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학 한 쌍이 깨어날 때까지

종이학 한 쌍이 깨어날 때까지

$16.56
Description
『종이학 한 쌍이 깨어날 때까지』는 박노해, 백무산, 정인화 등과 함께 1980년대의 산업 노동시를 이끈 이소리 시인의 젊은 날들을 담고 있다. 가난한 가정 형편과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는 독재 정권의 기만적인 정책으로 인해 한 젊은이가 어떻게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또 산업 노동자가 되는지를 알게 된다.
저자

이소리

저자 이소리는 1959년 창원 상남에서 태어나 1980년 『씨알의 소리』에 시 「개마고원」 「13월의 바다」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78년부터 1985년까지 창원공단 현장 노동자로 일했으며, 무크지 『마산문화』에 참여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총무간사, 한국문학예술대학 사무국장, 『시와사회』 편집인 겸 편집주간, 『울산일보』 문화부장을 거쳐 인터넷신문 『뉴스Q』 『시사포커스』 편집국장 등을 맡았다. 시집으로 『노동의 불꽃으로』 『홀로 빛나는 눈동자』 『어머니, 누가 저 흔들리는 강물을 잠재웁니까』 『바람과 깃발』이 있으며, 장편소설 『미륵딸』, 편역서 『미륵경』, 막걸리 백과사전 『막걸리』를 펴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이사 겸 회보편집위원장, 일간문예뉴스 문학in 대표로 활동 중이다.

목차

- 출근하는 글

1공장 프레스실에서 겪은 쓰라린 기억
프레스실에서 겪은 쓰라린 기억
휴우~ 십 년 감수했네
1970년대 끝자락, 창원공단 안에 첫 ‘문학회’ 만들다
연마실, 그 아찔했던 찰나
배 째라 카는 수밖에 없다 아이가
설마 우리 보고 총을 쏘기까지야 하것나?
기름과 칩에 갇힌 나날들
워메, 이를 우에쓰까이~
이런 시는 발표하지 마라
비상계엄사 마산분소입니다
저는 시가 무언지 잘 몰라요

2공장 창살 없는 감옥
아빠! 왜 손가락이 없어요?
아침에 퇴근하는 여자
어이~ 초형 초제! 한 잔 하세
지옥이 따로 없었다카이
조총련에서 날아든 연하엽서
니 요새 땡 잡았다며?
잠깐 이야기 좀 하까예?
일마 이거 혹시 프락치 아이가?
고개 들지 마! 고개 들지 말고 일해!
창살 없는 감옥
돈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그쟈?

3공장 종이학 한 쌍이 깨어날 때까지
고마 가발로 벗어뿌지예?
목석같은 남자
해마다 매화가 피어날 때면
종이학 한 쌍이 깨어날 때까지
니 인자 정식 사원 됐나?
잘린 손톱은 다시 자라날 겁니다
오늘따라 음악이 왜 이리 느려 터졌노
첫 봄비가 내리던 그날
복사꽃이 피어날 때면
다 큰 가시나 방을 머스마가 우째 문을 엽니꺼
모란이 피어날 때 야반도주 한 그 공순이

4공장 공단 보릿고개를 아십니까?
‘쎄바닥 사건’을 아십니까?
우리가 저거들 봉이가?
공단 보릿고개를 아십니까?
공장 안에서 책을 파는 것도 죄가 됩니꺼?
니는 우째 그리도 일이 잘 풀리노
이소리가 누구야? 혹시 자네 아냐?
니는 꼼짝 말고 한 우물만 파라
책을 못낸다꼬 모든 기 끝나는 기 아이다
시가 밥이었으면 좋겠다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 퇴근하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