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출생 『????맥문학』 수필 등단(1998) 26회 동양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청풍문학회장, 충북수필문학회장 역임 충청북도교육청 방과후학교지원단장 역임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윤리위원 한국소설가협회, 충북수필문학회, 청주문인협회 회원, 충북소설가협회 사무국장 청주시 1인 1책 프로그램 강사 중부매일 아침 뜨락 필진 충북수필문학상, 직지소설문학상 외 다수 수상
이영희 수필집 『빈방의 모놀로그』 원고를 정독했다. 읽어 나가는 동안 그의 세계에 대한 사랑에 감동하고, 세계로 나아가는 관계의 서사에 공감하였다. 그의 작품집 『빈방의 모놀로그』에 수록된 전 52편의 작품을 꿰뚫어 한마디로 말하면 ‘사랑으로 엮어서 관계로 열어가는 서사’라고 요약할 수 있다. 사랑은 무엇이라 정의를 내려야 할까. 사랑의 범주는 어디까지일까. 진정한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이런 의문들이 작품을 읽어가는 동안 하나하나 풀려나갔다. 그는 사랑의 서사를 진솔하게 고백하는 가운데 자신의 존재를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고 가르쳤다.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이웃을 위하여 목숨도 걸어야 하는 행위를 사랑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리스도는 말뿐 아니라 몸소 사랑을 실천으로 가르쳤다. 모두의 죄를 용서받으려고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으로써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진실을 가르친 것이다. 이것이 절대적인 사랑이고 사랑의 원형이다. 여기에서 사랑의 정의, 사랑의 범주, 진정한 사랑의 양상을 배울 수 있고, 어떤 사랑으로 세계와 관계를 어떻게 지어나갈 것인가를 학습할 수 있다. 공자는 인(仁)을 사랑의 근본으로 생각하였다. 인은 기본적으로 혈연에 바탕 둔 사랑으로 시작하여 인연이 없는 이웃으로 확산해 나가는 관계의 사랑이다. 仁은 나만 못한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의 발동이 실천의 시작이라고 맹자는 가르쳤다. 이 또한 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대상에 대한 사랑의 시작이고 확실한 관계의 문을 여는 일이다. 불가에서는 사랑을 자비(慈悲)라고 가르친다. 자(慈)와 비(悲)로 나누어 자(慈)는 진정한 정의(情誼)이며, 비(悲)는 친절함, 상냥함, 따뜻함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동양에서는 자와 비를 따로 생각하지 않고 자비로움을 곧 사랑으로 이해한다. 자비는 대상을 구분하거나 차별 짓지 않고 널리 애처로운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이밖에 묵자는 ‘하늘 아래 모두를 겸애하라.’라고 가르쳤다. 모두를 평등하게 사랑하라는 묵자의 말에서 보듯이 보편적 사랑을 강조한 말이다. 묵자의 보편적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박애와 기본적 의미를 함께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영희 수필가는 항상 미소를 띠고 있다. 이영희는 사랑이 준비되어 있는 작가이다. 문우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하며 자기희생적이다. 그는 충북 제천에서 출생하여 고등학교까지 고향에서 마쳤다. 1998년 ≪ᄒᆞᆫ맥문학≫에 수필 「가을의 직지사」와 「마동남과 사모님을」 발표하면서 수필가로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 후 동양일보 신춘문예소설이 당선되어 소설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장편소설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 단편소설집 『메이저아르카나 13번』을 펴내 그 부지런한 창작 열정은 물론 소설 창작의 재능을 실감하게 된다. 수필가로 등단한 이후 이미 수필집 『칡꽃 향기』 주)대명사 2018 『정비공』을 출간하여 수필 문단에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는데 이번에 그동안의 주옥같은 작품을 모아 『빈방의 모놀로그』를 펼쳐낸다니 함께 공부하는 문우로서 반가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이영희 수필가는 도내 각 문학 단체는 물론 전국 단위 문학 단체에서 실무를 맡아 수필 문단과 소설 문단 발전을 위해 기여한 바가 크다. 또한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지도강사로 위촉받아서 재능기부를 할 뿐 아니라, 지방 일간지의 고정 필진으로 지방 문화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모두가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다. 이영희의 세 번째 수필집 『빈방의 모놀로그』는 모두 52편 수필을 각부 13편씩 4부로 나누어 엮었다. 수록된 52편을 대략 크게 몇 가지 주제로 나누어 생각해 보기로 하겠다. 첫째는 앞에서 밝힌 대로 혈육, 남편, 이웃, 사회, 국가에 대한 사랑을 담았다. 둘째는 예술과 문화에 관한 관심이다. 셋째로 시대와 역사에 대한 고민과 자연에 관한 안타까움을 담은 작품으로 볼 수 있었다. 다음에는 수필 문학에서 빠질 수 없는 자기 성찰의 글이다. 자기 성찰의 작품에서는 진정성 있는 고백이 중요한데 그 고백의 양상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겠다. 작품을 읽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작가의 세계에 대한 인식과 해석을 엿보는 것이 필요하다. 수필을 체험의 문학이라고 하지만 미적 상상이 필요하므로 작가가 상상하는 세계도 살펴보는 것이 작가에 대한 예의이고 독자의 기대에 부합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발문이나 서평이 서사에 따른 주제의 해석에만 치중하는데, 이 글에서는 작가가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형상화 기법도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그것이 작가와 독자 사이를 편안하게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는 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발문(跋文)이라 하면 책의 말미에 그 책이 발간된 경위와 내용의 대강과 아울러 발문을 쓰는 사람과 저자와의 관계 등을 간략하게 적는 글을 말한다. 이와 달리 서평(書評)이라고 하면 주제에 관심이 있거나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이 필자에 대한 정보, 가치관, 신념을 찾아 독자에게 일러주는 글이라고 본다. 서평은 먼저 읽은 사람이나 평론가가 그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 또는 이미 읽은 사람에게 해석의 방향이나 배경지식을 주는 글이다. 독자의 폭넓은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글은 조선시대 우리 문인들이 쓰던 발문 형식에 객관적인 해석을 가한 서평 형식을 혼합하여 글을 전개하려고 한다. 이영희 수필가와 함께 수필 창작 공부를 해온 세월이 길고, 그만큼 문학적 신념에 대한 공감이 크기에 그의 창작 활동을 응원해야 하지만, 응원은 작품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1. 『빈방의 모놀로그』에 드러난 수필에 대한 관점
수필 창작은 수필가의 수필에 대한 관점으로 방향이 정해진다. 대부분의 수필가나 평론가들이 그렇듯이 이영희 수필가도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자기 성찰의 문학으로 접근한다. 이러한 관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작품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가 그렇다. 이영희의 수필은 끊임없는 자기 탐구의 모습이 보인다. 자기를 탐구하는 것은 자아 성찰을 위한 기초 작업이다. 수필 창작 과정이나 예술 작품 감상 과정에서 자아를 되돌아보고 삶의 철학을 세워 자신을 다져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사유는 수필 창작에서 필수적인 상상의 단계이다. 다만 경험과 사유에 대한 고백을 ‘수필은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라는 이유로 ‘이제 그만하자’라고 마음먹기도 했던 것은 그가 하는 고백이 어떤 것인지 잘 말해 준다. 다시 말해서 수필은 고백의 문학이고 그 고백은 솔직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하기에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제 그만하자고 했던 작가는 다시 용기를 내어 ‘빈방에서 모놀로그’를 하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수필은 경험과 자아 성찰의 문학이고 성찰의 결과를 고백하는 과정에서 용기를 내어 자아를 객관화해야 하기 때문에 자아의 변환과 성숙을 꾀하는 문학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이영희의 수필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낸다. 어떤 이는 수필이 문학성을 확보하려면 제재가 되는 경험이 일상을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소소한 일상에서 단순한 듯하면서도 깊이 있는 진리를 발견한다. 이영희의 수필에서는 서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소설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체험을 서사로 구조화하는 남다른 재능이 있는 덕택으로 보인다. 그의 수필은 대부분 체험한 서사를 뼈대로 삼아 서정으로 옷을 입혀 미적 쾌감을 불러오는 작품이다. 대상에 대한 사유로 일관하거나 설명으로 마무리하지 않는 것이 그가 얼마나 서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이영희는 수필을 교훈과 위로를 주는 문학으로 본다. 서두 글인 ‘작가의 말’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인용하여 ‘목욕할 때 생겨나는 비누 거품과 땀과 때, 그리고 기름기가 있는 물을 보면, 너는 역겨워하지만, 인생의 모든 부분과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그런 것들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우리 인생에서 부끄러운 일이 많이 있지만, 그런 것들이 누구나 겪는 삶의 일상이라 생각하면 부끄러울 것도 없다. 그러니 서로 깨우치고 위로하는 것이 삶이라는 그의 생각에 공감이 간다. 그는 분명 수필 문학도 개인의 시선으로 세계의 모습을 바라보고 해석하여 상상을 통하여 형상화하는 문학으로 보고 있다. 이영희의 수필 문학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문학에서 수필이 차지하는 위상을 더욱 풍요롭게 살찌우고 이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2. 사랑으로 열어가는 관계의 문
이영희의 사랑은 관계를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하면 그의 사랑은 仁을 바탕으로 한다. 사랑 가운데 仁을 중심으로 가르친 공자도 그것을 정의하지는 않았다. 다만 실천 방법론을 가르친 것으로 보인다. 설문해자에서도 仁은 人과 二의 결합이라고 설명한 것을 보면 사랑을 실천하는 데에 관계를 중히 여기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仁의 실천으로 효제충신(孝悌忠信)을 방법으로 제시하고 효제충신을 이룬 다음에 예(禮)ㆍ서(恕)ㆍ경(敬)ㆍ공(恭)ㆍ관(寬)ㆍ민(敏)ㆍ혜(惠)의 덕을 베풀고, 마지막으로 온량(溫良)과 애인(愛人)에 도달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가르침은 사랑이 효제에서 시작하여 모두를 사랑하는 애인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말하자면 보편적인 사랑에 이르는 것이다. 이 모든 덕목은 관계를 전제로 하고 실천함으로써 관계를 열어가는 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효(孝)는 부모에게 제(悌)는 형제자매 사이에서 시작하는 사랑이라면, 혈육으로부터 시작하여 이웃으로 확산하는 사랑이라고 볼 수 있다. 충(忠)은 국가나 군주 또는 사회에서 받드는 사랑이고, 신(信)은 벗이나 인간관계에서 믿음으로 이루어지는 사랑이다. 다음 예(禮)ㆍ서(恕)ㆍ경(敬)ㆍ공(恭)ㆍ관(寬)ㆍ민(敏)ㆍ혜(惠)도 모두 가까운 이웃이고, 윗사람이거나 아랫사람, 혹은 처지가 딱한 사람이거나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 대한 폭 넓은 사랑을 말하고 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은 결국 온량(溫良)한 마음으로 애인(愛人)한다는 보편적 사랑에 도달해야 한다. 연(緣)이 닿지 않았던 사람, 사실, 제도 등에 대한 사랑으로 이해할 수 있다.
빈방의 모놀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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