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이야기 - 한국 근대 문학 기행

도쿄 이야기 - 한국 근대 문학 기행

$20.31
저자

김남일

소설가.1957년경기도수원출생.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네덜란드어를공부했다.1983년부터작품활동을시작해,장편소설『청년일기』,『국경』,『천재토끼차상문』,소설집『일과밥과자유』,『천하무적』,『세상의어떤아침』,『산을내려가는법』,산문집『염치와수치』,『수원을걷는건,화성을걷는것이다』,『책』등을펴냈고,『민중신학자안병무평전』을썼다.이밖에특히아시아문학과신화에대한관심을바탕으로쓴『어제그곳오늘여기』,『백개의아시아』,『꽃처럼신화』등이있다.
전태일문학상,아름다운작가상,제비꽃문학상등을수상하고권정생창작기금을받았다.‘베트남을이해하려는젊은작가들의모임’을만들었고,‘한국과팔레스타인을잇는다리’,‘아시아문화네트워크’등에서활동했다.현재동료작가들과함께소모임‘아시아의근대를읽는시간’을꾸려가고있다.

목차

도쿄이야기─한국근대문학기행
1 도쿄의세천재
2 동경유학생이간다
3 메이지의도쿄와후쿠자와유키치
4 도쿄와동아시아의근대
5 문명국일본이가르쳐준것들1
6 문명국일본이가르쳐준것들2
7 조선학생들은연설을한다,과격하게!
8 조선이만난세계,조선이만난희망
9 도쿄,신여성의희망과절망
10 『창조』의창조
11 관동대지진과불령선인들
12 도쿄는공상의낙원
13 제국의뒷골목
14 붉은도쿄
15 참치사스러운도쿄
16 모멸의시대
17 ‘재일’의탄생
18 도쿄의절정
19 도쿄의황혼,조선어와일본어
20 마침내

출판사 서평

한국근대문학의영광과좌절,
그뒷모습을숨김없이찾아가는우리문학사의내비게이션

지금은가볼수없는공간들이꿈결처럼눈앞에펼쳐진다.지금도버젓이살고있지만시간이흘러가볼수없는한세기전서울과도쿄,혹은국경아닌국경으로가로막혀구경조차할수없게된휴전선이북의산천.소설가김남일이‘한국근대문학기행’이라는담대한기획으로『서울이야기』,『평안도이야기』,『함경도이야기』,『도쿄이야기』4부작을펴냈다.『어제그곳오늘여기』(2020)를통해아시아의근대문학작품을지도삼아서울과도쿄,교토와오키나와,사이공과하노이,상하이와타이베이를가로지른데이어,이번에는뚝심있는발걸음을우리땅으로옮겨오롯이한국의근대문학에집중했다.한국문학의근대를이룬작가들이미처당혹감을떨치지못하던시대,그시절문학의바탕이되고뿌리가된분단이전의우리땅이대장정의출발지이자목적지가되었다.

우리문학에대한관심과애정,
‘한국근대문학기행’의출발점이자종착지

그어느때보다읽을거리가많고콘텐츠도풍성한시대,그럼에도우리의독서는심각하리만큼서구편향적이었다.특히나근대문학에관해서라면,이는누구도부정하기가어려운사실이다.40년넘게소설을써온저자김남일은“등단이래수많은외국작품들을읽어왔으면서도,정작우리문학은중고등학교시절교과서에서배운것들말고는딱히시간과노력을기울여읽은기억이없다”고반성한다.‘한국근대문학기행4부작’을기획하게된배경이다.이시리즈는한국의근대문학이어디에뿌리를내리고있으며어떤얼굴을하고있는지를생생하게보여주는데초점을맞춘다.처음부터딱딱한문학사론의틀을배제하고‘문학기행’이라는형식을채택한이유도여기에있다.오래전문학작품을좌표삼아소설속도시와촌락,산과들을되짚으며그장면장면에담긴‘사람’과‘삶’을들여다보기로작정한만큼,이방대한‘한국근대문학기행’역시소설처럼읽는가운데서저절로한국문학사의큰줄기를그릴수있는‘이야기’가되도록의도한것이다.

지난날우리는무슨꿈을꾸었을까?
문학작품속‘그곳’에서‘사람들’의이야기가되살아난다

교과서에서보고들은우리문학사의걸출한시인과소설가들은일제식민치하에서오히려지금보다넓은한반도를누볐다.언어와정신에대한억압이이어지는가운데서도그들은저남쪽에서기차를타고두만강,압록강을지나백두산에올랐고,앞질러천지개벽의문명세계를경험한일본인들의틈바구니에서꿈과불안에치이며도쿄를배회했다.저자김남일이근대기선배작가들의행적을뒤따르며그들의작품에몰입한독자였던것처럼『서울이야기』,『평안도이야기』,『함경도이야기』,『도쿄이야기』의책장을넘기는독자들은다시그뒤를이어한국근대문학의현장을누빈다.
김남일은오래전작가들이풀어놓은글줄을속속들이곱씹는다.그러고는주먹만한눈송이가하늘을채우던북방의눈내리던밤풍경부터,함흥과제주에서온유학생이뒤섞인서울의교실풍경까지생생하게우리눈앞으로옮겨놓는다.반세기넘는시공간을훌쩍뛰어넘은저자는고정된풍경화로그칠뻔한장면들을유려하게살아움직이는동영상으로되살려냈다.

지도에서사라진길,마음마저멀어져쉬이갈수없는곳,
그길을안내하는소설가김남일이글로그린근대풍경

‘한국근대문학기행’은한국근대문학의출발지이자보고인서울에서시작한다.식민지‘경성’에서개화의충격을온몸으로받아내던작가들은소설과시를통해그시대의언어로세상을그렸다.당대의작가들이보여준생활상과시대정신은평안도와함경도,지도에서사라진북한지역까지넘나들며‘한국문학의영토’가어디까지뻗어있었는지를되새기게해준다.분단의세월이길어져‘통일’에대한회의는물론그의미조차무용해지려는때,김소월의영변약산과백석의신의주유동,또이용악의눈앞에서코끼리처럼말이없던두만강은어느새활자의박제가되었다해도틀리지않은지경이되었다.저자김남일은이렇게납작해진글귀들을풍성하게들춰돋운다.행간가득흐르던작가들의호흡을지금우리의호흡으로되살려내박동케한다.바다건너도쿄와국경너머중국,러시아까지한달음에오르내리면서도지치지않는다.그‘장소들’을찾는발길이바쁘지만숨가쁘지않고,그곳‘사람들’에머무는눈길은더딜수록두근거린다.상투어가되다시피한‘길위의인문학’이야말로은유가아닌말뜻그대로,김남일의4부작‘한국근대문학기행’을설명하는가장적절한표현인셈이다.

추천사

도쿄이야기
동아시아3국을대표하는작가들
나쓰메소세키,루쉰,홍명희와이광수가제국의수도도쿄에찍은부산한근대의발자국
일상의감각이너무빨라절로탄식이나오는시대에김남일이글로그린근대풍경을읽노라니놀랍게도지금못지않은속도감에현기증이난다.‘20세기전후도쿄’라는탄광에서김남일이채굴해온장면속에는익히아는듯해도실상박제나다름없던인물들이생생히살아움직인다.그들은교과서에서배운대로의걸출한위인이아니라,고심참담조바심내며매일매일을살아내어떤운명의성좌에다다른이들이다.
1868년메이지유신을단행한일본의수도도쿄.이곳에몰려든조선인과중국인,베트남인들의달음박질에는열등감,전통과야만,모던과천박의간극속에얼크러진민족주의,제국주의,오리엔탈리즘,인종학등이번뜩인다.도쿄의서양식거리를걷는유학생들의비장과황홀,조바심,환멸,질투는21세기최첨단문명의거리에서종종길을잃는우리의그것들과도다르지않다.그래도이광수,최남선,홍명희,나쓰메소세키,나가이가후,루쉰등20세기초도쿄에서함께숨쉬던동아시아각국의청년들은국경을넘어새로운세기를이끄는선도자로서의결기를잃지않았다.‘나’와‘조국’을생각하던청년들의상념을따라길은우에노공원으로,요시와라홍등가로,또어쩔수없이식민지경성으로도뻗어나간다.갱도처럼낯설고어두운이길,그러나두어걸음만들어가보면이내알게된다.우리시대의점잖은이야기꾼김남일이환등기를돌려눈앞에깔아준이길이『천일야화』에버금가는다정한수다의비단길임을.
─정은경(문학평론가,중앙대학교문예창작전공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