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에 빠진 달에게

술잔에 빠진 달에게

$15.00
Description
『술잔에 빠진 달에게』는 저자 김장호의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김장호

출간작으로『술잔에빠진달에게』등이있다.

목차

작가의말
이재인|작가작품론

1부구름은흘러가도
구름은흘러가도
내고향남쪽
친구등록
서생원이야기1
서생원이야기2
서생원이야기3
술잔에빠진달에게
신작로의막거리
아버지와아들
엿을들고튀어라
우리아들피여
탈빙하기(脫氷下記)
평상앞에서

2부갈잎의노래
9인의특공대
D.M.Z탐방
하얀대학생
가제트텐트
당신은명작
대성산처녀귀신
묘향산한의원
상허이태준과까칠선생님
선생님의자리
전화기어디갔지?

3부꽃피던시절
나의애인들
따가운수박서리
무너진사랑탑
수만리를가다
여성용시대
전설따라소풍
피구왕통키
하늘이맺어준인연
흘러간추억

4부나좀살려줘
나좀살려줘
불변의진리
세창이오빠
송중기할아버지
시동은발로끄는거야
엿드세요
와노타워에서생긴일
은서傅
응급실의그남자
한꺼번에빠질줄알았구만유
여유로운잡담

출판사 서평

머리말

나는시인이면서수필가김장호를문학예술지를통하여그이름을이미잘알고있었다.내가대학시절장호선생님을스승으로모시고「현대시론」「문예사론」수강을했다.그리고대학원시절에는선생님의논문지도에있어그꼼꼼한실력을따라가기위하여진땀을흘려야만했었다.
그런데문예지에서본전라도순창에서난데없이돌아가셨던장호선생이환생하셨는가싶었다.하여나는전라도대표문인인원로김정오교수께문의를했었다.
“동국대교수이셨던분과이름이똑같은분이지만건축가김장호씨는전북진안출신으로,철원에서집짓는일을하는사람이라고하는데,나는그의작품의우수성은특별히인정하지만만난일은없구만...”
김정오교수는그가문예지주간으로국내수필가,시인들의작품을세세하게읽고계셨다.그가그러한관습적행위는자신이운영하는문예지에원고청탁은물론촌평을쓰고있기에일종의직업의식의발로라고생각했다.그런데이름만알고작품을읽지못한나에게김장호시인의저서인『묵은지와겉절이』(2016년판)시집을읽는기회가있었다.뒤이어그의아내인원숙자수필가의수필집『남편은참새농장주인』도읽게되었다.그리하여이들부부의화목하고아름다운삶의모습을리얼하게마음속에수용하게되었다.‘이땅에도이러한아름다운이상과단란한꿈을실현하는부부작가가있다니....그들의의지를향해마침내박수를보내게되었다.
이러한이유는최근김장호,원숙자부부작가가내가사는예산땅으로이주해왔기때문이다.그러므로우리는필연적으로이웃사촌이되었다.먼친척보다이웃사촌이더가깝다는우리네속담의뜻을이제이해할만하게되었다.
이분들은남들처럼돈으로명예를사는무슨대학의평생학습센터의문예창작을전공한적도없고전부가온몸으로손수익혀진체험을,집짓는방법으로쫀쫀하고도아귀가맞는이른바논리에따른우수한글을쓰는분이라서타인들보다더존경스럽고믿음직하다.이는그냥주례사식김장호부부의작품의수월성이나기교적인부분을추켜세우는인상비평문이아니다.

제대로된글공장운영
김장호작가는시인으로서뛰어난통찰력과탐구력을소지한사람이다.그래서그가쓰는시는자유시형태의시이지만내용적으로분석하면담시(譚詩)이다.
우리나라의시인가운데김지하시인의『오적』이라는담시가있다.그가시인으로서박정희정권의일부부패한관리들의참상을고발하여마침내감옥에수감되어세계적인이목을집중시켰다.그리고우리문학사에담시로서장르를개척한바가있다.김지하시인의작고로인하여담시의계승이끊어지는애석함이우리문단의걱정거리가되어있었다.
그런데김장호의시는김지하시인의담시에비하면그작가내면의세계가비판과고발,그리고미래를향한비전의농도가짙어우리가주목하는바가크다하겠다.담시는비판과고발로서문제를제기하는것으로끝나는게아니다.이른바대안과미래형비전이없는고발은고발문학,그자체로끝나는것이다.그런데김장호시인의새로운시의식과표현기법은세련된어깃장그자체이다.
백석시인이모던한지식인이었지만작품의형질은세련된토속어의어깃장으로,독자의구미를끌어당기는테크닉에우리는동질감과더불어괴리감을가지게한다.김장호시인의‘시’그것은농익은발효식품으로우리에게예술장르로서의무해함과동시에친밀감을가지게하는데있다.함축적으로표현하면김지하이후에담시를적극적으로쓴시인이다.
그의시집두권에서보여진일련의예술성은굳이여기에서인용하지않겠다.다만꾸준히작품을쓰는열정의시인이면서수필가이다.그가지금까지쓴시들을보면그가작가로서의세밀한공정을기울인제대로된공장운영을하고있다고하겠다.

김장호수필의미의식의천착
우선김장호의수필은단문(短文)이다.문장을끊어씀으로이미지가전광석화처럼독자에게다가온다.과거의이효석이나손창섭의산문들은문장이유난히길었다.하드보일문체가아닌데도읽다가보면앞의이야기가무엇인지잃어버리는경우가적지않았다.그런데우리나라의수필가가운데근원김용준이나이양하,피천득수필가의문장은간결하고이미지적인느낌이짙다.이러한시대적흐름을의식한김장호수필가의짧은문장은스마트한느낌을주는시대성을구현하고있다고하겠다.

구불구불내려오다보니최소한오십년은되었을것같은산삼이다섯잎을찰랑거리고있었다.그러나뭐하랴그림의떡이었다.곰취나물이우산만해도딸수가없었다.가로막고서있는‘지뢰’푯말이욕심내지말라고무언의압박을했다.그야말로풀이려니하고다녔지만,눈에띌때마다욕심이발동했다.-9인의특공대중-

이처럼문장이기성작가들보다모던스타일로전격승화시켜수필로서의정치성定置性을띠고있다고하겠다.
둘째로김장호의문체는우리나라전통수필의맥을이어온고결성에있다고하겠다.수필이문학일진대,즉예술성(문학성)을지니고있어야한다는문예이론에입각하여보면매우심미적성격을나타내고있다고하겠다.이러한기교는그가차분한작가적자세,건축학적인기본적테크닉에서출발한다고하겠다.
심미적인분위기는문학에있어서결정적예술성의극대화로나타나는것이다.즉내부묘사의밀도감에서오는것이다.이는베이컨류의이론이기도하지만우리나라의‘청천’김진섭수필이나이앙하글에서흔히나타난다는점에서주목하게된다.

물을잡고홍합을씻어넣고불을지폈다.어라?양념이별로없다.파조금,청양고추조금,보글보글이다.원래홍합이가지고있는맛이있어그런대로먹을만했다.식구들이일어나한사람씩나왔다.신통치않은홍합탕을시원하다며먹어줬다.고맙게끔....
내가조금수고하면옆사람이편한거다.물론가정에서도마찬가지고회사도마찬가지다.처음에는모두어색했던미소들이이제는얼굴활짝펴고웃고있다.나보다너를생각할줄아는우리직원들이고마웠다.배려해주는작은마음들이지나간나를돌아보게도했다.
일정표를보니말만워크샵이지순전히먹으러다니는거였다.맛있다고소문난집만골라놓았다.갈치통구이집에가서배꼽이나오도록먹었다.살찌는소리가뿌드득거리며귀에들리는듯했다.이런~,밥먹은지얼마나됐다고또먹으러가잔다.발음도잘안되는으리으리한호텔에가서뷔페먹어야한단다.뒤에앉은대표님이많~~이먹으라고눈인사를했다.어쩌지?허리띠가자동으로풀릴것같다.우리회사분위기메이커인실장님이오시더니샴페인잔을높이들란다.
‘찰칵’
인연이란찰나로결정된다.사진기소리만큼빠른시간에맺고풀고헤집는다.
-당신은명작중에서-

이처럼김장호는우리가추구하는문학예술성의극대화를세부묘사의극대화로,그의문학의수필성을고양시키고있다고하겠다.

셋째로김장호수필세계는종합공구센터전시장같다는느낌이다.정치,경제,사회,문화등다양한분석과제시는그가무사통과한독학의통합적산물이다.그러므로소재와제재,주제가일목요연하게드러나게된다.의도된작가의식이라하겠다.
결론적으로김장호는우리문단에서21세기신예로나타난통찰력과직관력으로이루어낸본격수필로서의자세를유지하는즉,찰스램의수필을연상시키는이미지이다.이는그의독특한스타일이면서한국수필가들이추구해야할본보기로제시하는것같아든든하다.
작품속에나타나는그주인공들의착한세상을바라보는긍정적삶의자세나이웃사랑의근본이념이녹아있는21세기최대의문학작가로서의손색이없다는점이다.
김장호작가는앞으로한국문단을위해본격수필의형상화에크게기약할자산인동시에문화재이다.앞으로그는문학과예술성높은건축미학이동일시되는큰거목이될것으로믿어의심치않는다.

__이재인전경기대국어국문학과교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