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치얌

레치얌

$15.00
저자

강미란

저자:강미란
문학박사/한남대학교문예창작학과
<한국수필>로등단(2016)
한국문인협회,한국수필가협회,한국수필작가회회원
한남문인회회원
충북PEN문학사무국장

국제사이버대학교특임교수
문학테라피스트(문학심리상담사)
카이로스평생교육원원장
충청투데이에세이필진
청주시1인1책강사
한남교육사랑독서.글쓰기치료강사/사무국장

저서
수필집《나의퀘렌시아》《차경借景》
공저《어디로가는걸까》

수상
한국수필독서문학상대상
충북대수필문학상최우수상
영광21신문영광상사화축제기념수필인터넷공모전대상
좋은생각생활문예대상입선

목차

작가의말5
정기철작가의작품세계
삶과삶이만나는지점에서이루는글쓰기199

1.관계하기공감하기
어린왕자를펼치며15
관계의발견19
관계의회복23
관계의비밀27
관계의기적31
어린왕자의마지막장을닫으며35

2.사랑하기축복하기
레치얌!삶을위하여43
백만번산고양이48
산자의길,망자의길53
소나기그이후57
껴묻거리61

3.용서하기받아들이기
타자의욕망67
나를찾아가는여행71
혐오스러운마츠코76
예쁜치매미운치매81
내마음의완충지대85

4.내려놓기새로담기
삶의은유91
가을빛에물든마이산,문화와삶을잇다96
여유[休]와치유가있는신항서원101
과거현재그리고미래를잇는다리105
길위의역사108

5.고백하기경청하기
어디로가야할까115
비가내리면118
마주침의철학122
모필문慕筆文126
우아하게나이드는법130
조화문弔靴文134

6.배려하기소통하기
사유하지않는죄141
이기적유전자146
은행나무숲에서150
금속활자,세상을기록하다154
따로또같이158
나눔의가을163

7.자존감희망찾기
뒤집기169
걸림돌을디딤돌로174
금빛별표,잿빛전표178
내자리가있다는것183
긍정적포기187
가치있는삶191
할머니소나무194

출판사 서평

삶과삶이만나는지점에서이루는글쓰기
정기철한남대학교국어국문·창작학과교수

삶을표현하고정의하는말들은많다.삶에서무엇이중요한지바라보는관점에따라,삶을표현하는방법에따라,그리고삶을살아온경험에따라삶을정의하는말들은수없이많다.
그수많은말중에‘삶은무수한조각들로구성된모자이크와같다’는말이있다.모자이크란‘여러가지빛깔의돌,유리,조가비,타일,나무,종이따위의조각을맞추어만든무늬나그림’이다.커다란판이나꽃병·농같은사물,또는망사에직접붙여원하는무늬나그림을만드는기법을말한다.
삶을모자이크에비유하는이유는삶의작은부분과모자이크의조각을,작은삶의부분들이모여하나의삶을이루듯,작은모자이크조각들이모여하나의모자이크화(畵)를이루는것을빗대어말하기좋기때문이다.그래서삶을,살아가는과정을모자이크에곧잘비유하고그비유는많은사람들에게공감을얻는다.
재료와조각들의크기,그리고조각을붙이는사람에따라다양한모자이크화(畵)가탄생하듯이우리의삶역시그렇다.조각과조각들이조화를이루어단아하고기품있는모자이크화(畵)가있듯이그때그때의삶을잘살아단아하고기품있는삶이있는가하면,삶의조각들이삐뚤빼뚤하여조잡한삶이있고,삶의조각들은화려하나무엇을그리려했는지읽히지않는삶이있고,조각과조각의이음들이희미하여존재감이없는삶들이있다.
우리의삶은모자이크화(畵)와닮았고,우리의오늘은조각을들어모자이크화(畵)를만들어가는과정이라할수있다.하지만어떻게삶의모자이크조각들을만들어야하는지,삶의모자이크조각들을무엇으로붙이고이어어떻게하나의삶을만드는지에관해서는깊게천착하지못한다.
강미란은그작은삶의조각들을어떻게만들어야하는지,삶의조각들을무엇으로어떻게붙여전체적인하나의삶을그려나가야하는지에대해깊게들여다보고있다.우선,삶의조각들은‘관계’로붙여야한다고말한다.그관계의중요성에눈뜨기위해아프리카사막별빛아래에서조용히웃고있는금발머리어린왕자와조우(遭遇)하고있다.
어린왕자는사막여우를통해관계는‘길들여짐’과‘필요한사람이되는것’임을,장미꽃을통해서는관계를‘책임지는것’으로말하고있다.우리는삶을통해서무수히많은관계를맺을수밖에없고,그관계때문에행복하고불행해진다.돈과권력이있으면행복하게살수있을거로생각하기도하지만돈과권력이있어도그것을알아주고나눌수있는관계가없으면돈과권력은아무런소용이없다.오히려돈과권력은진정한관계를맺지못하게하고그것의노예가되게하기도한다.분명그렇다.
힘들게산을오를때마주오는사람들이건네주는,기운을북돋아주는말한마디가우리를행복하게한다.봉지에넣었던밤이길위에쏟아졌을때,가던길을멈추고밤을주워건네주는이름모르는사람들이우리를행복하게한다.일상적인따뜻한가정이,힘들고지친하루를마치고돌아가기댈수있는가족이우리의행복이다.힘들때,나혼자라고느낄때기댈수있는‘그사람’하나면우리는행복할수있다.그리고우리모두가‘그사람’이되어줄자세가되어있다면,또는‘그사람’이되어준다면우리는행복한관계를맺을수있다.
하지만우리는행복한관계를맺지못하고있다.사회에만연한경쟁때문에,정신을차릴수없는빠른속도때문에,무수히많은사회적관계때문에‘나’를되돌아볼여유가없어서우리는행복한관계를맺지못하고있다.

모든관계의출발점은나자신과의관계다.내가나를사랑하고자신의마음을제대로바라볼때타인과의관계도온전하게맺어진다.나자신을이해하지못한채다른사람의마음을헤아릴수는없다.
어린왕자가장미를돌보며깨달았던것처럼관계는자신을이해하고돌보는것에서시작된다.나자신과의관계를회복할때우리는타인과의관계에서도진정한기적을경험할수있다.
-<관계의기적>중에서

강미란은진정한관계의시작은나자신과의관계속에서피어난다고했다.강미란은우리가다른사람들과관계를맺고,서로에게세상에서단하나뿐인존재가될수있는방법을‘눈에보이지않는그깊은내면,그곳에있는진짜나를다시보라보는것’이라는혜안(慧眼)을가지고있다.
사실글쓰기는‘관계맺음’의기록이다.우리는끊임없이다른사람을만나고,말과행동으로깊어지고,기뻐하고슬퍼하고,환호하고분노하고,사랑과질투에빠지고그리고헤어지고다시만난다.이모든것들이바로‘관계맺음’이고다른사람과의관계맺음이행복과불행의조건과원인이된다.조금달리말하면우리의삶은관계맺음의연속이고그관계맺음이곧우리의삶이라고할수있다.그래서우리는상처를받고헤어지면서다시는다른관계는맺지않으리라다짐하지만돌아서서관계맺음을갈망하게되는것이다.
글쓰기는바로이러한관계를,관계맺음을기록하는행위이다.우리의일상에서만나는사람과그사람과의관계맺음을자기서사안에서기록한것이바로글쓰기이고글이다.따라서관계맺음이달라지면자기서사가달라지고자기서사가달라지면다른사람을바라보는시각과태도,관계맺음에대한인식이달라진다.그리고다른사람과관계맺음에대한시각과태도,인식이달라지면자기서사는달라진다.그래서글쓰기란관계맺음과자기서사가끊임없이만나는지점을기록하는일이라할수있다.
강미란은삶의한조각한조각들은무엇으로채워야할지에대해서도말하고있다.그것은‘배려하고공감하기·내려놓기와새로담기·말하고경청하기·용서하고받아들이기·배려하고소통하기·자존감과희망찾기·사랑하고포옹하기’등이다.그리고이러한것들은특별한시간에,특별한공간에서채우는것이아니라일상생활에서틈틈이채워나가는것이라했다.
요양원에문학치유봉사활동을나가만난어르신들을통해서도삶의조각들을채워나간다.요양원에서마주한어르신들은인생에서경험한수많은불행과고통때문에모두무겁고,어둡고,고통스러운표정이었다.삶의희망은온데간데없고고통의시간에멈추어있었다.하지만강미란은어르신들의삶을공감하고어르신들의마음다치지않도록배려하면서어르신들의추억과소망을이끌어낸다.

삶은기쁨과고통,슬픔과희망이얽혀있는복합체다.어르신들의삶은이를여실히보여준다.치매로현재의기억이희미해져도,신체적고통이찾아와도,그분들의과거는여전히찬란히빛난다.장터의기억을소환하고는생기가돌던어르신들,여전히삶의축복을받을자격이있음을증명했다.
레이첼나오미레멘은<할아버지의기도>에서“고통속에서도생명을축복할수있는힘이인간에게있다.”라고말했다.고통과상실을삶의일부로받아들일때우리는진정한치유와평화를경험한다.어르신들의삶이바로이진리를보여준다.
-<레치얌!삶을위하여>중에서

어르신들의추억과소망을끌어내면서강미란은어르신들의치유와평화를경험함과동시에자신의치유와평화를경험한다.이는글쓰기를통해더욱견고해진다.글쓰기는글쓰기를통해자신을발견하고,표현하고,이해하고,치유하는기능을갖는다.이렇게자신을발견하고,표현하고,이해하고,치유하는주체를우리는‘자기[Self]’라고한다.
다시말해‘자기’란‘몸과정신,마음을지닌온전한인격체로서근원적인욕구를추구하기위해개인적인,혹은상호교류적인경험을이루어가는주체’라고말할수있으며,이에‘자기’는항상현재적이며상호교류적이고역동적이다.‘자기’를만나기위해서우리는다른사람과나사이의벽을허물고모두가나와‘관계맺은나’안에서하나의‘자기’라는인식의변환이필요하다.즉,내가보고,듣고,직간접으로연관된모든일들을-비록다른사람의일이라도내가보고듣고간접적으로나마연관이있다면-‘관계맺은나’안에서‘자기’라고받아들여야한다.
강미란은배려와공감으로다른사람의삶에들어간다.좀더정확히말한다면내주변의모든사람의삶,책속의인물까지도나의삶으로끌어들일줄안다.그래서관계맺은다른사람들과함께치유와평화의경험을공유한다.
‘자기’의존립이가능하다면,‘자기’의존립을견고하게하는것이‘자기표현’이다.‘자기표현’이란‘온전한인격체인내가,근원적인욕구를실현하기위해상호교류적인경험을통해형성한생각,주장,감정,정서등을겉으로드러내어전달하는행위’이다.자기를표현하는방법은매우다양하다.그림그리기,조각하기,노래하기,악기를연주하기등예체능분야와글쓰기와말하기와같은언어행위뿐만아니라,소리·몸짓·손짓·표정등과같은비언어적행위까지모두자기를표현하는행위들이다.
이러한자기표현행위중에서글쓰기가가장고차원적이고근원적인자기표현행위이다.글쓰기는자기를표현하는행위임과동시에‘나’의존재를확인하는행위이며,또동시에‘나’에게로돌아오는행위이다.하이데거는글쓰기를‘존재의개명(開明)’이라했다.글쓰기가존재의개명(開明)이라는것은글쓰기란존재를드러내밝히는행위이면서또한존재를드러내밝히는과정이라는뜻이다.결국,글쓰기란‘자기’의존재를확인하는행위이고동시에‘자기’의존재를확인하는과정이다.이처럼글쓰기는다른표현양식에비해‘자기’를적극적이고구체적으로바라보고이해할수있는아주효과적인표현방식이다.우리는글쓰기를통해상호교류적인관계맺음속에서‘자기’와함께경험과사건들을정확하게이해하고동화함으로써‘자기’의경험과사건에서발생한부정적인감정과결핍동기를극복하고치유와평화를누리게되는것이다.
요양원어르신들을관계맺음속에서어르신들의삶을‘자기’로받아들이면서치유와평화를누린강미란은삶과죽음의관계를깊게들여다본다.산책을하다가우연히마주친‘할머니소나무’에서,나이드신‘시어머님’에게서,여주불교박물관에서삶과죽음의의미와함께삶과죽음이서로연결되어미래로나아간다는것을터득한다.

여주불교박물관의‘산자의길,망자의길’전시는나로하여금죽음을삶의일부로받아들이게했다.죽음은더이상두려운것이아니라,그를통해더가치있게살아가야한다는메시지를전해주었다.
산자로서의길은매일마주하는삶의길이며,망자의길은언젠가걷게될또다른길이다.이두길은단절된것이아니라,마치하나의그림처럼이어져있다.죽음은내삶속에서준비되는과정이다.언젠가그길을걸을나자신을위해지금이순간을충실히살아가는것이야말로삶의본질이다.
-<산자의길,망자의길>중에서

‘삶과죽음은하나’라든지,‘삶과죽음은연결되어있다’라는말은우리가늘상하는말이지만,과거와현재그리고미래가하나로이어져서‘새로운관계의현재’를만든다는강미란의혜안(慧眼)은나의삶과다른사람들의삶에멈추어서는것이아니라경주고분들의껴묻거리와시아버님의유품들에서도,진천의농다리에게도미치어과거사람들의소망과삶의흔적,그리고그시대의문화를연결하는연결고리를발견한다.이러한연결고리를발견하는사람은많지않은데강미란의글쓰기는그중하나이다.
강미란은삶의조각들을채우는내용으로‘배려하고공감하기·내려놓기와새로담기·말하고경청하기·용서하고받아들이기·배려하고소통하기·자존감과희망찾기·사랑하고포옹하기’를말하지만,그것들을꿰뚫는하나를제시하는데그것은‘성찰’이다.배려하고공감하기에서부터사랑하고포옹하기까지그모든것은잊어도된다.삶의진리는단순하고간단하다.강미란이말하는삶의진리는자기자신을되돌아보는‘성찰’이고,강미란이말하는‘성찰’은‘내마음을들여다보는일’이다.
성찰은‘나는지금인간답게살고있는가?’와같은근원적인질문을통해일어난다.그리고이성찰은심오한경지의것도아니고오래도록지속되는것도아니다.삶을살면서문득문득‘나는지금인간답게살고있는가?’를스스로에게묻고반성적인태도로자신의삶을돌이켜보고다른사람과의관계를살펴보는것이다.그리고의미를찾아내지못한지난관계들을꺼내어의미를부여하고다른관계들과연관지어현재적인의미를형성할수있어야한다.이러한과정과결과로써우리는스스로‘자기’를확인하고행복한삶을영위하기위해노력할수있도록하여야한다.
우리가일상에서문득문득내마음을확인하는일,‘나는지금인간답게살고있는가?’하는물음들은우리스스로를성장하게한다.일반적으로성장은세포분열의증가로일어나는키나몸무게치수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