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희
출간작으로『내이름아시죠』등이있다.
글집을엮으며
김윤희박옥희작가의작품세계
1부나의일곱이야기
무명실꾸러미
아버지의언어
어머니의꽃상여
나의일곱이야기
이모님표생일상
엄마의기도
한박자느리게
어머니와장독대
내이름아시죠
거울속여행
꿈은이루어진다
2부포노사피엔스
포노사피엔스
온택트세배
2020,회오리
생명의나무
코로나블루
Wecandoit
뿌리
비대면사회
나의히어로
누워서세계속으로
팬데믹이준선물
3부시인의언덕
시인의언덕
포석의길
향적봉의꽃바위
북촌한옥마을의이방인
독서왕이야기길
간송의보물을다시만나다
식파정가는길
바탕화면
왜백비일까
다뉴브강의추억
4부책장을비우며
6호선7번출구
서각에반하다
책장을비우며
핸드배깅
날마다청소하는여자
위험한외출
내친구
위문편지
내비게이션
훈장
보물찾기
5부파랑새날다
농다리의봄
꽃신
맹꽁이축제
다시봄
행복스케치
봄이보약이다
터무니
마음의양식
파랑새날다
작품속에묻어난올곧은작가의식
수필집『내이름아시죠』는가족의지난세월을되짚어가며가슴에묻어두었던이야기를제1부로시작하여코로나시대와더불어격변하는사회현상,여행을통해느낀잔잔한감동,자연속에서마음의양식을얻어가는과정과일상에서시나브로자신을성장시킨이야기등모두5부로구성하고있다.
그랬다.박옥희작가의작품집에는그녀의삶이고스란히녹아있다.성실하고책임감있는공무원으로서걸어온길이보인다.사회의변화와주변에대한성찰이묻어난다.특히그의삶속에는가족이깊숙이의식세계를지배하고있었다.아버지의부재가,가족을위해희생해온어머니의치열한삶이융숭깊게자리하고,정신세계의근간을이루고있다.결혼하지않고혼자의삶을살면서올바르게살기위해무던히자신을갈고다듬어가는과정이눈물겹게읽혀애틋한마음이가슴저리게와닿는다.
1.가족사를통해본작가의의식세계
나에게생전의아버지얼굴은없다.아버지와첫만남은사진속이다.목소리도기억에없다.잊히지않고어렴풋이떠오르는모습이있기는하다.아파서안방아랫목에누워계시던모습과윗목에놓여있던커다란놋요강이전부다.(중략)
고향집대청마루찬장위에는늘거무스름하고낡은트렁크가하나있었다.아버지의부재에도꿋꿋이집을지켜왔다.언제부터그곳에있었는지알수는없지만늘우리를지켜주는아버지같다는생각을하며자랐다.
-<아버지의언어>중에서
고향집대청마루찬장위에낡은트렁크하나,그속에표지가바스러져가는까맣고두툼한사진첩,그것이나이서른아홉에7남매와젊은아내,노모를남기고먼길떠나신아버지의실체였다.
당시세돌짜리였던작가는아버지가없다는것이무엇인지도모르고조금도이상하지않은,처음부터없었던허상같은존재였다.그러나집을개축하면서버려진트렁크로인해비로소아버지를여읜슬픔을느낀다.
30년전어머니가돌아가시면서영정사진을만들때사진첩속의아버지사진을꺼내같이영정을만들면서아버지가다시살아난다.반백에쪽찐머리의어머니와청년의아버지를마주하며늘원망의대상이었던아버지가사무친그리움으로다가온다.진정마음으로부터의화해다.
어머니는남편의부재를슬퍼할겨를도없이청상으로가장이되어살아왔다.두살배기막내,그위로칠남매를두고시어머니를모시는가장이된것이다.서른아홉에먼저가신아버지의빈자리는어머니에게큰짐으로다가왔다.자식들건사,시어머니봉양,가업으로물려받은농사일까지모두가하루아침에어머니의몫이되었다.
아버지는애당초농사와는거리가멀었다.당시서울인경성에서‘경성전기학교’를졸업했고,결혼후에도사랑방에한문독선생을모시고공부를하셨던선비였다고한다.늘그랬듯어머니는모든일을도맡았지만,아버지가계셨을때와는그짐의무게가달랐으리라
-<어머니의꽃상여>중에서
엄마는사계절이무색하도록텃밭에서일을하셨다.엄마의일은기도그자체다.봄과여름,가을과겨울의기도가다르지않았다.텃밭에엎드려있는엄마의굽은어깨에는어린7남매가배곯지않고무탈하기를비는기도문이무겁게얹혀있었다.
엄마의기도를먹고자란덕에나는힘든일이생길때마다‘엄마는이보다더한것도참아냈는데’스스로를위로하면다시힘이솟았다.
-<엄마의기도>중에서
엄마가가장아끼고사랑하던텃밭은그저푸성귀를기르던단순한일터가아니다.철따라열무,상추,푸성귀씨뿌리고,오이,호박넝쿨잘오르도록지지대를세우며텃밭을가꾸는행위는곧자식을올곧게키워가는또다른표현이며,가족을위한정성이다.새벽부터흰적삼이흠뻑젖도록호미질하는그마음은올망졸망한7남매의터를닦는기도였다.어려운시절우리네부모들의모습과크게다르지않지만,작가에게는아버지의역할까지청상의어머니가혼자짊어진삶의무게가고스란히느껴졌으리라.
‘촌부자,일부자’라했다.살아생전에도집안일,농사일은뒷전이었던아버지,그도모자라모든짐을어머니에게떠안기고홀연히저세상으로가신아버지는엄마를,온가족을힘들게한대상이었다.아버지때문에어머니가힘든삶을사셨다는생각이작가에게남성에대한부정적인이미지로각인되었는지도모른다.불뚝불뚝이는남성위주사회에대한반발이자신만의확고한인생관을지켜간힘이되지않았을까.
‘뭐하나부족할것같지않은사람이왜혼자살까’의심의눈초리를숱하게받았을터이다.그의작품집을보면행간에녹아있는의식세계를능히짐작할수있다.남모르게스스로감당해야했던부분을얼마나힘겹게이겨내며오늘을이루고있는지애잔하다.
한편어머니의삶은성실하고책임감있게살아가는작가의삶으로이어진다.작가역시한시도허투루산적이없다.퇴직후수많은자격증을따며열심히살아가는것이일상이된이유다.이제모든걸내려놓고여유롭게살자하면서도그는여전히끊임없이배우고노력을게을리하지않는다.몸에밴습관이다.
“이거너가져”
이모님이갑자기아끼던무명실꾸러미를내손에쥐여주신다.
“이렇게귀한걸내게주실래요?”
따스한손길이이모님의손끝에서나에게로전해져온다.이모님에게도이렇게외할머니의손길이전해져왔을게다.내어머니의어머니,외할머니의체온이이모님의손끝을통해내게와닿는다.
이모님은당신어머니와의마지막연결고리였던,하나밖에없는무명실꾸러미를나에게내어주신것이다.모든것을내려놓으시듯내손에쥐어주신무명실꾸러미를내어머니의유품인듯품에안으며나는와락눈물이솟구쳤다.
-<무명실꾸러미>중에서
작가는천상여성의성품을지녔다.하나밖에남지않은무명실꾸러미를통해외할머니의마음이이모를통해전달된다.어머니의유품인양받아안으며작가는모녀3대의대물림을느낀다.이들의삶을통해면면히녹아있는여인들의한과기원을담아내며,지난세대의우리사회여성이걸어야했던길을조명하고있다.작가가가장존경하는사람은그의어머니이다.그늘속에가려있는희생적인여인들의삶이이사회를이끌어온한축으로서당당함을함유하고있다.
2.사회와자연을바라보는작가적시선
새로운인류가등장했다.‘포노사피엔스’다.포노사피엔스는스마트폰을말하는포노와호모사피엔스의합성어로,스마트폰을신체의일부처럼사용하는새로운세대를뜻한다.그래서포노사피엔스를스마트폰이낳은신인류라고한다.인간의내장기관전체를통틀어오장육부라고하면,이들은오장칠부를가지고있다고한다.신인류는스마트폰이라는장기를하나더가지고다닌다는것이다.
-<포노사피엔스>중에서
어느틈엔가일상에서떼려야뗄수없는존재가등장했다.스마트폰이다.스마트폰은전화의기능으로시작하여메모지,저장창고,은행의역할은물론,음악,영화등문화생활을영위할수있는주요매체로우리일상의한분야로자리매김했다.스마트폰이없으면현대생활에발맞춰갈수없는상황이다.
문명의이기는인간의편리에서비롯되었지만,이에의존하다보면뇌가퇴화하는등자칫기계에지배당할수도있다는우려를낳고있다.작가는기계화에의해인간미가없어질까걱정하는한편,시대에맞게적극활용해나가야함도아우르고있다.
설날오후,오랜만에마스크를벗고온가족이모였다.세배를하기위해서다.어른들은쑥스러운듯카메라앞에점잖게앉아있고아이들은시끌벅적그어느때보다역동적이다.
평소같았으면오빠네집에모두모여서세배를드리고덕담을나누며세뱃돈을주고받았을일이다.그렇지만올해는코로나19로인해정부에서5명이상집합금지명령을내렸다.가족끼리도5명이상이모이면벌금을내야한다.조상대대로내려오던설명절에가까운가족끼리도만나지말라는것이다.(......)
할수없이선택한것이온택트세배다.‘온택트’는비대면을뜻하는‘언택트’에온라인을통한외부와의연결(ON)을더한개념으로외부활동을이어가는방식을말한다.코로나19이후에사회전반에서언택트를넘어온택트가새로운흐름으로변하고있다.온라인을통해각종강의와수업을하고,전시회나공연심지어모델하우스까지영상으로공개한다.학생이나유치원생이있는집은영상수업이보편화되어온택트활용이용이하다.
-<온택트세배>중에서
코로나19로인해세시풍속까지달라졌다.설명절에각자집에서온택트로세배를하는신풍경이전개된다.세뱃돈은온라인계좌로넣어준다.각종수업,전시회,공연,모델하우스까지영상으로전개된다.웃으며넘어가고있지만,왠지씁쓸한이현상을작가는놓치지않았다.이시대를살아가는우리들의자화상이다.
그외‘코로나블루’‘비대면사회’등을통해2019년느닷없이이사회에불어닥친전염병과관련하여획기적인변화를가져온사회현상을여러모로짚는다.이변화되어가는현상에대해긍정적인면,부정적인면을바로볼수있는식견이느껴진다.오랜세월공직을수행하면서재해,재난등사회의변화에민감하게대처하고반응해온생활태도의발로가아닌가싶다.
어린아이와함께온중국인가족,부부로보이는서양인커플,단체관광객들까지외국인들은하나같이한복일색이다.이럴줄알았으면한복을입고올걸.한국인이면서나도모르게도심속낯선이방인이된듯차림새가부끄러워진다.드레스코드는이럴때맞추는건데,사전지식없이따라나선것이못내아쉽다.다음엔꼭한복을입고이거리를걸으며양반여인네흉내라도내보리라.
-<북촌한옥마을의이방인>중에서
한글날,글모임에서북촌한옥마을을여행한이야기다.너무가까운것들에대해우리는귀함을모를때가많다.한글이그렇고우리고유의한옥과한복이그렇다.불편한한옥보다는양옥을,아파트를선호한다.‘한복’하면우선불편하다는생각이앞서는것이사실이다.도심빌딩속의한옥마을,전통과현대가아름답게어우러진북촌한옥마을에이르러작가의눈을가장먼저사로잡은것은한복을곱게차려입은외국인이다.
아차싶은거다.외국인도아름다움을알아보고즐기는것을정작우리는등한시했음을느낀다.한옥마을에서우리고유의한복을입고골목을누비는이들은우리가아닌이방인이다.이들틈에외려아무생각없이서양의옷을입고있는자신이이방인이된듯부끄러움을느낀다.우리것의소중함에대한자각이잘드러나있다.
한옥마을이전통문화예술의거리로부각된다는말에반가우면서도남의일인양한발물러서바라만본것에대한자책과반성이엿보인다.과거어느한지점에머물러있는듯한거리를걸으면서작가는‘내면에잠재된또다른나를만난다’는말을끝으로함께고민해야할메시지를던지고있다.
돈암동에서정릉동으로넘어가는고갯길,일명‘아리랑고개’는구불구불가파르다.차속에서도숨이차다.아리랑고개를넘어작은골목길로들어서니마치옛날학교교문같은입구가나온다.생경하다.이어서왼쪽언덕위에아담하고하얀집이보인다.건물곳곳에서느껴지는세월의흔적들.‘간송미술관’이긴역사의흔적을고스란히입고서있는것이다.80년넘게소중한우리문화재를지켜온산증인이다.
-<간송의보물을다시만나다>중에서
‘보화수보?간송의보물을다시만나다’제하의전시회를보고느낀감회가잔잔한울림을준다.우리나라최초의근대식사립미술관을건립하고한국문화유산을지키는데헌신한간송전형필선생의업적을통해문화유산의소중함을일깨운다.
기와집10채값을지불하고구입한훈민정음해례본,잘때도베개밑에두고,피난시절에서는가슴에품었다한다.문화재지키기에전재산과일생을바친간송선생의일화를피력한행간에서작가의문화재에대한인식을읽을수있다.실제로시골에서서울로문화재전시회를관람하러다닌다는것이녹록지는않다.그자체만으로도우리문화를지키는데한몫을하는것이리라.
사람들이마스크를쓰는일이일상이되다보니말없는정자까지마스크를썼다.일부몰지각한이들을향해항변을하려는모양새다.사람들이코로나19와힘겨운싸움을하고있는사이정자는야영객들과힘겨운싸움을하고있었던것이다.청정지역인이곳은그들이바이러스나다를바없다.씁쓸하다.
-<식파정가는길>중에서
식파정은조선시대이득곤이진천군백곡저수지가에세운정자로풍류객이음풍농월하던지역의유산이다.물결도쉬어간다는뜻으로마음의물결을잠재운다는의미를지녔다.마음의욕랑이일때가끔씩찾아마음을맑히기딱좋을곳인데누군가이곳을훼손했던모양이다.
‘시설물인근에서야영및취사행위를금지한다’아름다운정자에떡하니붙은경고문이작가의눈살을찌푸리게한다.오랫동안외계인처럼마스크를쓰고서로경계하며지낸것이따지고보면우리가자연을함부로훼손한대가아닌가.마스크를쓰고조용한곳을찾은식파정역시본래의취지를벗어나고있음을안타까워하는마음이녹아있다.자연을,문화유산을지키자는작가의메시지가식파정물결을탄다.
멸종위기야생동물2급인맹꽁이가이곳을어떻게알고찾아왔을까.용케도찾아와이렇게가까이에살고있다니….처음엔맹꽁이소리에귀를의심했다.도심에서쉽게들을수없는맹꽁이울음소리를밤마다집에서듣는다.어릴적듣던고향의소리처럼정겹다.
-<맹꽁이축제>중에서
충북혁신도시,새로조성된신도시아파트단지에서맹꽁이소리를듣는다.작가의아파트인근,아직아파트가들어서지않은17,000여평의나대지에서들려오는소리다.신도시와멸종위기야생동물의만남은그자체가왠지이질적이지만작가에게는축제로인식된다.자연이살아있는생명의소리요,정겨운고향의감흥을불러오는고마운소리다.
칠흑같이어두운밤무대에서‘맹꽁’단두음절로엮어내는사랑의세레나데가애절하게가슴을파고든다고했다.가끔씩‘우르릉쾅쾅’타악기연주와함께번쩍조명탄을쏘아올린다는표현이재치있다.어떤이는시끄러워밤잠을설친다고하소연한다지만,작가는아늑한방안에누워즐기는축제를더이상듣지못할까,아니아파트가들어서면맹꽁이들은어디로가야하는가걱정이앞선다.자연의소리가점점사라져가고있는안타까운심정에서자연사랑이진하게배어나온다.
3.나를성장시킨일상
경쾌한음악에맞춰무대로오른다.관중석가운데레드카펫을가로질러성큼성큼워킹을한다.박수와환호성소리에어깨가들썩이며힘이솟는다.음악에맞춰리듬을탄다.즉흥적으로춤을추거나손을흔드는이도있다.피날레로박수를치며상쾌하게워킹을마쳤다.관중과하나가되어그저즐기면되는거였다.
-<6호선7번출구>
작가는6호선7번출구에서난생처음레드카펫을밟는다.20대젊은시절에는꿈에도생각하지못했던패션모델,획기적인도전이다.몸의균형을잡는다는이유를들었지만,분명새로운시도다.얼굴과키,몸매,어느하나자신이있어서도아니다.연륜만큼마음에파워가생긴모양이라고했다.
그랬다.알게모르게우리는이사회의한귀퉁이를떠받치며살지않았는가.올바르게이순을넘어온인생에당당하지못할게무어냐.자신은물론,의기소침해지기쉬운시니어에게희망을주고싶었는지도모른다.그는오늘도허리를곧추세우고당당히내인생의길을걷는다.어깨펴고,또박또박일자걸음으로보폭을넓혀가고있다.활력을찾아건강하게나를가꾸어가는길이다.
한글자한글자깨알같은양식을아낌없이내어주던한생애가속절없이사라져간다.하루하루삶을엮어예순다섯해를지구상에한자리차지하고있는나를돌아본다.그래도아직은누군가에게소용가치가있어책장한귀퉁이라도차지할수있는가자문해본다.
-<책장을비우며>중에서
나이를먹을수록내려놓고비울줄알아야한다.허나정들었던것을버린다는것이어디쉬운일인가.옷장에서,책장에서다시선택을기다리며수년간자리만차지하는것이수두룩하다.「책장을비우며」를읽노라면아까워서,미안해서욕심껏끌어안고헉헉대는내모습을보는듯하다.혼신으로집필한작가를생각하고,책속에녹아있는귀한말들을생각하면도저히버릴수가없다는것이책이다.
작가는고통스런마음으로질끈눈을감고폐지처분하면서언젠가이세상에서사라질자신의처지를생각한다.그때까지만이라도그저자리만차지하고있는헛것은되지말아야겠다.먼지풍기지않도록나를갈고다듬으며곱게자리하다아름다운추억으로이름한자락남기고싶은소망이진솔하게와닿는다.
늘모범이되었고가르침이되었던어머니의일상을보고자란나는교과서처럼어머니를닮아가고있다.세상에서가장존경하는사람이어머니라고입버릇처럼말했듯,나이가들수록감사한마음이더욱깊어진다.배웠다가버리더라도무엇이든배워야한다는어머니말씀따라아직도배움의끈을놓지않고있다.한번도써먹지못하는자격증이수두룩하지만그것들을아깝게생각하지않고경험도중요하다고자신을다독인다.
-<훈장>중에서
어머니의가르침대로반듯하게살아왔다.퇴직시받은훈장은마땅히어머니가받아야할명예로공을돌린다.평생을꼿꼿한성품으로아버지몫까지가족을위해헌신하신어머니100회생신날영전에훈장을올릴수있어한량없이기쁘다한다.삶의지표가된어머니에대한깊은감사가묻어난다.
작품집을꼼꼼히살펴보면박옥희수필가의작가적시선은사회현상,자연,문화재등에대해많은애정을갖고한번더생각하는사유의세계로향하고있다.나를돌아보며반성하는자세를엿볼수있다.그중심에는남편없이가정을책임지고치열하게살아오신어머니가있다.
남에게흉잡힐세라자신의행동거지를반듯하게가다듬으며,성실하게살아온어머니의삶이그대로전이된다.올바르게살아가는방법을온몸으로보여준어머니로인해작가역시끊임없이노력하며올곧게살아가기위해무던히애쓴흔적이역력하다.글에서나실제생활에서나원리원칙의자세가묻어난다.그것이때론족쇄처럼그녀를힘들게했을것이란생각이때때로가슴을눌러왔다.
이제는허점도드러내며허허실실살아도되지않을까.여느아줌마들처럼푼수도떨고,목젖이훤히보이도록입쩍벌려걸걸대도좋으리.그동안속으로만삭여온가정사,인생사를털어놓은글을보면서한결누그러진마음이읽혀흐뭇하다.
김윤희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