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습지 (어느 유곽의 110년)

분홍 습지 (어느 유곽의 110년)

$15.00
Description
대한민국 성매매집결지의 110년을 그리다
목격자의 눈으로 대구 자갈마당, 그 110년을 기록하다

이 책은 대구에 있던 일본 유곽 ‘야에가키쵸’를 본으로 만든 이야기이다. 1909년 습지에 문을 연 야에가키쵸는 해방 후에도 이름만 바꿔 단 채 내내 성매매집결지로 남아 있었다. 110년이 지난 2019년에야 비로소 철거되었다.
저자는 2019년 자갈마당(대구 성매매집결지)이 철거되던 때에 맞추어 대구에서 6개월간 머물며, ‘대구여성인권센터’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자갈마당’ 성매매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고 현장을 체험했다. 그 모든 순간 저자는 목격자가 되어 분홍 불빛이 고인 골목길, 분홍이 질러 대는 비명 소리를 보고 듣는다. 그리고 지독한 환취幻臭를 겪는다. 저자는 자갈마당의 지층을 이룬 습지, 칠성바위와 토성과 읍성, 전쟁과 기차와 부동산, 신문과 잡지, 그리고 연두의 기억과 증언을 추적한다. 마침내 존재하지 않던 자갈마당 이야기가 하나하나 드러난다. 그 이야기를 기록한다. 대구만의 이야기일까? 아니다. 부산, 원산, 인천, 서울, 평양, 군산 같은 도시들로 마찬가지였다. 유곽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졌고, 성매매집결지로 이어지다 2010년이 훌쩍 넘어서야 하나씩 철거되었다. 그래서 자갈마당 이야기는 한반도의 ‘어느 유곽-성매매집결지’ 이야기인 것이다.
저자

이수영

미술작가이다.서울대학교미술대학,뉴욕시립대미술대학원에서공부했다.프레젠테이션쇼,연극형식의퍼포먼스,여행하면서기록한기록퍼포먼스,설치작업을주로했다.관객과함께스무고개를풀고답을맞히지못하면죽는〈스무고개〉,신라인솔거를연구한〈신라인미술작가솔거환생증명전〉,100년전대구유곽에살던게이샤귀신을만났다는한목격자의증언을쫓아가는〈장소의령靈야에가키쵸〉,활을쏘아새털떨어뜨리는소리를연주한〈활의목소리〉,눈먼명태와다리다친문어를위로한〈물고기샤먼〉,귀신잡는연평도해병대를긴머리가발에소복입고쫓아가연평도바다에흐르는증오의긴장에대해질문하는〈물귀신과해병대〉,고사리령에접신하여쥐라기공룡들에게인간이전의뭇생명들에대한공수를받는〈고사리접신〉,내비게이션을장착한솥단지를끼고중앙아시아를건너는〈다시서쪽으로오백리를가면〉,사람들의사주를봐주며그들의온갖걱정과욕망을듣는〈사주四柱〉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부
Ⅰ환취幻臭,공감주술
Ⅱ습지
Ⅲ이상한열매
Ⅳ습지헤랄드
Ⅴ이방異邦의신
Ⅵ110년
2부
Ⅶ연두딸기미지자두보미민수보라지우은별
Ⅷ기억

출판사 서평

역사적사실(Fact)에상상력을버무려살아있는이야기를만들다

성매매집결지는결코절로생겨나지않았다.유곽은철도,공장,신사,전쟁처럼치밀하고계획적으로만들어졌다.그리고1909년부터2019년까지단한해도쉬지않고그곳에있었다.해방이되고,한반도에미군과소련군이들어오고,전쟁이나고,분단이되고,…IMF국가부도가나고뉴밀레니엄이시작되고,월드컵잔치에들썩이고,⋯세월호가가라앉아도누군가는그곳,분홍습지(유곽)를찾았다.그러나유곽은보이지않았고,말하지않는모두의비밀이었다.유곽을말하려면드러난사물을통과해야한다.철도,읍성,토성,신문과잡지,신도神道,법률,전쟁,에로티시즘따위의사물로존재하기때문이다.110년이라는시간동안이런사물을통과한‘자갈마당’은2019년철거되었고,그역사를저자는기록하고되살려낸다.저자가되살려낸하나하나의생생한이야기들은자갈마당110년의역사이자,분홍습지들의이야기이다.

퍼포먼스·설치미술작가이수영의새로운도전,성매매집결지의110년을표현하다

자갈마당이야기는유곽이처음들어선읍성북문밖습지에서시작된다.습지가어떻게변화하는지,그곳에서무슨일이일어나는지,그리고세상은그곳을어떻게취급하는지,그110년을어떤모습으로지나왔는지풀어낸다.저자는이야기마다때로는소설로,때로는인터뷰로,때로는시로,때로는일러스트로,때로는녹취록으로다양하고변화무쌍하게풀어보여주고들려준다.텍스트와이미지가서로어긋나면서의미를만들어내는몽타주기법효과를목표로한때문이다.그래서내러티브구성만큼종이책이가지고있는시간성(한장한장넘기며읽게되는시간성)과공간성(펼쳤을때시각적으로느껴지는이미지와텍스트의관계)에대한실험이이책에서는무엇보다중요하게작용하며대한민국성매매집결지의110년을표현한다.그낯설음이생경하면서도독자를끌어당기는힘이되리라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