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과 버섯구름 :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

성냥과 버섯구름 :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

$18.00
Description
너무 큰 이야기라 체감하기 힘든 국제 뉴스,
그 거리를 단박에 뛰어넘어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이 순간의 세계사!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 태평양 건너의 홍수와 산불, 지구 반대편의 독재와 시위. 국제 뉴스는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심리적으로도 멀다. 아무래도 남의 나라 이야기인 데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유럽과 러시아의 대립, 아시아 패권 다툼’ 등등 너무 큰 이야기들이 오가는 탓이다. 게다가 국제 뉴스의 주인공은 늘 대통령, 총리 같은 정치 지도자나 힘 있고 돈 많은 사람들 차지다. 우리의 일상과는 너무 동떨어져 쉽사리 관심사의 뒷전으로 밀리고 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힘’이라는 공통 논리와 ‘돈’이라는 공용어로 하나가 된 세상에서, 오롯이 ‘우리나라 일’ 혹은 ‘내 일’을 구분해 경계를 긋고 살 수는 없는 시대임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쯤 되면 어찌된 일인지 더 알고 싶어진다. 뉴스에서 보고 들어 어렴풋이 아는 것 같으면서도, 정작 아느냐고 물어오면 안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세상 일이다. 그런데 ‘흐름’과 ‘맥락’을 안다는 게 결코 만만치가 않다. 토막토막 끊어진 정보들이 분명 서로 연관이 있을 듯한데, 순서도 관계도 아리송하다. 티비에 나오는 넓고 큰 이야기가 어찌된 일인지 글로벌 뉴스의 흐름을 잡아주고, 먼 옛날 이야기부터 바로 어제의 이야기까지 세계사의 맥락을 꿰어주는 해설사가 간절해지는 순간이다.

『성냥과 버섯구름』은 얼핏 무관하게 흩어진 듯 보이는 사건들의 앞뒤를 들여다보고, 한 걸음 나아가 우리의 일상과 연결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가령 한시도 손에서 떠나지 않는 휴대전화와 랩톱 컴퓨터, 무선 이어폰을 충전시키는 습관을 떠올리며 배터리의 기원을 찾아보면 문명의 발상지라 불리는 고대 메소포타미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의 배터리’라는 말도 뜻밖인데 이 유물이 바그다드의 박물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야기라면 또 어떨까?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사라진 유물 한 점의 소식은 뉴스에서도 금세 사라지지만, 배터리와 바그다드를 잇는 연결 고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고대의 문명과 대비되는 현대의 야만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공격에 쓰인 ‘금지된 무기’, 끔찍하고 잔혹한 백린탄이 탄생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동화 속 성냥팔이 소녀와 어린 여공들의 파업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저자

오애리,구정은

저자:오애리
신문사기자로국제부와문화부등에서오랫동안일한뒤지금은꾸준히책을쓰고옮기고있다.국제문제와역사,생태와문화이슈에관심이많다.국제사회에서벌어지는다양하고복잡한문제의역사적인맥락을전하고인문사회학적인이해를높이는데노력하고있다.『사회를달리는십대:국제외교』,『모든치킨은옳을까?』를썼고,영화감독마이클무어의『세상에부딪쳐라세상이답해줄때까지』와놈촘스키의『정복은계속된다』를우리말로옮겼다.

저자:구정은
신문기자로오래일했다.분쟁과테러,재해에대한국제기사를많이썼다.그럴수록강한것보다는힘없고약한것에,글이든물건이든쓰는것보다는안쓰는것에관심이많아졌다.앞으로는평화와인권과환경과평등에대한글을쓰고싶다.『사라진,버려진,남겨진』을썼고,공저에『10년후세계사』,『10년후세계사두번째미래』,『과학을달리는십대:스마트테크놀로지』,『지구의밥상』등이있다.『나는라말라를보았다』,『팬데믹의현재적기원』등을옮겼다.

목차

I미처몰랐던물건들의이야기
12,000년전바그다드에배터리가있었다고?
2못,인류문명의가장작은부품
3인도에서영국으로간샴푸의여정
4성냥,불씨에깃든가혹한역사
5콜롬부스를놀라게한고무공
6여성의몸에자유를더해준생리대
7임신은어떻게‘선택’이되었나
8바코드,줄무늬에정보를담다

II그곳에선무슨일이일어났을까
9산호초에버섯구름이솟았다
10수에즈운하가막히면?
11우라늄과미사일사이,그린란드의선택은?
12예루살렘은누구의땅인가
13지브롤터,영국과스페인의‘300년싸움’
14이란과미국,길고긴앙숙의역사
1521세기의해적들
16아프가니스탄은왜‘제국의무덤’이라불릴까

III알고보면더흥미진진한세계
17박물관이털렸다
18태초에가짜뉴스가있었다
19브라질은왜커피대국이됐을까
20한잔에140리터,‘물먹는커피’
21고래를죽인섬사람들
22올림픽선수들의망명
23말라리아백신은왜만들기어려울까
24우주로간억만장자들

마치며

출판사 서평

세상의모든일에는이유와배경이있다▶▶▶“세계사의맥락”
먼나라에서벌어지는전쟁,태평양건너의홍수와산불,지구반대편의독재와시위.국제뉴스는물리적거리만큼이나심리적으로도멀다.아무래도남의나라이야기인데다,‘미국과중국의갈등,유럽과러시아의대립,아시아패권다툼’등등너무큰이야기들이오가는탓이다.게다가국제뉴스의주인공은늘대통령,총리같은정치지도자나힘있고돈많은사람들차지다.우리의일상과는너무동떨어져쉽사리관심사의뒷전으로밀리고마는이유이기도하다.하지만‘힘’이라는공통논리와‘돈’이라는공용어로하나가된세상에서,오롯이‘우리나라일’혹은‘내일’을구분해경계를긋고살수는없는시대임을모두가잘알고있다.
이쯤되면어찌된일인지더알고싶어진다.뉴스에서보고들어어렴풋이아는것같으면서도,정작아느냐고물어오면안다고할수없는것이세상일이다.그런데‘흐름’과‘맥락’을안다는게결코만만치가않다.토막토막끊어진정보들이분명서로연관이있을듯한데,순서도관계도아리송하다.티비에나오는넓고큰이야기가어찌된일인지글로벌뉴스의흐름을잡아주고,먼옛날이야기부터바로어제의이야기까지세계사의맥락을꿰어주는해설사가간절해지는순간이다.

시공간을뒤어넘어이어진세상▶▶▶“연결고리세계사”
『성냥과버섯구름』은얼핏무관하게흩어진듯보이는사건들의앞뒤를들여다보고,한걸음나아가우리의일상과연결해보자는생각에서시작되었다.가령한시도손에서떠나지않는휴대전화와랩톱컴퓨터,무선이어폰을충전시키는습관을떠올리며배터리의기원을찾아보면문명의발상지라불리는고대메소포타미아까지거슬러올라간다.‘고대의배터리’라는말도뜻밖인데이유물이바그다드의박물관에서흔적도없이사라진이야기라면또어떨까?
이야기는꼬리에꼬리를물고이어진다.사라진유물한점의소식은뉴스에서도금세사라지지만,배터리와바그다드를잇는연결고리를따라가다보면자연스레고대의문명과대비되는현대의야만을맞닥뜨리게된다.이스라엘과우크라이나에서민간인공격에쓰인‘금지된무기’,끔찍하고잔혹한백린탄이탄생한이야기에서우리는동화속성냥팔이소녀와어린여공들의파업을만나게되는것이다.

지금이순간의뉴스가역사가된다▶▶▶“실시간세계사”
단편적인뉴스를입체적인세계사로이해하게해주는사례가또있다.미국에서한흑인남성이경찰의가혹행위로목숨을잃었다.그런사건이한두번이아니었지만2020년일어난조지플로이드사망사건의여파는컸다.흑인노예를거래한노예무역과식민주의,인종주의전체가다시도마에올랐다.플로이드의죽음으로벨기에에서는레오폴트2세의동상을끌어내리는격렬한항의시위가일어났고,아프리카국가들이공개적으로과거의노예제와인종주의를비판하는성명을내기에이르렀다.이렇게확대된데는오래전제국주의의역사에서비롯된배경이있다.1800년대말유럽에서자전거가대중화되자콩고사람들의손이잘려나갔다.벨기에국왕의식민지착취와만행을다룬기록은많다.그가혹한수탈의역사에대해유럽에서도반성하는목소리가적지않았지만,번번이그저지나간과거로치부되곤했다.그런데그과거가현재와만나‘진행형’이된것이다.

당신이겪는일이곧나의일이된다▶▶▶“공감과연대의세계사”
『성냥과버섯구름』은이렇게‘현재진행형역사’를펼쳐보이는가운데서‘남성,지도자,영웅’에게만비추던조명을부드럽게돌려보인다.그늘에머물던‘여성,시민,소수자’들이보이기시작한다.거대한사건일수록그이면에는늘저도모르는새장기판의말이되어남의손에삶이휘둘리는사람들이있다.
수영복종류로더유명한비키니,태평양산호초에서솟아오른버섯구름.방사능못잖게비키니섬사람들을괴롭힌것은미군에의한강제이주였다.무루로아환초에서는프랑스가비슷한짓을했다.냉전시절핵무기는세계를얼어붙게만든공포의근원이었다.그위협속에서집을잃고이섬저섬옮겨다녀야했던피해자들은관심을받지못했다.그러나핵무기와소수민족,군사기지와토착민과환경문제는지금도세계곳곳에서끊임없이문제가되고있다.북유럽부자나라덴마크의자치지역인그린란드사례에서보듯자원과개발이라는경제이슈와연결되기도한다.세계곳곳의‘그들’이곧‘우리’이기도하다는점을자연스럽게깨닫게해준다는점에서『성냥과버섯구름』은따뜻하고차분한‘공감과연대의안내자’역할을한다.

빛도되고그늘도만드는신기술들▶▶▶“역사의양면성”
이책은과거와현재를이어주는물건이야기로경쾌하게시작된다.나사못,배터리,커피,콘돔과생리대등우리가먹고마시고쓰는사소한것들이다.우리가사용하는모든물건은혁신적인발명품이다.인류의역사를바꾼결정적인순간들,세계사에기록된최초의순간들에환호하는책은충분히많다.그러나이제는이혁신의등뒤로눈길을돌려보자.
성냥이대량생산되면서사람들의일상은크게편리해졌지만,유럽과미국의성냥공장노동자들은백린의독성때문에턱뼈가변형되는장애를떠안았다.19세기후반유럽의고무수요가늘면서‘벨기에의학살자’레오폴트2세는콩고에고무농장을세우고원주민을강제노동에동원했다.고무채취할당량을채우지못한원주민들은손과팔이잘렸고못채운할당량은그가족이채워야했다.
여성의몸에자유를더해준생리대는19세기말탄생했는데,1980년대세계대부분지역에생리대가확산됐지만빈곤층에게는여전히사치품인게현실이다.못쓰는천,버리는신문지등을생리대로쓰는사람이여전히많고,인도의무루가난탐은생리대가비싸서쓰지못하는아내와누이들을위해직접면생리대를만들어보급하면서영웅이됐다.2016년우리나라에서도‘깔창생리대’가문제가되어충격을던진일이있으니남의일이아닌셈이다.
백신도마찬가지다.코로나19백신은단시간에경쟁적으로개발됐다.온세계가백신개발에박차를가하면서승인부터배포까지일사천리로진행됐다.말라리아백신은어떨까?치명률높은말라리아원충이5~10만년전부터존재했고말라리아가로마제국의쇠퇴에영향을줬다는설도있지만,말라리아백신은2021년에야WHO의승인을받았다.유럽의과학자들이말라리아모기와원충연구로노벨생리학상을받은것이120년전인데치료제는최근에야만들어진것이다.이유는단순하다.말라리아백신개발이힘든것도사실이지만,결국은‘가난한나라,빈민들의질병’이기때문이다.기술과자본을가진부자나라들이심각성을느끼지못했던것이다.

살아있는역사,역사가될사람들
손에잡히는소재로단박에관심을사로잡아순식간에깊이생각해야할과제까지,유연하게이모든사고를연결시키는『성냥과버섯구름』은30년간국제뉴스를다루면서사건의관계를촘촘하게꿰어온베테랑기자들의통찰에서나온결과다.저자들은신문사에서일하면서세계의소식을들여다보고전달하는일을해왔다.시청자입장에서한토막짜리단신은그저‘점’일뿐이지만,오랜시간그점들의앞뒤사정을이어‘선’을만들고촘촘하게‘그물’을엮어온두저자는가장가까운것부터,가장쉽고정확한말로이모든것을설명할수있는최적의해설자들이다.
『성냥과버섯구름』은의문에정답을제시하기보다는우리가먹고마시고쓰는것들,뉴스에서한번듣고스쳐지나가는장소들,흥미로운화제정도로생각했던사건속에숨겨진의미와역사를되짚어보면서오히려지금껏무심했던것들에호기심을불러일으키고싶다는바람을담고있다.오애리와구정은두저자는,하고싶은이야기는많은데일일이배경부터설명하지못하고눈앞에벌어진일을압축해전할수밖에없었던보도의틀에서벗어나이제는그과정에서무심하게생략된역사,그리고그역사를살아온,지금도살아가고있는‘사람들’의이야기에조명을돌려주는데집중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