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심령학자 (배명훈 장편소설)

고고심령학자 (배명훈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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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대재앙의 기록, 그 비밀을 푸는 게임이 시작된다!
배명훈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 소설 [고고심령학자]. 현상은 뚜렷하나 배후는 희미한 ‘도심 한복판에 솟아오른 검은 성벽’의 퍼즐을 풀기 위해 고고심령학자들의 조용하지만 촘촘한 추적이 펼쳐진다! 한국고고심령학계를 대표했던 스승의 연구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하던 젊은 고고심령학자 조은수. 미래가 불투명한 고고심령학도로서 조용한 삶을 이어가던 그는 어느 날 서울 한복판에 갑자기 출몰한 높이 삼심 미터 이상 되는 검은 성벽의 출현을 목도하는데….
저자

배명훈

저자배명훈은2005년「스마트D」로‘과학기술창작문예단편부문’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연작소설『타워』,『총통각하』,장편소설『신의궤도』,『은닉』,『맛집폭격』,『첫숨』,중편소설『청혼』,『가마틀스타일』,소설집『안녕,인공존재!』,『예술과중력가속도』,동화『끼익끼익의아주중대한임무』등을펴냈다.2010년「안녕,인공존재!」로제1회‘문학동네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검은벽
책으로쌓은산
요새빙의
천문대의혼령

2부고고심령학특별발굴팀
김은경:소나무에유에프오
한나파키노티:차투랑가변종코끼리
조은수:촘촘한눈금
설원의추적

3부종말징후론
통제불가능
미친신의목격담
해답지:유예된열반
완성된재앙
결말:나의성벽

해설|정소연(과학소설가)
과학을과학이게하는것,소설을소설이게하는것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전말을기억하는존재가아무도없는이야기
그자체로그것은대재앙의기록이었다.”

서울한복판에갑작스레출몰한거대한성벽,
그비밀을풀기위한고고심령학자들의
서늘하고,지적이며,조용하지만뜨거운브레인게임!

배명훈작가의다섯번째장편소설

현상은뚜렷하나배후는희미한
‘도심한복판에솟아오른검은성벽’의퍼즐을풀기위해
고고심령학자들의조용하지만촘촘한추적이펼쳐진다!


세상을해석하는다채로운도구를보유한작가배명훈이다섯번째장편소설을출간했다.평범하지않은착상의씨앗을,예측할수없는방향으로끌고나가는이야기의힘은그간배명훈작가가발표한작품들의일관된특성이었다.이번에발표하는장편소설은그제목만으로도새로운학문의탄생이라고일컬을수있을만큼그독창적인매력이견고하고독보적이다.소설의제목은『고고심령학자』.

‘고고심령학자’는소설속주요등장인물들의직업을일컫는말이다.표준국어대사전에도,우리의현실언어생활에도존재하지않는이새로운조어는배명훈작가의상상으로구축해낸하나의온전한세계이다.고고심령학자들이연구하는‘고고심령학’이라는학문은고고학연구에도움이되는심령현상들을과학적으로측정해역사연구의끊어진고리를연결해주는학문이다.이를테면수백수천년전의혼령을지금,여기로불러내고관찰하여그혼령이살았던시대의생활양식이나그들이사용했던오래된언어들을고증하는식이다.고고심령학은눈에보이지않는혼령을연구대상으로삼기때문에일반인은물론이고,다른학계를설득하기위해서그어떤학문보다도논리적정합성과과학적타당성을갖춘보편적인측정결과가필요한학문이다.

“고고심령학은공식적으로존재하는학문이아니었으므로박사학위같은것은따로존재하지않았다.심령학적인관찰을통해고고학적인질문에대한답을찾고자하는학문.고고심령학은대강그렇게정의되는학문분야였다.많은것들을상상하게만드는정의였지만,문박사가생각하는고고심령학은그보다훨씬단순명료했다.천년전사람들이쓰던언어를어떻게재구성해낼것인가?다른해석의여지없이소리하나하나에정확히대응되는문자체계가만들어지기전에살던사람들이하던말을?이질문에대한고고심령학의대답은간명하고매혹적이었다.천년전에죽은혼령이하는말을직접들어보면된다는것이었다.”_본문중에서

소설의서사를끌어가는주인공은돌아가신스승의서재를정리하며한국고고심령학계를대표했던스승의연구를데이터베이스화하는작업을하던젊은고고심령학자조은수다.미래가불투명한고고심령학도로서조용한삶을이어가던그는어느날서울한복판에갑자기출몰한높이삼심미터이상되는검은성벽의출현을목도한다.성벽의출현은그후에도몇차례반복되는데그때마다원인불명으로자살하는사람들의수는점차늘어가고,비현실적인목격담들도쏟아진다.이윽고도심한복판에서벌어지는빈번한성벽출현이일종의‘심령현상’이라고생각한조은수는그비밀을풀기위한단서를스승의서재에서찾아나가기시작한다.

네명의여성이이끌어가는세갈래의서사,
그이야기들이하나로모이는지점에서
비로소완성되는재앙,그리고고요한해결


동료작가정세랑소설가는한인터뷰에서“배명훈작가는문학안팎의젠더에대해가장첨예하게고민하는작가중한사람”이라고언급한바있다.배명훈의소설에서여성은대상화된존재이기보다,인간이기에범할수있는실수와한계속에서도눈앞에당면한문제를해결하고자적극적으로노력하는주체로활약한다.(단편「예비군로봇」에등장하는은경씨가대표적인예이다.)『고고심령학자』는과학소설(SF)의주인공이꼭남성만의자리여야하는가,라는질문에대한배명훈식의답이라고도할수있다.1980년대인기를모았던영화[고스트버스터즈]가2016년리메이크되면서네명의주인공이남성에서여성으로‘젠더교체’가이루어졌던것처럼,배명훈은『고고심령학자』의서사를이끌어가는중심인물들을모두여성으로설정했다.이네명의지적이며조용하지만,한편으로용맹하고재바른등장인물들은검은성벽이출몰한한강대로와용산미군기지,천오백년전에죽은어린혼령이나타나곤하던천문대,그리고옛성벽의흔적만이남은세계의도시들을가로지르며서울이맞닥뜨린거대한위기를타계할방법을찾기위해고군분투한다.

『고고심령학자』에는존중과인정에바탕을둔관계들,끈적거리지않지만단단하고,완전하지않지만허점들마저도그저존재하는채로받아들인온전한존재들사이의깊고건강한애정이있다.그리고그런온전한존재들은몇시간을걸려초원을달리거나,눈을함께맞거나,벽을뚫고어깨를감싸안거나,나란히서서코끼리를마주하거나,서로의눈물을닦아주거나,함께열반에든다.뒤틀리지않은사람들.성벽이사라지고어린혼령이사라져도자라나갈관계들,살아갈사람들.나는『고고심령학자』속인물들의삶이이야기속어딘가에서계속되리라고생각하고,이생각에서깊은충족감을느꼈다._‘정소연과학소설가의해설’중에서

단편에서시작된경이롭고신선한발상이
한편의장대한이야기로무르익기까지


‘고고심령학자’는배명훈작가가2007년발표한단편「누군가를만났어」에서처음등장한개념이다.『고고심령학자』에등장하는고고심령학에대한정의와고고심령학자들의면면은‘장편’이라는서술의넓은공간을얻으며「누군가를만났어」의그것과견주어한층더현실적이고세밀하게표현된다.이를테면독자적인박사학위과정조차없는불안정한학문에몸담고있는학자로서의번민,연구성과를올리기보다는정부지원금을받아내기에급급한이들의부조리함,커다란문제앞에서답을찾기를멈추지않는학자들의순정한열정등이그것이다.

고고심령학이란가상의학문세계를들여다보는흥미로움과동시에『고고심령학자』를읽는또다른묘미는‘공간’,특히‘도시’와‘성벽’에대한배명훈특유의통찰이스민문장을만나는일이다.매체와의인터뷰에서여러차례‘성벽’을소재로한글을써보고싶다는계획을피력해온저자는지난몇년간세계의여러도시를여행할기회가있을때마다그도시의내력과그곳에존재하는흔적(성벽)을눈여겨보곤했다고한다.『고고심령학자』는그와같은작가적포부와오랜개념적구상이세월을통과하며두꺼운서사의외피를갖춰나간끝에얻은한편의결과물이라할수있다.

“이소설은준비기간이꽤길다.칠년에서팔년정도자료를모으고생각을정리한것같은데,너무일상적으로준비해서특별히무슨자료를봤다고써야할지잘모르겠다.짧은기간에공부하듯이집중적으로파고들어서집필한것이아니고,몇가지주제에대해안테나를열어놓고거기에걸려드는사소한정보들을오랫동안모아서만든이야기인탓이다.그동안벽에관한이야기를구상하고있다는언급을한인터뷰만해도대여섯은될것같은데,이소설이바로그결과물이다.소설내용에빗대어말하자면조은수스타일의공부가아니라김은경스타일로한연구이니,특이한자료를봤다기보다는비교적흔히볼수있는재료들을오래,자주들여다본결과물정도로이해됐으면좋겠다.”_‘작가의말’에서

*주요인물소개*
조은수
“그래도뭐어쩌겠어.현장이코앞에있는데일단봐야지.”
역사학과학부를마칠무렵뒤늦게고고심령학계에입문했지만,그누구보다침착하고흔들림없는태도로혼령과마주하여의미있는결과를도출해내는고고심령학도이다.육년동안사사한스승이자한국고고심령학계의은둔고수,문인지박사의서재를정리하는과정에서도심에출몰한검은벽의배후를밝힐단서를발견한다.차분하고조용한성정의소유자이지만,현장에서는용맹하고거침없는면모를보이기도한다.

김은경
“지금이노래는고고심령학현상이분명해.왜냐하면그노래듣고눈물흘린사람이너하나는아니거든.애들이반응해.”
은수의절친한고고심령학동기이자,검은벽의비밀을함께풀어나가는파트너.혼령의존재를느낄수도볼수도없는인물이지만,특유의기민함과영리함으로혼령이나타나는현장의아비규환을수습하고통제한다.어디에도구속되고싶지않은자유로운영혼처럼행동하지만,주관적인공포에사로잡힐수밖에없는고고심령학현장에서객관적인시선을확보하고학문으로서체계를갖출수있도록이끄는명석한브레인.

문인지박사
“조은수선생생각은어때요?고고심령학이흥행해서될학문같은가요?좀더비밀결사처럼풀리는게낫지않을까요?”
한국고고심령학계가내세울수있는유일한대가이지만,재야에묻혀자신만의연구에몰두하다심장병으로사망한다.살아생전학계에서주목받지못했지만,사후어떤목적을가진이들에의해추모사업이진행된다.건축사학자였던한나파키노티를고고심령학계로이끈장본인이기도하다.

한나파키노티
“지금보이는건벽이지만벽자체에너무시선을뺏기지않아야한다는게제생각이에요.핵심은,이게빙의라는사실을잊지말라는겁니다.일상어에있는그의미는아니고고고심령학용어인데요,이혼령의발생양상이‘출현’이아니라‘빙의’라는거예요.”
건축사학자이자고고심령학계의손꼽히는세계적인권위자로갑작스런성벽의출몰을설명해줄‘요새빙의’개념을정립한인물이다.온화하며매사에여유가넘치지만,일을할때에는재바르고날카롭다.체스마니아로서전세계를주유하며체스의원형게임인차투랑가의변종을수집하는작업을수행함과동시에검은벽의미스터리를추적하는은수와은경을후방에서지원한다.

이한철대표
“그냥책을치우라는게아니고발굴하듯조심스럽게정리하라는거야.현재상태그대로지도를만들자는거지.책이나자료가십오년간차곡차곡쌓여간순서대로.”
한국고고심령학연구소대표.공학자출신으로고고심령학측정장비개발분야에서주로경력을쌓고이름을알린인물이다.대중의이목을끌줄아는능력이있고,이를이용해시나정부측과협력관계를공고히다져이익을도모하고자하는야심도넘친다.은수에게문인지박사의서재를정리하자는프로젝트를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