은그러한용어들을도표와쉬운난도의단어들로최대한간명하게설명했다.그리고푸코의저작들을인용하며원서와영역본,국역본의서지사항을표시해독자가직접원문에다가갈수있도록했다.
푸코가바친감사의말,그리고이책이푸코에게바치는것
『담론의질서』의마지막장에서푸코는많은분량을할애하여자신의전임자,장이폴리트에게존경과경의를바친다.이책역시어쩌면푸코에게바치는같은종류의헌사이다.푸코가이폴리트를‘안락한영원을추구하지않고늘현재와동시대의위험을직시했던사유의선구’로바라보았듯이,이책의저자역시푸코를‘현재의문제에개입하기위해자신의사유를끊임없이재구성하고실험했던인물’로바라본다.이책에는그러한시선과애정이담겼다.
책속에서
p.50
하지만,사람들이말한다는사실,담론이무한히증식한다는사실이사람들에게왜그렇게큰불안을불러일으키는것일까?『담론의질서』는바로이런문제의식,바로이런문제를던지며시작한다.
p.52
담론은‘보편적’방식으로주어지는것이아니라,늘주어진시공간에서‘특정’방식으로생산되는것이다.‘자연적’담론이란없고,모든담론은‘생산된’것이다.곧무엇인가가‘당연하다/당연하지않다’,‘자연스럽다/자연스럽지않다’는규정은결코‘자연적으로’주어진것이아니다.이것들은오직주어진시대와사회의‘특정’담론형성규칙과메커니즘에따라‘생산’되는것이다.담론의질서는바로각각의사회,매번의시대가보이는담론생산의규칙,곧담론생산의생산방식을포착하려는분석의방법론이다.
p.115
니체의말대로,오늘날신은합리성으로대체되었다.모든사람이자신의합리성이주어진사태에대한유일한합리성이라고말한다.푸코의지적처럼,특정체계가주어지면,그안에는그에따른정답이있다.하지만체계들사이의선택,곧어떤체계를골라야하는가에는정답이없다,있을수가없다.
p.154
푸코를읽은우리가쉽게유추할수있는것은이러한현상의배후에는비평가와소설가사이,소설가들사이,그리고비평가들,그리고이들모두와독자인나와당신사이에존재하는권력투쟁,곧‘소설이란무엇인가’를두고벌이는정의투쟁이존재한다.‘소설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은이미그자체로어떤정답,시공을초월한영원한정답이존재할수없는질문이다.누군가가생각하는소설의‘본질’이란실은‘그누군가에게이른바본질로보이도록조건화된’진실생산체계가발생시킨담론효과이다.
p.192
푸코는배제와제한의세가지체계모두가결국기호와의미,의미작용및시니피앙으로귀결된다고주장함으로써,‘구조주의’를(스스로의주장처럼플라톤주의로부터벗어난새로운사유가아니라)플라톤주의의현대적변형으로간주하고있다.이는구조주의에서욕망이나권력과는무관한것,따라서늘중립적인것으로가정되는‘요소’가늘이미이러저러한특정관심·관점에의해조명되고선택된요소이며,따라서전혀중립적이지않고,오직특정의욕망과권력의지를따르는종속변수임을부각시키는것이다.푸코에게구조주의는말하자면현대의플라톤주의이다.
p.234
푸코에게미리,앞서,배후에존재하는것이란없으며,모든것,가령개체와전체는오직동시적·상관적으로만서로얽히며구축된다.따라서푸코의담론분석에는어떤‘숨겨진’의미,‘보편성’따위가존재할수없으며,오직매번매번의특정한제한과배제의놀이를따라동시적·상관적으로만형성되는주체화·대상화그리고인식·지각형성과정만이존재한다.이는주체-객체-인식이라는세개의실체로부터주체와대상그리고인식이동시적·상관적으로형성되는관계로의이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