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박지선의 시집 『어느 날의 위빠사나』에 수록된 예순 아홉 시편은 그녀가 지나온 길의 흔적을 낱낱이 보여준다. 길이란 선점하거나 선정할 수 없는 것이어서 시인은 주어진 삶의 노정을 묵묵히 밟아 여기까지 왔다. 낯선 풍경을 바라볼 때면 낯익은 풍경을 겹쳐서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나직이 나직이 노래하면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시인의 말’에서 고백한 바와 같이 “흐르는 동안 저절로 깨끗해지”는 물의 이력을 살아온 그녀는 ‘자정自淨’ 작용의 순리를 안다. 은색 파이프 같은 두 다리를 번갈아 내디디며 앙금이 섞인 물을 거르고 또 걸러낸다.
시인 박지선은 시를 통해 삶과 진실과 생명에 대해 말한다. 끝끝내 놓치지 않아야 하는 ‘마침표’의 궤적에 대해 말한다. 나의 삶은 나의 것이며 진실은 외면되지 않아야 한다는 당연한 말이 낯설게 들리는 것은 박지선의 시어가 시의 본질에 닿아 있어서다. 일상의 언어가 시가 되기까지 시인의 입술은 얼마나 발화를 위해 노력했을까. 이 시의 편수인 예순 아홉은 ‘일흔’이라는 수에서 한 숟가락 덜어낸 만큼의 숫자다. 완전하지 않기에 시가 되어지는 숫자다. - 〈작품론〉 중에서
시인 박지선은 시를 통해 삶과 진실과 생명에 대해 말한다. 끝끝내 놓치지 않아야 하는 ‘마침표’의 궤적에 대해 말한다. 나의 삶은 나의 것이며 진실은 외면되지 않아야 한다는 당연한 말이 낯설게 들리는 것은 박지선의 시어가 시의 본질에 닿아 있어서다. 일상의 언어가 시가 되기까지 시인의 입술은 얼마나 발화를 위해 노력했을까. 이 시의 편수인 예순 아홉은 ‘일흔’이라는 수에서 한 숟가락 덜어낸 만큼의 숫자다. 완전하지 않기에 시가 되어지는 숫자다. - 〈작품론〉 중에서
어느 날의 위빠사나 (박지선 시집)
$11.34
- Choosing a selection results in a full page refr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