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프린스

호텔 프린스

$13.95
Description
여덟 명의 작가들이 머물렀던 여덟 곳의 방!
호텔을 소재로 한 테마소설집 『호텔 프린스』. 호텔 프린스에서 진행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덟 명의 작가들이 호텔에 마련된 별도의 집필 공간에 투숙하면서 호텔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나 그곳으로부터 받은 단상을 모티프로 탄생시킨 여덟 편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이다. 안보윤, 서진, 전석순, 김경희, 김혜나, 이은선, 황현진, 정지향 등 한국문학을 이끌어가는 여덟 명의 젊은 소설가들이 호텔이라는 사적이고 은밀한 공간에서 끊임없이 변주하는 인간의 내면을 예리하게 포착해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평온하던 왕쯔호텔에 한 무리의 한국인 패키지여행 관광객들이 들이닥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은선의 《유리주의》, 어느 날 호텔 측으로부터 무료 숙박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연락을 받게 된 미주의 사연을 그린 안보윤의 《순환의 법칙》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인간, 이야기와 이야기들이 면면히 교감하는 문학적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호텔’을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호텔의 어느 지점에 작가의 시선이 머물렀는지, 어떤 사소한 발견이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는지 음미해볼 수 있다.
저자

안보윤

저자안보윤은2005년《악어떼가나왔다》로제10회문학동네작가상을수상하며등단.《오즈의닥터》로제1회자음과모음문학상수상.장편소설《사소한문제들》《우선멈춤》《모르는척》,중편소설《알마의숲》이있다.

목차

《호텔프린스》기획의말 006

우산도빌려주나요_황현진 009
코없는남자이야기_김경희 037
해피아워_서진 067
유리주의_이은선 093
아일랜드페스티벌_정지향 125
민달팽이_김혜나 151
순환의법칙_안보윤 179
때아닌꽃_전석순 207

출판사 서평

책이된호텔,‘소설가의방’에체크인하다
호텔에서피어난아름다운소설실험!

은행나무테마소설시리즈바통,첫번째권


누군가에게는여행의공간,또누구에게는사색의공간이자일탈의공간,‘호텔’을소재로한테마소설집《호텔프린스》가출간되었다.은행나무가새로시작하는테마소설시리즈‘바통’의첫번째권이기도하다.안보윤,서진,전석순,김경희,김혜나,이은선,황현진,정지향등한국문학을이끌어가는여덟명의젊은소설가들이각작품안에서호텔이라는사적이고은밀한공간에서끊임없이변주하는인간의내면을예리하게포착해냈다.작가들의내밀한시선을통해‘호텔’은단지머물다가는공간이아닌,인간과인간,이야기와이야기들이면면히교감하는문학적공간으로다시태어난다.

《호텔프린스》참여작가8인은호텔에마련된별도의집필공간에투숙하면서호텔에대한개인적경험이나그곳으로부터받은단상을모티프로여덟편의이야기들을탄생시켰다.프랑스어의‘hospital’이라는단어에서파생된‘Hotel’은‘여행자혹은떠도는사람들의쉼터’라는의미가들어있다.작품속에등장하는인물들에도공통적으로표류와방랑의정서가묻어난다.그들에게는기댈만한장소도,의지할만한사람들도거의없다.이러한정서는인물들이처한상황뿐아니라그들마음속에서도느껴진다.호텔이라는고요하고적막한공간에서인물들의심리와감정들은소리없는아우성으로분출되어공기중을떠돌게된다.
《호텔프린스》를기획한소설가이은선은‘기획의말’에서각각의작품들이“여덟곳의방”으로읽히길바란다고썼다.호텔의어느지점에작가의시선이머물렀는지,또한어떤사소한발견이이야기를완성시키는원동력이되었는지음미해보는것도독자들이《호텔프린스》를즐기는또다른방법이될수있을것이다.

이책은
여덟명의작가들이머물던방입니다.
여덟곳의방들이기다리는한묶음의시간입니다.
여덟개의이야기가다양한눈짓으로당신에게다가갈수있기를
여덟번의밤과낮이기꺼이당신에게깃들기를
여덟명의작가들을대신하여말해봅니다.
_《호텔프린스》기획의말에서

세상을표류하던영혼들,존재의집에스며들다
호텔이라는공간을관통하는젊은작가8인의내밀한시선


《호텔프린스》에등장하는가상의보헤미안들은각자의방문목적에따라호텔내외를가쁘게활보한다.독자들은등장하는다양한인물들의행동과심리를읽어내려가면서,일종의관찰극을보고있는듯한혹은타인의은밀한사적영역을훔쳐보는듯한,전혀다른몰입의경험을가능케한다.

우산도빌려주나요_황현진
기상예보에서는오늘태풍이온다고했다.갑자기전화가한통걸려온다.엄마가그녀를보러서울로오겠다고한다.그녀는태풍핑계를대며엄마의요청을거절했다.왜냐하면사실그다음날그녀의남자친구가군대에서특별휴가를받아나온다고연락했기때문이다.눈치도없고,고집도센엄마에게그녀는섭섭하고한편으로불쾌했다.설상가상으로엄마전화를받기위해쇼핑하던옷을들고잠깐몸을피했던그녀는가게점원에게‘도둑’으로몰렸다.그점원은고른옷가격의20배를내놓으라며그녀에게으름장을놓았다.모든일이갑작스레벌어지는동시에실타래처럼얽혀가고있었다.결국엄마는서울로올라왔고,기다리던딸은그원망스럽기만한엄마에게이렇게말한다.“우리오늘호텔에서자자.”

코없는남자이야기_김경희
“가슴따위없으면어때?”여자에게절대로그말을꺼내지않았어야했다.오래전부터사이가소원해지고있었던남자와여자는말한마디로인해완전히앙숙이되었다.관계가파국으로치닫는상황에서남자는난데없이후각을상실하게된다.그순간남자의머릿속에떠오르는사람이하나있었다.예나,남자는나이어린그녀를떠올린다.사모예드를닮았고,정착하는것을비정상이라고생각하는,그리고나에게좋은냄새가난다고말해주는그녀를만나기위해남자는P호텔달6호실,예나가머물고있는그방으로일주일에한번씩찾아간다.그러나예나는곧떠날것이다.그녀의발길이닿을수있는곳어디로든.

해피아워_서진
미라가사라졌다.남편성구는미라의행방을추적한다.그러다어느날쓰레기통에서아내가다니던훌라댄스교습소영수증을찾아낸다.성구에게훌라댄스레슨선생은수강생들에게하와이에서머물었던3년이그녀인생에서제일행복했던시기였다고누차말해왔단사실을전한다.선생의말에의하면,미라는확실히하와이에있다.그렇지만그녀가정확히어디에있는지는확실하지않다.미라는진정하와이로간것일까?평생해외여행이라곤다녀보지않았고,여권도없는그는이제하와이에도착했다.아내의발길이멈춘곳은대체어디일까,고민하던사이성구는자신과아내와의관계,결혼생활동안을반추하기시작한다.

유리주의_이은선
평온하던왕쯔호텔에한무리의한국인패키지여행관광객들이들이닥친다.왠지딱히관광하는것에관심도없어보이는그들에게도각자의목적과사정은있다.환갑을앞둔여고동창삼인방,뜻하지않은임신으로인해결혼후후다닥신혼여행을오긴했지만전혀부부같아보이지않는유희와민준,비행기에서처음만나서로한눈에반해버린마리와도사,그어떤커플보다도뜨거운지영과정훈까지.여행마지막날밤,따로또같이펼쳐지는그와그녀그리고그들의이야기.

아일랜드페스티벌_정지향
‘캠핑과페스티벌의결합’이란콘셉트를표방하고있는아일랜드페스티벌이P섬에서개최된다.나는페스티벌취재기사작성을의뢰받았고,옛남자친구재훈은포토그래퍼로현장스케치를부탁받았다.둘은결국페스티벌에서조우한다.할일이있음에도나는재훈이자꾸눈에밟혀집중하지못한다.페스티벌진행은미숙하기짝이없었다.부족한화장실때문에불편한것은둘째치더라도,대차게내린비때문에음향사고가발생했으며캠핑존구역의지반은너무무른까닭에자꾸꺼지기일쑤였다.그순간그들은서로에게의지하기시작한다.나의머릿속은기억속재훈을자꾸만들춰낸다.재훈도나와같을까?운명같이그곳에서재회한나와재훈은가까스로페스티벌을빠져나와가까운호텔로향하는데……

민달팽이_김혜나
불혹을갓넘긴달팽이화가,그는식사하는것도,말하는것도느리다.호텔에있는그의화실에서달팽이화가와나는습관처럼사랑을나눈다.나는그를만나기위해다람쥐쳇바퀴돌듯호텔을찾고,이미타성에젖어버린듯한그의손길에자신을내맡긴다.그녀는서서히권태감에짓눌리기시작한다.그녀는스스로를잘알지만서도쉽게자신을제어하지못한다.그의방에서익숙한유화물감냄새가난다.너무나낯익은그냄새가그녀마음속깊이자리잡고있는가족에대한기억들을끌어올린다.지워버리고싶지만끊임없이나타나현재진행형으로나를옥죄는그기억들……

순환의법칙_안보윤
어느날미주는호텔측으로부터무료숙박이벤트에당첨됐다는연락을받게된다.이곳저곳을전전하며찜질방에서기거하던미주.그녀는살아오는동안행운과는거리가멀었다.그녀는어쩌다가떠돌이신세가되었을까.그녀는짐을챙기면서자신을이렇게만든한남자를상기한다.서둘러도착한호텔의분위기가심상치않다.어딘가이상하달까,하지만미주는오랜만에그녈찾아온안락함에그저행복하다.그녀는한동안느껴보지못했던그아늑함에그만잠이들고야만다.그순간침대협탁위에놓여져있던은백색라디오가자동으로켜진다.그라디오에서“생애최초의악행”에대해고백하는남자의목소리가흘러나오고있었다.

때아닌꽃_전석순
엄마는병상에서사경을헤매고있다.그사경이라는것이몇번이나반복되고있었다.남자와여자는신혼이지만호텔에머물며엄마의병간호를돕고있다.엄마는이때껏많은고비를넘겨왔다.그고비들속에서남자와여자는언제나형과형수부부와함께였다.하지만남자와여자는그들과약간미묘한관계에놓여있는듯한데……어느날여자의휴대전화벨소리가울렸다.이번이다섯번째고비라는형의전화였다.그들은여느때와는다르게상복을챙겨병원으로출발한다.

‘소설가의방’에서직조된여덟편의특별한이야기

버지니아울프는《자기만의방》에서여성이작가로살아가기위해선“500파운드와자기만의방”이필요하다고말했다.한편‘키친테이블노블(kitchentablenovel)’이라는말도있다.가족들이모두잠든밤,홀로부엌에앉아쓴소설이라는뜻이다.이표현과앞서언급했던울프의말을함께곱씹다보면,작가들에게‘방’이라는공간이어떤의미인지에대하여생각할거리를안겨준다.

소설가를꿈꾸던시절,등단을하면다른무엇에도구애받지않고오로지글만쓰면서살아갈수있지않을까,막연히상상해보곤했습니다.하나막상작가가되어보니글을쓰며살아가는현실이생각만큼편하거나즐겁지만은않았습니다.고정적인수입없이작품을써나가야하다보니글쓰는시간을쪼개어또다른일을해야만하고,더러는돈때문에원치않는글을쓰느라정작내가원하는글은별로쓸수가없기도했습니다.글쓰는일만으로는스스로의생계조차책임질수없는현실에극심한자격지심과자괴감을느끼기도했습니다.
_참여작가김혜나집필후기에서

테마소설집《호텔프린스》는단지소설적흥미로만머무르지않고‘원치않는글을쓴’작가들이비로소자기가원하던이야기를풀어내기위해한공간을결부시켰다는점에서또다른의미의결을획득한다.오늘날작가들의현실은울프가살던그당시와는비교가불가할정도로달라졌다.그럼에도불구하고여전히금전적물리적제약은무엇인가를써내려가야하는사람들의창작열에크나큰구속으로다가온다.《호텔프린스》의테마가‘호텔’인이유는단지그곳이은밀하며매력적이기만한것은아니다.호텔측의배려와환대속에작가들은각자의집필활동을안정적이고꾸준하게전개해나갔다.그공간에서작가들은속박으로부터벗어나기존과는다른소설적영감을얻을수있었다.그리고여덟편의호텔이야기는완성되었다.《호텔프린스》를읽을독자들이‘소설가의방’이곳저곳에깃들어있을‘자기만의방’을찾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