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흐르는 경복궁

시가 흐르는 경복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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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금 경복궁을 찾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조선 왕조 500년 내내 경복궁 안팎에서는 경복궁을 주된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글들이 쓰였으며, 그 필자들은 대부분 왕이나 당대 최고의 문장가들이다. 이와 같은 글들이 오늘날까지 전해졌는데, 이처럼 값진 문화유산이 알려진 바도 별로 없고, 문화해설사 분들의 설명에서도, 책에서도 그 실체를 접해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글쓴이 박 순은 경복궁과 깊은 연관을 가진 스무 편 가량의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글들을, 글 쓴 분들의 마음을 헤아려가며 자세히 살펴보고자 했다.

삼봉 정도전은 ‘경복궁’이라는 궁궐 이름을 직접 지었고, 경복궁의 중심 전각인 ‘근정전’, ‘사정전’, ‘강녕전’ 등의 이름도 지었다. 이름을 지으면서 왜 그러한 이름을 지었는지에 대한 글을 남겼다. 율곡 이이는 명나라 사신과 경회루 위에서 품격 있는 시를 주고받았다. 퇴계 이황은 임금의 집무 공간인 사정전과 세자의 거처인 동궁자선당의 무궁한 평안을 빌며 상량문을 남겼다. 정조 임금은 임진왜란으로 폐허가 된 지 오래인 경회루 연못에 찾아와 긍지와 자부심을 담은 시를 지었다.

이러한 글들에 담긴 마음은 사뭇 감동적이며, 읽어보면 그분들의 마음이 지금 우리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그러한 감동을 다시 되살려 지금의 우리에게 전달해 준다. 글쓴이가 직접 찍은 경복궁 사진도 무척 아름답다.
저자

박순

연세대학교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고전문학(한문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연세대학교국학연구원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
전통한옥과관련된한문학유산을중점적으로연구해왔고,현재는궁궐관련한문학유산연구에집중하고있다.
서울의북촌을좋아해서20년째살고있으며,지금은창덕궁후원곁의원서동에서살고있다.

목차

여는말

1장.경복궁의탄생과정도전
정도전,〈경복궁〉
정도전,〈근정전ㆍ근정문〉
정도전,〈사정전〉
정도전,〈강녕전〉

2장.경복궁에서의백구십칠년
하륜,〈경회루기〉
서거정,〈경회루에서연회를베풀어주신은혜에감사하는시〉
황홍헌,〈경회루〉
이이,〈경회루에서황천사의시에차운하다〉
세조,〈발영시(拔英試)의문ㆍ무과에급제한자들이임금의은혜에감사를표하였는데,주상이사정전에나아가서인견하고자리에앉게하였으며이어서술자리를베풀어갑과(甲科)일등김수온에게술을올리게하고,임금이짧은시를지어내리다〉
이행,〈경복궁동궁에서숙직하다가우연히쓰다〉
이황,〈사정전상량문〉
이황,〈동궁자선당상량문〉

3장.폐허로누워있었던오랜시간
정희맹,〈경회루상춘(慶會樓傷春)시에차운하다〉
숙종,〈근정전옛터에서느낌이있어〉
김창집,〈요즘경복궁에꽃구경하는이들이많다고들었다〉
이윤영,〈경복궁〉
정조,〈경회루연못〉

4장.경복궁,다시태어나다
원세철,〈경복궁영건기〉
고종,〈반교문〉

닫는말
발문(강남욱)
참고문헌
감사의글

출판사 서평

600여년전부터150여년전까지경복궁에는사람이살았고,일을했고,놀기도했다.왕이건신하건모두사람이며,그들은살아가는와중에글을남겼다.
저자박순은조선의문장가들이남긴아름다운옛글을소개하며,전시품이었던경복궁에다시영혼을입히고생동감을불어넣었다.건국초기백성들의평안과행복을염원하며‘경복궁’이라는이름을지었던정도전,뛰어난신하에게술을내리며칭찬하는시를쓴세조,외국사신을맞이하며화답하는시를남기며외교의품격을보여준율곡이이,임진왜란으로잿더미가되어버린경복궁을보고서러워했던의병장정희맹,오랜시간이지난뒤경복궁에술들고놀러오는유람객들의모습을묘사한김창집,선조들의업적을기억하며미래로나아가려했던정조,경복궁을재건하고새나라를선포한고종에이르기까지,경복궁과관련한다양한인물들과그들의생각을엿볼수있다.

글에는사람의마음이담겨있다.옛선인들이남긴글을통해지나간삶의궤적을따라가다보면,그들이염원하고기뻐하고슬퍼하고탄식했던그모든감정들이오늘날을살아가는우리와별반다르지않음을깨닫게된다.지금도그러하듯이옛날경복궁에도해가뜨고달이지고비가오고바람도불었을것이다.그러한시간들속에서아픔도많았지만,오랜시간폐허로누워있기도했지만,그때그사람들이쓴기쁜글슬픈글모두따뜻한흔적일수있음을알게되는것이다.그오랜세월동안수많은이들이경복궁을바라보며썼던기쁜글과슬픈글들을감상한다면,역사라는것이단순히지나간이야기가아닌살아숨쉬는삶의역동적과정이었음을깊이체험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