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 김훈 장편소설

흑산 김훈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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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저 너머를 향해 피 흘리며 나아간 사람들!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와 관련된 지식인들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그린 김훈의 역사소설 『흑산』.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조선 사회의 전통과 충돌한 지식인들의 내면 풍경을 다루고 있다. 정약전의 흑산도 유배 생활과 그의 조카사위이자 천주교 순교자인 황사영의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루고, 여기에 조정과 양반 지식인, 중인, 하급 관원, 마부, 어부, 노비 등 여러 계층의 생생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엮어냈다. 소설은 정약전이 흑산도로 유배를 떠나는 뱃길에서 시작한다. 정약전은 막막한 흑산 바다의 물고기를 들여다보며 그곳에서의 새 삶을 기약한다. 그 시기, 정약전의 조카사위 황사영은 바다 너머 새 세상의 소식을 꿈꾸고 있었는데….
이 소설에는 뚜렷한 주인공이 없고 주요 등장인물이 20여 명에 이르지만, 이야기를 주로 이끄는 인물은 정약전이다. 그를 중심으로 조카사위 황사영은 물론, 배교한 형제 정약용과 순교한 약종 등의 삶도 소개된다. 작가는 틈틈이 흑산도, 경기 화성시 남양 성모성지, 충북 제천시 배론 성지 등을 답사하고 여러 문헌들을 참고해 이 소설을 완성했다. 얽히고설킨 19세기 조선 지식인들의 삶과 인연의 고리, 피폐한 삶을 견뎌나가는 조선 민초들의 참상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저자

김훈

1948년5월경향신문편집국장을지낸바있는언론인김광주의아들로서울에서태어났다.돈암초등학교와휘문중·고를졸업하고고려대에입학하였으나정외과와영문과를중퇴했다.1973년부터1989년말까지한국일보에서기자생활을했고,[시사저널]사회부장,편집국장,심의위원이사,국민일보부국장및출판국장,한국일보편집위원,한겨레신문사회부부국장급으로재직하였으며2004년이래로전업작가로활...

목차

목차
선비007
사행032
마노리038
사공049
손싸개056
박차돌071
섬080
육손이091
하얀바다110
방울세개118
게다리127
감옥133
제갈길137
백도라지142
새우젓가게154
마부164
흙떡175
날치183
고등어189
여기서197
참언204
수유리211
오빠218
황사경241
주교256
항로267
염탐285
집짓기294
토굴305
네여자309
풀벌레소리323
자산332
은화344
잠적356
비단글362
뱉은말366
형장370
닭울음380
후기385
참고문헌388
연대기391
낱말풀이399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나는흑산에유배되어서물고기를들여다보다가죽은유자儒者의삶과꿈,희망과좌절을생각했다.그바다의넓이와거리가내생각을가로막았고나는그격절의벽에내말들을쏘아댔다.새로운삶?을증언하면서죽임을당한자들이나돌아서서현세의자리로돌아온자들이나,누구도삶을단념할수는없다.-작가의말
새역사소설로돌아온김훈,
신작장편『흑산』은어떤소설인가?
『남한산성』이후4년
김훈,세상의마지막섬흑산도로가다
2011년김훈의새로운역사소설『흑산』이출간됐다.2001년출렁거...
나는흑산에유배되어서물고기를들여다보다가죽은유자儒者의삶과꿈,희망과좌절을생각했다.그바다의넓이와거리가내생각을가로막았고나는그격절의벽에내말들을쏘아댔다.새로운삶을증언하면서죽임을당한자들이나돌아서서현세의자리로돌아온자들이나,누구도삶을단념할수는없다.-작가의말
새역사소설로돌아온김훈,
신작장편『흑산』은어떤소설인가?
『남한산성』이후4년
김훈,세상의마지막섬흑산도로가다
2011년김훈의새로운역사소설『흑산』이출간됐다.2001년출렁거리는휘모리문체로허무주의적영웅의내면을그린『칼의노래』(100만부판매)로‘한국문학에내린벼락같은축복’으로불렸던김훈.그는2007년병자호란의참담했던역사를다룬『남한산성』(60만부)으로또한번평단의상찬과대중적인기를한몸에누리는역사소설가로서확고히자리매김한다.1636년조국의치욕을감당해야했던남한산성의겨울은고박완서작가로하여금“김훈의냉정한단문이날이선얼음조각처럼살갗을저몄다”며감기몸살을앓게했고한미FTA협정등당대의사회적이슈와결부되며커다란사회적반향을일으킨바있다.또한『남한산성』의대중적성공은역사소설에강한김훈문학의본령을확인하게했다.
천주교에매혹된조선지식인들
19세기조선을뒤흔들다
김훈의신작장편소설『흑산』은18세기말과19세기초조선사회의전통과충돌한정약전,황사영등지식인들의내면풍경을다룬다.당시부패한관료들의학정과성리학적신분질서의부당함에눈떠가는백성들사이에서는‘해도진인’이도래하여새세상을연다는『정감록』사상이유포되고있었다.서양문물과함께유입된천주교는이러한조선후기의혼란을극복하고자한지식인들의새로운대안이었던셈이다.작가김훈은천주교에연루된정약전과그의조카사위이자조선천주교회지도자인황사영의삶과죽음에방점을찍고『흑산』을전개한다.정약전은한때세상너머를엿보았으나다시세상으로돌아온배반의삶을살았다.그는유배지흑산바다에서눈앞의물고기를들여다보며실증적인어류생태학서적『자산어보』를썼다.황사영은세상너머의구원을위해온몸으로기존사회의질서와이념에맞섰다.조정의체포망을피해숨은제천배론산골에서그는‘황사영백서’로알려진,북경교회에보내는편지를썼다.비단폭에일만삼천삼백여글자로이루어진이글에서황사영은박해의참상을고발하고낡은조선을쓰러뜨릴새로운천주의세상을열어달라고호소했다.그리고1801년11월배론토굴에서사로잡힌그는‘대역부도’의죄명으로능지처참된다.
『흑산』,20여명의등장인물
얽히고설킨삶과인연의고리를이루다
『흑산』을쓰기위해김훈작가는집을떠나올해4월경기안산시선감도에들어갔고,칩거5개월만에원고지1,135매분량으로탈고했다.이제까지펴낸소설중가장긴분량이다.연필로한자한자밀어내며쓴지난한과정가운데틈틈이흑산도,경기화성시남양성모성지,충북제천시배론성지등을답사했다.『비변사등록』등사료와천주교사연구서등책뒤에붙은참고문헌은작가가당시를그리기위해쏟은고투를보여준다.
『흑산』의등장인물들은20여명이넘는다.이또한김훈소설가운데최다등장인물이다.정약전과황사영의이야기를한축으로,조정과양반지식인,중인,하급관원,마부,어부,노비등각계층의생생한캐릭터들이엮어가는이야기가『흑산』의장관을이루는또다른축이다.천주교도들을도륙하라며다급히자교를내리는대왕대비김씨,황사영을체포하기위해전직포도청비장박차돌을이용하는우포도대장이판수,유배지흑산에서왕과도같은권력을휘두르는수군진별장오칠구등이전통과근왕주의적질서를지탱하려는인물이다.반면어부장팔수를비롯해조풍헌,정약전형제의맏형정약현집안의면천노비로서황사영을돕는김개동과육손이등은조선후기신분질서의해체상과혼돈을드러내는인물들이다.실제천주교탄압의빌미가되기도했던여신도들의활약은소설속에서길갈녀와강사녀등의헌신으로형상화된다.
특히마부마노리는북경사행을따른길잡이의경험으로북경교회와황사영을잇는밀사로서중요한역할을맡고있다.또한배교한천주교도이자전직포도청비장박차돌이이중첩자로서쫓는자와쫓기는자를오가며벌이는역할과여동생박한녀와의비극적인해후와이별은극적긴장감을불어넣으며소설적재미를만끽하게만든다.이렇듯흑산은마치대하소설의스케일을방불케하는높은완성도와서사구조로독자들의이목을끝까지붙들고놓지않는다.
백성들의살을바르는박민剝民의참상과
참위설에기대말세를노래하는민초들
작가김훈은『흑산』의조선민초들의참상을소름끼치는묘사력으로그려낸다.서너달에한번씩바뀌는수령을위해송덕비를세우다농사를작파하게된백성들의상소(22쪽),흙떡을쪄먹고공납을피해어린소나무뿌리를뽑아던지는흑산주민장팔수의절규(196쪽),“주여,우리를매맞아죽지않게하소서.주여,우리를굶어죽지않게하소서”(본문58쪽)라고기도하는오동희의언문기도문에서조선의민초들은차마눈뜨고보기어려울정도로피폐한삶을견뎌간다.『흑산』의곳곳에서말세와새로운세상을노래하는『정감록』등도참의주문이천주교의구원과지복에대한간절한염원과겹쳐지는것도이러한배경에서비롯된것이리라.
■줄거리
배반의삶을감당하는자,정약전
구원을향해피흘리며나아가는자,황사영
1801년,장판杖板위의지옥에서헤어진형제들
1800년정조의죽음은노론벽파의득세를가져왔다.그들은나이어린순조의섭정을맡은대왕대비김씨를부추겨정조의총애를받았던정약용,이가환등의남인세력을몰아내고자했다.그리고이벽,이가환,정약용등이천주학을받아들여국본을뒤흔들었다며천주학에물든‘사학죄인’으로몰았다.의금부국청마당은정약전,약종,약용형제의운명을가르는지옥이되었다.의금부장대에묶인정약용은천주교를서슴없이배반했다.그는조카사위황사영을밀고했고천주교도색출을위한방도까지일러주었다.정약종은순교의길을끝까지걸어갔다.약종의죽음은나머지형제들의죽음을면해주었다.
정약전,왜삶은배반으로써만가능한가?
소설은정약전이흑산도로유배를떠나는뱃길에서시작한다.약전은막막한흑산바다앞에서“여기서살자,고등어와더불어……섬에서살자”(200쪽)고되뇌며창대소년과함께물고기를들여다보고순매와살림을차린다.함께천주교리를공부하며세상너머를엿보았지만정약전은두동생처럼단호하게제갈길을가는사람이아니었다.그는다만세상너머로간약종과다시세상으로돌아간약용,그리고조카사위황사영을생각하며기진맥진할뿐이었다.그가들여다본물고기들의이름과행태는『자산어보』라는책이될것이다.
황사영,세상너머를꿈꾸며돌아오지못할길을가다
정약전이흑산바다의물고기를들여다보며여기의새삶을기약할때,약전의조카사위황사영은바다너머새세상의소식을꿈꾸고있었다.‘사학의거흉’으로지목된후체포망이좁혀오자황사영은제천배론마을의토굴로피신한다.황사영은16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