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황혜란 시인의 시들은 우선 낯설게 하기 기법을 통해, 시를 보다 싱그럽게 해놓고 있다. 사물을 진부하게 바라보기 하지 않고, 기시감이 들게 내버려 두지 않고, 매번 새로운 각도로 사물과 현상과 인생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어, 참신하다. 또한 성급히 주제를 내세우지 않고, 에둘러 표현하기와 이미지 구현을 통해, 변죽만 울리게 하고, 서서히 좁혀 들어가 독자의 공감을 얻어내는 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의 특질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되도록 절제된 시어 배치를 통해, 깔끔한 미적 가치의 그릇을 만나게 해주고 있다. 시의 세계는 이 미적 가치의 그릇에 담겨졌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된다. 황혜란 시인의 시 전체가 하나의 미적 그릇을 이루고 있고, 거기에 담겨진 인생관과 세계관이 절망적이지 않고 새순 돋듯 희망적이고 섬세하고 아름답다. 그런 감성들을 만난 독자들은 시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 거기에 시의 리듬과 다채로운 표현기법 활용, 군더더기 없는 절제된 시어 배치, 길지 않고도 짤막한 시 속에서도 묵직한 세계관을 펼칠 수 있었던 점 등도 주목할 만하다.
-박덕은(시인, 문학평론가)
-박덕은(시인, 문학평론가)
짙은 침묵과 가녀린 응시 (황혜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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