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 (박덕은 시선집)

사랑의 힘 (박덕은 시선집)

$17.19
Description
박덕은 시문학은 초기에는 시인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실존 탐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기독교적 세계관에 대한 시편에서는 신앙고백의 성격, 참된 신앙인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다양한 포즈가 주된 시적 세계였다. 이후 그의 시적 경향은 단독자 인간으로서의 외로움과 거기에서 파생된 그리움의 감정이 시적 대상에 대한 사랑을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아프게 노래하고 있다. 이렇듯 끊임없이 사랑을 노래하는 시편을 수천 편을 쓰고도 목말라 하는 박덕은 시인의 노래는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다. 여기서 시적 대상은 절대자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누군가일 수도 있지만, 가장 순수하고 절대적인 존재일 수도 있다. 박덕은 시인의 세레나데는 고독한 그의 내면에서 울부짖는 하울링으로 이토록 간절한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다. - 강경호(시인, 한국문인협회 평론분과회장)
저자

박덕은

전북대학교문학박사
전)전남대학교교수
현)한실문예창작지도교수
전남매일신문오피니언〈에세이〉연재
광주매일신문〈문학마당〉평설연재
전국박덕은백일장개최
중앙일보신춘문예당선
전남일보신춘문예당선
새한일보신춘문예당선
김현승문학상수상
항공문학상수상
여수해양문학상수상
계몽사아동문학상수상
대한시협문학상대상수상
시인마을문학상대상수상
타고르문학상대상수상
모산문학상대상수상
국제종합예술대전대상수상
국제현대미술우수작가전대상수상
한국창작문화예술대전대상수상

목차

사랑의힘_차례

작가의말
희년송/최승범
축하마당

1바람은시간을털어낸다

안개
바람은시간을털어낸다
누이야누이야
外出
거시기·1
타령·2
脈·1
脈·2
脈·3
脈·4
어떤산술법
回想
행운목
수목장
금오도
여수항
어머니
사각기와무늬
할머니의풍등
월식
한양도성
폐차장
우화羽化
단풍
을숙도
부둣가노점상
전단지
말뚝
슬픔이아문자리
당신만은

2케노시스

당신을확실히얻기위해
당신의방
하늘과산바람
얼마나좋겠어요
빈종이
진실
사랑과홍역
사랑과문학
사랑과정신
사랑과마음
사랑과영혼
살아있는기쁨
갇힘의비밀
당신의뜻
걸어걸어찾아온성지
향수
지하철의차창을보며
길트기·1
길트기·2
이별의길목에서
맡김의노래
사실은
나는매일밤바람과함께사라진다
어떤정경
당신·1
당신·2
당신·4
당신·22
당신·49
당신·51
당신·65
당신·66
당신의사랑앞에서
둥지높은그리움·2
둥지높은그리움·4

3바닥의힘

사랑의힘
빈자리
대화
나와당신과봄
당신의하늘
바닥의힘
개나리길
다림질
수건
욕망
걸음의방식
사랑아·1
사랑아·18
사랑아·117
사랑아·260
사랑아·321
사랑고백·1
사랑고백·99
낙엽처럼
나를사랑하나요
열정·34
열정·44
열정·54
온전한사랑·13
온전한사랑·29
온전한사랑·66
환자

4부치지못한편지

부치지못한편지·1
부치지못한편지·48
부치지못한편지·56
부치지못한편지·91
짝사랑·5
짝사랑·10
짝사랑·16
짝사랑·45
짝사랑·85
강·1
강·7
강·25
강·36
그리움아·4
그리움아·11
그리움아·16
그리움아·21
그리움아·24
그리움아·31
그리움아·34
그리움아·38
그리움아·41
그리움아·74
둑과강물과자유
봄비오는날
꽃의기다림
솟구쳐,솟구쳐,솟구쳐
봄과여름사이

○해설
실존탐구와기독교적세계관,그리움의노래/강경호

박덕은프로필
박덕은작품연보및저서발간현황

출판사 서평

실존탐구와기독교적세계관,그리움의노래
-박덕은시선집『부치지못한편지』


강경호
(시인,한국문인협회평론분과회장)


박덕은생과예술의원천은문학이다.1979년〈전남일보〉신춘문예에동화「경수의하늘나라여행」당선을시작으로1983년《아동문예》신인상소년소설「기다림연주」당선,1985년〈중앙일보〉신춘문예문학평론「삶의원리와죽음의원리」당선,1986년《시문학》에시「연가」당선,1987년《아동문학평론》에동시「뒷동산의꿈」,「구름아구름아」,「뒷곁의편지」당선,1992년《문학섹희곡당선,소설과장편소년소설,수필등문학의전장르에등단하여전천후만능문학인이되었다.이러한기록은우리문학사에서는쉽게깨지지않을기록이라고여겨진다.
뿐만아니라모든장르의작품집과교양서를포함하여130여권이넘는창작집을펴내어문학인으로서박덕은은지칠줄모르는에너지와부지런함으로창작의욕을불태워왔다.그중에서도그의문학세계를대표적으로발현된장르는단연시(詩)이다.시선집까지포함하여27권의시집을펴냈다.그리고‘그리움’을주제로한시편을3,000여편이나창작하였지만시집으로펴내지않았다.
그러므로박덕은이추구한문학세계를시집을통해투사시켰다고보아도무방할것이다.

때까치울음같은바람이되었다/피가잉잉거리는질퍽한길을따라/줄무늬져오는석양빛을뿌리치며갔다/동산의축축한時間을털어내자마자/깃털처럼부서져내린醉氣/계속바람은달렸다/흙구덩이에잠긴深呼吸을딛고/얼기설기털돋친삶의音階를/한꺼풀한꺼풀벗기면/포도시속살벗는山脈,그등성이를털어낸다/점점소슬한진펄에밀리는/肉身의몸부림몇점,/우적우적깨물어먹고질근질근깨물어먹고/노자한푼없이한사코가라,바람개비같이돌며가라/숭숭구멍뚫린갈림길로/머슴살이손때도쌍심지돋은자존심으로씻으며/달음박질로가라,기지개켜며치달려가라,얄미운바람/자박자박바람을지쳐달렸다/둔탁한발걸음소리질질끌어데불고/변두리샛길로접어들면,/쑥대머리동네아이들의헛웃음소리,히히,헤헤/그사이를비집고기어코끼어드는/아내의육자배기가락몇올,/파닥이며돌아눕는죽은아이의부르튼울음소리,/갈앉아조상의山脈을더듬어헤매는/老母의녹쉰염불소리,/와르르쏟아져내려별빛같이/개구리울음밭에뿌려졌다/바람도숨을멈춘채/벼포기들사이로/시름시름자맥질을하면서/바람은시간을털어낸다.
-「바람은시간을털어낸다」전문
박덕은시집『바람은시간을털어낸다』(전남대출판부,1986)에대해김상태문학평론가는“평범한소재를새롭게보려는시정신의돋보임이다.그것은러시아포말리스트중에서쉬클롬스키로대표되는시학자들이‘비친숙화’관점을잘실천한듯이보인다.더욱이이시인의시들에서는남도에서흔히쓰는방언의새로운얼굴을얻고있음을보게된다.”“지적하고싶은것은정중동의테크닉이다.그의시에서느껴지는목소리는착갈앉음이다.도무지부박하다든지객기를부린다든지하는대목이한곳도없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의시는따분함이라든지지루함을주지않는다.그이유는매시편마다시험하고있는다양한리듬과시적퍼스펙티브때문이다.그의목소리가하도차분하기때문에쉽게눈에띄지않을뿐이다.가령「누이야누이야」는「거시기1·2」와는다른음색을내고있는가?「사랑1·2·3」은「타령1·2」혹은「깨달음1·2·3화」와,혹은「맥」연작시와얼마나다른변이를추구하고있는가?그럼에도도무지요란하게드러나지않는것은그의차분한음성때문이다.
김상태문학평론가는박덕은의시의차분한목소리에대해주로주목하고있다.보다구체적으로박덕은의시를살펴보면「바람은시간을털어낸다」에서눈에보이지않는비가시적인이미지인촉감각으로만지각할수있는‘바람’에대해“축축한시간을털어”“산맥의등성이를털어낸다”등에서볼수있듯이초인적인힘을가진존재로나타난다.더불어“파닥이며돌아눕는죽은아이의부르튼울음소리”“때까치울음같은”슬픔을재내한애조를띤존재라는양면성을지녔다.인간의실존에서만나는온갖슬픔의서사현장에서그것들과마주하며그아픈시간을털어내는존재로현현하는존재이다.
「안개」에서는만질수도없는시각적이미지인‘안개’를가시적으로드러내며,“갓태어난향수의날갯짓”이라고형상화한다.안개의속성인시야를은폐시키는성질을통해“한꺼번에피어오는정”“맘놓고피어오르는넋”“아내의눈빛같이/희뿌연햇살”로형상화시킴으로서보다내밀한인간의정신영역으로까지그의미를확장시킨다.
「누이야누이야」는1980년대우리시단을한바탕유행처럼지나간민중시,또는현실참여적인성격의시라고할수있다.가난한집을떠난누이를향해보내는연민의정서가주조를이루고있다.그러면서도“정갈한마음깃을세우고서서/살아있는눈빛으로살아가는누이야”“아침햇살처럼늘그렇게/살아있는누이”로긍정적으로인식하고있는모습에서80년대민중시와는사뭇다른일면을보여준다.‘
「타령·2」에서는후렴구“어허야어허내사랑아”를반복하는형식과주로3행3음보음악성을잘살리고있다.그리고‘타령’이라는말이말해주듯우리민족의내면에녹아있는노래형식으로가난한기층민의애환을그려내고있다.
갈수록시적완성도를보여주고있는작품들은시적상징을대상에게부여하여이른바계산되었지만자연스럽게시적짜임새를갖춘다.
「행운목」에서‘행운목’은말그대로행운을가져오는어떤대상을통해대상이지닌기표이면의기의에그대상이지닌의미를깊이투사한다.이작품에서‘아버지’는‘행운목’같은존재로인식되는데,“아버지는/일년계약직접시물에서/일”하는사람이다.주지하다시피‘접시물’은깊지않아생물이살기힘들지만행운목은잘산다.아버지는‘접시물’로형상화시킨‘계약직’이다.계약직은임시직이므로계약기간만일할수있다.이렇듯열악한환경에서“내집마련같은”소소한꿈을피우기위해“모두가퇴근한사무실에서/혼자야근한다.”약속을실행한다는행운목의꽃말처럼묵묵히자신의길을걸어가는아버지의삶을긍정적으로그려내고있다.
「수목장」에서는수목장의현장을‘자연친화적인여관’으로의미화시킨다.그러므로‘벽지’‘숙박계’‘입실’‘장판’등의시언어의등장이자연스럽다.그러면서도‘나무밑’‘장지’‘울음’‘꽃’‘흙이불’등묘를떠올릴수있는언어들을배치하여죽은사람의장례를연상시킨다.비문같은글을‘숙박계’에쓰게되고“썰렁했던그의방은차츰온기가든다.”고말하는여유를보여준다.

굽은등감춘어머니는/모든것을마주보며말한다//고기잡이배집어등의밝음도/차갑고드센암초도/정박해있는순한눈빛들도/휘감기는한파도/모두그녀의앞에있다//옷소매걷어붙인탄탄하고억센팔뚝으로/그녀는언제나정면을응시하며/세상을다독인다/앞면을확장해가는그뜨거운가슴으로//어머니의힘은사실,/뒷면에숨겨져있다//비상식량이비축된/낙타의혹처럼/그녀의굽은등은상흔의저장고//난파된어선의슬픔,어부들의고뇌,/발묶인두려움의나날들,/회한으로출렁이는항구,/속절없이저무는바다까지/모두그녀의뒷면에서꿈틀거린다/그것들의응축된힘이/그녀를단단히다져간다//폭풍우휘몰아치는/이른새벽/용솟음치는기도//정한수떠놓고험한물결잦아들때까지/거친파도헤치며허리굽혀애타하다/급격히커지는그녀의간절함이/바람의들머리바꿔뱃길을연다//그제서야/사나운풍랑한복판에서/잔잔하고도붉게물들어가는고요가/먼데서생동하는아침을끌어올린다.
-「여수항」전문

「여수항」은‘어머니’라는대상을노래한작품이다.박덕은은어린시절마음속으로어머니와의단절을마음먹었지만자신이자식을낳고어머니의처지가되어어머니의삶을이해한다.그럼에도오랫동안그의문학작품속에어머니가거의등장하지않는다.물론이작품은보편적인어머니에대한관념을노래한것으로볼수있지만,그동안어머니에대한연민과사랑이어느정도이작품속에스며든것이아닐까.“굽은등감춘어머니는/모든것을마주보며말한다”그러나사실어머니의힘은뒷면에숨겨져있다.낙타의혹처럼굽은등은상흔의저장고이다.난파된어선의슬픔,어부들의고뇌,발묶인나날들,그리고속절없이저무는바다까지어머니의뒷면에서꿈틀거린다.이렇듯고난신난한삶의고초를견디어온어머니이기에오히려그것들의응축된힘이어머니를단련시켰다고할수있다.그동안어머니를시련에서견디게한힘의온천은이른새벽정한수떠놓고용솟음치는기도때문이라고할수있다.그러므로이러한간절함이“사나운풍랑한복판에서/잔잔하고붉게물들어가는고요가/먼데서생동하는아침을끌어올린다.”는긍정적인힘으로작용했을것이다.
할머니를노래한시편은버거운삶을긍정적인힘으로작용할수있는에너지를보여준다.「할머니의풍등」이라는작품을읽는다.
‘할머니의풍등’은‘할머니의소원’을상징화시킨은유이다.“백발처럼성성한슬픔”은할머니의지나온지난한삶을의미한다.“감당하지못할恨숨긴채”살아온생이였기때문이다.때는“동안거끝낸”봄날감자를심기위해할머니는밭으로간다.“묻힐수없는날들/적막속으로잠기자/우우우허공떠도는소리/그서러운날들/조금씩밀어올려푸른줄기세운다”서러운삶속에서도감자의푸른줄기를세우듯할머니의한과슬픔으로얼룩진삶에생기를불어넣어준다.아침내“찬란한내일을어룽어룽엮”기에이른다.이작품에서작품에활기와힘을주는것은“울음은웃음보다환하다”는역설과감자의푸른멍이생명성을나타내듯‘상처’의다른말인‘멍’을“하얗게멍이든세상을눈뜨게한다”는대목이다.그러므로“사방천지별처럼반짝이는풍등이/밭이랑마다무더기무더기떠있다”며감자꽃으로짐작되는것들이별처럼,또는풍등처럼밭이랑마다떠있다고하는것이다.결국“할머니의꿈알들이토실토실하다.”며할머니의소원이기도한감자알이토실토실잘여물었다고하기에이르른다.
「폐차장」은자동차의일생을통해마침내폐차장에오게된과정을통해인간의삶을노래하면서성찰을말하고있는작품이다.알다시피자동차는질주하는것이본능이며역할이다.그러나“가파른기억의고삐내려놓고/가부좌튼다”한때는“갈데까지가보자는/취기오른속도”의무모함과객기는시인의삶을말해주는것이기도할것이다.그러므로“달릴수록치기어린배경이/떨어진문짝처럼사라진다”고할수있다.이제폐차장에이르러“한방향만고집한미련많은백미러는/금이간오후의고뇌를붙들고있”는처지가되었다.인간의삶도이러할것이다.그러므로“구름한점없는데/소나기한줄기후드득쏟아”지는것은“스스로를경계하라고/등짝후려치는”죽비같은것이리라.
이밖에도박덕은초기시편들에서기층민들의삶의애환을그린대표적인작품으로는마치월식때사방이캄캄해진것처럼“태생부터/쓰리고아릴수록단단해지는눈물이/새길을만든다”는“달의심장을옥죄는망나니들”“아직끝나지않은봉기가/동진강으로모여들어/혁명같은달가루를풀어놓느라/강물결이희디희다/”고노래한「월식」,부둣가에서노점상하는사람의“가압류딱지”같은상처를안고살아가는사람의지난한삶을그린「부둣가노점상」,음식점전단지를골목마다붙이고다니는여자의삶을살피는「전단지」어린자식들을위해풍랑에쫓기면서도“재갈같은생과맞서는”아버지의한숨을노래한「말뚝」등의작품들이있다.

박덕은의초기시편에서는기독교적세계관을그린작품이그의또다른시적경향을차지한다.기독신앙을노래한시편에서는주로하나님에대한예배와신앙고백적인성격을띤작품들이다.특히「케노시스」연작시가그대표적인예가되는데,문덕수는“‘당신’(임)을발견하게되고,마침내당신과나와의관계를정립하여그의상상력,그의영혼의전체를집중함으로써그의시의(그리고삶의)중심을확고하게잡은것이다.절대자인당신과나와의관계에서형성된이구조는앞으로얼마간은그의시의기분구조로작용할것으로보인다.”(「형이상학의인식」,『자유인·사랑인』도서출판한실,1989)고하였다.이연작시들은박덕은의개성적인목소리를진하게드러낸다.결국박덕은이그의시적여정에서탐색한성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