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생 정길연 소설집

우연한 생 정길연 소설집

$13.00
Description
누구에게나 삶의 무게는 있다.
올해로 등단 31주년을 맞은 작가 정길연 특유의 명확한 문장과 섬세한 심리묘사가 한층 뚜렷해진 소설집 『우연한 생』. 이 소설집에서 저자는 연민 때문에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희생하는 여성, 속악한 세상의 이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하는 여성들을 전면에 등장시켜 여느 사람이라도 버티기 힘들 만큼의 묵직한 삶의 무게를 그려낸다. 일그러진 가족, 연인관계를 중심에 둔 일곱 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생사를 모르고 지내던 양부가 가정용 세척제를 들이마시고 자살을 기도했으니 보호자 된 자격으로 달려오라는 연락을 받은 여자가 존재하며, 그녀 곁에는 시도 때도 없이 그녀를 버리고 잠적하는 남자가 애인이라는 이름으로 자리하고 있는 《당신의 심연深淵》,“자신의 배우자에게 진저리를 내면서 자기 자식에게는 꿈에라도 만날까 무서운 ‘웬수’를 붙여주지 못해 안달하는” 어른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결혼이라는 인생 최대의 과제를 거부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Delete》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정길연

저자정길연은1961년부산출생으로,서울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1984년중편소설〈가족수첩〉으로《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장편소설《내게아름다운시간이있었던가》《변명》《사랑의무게》《그여자,무희》《백야의연인》,소설집《다시갈림길에서》《종이꽃》《쇠꽃》《나의은밀한이름들》《가족수첩》,산문집《나의살던부산은》그리고장편동화등이있다.

목차

목차
수상한시간들ㆍ7
당신의심연深淵ㆍ49
알래스카,그후ㆍ93
자서,끝나지않은ㆍ147
우연한생ㆍ185
가면과깃털ㆍ227
Deleteㆍ267
작품해설|방민호ㆍ299
작가의말ㆍ313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우연한생,그래도삶은계속된다”
선명하고단호한문장들로음각하는생에대한환멸혹은아이러니
정길연8년만의신작소설집
삶과사랑의문제들을인생이라는불가사의하고도불가피한과?정으로
그려내는이작가의시선은,섬세하다못해주밀하다._방민호(문학평론가)
장편소설《변명》으로독자들의많은사랑을받은작가정길연이8년만에신작소설집《우연한생》(은행나무刊)을선보인다.올해로등단31주년을맞은작가특유의명확한문장과섬세한심리묘사가한층뚜렷해진이번소설집에서는일그러진가족,...
“우연한생,그래도삶은계속된다”
선명하고단호한문장들로음각하는생에대한환멸혹은아이러니
정길연8년만의신작소설집
삶과사랑의문제들을인생이라는불가사의하고도불가피한과정으로
그려내는이작가의시선은,섬세하다못해주밀하다._방민호(문학평론가)
장편소설《변명》으로독자들의많은사랑을받은작가정길연이8년만에신작소설집《우연한생》(은행나무刊)을선보인다.올해로등단31주년을맞은작가특유의명확한문장과섬세한심리묘사가한층뚜렷해진이번소설집에서는일그러진가족,연인관계를중심에둔일곱편의이야기가펼쳐진다.각각의이야기에는연민때문에자신의삶을송두리째희생하는여성,속악한세상의이치를받아들이지못하고방황하는여성들이전면에등장한다.읽다보면현실의고통이그대로전이돼가슴을아리게하지만,다행스럽게도이들은무너지지않는다.살아간다는일의괴로움을없앨수있는것은아니지만그래도묵묵히아주성실하게자신의길을걸어간다.
연민,그토록순수하고지독스러운사랑이또있을까
기계화된감정에지배당하고,진짜감정에인색한요즘같은시대에상대를불쌍하고가련하게여기는‘연민’은쉽사리어울리지않는단어라할만하다.영리하고똑똑한사람에게연민이란빛나는내일을파괴할거추장스러운것에불과하다.이런시대에작가는연민의사랑으로모든것을감싸안은여성들을그린다.소설집의첫단편〈수상한시간들〉의여성주인공‘나’는어느날갑자기마주친,잘알지도못하는옛회사동료의임종을지키고장례식까지떠맡게된다.어느누구도강요한일이아니다.그렇기에마음만먹으면언제어디서든피할수있는상황이었음에도‘나’는외면하지않았다.아니외면할수없었다.
언제나그래왔듯이번에도단호하지못해미적거리는새일이커지고있었다.내게인생은늘갈림길이었고,좋지않은것과덜나쁜것간의양자택일이었다.그때마다나는엉거주춤등떼밀리거나휩쓸려가거나,누구에겐가이끌려갔다.(〈수상한시간들〉)
그녀의등을떠밀어휩쓸려가게하고,누군가에게로이끌어가게한주범은연민이었다.이지독한장난은〈자서自序,끝나지않은〉에서도이어진다.여성주인공‘나’의남편은조폭출신의두번이혼한경력이있는열세살많은남자다.결혼은가혹한운명의시작점이었다.‘나’는남의배로낳은아이둘,자기배로낳은아이둘을길러냈으나,30여년이흐른현재남편은거동조차못하는상태가되었고,‘나’는수년째병수발을들며손녀아이를키운다.
그때까지나는운이좋은편이아니었다.내앞에펼쳐지는상황을수용하도록강요당하며살아왔다고나할까.내가자진해뛰어든구덩이조차도실은불운의여신이등을떠다밀었기때문이라고여길정도였다.(〈자서自序,끝나지않은〉)
주인공‘나’의오늘을만들어낸건불운의여신이아니라,연민의장난이었으리라.결국연민은두이야기의끝을파국으로몰고가려하지만아이러니하게도연민이모든것을감싸안은까닭에그녀들의삶은일정한질서를유지한다.이것이야말로오늘날우리가상상할수있는최고의사랑이아닐까.
생의아이러니,속악한세상을향한그녀들의분투
한편연민을넘어서고약한현실을향해몸부림을치는세편의이야기역시인상적이다.〈가면과깃털〉의명효는여고동창들과은사들을만난자리에서,고상한얼굴을하고있으나속은물욕과허영심으로가득찬그들의속물적인민낯에물들지않는다.마찬가지로〈Delete〉의여성주인공은“자신의배우자에게진저리를내면서자기자식에게는꿈에라도만날까무서운‘웬수’를붙여주지못해안달하는”어른들을도무지이해할수없다며결혼이라는인생최대의과제를거부한다.시대의흐름에정면으로맞서는그녀들의분투는다소걱정스럽긴하지만통쾌한감정을선사한다.그런가하면〈우연한생〉에서한속물의사를만나아이를낳고도버림을받음과동시에,연애스캔들로무대에서도내쫓긴전직연극배우혜련의대처방식은치명적이면서도극단적이다.
어어어어!
양씨가무서운속도로곤두박질치는물체를인지하고어둔한소리를내는순간,그의전생애가눈앞을휙스쳐지나갔다.동시에그의외마디비명보다더크고둔탁한소리가그를삼켜버렸다.그는단숨에밤보다깊은어둠속으로나가떨어졌다.(〈우연한생〉)
혜련과아파트경비원양씨,두사람의인연의끈은한순간의선택으로얽히고만다.수십년간사람들과왕래없이홀로지내던혜련도,떳떳하고만족스럽게무난한노년을보내고있다고자위하던양씨도이런방식의운명적만남은결코원치않았을것이다.이순간을맞닥뜨리면“인생운칠기삼은그나마호시절때얘기고,이제는운아홉에재주하나,운구기일이라는말을옳다고여기게끔되었다”“일곱이든아홉이든타고난대로살다접으면그만이다”라고했던양씨의인생관이머릿속을맴돌게된다.제목이‘우연한생’인까닭이다.부와성공을위해서라면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는이들을향해두인물은온몸으로메시지를던지고있다.삶은우연일뿐그이상도이하도아니라는것을.
그럼에도불구하고,
오늘을걸어가는우리모두의이야기
누구에게나삶의무게는있다.특히이소설집에서작가는여느사람이라도버티기힘들만큼의묵직한삶의무게를그려낸다.〈당신의심연深淵〉에서는생사를모르고지내던양부가가정용세척제를들이마시고자살을기도했으니보호자된자격으로달려오라는연락을받은여자가존재하며,그녀곁에는시도때도없이그녀를버리고잠적하는남자가애인이라는이름으로자리하고있다.〈알래스카,그후〉는얼핏가벼워보이나,깊이를헤아리기어려울정도의뭉근한아픔이느껴진다.인생의중반부를넘어서새출발을하려는여성주인공‘나’와아들휘그리고애인B는함께아메리카종단을하던중,결국알래스카에서갈등이폭발해다시각자의길을간다.
나는가속페달을힘주어밟는다.자동차는발사대를벗어난미사일처럼앞으로튕겨나간다.그리고단단한부리로바람을가르는극북의맹금류처럼대지의어둠을뚫고앞으로,앞으로내달린다.지금내가할일은,정녕내가할수있는일은,다만,얼음벌판위를미끄러지듯달려나아가는것뿐이다.(〈알래스카,그후〉)
그렇다.그녀들은아주천천히한걸음씩앞을향해내딛는다.바로거기에살아가는의미가있다.같은무게라도누군가에게는버겁게느껴질수도있고,누군가에게는아무렇지않게느껴질수가있다.우리삶의무게가이이야기들속에서보다무거울지,가벼울지는짐작할수없으나,각자가느끼는자신의생은모두일정만큼의무게를분명히지닌다.그렇기에《우연한생》에실린일곱편의소설은우리모두의이야기며,그럼에도불구하고오늘을걸어가야하는이유다.
“내가나와갈라설수없으니실질을,흉금을꺼내기로한다.4월의구근球根처럼,다행히도조금씩생기가돋는듯하다.이참에기지개를켜리라.두팔을쳐들고,허리를곧추펴리라.”(작가의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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