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꼭필요할까?’혹은,‘가족은반드시소중하기만할까?’건국대몸문화연구소에서엮어낸『우리는가족일까』는10명의인문학자와필드워커들이가족에대한각기다른시각을보여주며왜지금또진부한‘가족’에대한논의가필요한가를풀어낸다.가족법,소설,영화,철학,상담(사이코드라마),인터뷰등등다양한접근과방법론을통한가족에대한이야기는의미와무의미를떠나가족이라는삶의조건을의식하며살아야하는우리들에게,우리가진정가족혹은결혼을통해원하는게무엇이었는지물을것을요청한다.
“21세기,당신만의가족을개발하십시오.”
가족이없는것은두렵지않지만,행복하지못한것은두려운일이다!
많은불행한이들에게가족이란무의미한단어다.아픔과상처로범벅된이름이기도하고,“우리가남이가”하는암묵적강요속에참고또참아야하는삶의조건이기도하다.상황이이러한데도여전히가족은꼭필요할까,내지는과연무엇이가족인것일까하는질문에서시작된『우리는가족일까』(은행나무刊)는건국대몸문화연구소내외의10명의인문학자와필드워커들이가족에대한각기다른시각을보여주며왜지금또진부한‘가족’에대한논의가필요한가를풀어내고있다.가족법,소설,영화,철학,상담(사이코드라마),인터뷰등등다양한접근과방법론을통한가족에대한이야기는의미와무의미를떠나가족이라는삶의조건을의식하며살아야하는우리들에게,우리가진정가족혹은결혼을통해원하는게무엇이었는지물을것을요청한다.플로렌스나이팅게일이남녀를불문하고인간의정신을발달시키기에가장협소한장소로가족을꼽았다는이야기를끌어오지않더라도,혼자사는남자들이텔레비전의한프로그램이될정도인이시대에,과연가족이란무엇인가혹은무엇이어야하는가를다시처음부터생각해보지않으면안된다.
‘자기배려의기술’로서의가족발명
어느순간부터인가우리는무엇을진정으로원하는지묻는걸멈췄다.미친듯이스펙쌓기에올인하는취업준비생은내가정말로대기업에들어가고싶은건지,가서뭘어떻게하고싶은건지묻는걸멈췄고,솔로인이들에게무슨날만되면결혼은언제하냐는지겨운질문을하면서사람들은과연결혼이꼭필요한지,그결혼이후에는뭐가어떻게될것인지묻는것을멈췄다.그러다이따금씩미국에서,러시아에서들려오는‘동성결혼’에대한국제기사를보면서가족을꾸리는것에대해조금은거리감을가지고‘생각’을하게된다.결혼이라는것이어떤의미인지가족을만든다는게개인에게어떤의미인지우리는비로소생각을하고질문을던진다.물속의물고기가물을인식하지못하듯이너무나도익숙한삶의방식혹은전제조건을인식하지못하는우리는,생각과질문을위해어떤계기를필요로한다.『우리는가족일까』를엮게된바탕이된시민인문강좌에서수강생들은‘가족’에대한강의가왜필요한지의아해했다.사람이라면모두에게당연한조건인가족에대해무슨강의가필요하고공부가필요하담?!강의를들은수강생들과우리에게,이책과가족에대한질문은프레임밖을사유하게하는계기가된다.포스트모던을살아가는우리에게“가족끼리무슨말이더필요하냐”는대꾸는가족의전근대성을실감하게하며,의미가있건없건가족이라는조건을의식하며살아야하는많은사람들에게불편한논의,익숙지않은논의의시급성을알리는신호가된다.
엄마-아빠-자녀로이루어진3인이상의가족을모델로만들어놓고그가족삼각형에서조금만틀어지면모두를비정상과결손으로몰아가는사회적분위기를어떻게하면전환시킬수있을까?이책은인간의삶에가족이꼭필요한가에대한질문에서부터다양한가족형태의가능성을실험하는이야기까지를아우르며,가정은즐겁고행복한‘홈스위트홈’인것만이아니고고통과상처의뿌리가될수도있음을밝힌다.가족을떠나거나해체하는것자체가두려운일이아니라사랑하는사람들과함께울고웃으며행복을누리지못하는일이야말로두려운일임을,그리하여우리는일종의자기배려의기술로서스스로의행복을위하여저마다행복한가족형태를발명할필요가있음을이책의저자들은말하고있다.
21세기한국에서행복에대한갈망이극에달한지금,우리가깨닫는것은오히려더큰불행감이다.이런때에가족은불행감을완화시켜주는최후의보루처럼비춰질수도있다.……4인용식탁을채우는것만이이상적인가족이아니라1인의나홀로가족이든한부모가족이든조손가족이든더좋아지기위한과정에있는선택형태이다.-최은주,?가족은꼭필요한가??
가족을구성하는법칙:행복》가족=내용》형식
물리적인법칙과는달리,정신적인법칙에는절대적인것이란없다.가족의법칙도마찬가지.아무리냉철하고객관적이고흔들림없는사람이라고하더라도‘가족’이포함되면문제가달라진다.십수년전사건도엊그제난생채기처럼여전히아프고,어떤사소한것일지라도결핍은확대되어우리를괴롭힌다.가족관계속에서받은상처와고통은보통시간이지나면마모되고사라지는자연의법칙을거스르고오히려점점커지고왜곡되기일쑤고,엄마와아빠의역할을하는유사엄마/아빠가많은것은다다익선의법칙을위반하며‘이상’하고비정상적인일이된다.이에한미혼싱글맘은말한다.
아이를돌봐주고사랑해줄사람이많으면많을수록좋은거잖아요.그게꼭엄마,아빠가아니어도.제딸은우리공장에있는많은이모와삼촌들이엄마,아빠의역할을다해줘요.제가일하랴교육받으랴정신없이다녀도우리애는너무잘자라고있어요.아이들은엄마,아빠가필요한게아니라사랑해주고돌봐줄수있는사람이필요한거죠.양육의책임과권리가엄마,아빠에게만주어지는건너무좁은생각인것같아요.-사미숙,?싱글맘인터뷰:“괜찮아요,우리가족”?
단일성이아니라다양성이시대정신이된지금에도,우리에게익숙한분류법을벗어나는현상을보고사람들은위기다,해체다,문제다!라고부르짖는다.그러나『우리는가족일까』의저자중한명인김종갑(몸문화연구소소장)은가족은해체되는것이아니라변화하는과정에있는것이며,아무리각기다양한가족형태가증가하더라도그것이부정적의미의가족해체의전조가되지않음을주장한다.다양한가족의공통분모는‘엄마-아빠-자녀’라는형식이아니라사랑과정서적유대라는내용이며,만약에가족에위기가있다면,그것은가족의형태에서비롯되는것이아니라정서적결속의부재에서온다는것이다(10장「변화하는가족」).
앞에서주장한바와같이21세기의가족은“더나아지기위한선택형태”의도중에있고,그것이방송프로그램에서다소초라하게보이는‘나혼자’사는1인가구이건,언뜻시트콤에서만유쾌하게보이는동성커플이건,혹은생면부지의사람들이공간을나누며살아가는공동주거형태이건간에잊지말아야할대원칙은‘가족’보다는‘행복’이우선되어야한다는점이다.가족이기때문에반드시함께하는것이아니라함께하기때문에가족이된다/되어야한다는사실은가족에대한주요개념을혈연에서사랑과연대로이동시킨다.책을펴내며김종갑소장이밝혔듯이“이제우리는족보책을집어드는것이아니라사랑과우정에대한책을펼치고있는것이다”.
우리는가족이될수있을까?
여성문화이론연구소의사미숙은미혼의싱글맘,혹은이혼한후아이들과살아가는싱글맘들을인터뷰한글을중국윈난성모쒀족이야기를소개하며마무리한다.모쒀족사람들은결혼을하지않는데,그이유는“사랑은계절과같아서왔는가하면또가버리는것”이라고생각하기때문이고,그부족의아이들은아버지가누구인지중요하지않은가정의분위기속에서어머니의형제자매와함께살아간다는것.한사람의아버지가아니라여럿의외삼촌과,한사람의어머니가아니라여럿의이모들과함께생활하는그들은우리의기준에선모두가미혼모이고모두가결손가족이지만저자는“모쒀족의아이들이우리의아이들과다르게어떻게자랐을지를상상해보”자며배타적이지않은새로운가족관계를제안한다.가족해체위기에만집중하여가족을재통합해야한다는목소리만가득한속에서,“해체와반대로똘똘뭉치는가족이있으며,저하된출산율과반대로불임시술에인생을거는부부도있다는사실은가족이획일적으로만이해될수없음을보여준다”고지적하는최은주처럼,기존틀을벗어나창조적으로가족을상상하고이해해보려는노력이절실하다.
“우리는많은개념을타성에물든방식으로이해하고있”고(정지은,「부모와자녀의불가능하지않은만남」),지금까지그타성에대해질문하지않았다.신발사이즈나키처럼나에게할당된수치처럼,타성에젖은디폴트값으로우리는가족을생각해왔다.아파트광고나공익광고에서처럼웃음과활기가넘치는평화로운가족을이데아로하여나머지는다그에못미치는복사물에불과했으니,늘불만족스럽고불행한것이당연지사.영국의소설가재넷윈터슨은한인터뷰에서동성결혼에관해이런말을했다.“[결혼을하다니]동성애자들은이미충분히고통받지않았나요?”(Haven’ttheysufferedenough?)게이로사는것도힘든세상에서아니,결혼까지하다니!
『우리는가족일까』는반드시기존의가족을넘어서자고,기존의가족은없어져야한다고말하는책이아니다.다만,고통스럽다면그관계는아무리피로맺어졌더라도깨지는게옳다고말한다.위에인용한소설가의말처럼결혼과가족이괴로움이될수도있지만반대로누군가에겐무진장한기쁨과안정을줄수도있다.어떤것도될수있고,그모든게정답이다.가족이데올로기를해체하자는주장보다우리모두사랑하고행복하자는주장이이책의전반에흐르는건바로그때문이다.“우리는가족일까?”라는질문에“그렇다”고답할수있는건,우리가서로사랑하고함께있어행복할수있을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