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와 소녀 (김숙희 시집)

국수와 소녀 (김숙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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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예로부터 음치는 시를 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시 창작 또한 언어와 음악이 하나의 자리에서 맞물리면서 시낭송을 형성한다는 말과 등가이다. 여기에 조금의 설명을 붙이기로 하자. 서정시는 원래는 메시지보다는 리듬으로 존재했었다. 그러던 것이 후대로 내려오면서 이야기의 형태로 메시지를 담아내고 음악과 함께 독자를 감동의 세계로 안내하면서 오늘의 문학이 된 것이다. 그래서 리듬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응용할 수 없는 사람은 시 창작과 낭송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김숙희 시인이 보인 시낭송은 그대로 시 창작과 연결하여 두 권의 시집을 한꺼번에 출판한 것으로 보인다. 시에 있어서의 음악성과 시낭송을 함께 하면서 그만큼의 성과를 두 권의 시집으로 출판하는 김숙희 시인의 작품적 성적표가 어느 정도인가를 살필 차례다.
- 김종(시인, 화가)
저자

김숙희

ㆍ공립해남공업고영어교사,시낭송가,수필가

ㆍ대한민국최고기록인증대상
(수상부문_전국시낭송대회13관왕,전국시낭송대회다관왕1위)
ㆍ전국시낭송대회심사위원장5회
ㆍ광주대대학원문예창작학과문학박사/졸업
ㆍ경희대대학원문화예술경영전공석사/졸업
ㆍ영어교육학사,영문학석사졸업

ㆍ서울한국예총시낭송부문,한국예술문화명인(현)
ㆍ서울세계예능교류협회문화예술위원장(현)
ㆍ한미예술재단USA시낭송위원장(현)
ㆍ한국문협전남지회시낭송위원장(현)
ㆍ서울김소월시낭송협회회장(역)
ㆍ목포문화원이사(현),송수권기념사업회이사(현)
ㆍMBCTV전국방송,KBS라디오등다수출연
ㆍ‘국회시낭송의밤’‘서울예술의전당명인명무전’등시낭송공연예술활동
ㆍ전남문협,목포문협,강진문협,무안문협,스토리문협회원
ㆍ2021한국을빛낸자랑스런한국인대상(대한민국최고시낭송가대상)
ㆍ2021대한민국아름다운문화인대상(문화예술부문대한민국최고시낭송가대상)
ㆍ2022세계청년리더총연맹PRESSAWARDS최우수인플루언서상
ㆍ2017언론사주최자랑스런한국인인물대상(문화발전공헌부문)
ㆍ2017언론사주최대한민국인성교육대상
ㆍ2016김소월전국백일장대회준장원
ㆍ시집『착각을하지않기위한레시피』,『국수와소녀』,
『너무한꺼번에날아온오후』

목차

1부등나무가있던집

고양이는두부한모를사들고
소국小菊
벚꽃아래
낙서의힘
갑자기찾아온슬픔
국수와소녀
살구와음주단속
장미를심어놓고갔다
밀향기
겨울나그네
경포대녹차밭
등나무가있던집
접시꽃이피었다

성당의종소리
가을
당신


2부그사이,오후가온다

그사이,오후가온다
기치는저혼자서
밤열두시
고모
와인은꼬리가길다
봄에서겨울까지
게장골목
그래도간다
오늘까지다
버스와인생
약속
자전거타기
상처
색깔
대안代案
아가
그것은섬의이름이아니었다
종점
새벽은벽이아니야
시의무사들
축구
토끼가오는시간
차이
바둑은푸른색
나무
시를기다리는여자
바람의말
날개
새에관한보고서
오일장
노을앞에서


3부아버지의밥

비가내리는반대방향
은행나무가서있었던자리
거미의집
꿈속의법정
아버지의밥
지구에는기름이얼마나남아있을까
분수噴水는온다
외관의날들
9시
미역의날들
모기
어떻게이런일이
TV

우체국이없다

|작품론|
‘만남’과‘이야기’의시학-“튀어오른물방울에눈시울이젖는”|김종

출판사 서평

‘만남’과‘이야기’의시학
-“튀어오른물방울에눈시울이젖는”


김종(시인,화가)


프롤로그
시인박두진은“시는우리의삶을새로출발하도록고무하며,그삶의근원으로돌아가게한다.”라고하였다.그에기대면시는우리를일어서게하고,뿌리를찾게할만큼힘이세지만그중에서도시낭송이갖는힘은현실에서시의정신을실현해주는데더말할나위없이우월하다고말할수있다.그믿음을온몸으로실천해온김숙희시인이시집을낸다.그것도두권을한꺼번에!!

곡진하게닳아지느라녹슬틈이없는사람!
닳아지는일로녹슬틈이없는사람!김숙희시인을들여다본다.김숙희시인이시낭송가로서전설적인성과를만들어갈수있었던이면에는자신의남다른승부근성이작용하고있었다.그가학생들을훈육하는교육자로서교육일선에서보인성실성은자타가두루인정하는터이고영일이없는치열함으로시낭송가의길을걸어가히타의추종을불허하는시낭송대회13관왕이라는미증유의성과를거머쥔것또한경이적이다.
김숙희시인은이미2022년에첫시집으로『착각을하지않기위한레시피』를상재한바있다.그리고이번에순수창작시만을모은일반시집과시선집형식으로두권을한꺼번에출판하는쾌거를앞두고있다.“흐르는물은이끼가끼지않는다.”고했다.동일한의미로“녹슬지않고닳아져서사라지는삶”을분초를다투어가며실천하는치열한사람들의이야기를훈육의차원에서듣고지켜본경우가있다.그같은예에준하는한사람이바로김숙희시인이다.그에게우리가비상한눈으로다가가고주목하는것은확실히지금까지의그의세월에서지켜보게하는특별한무엇인가가숨쉬고있기때문이다.
앞서도언급했지만그는이미시낭송경연대회에서‘대상’수상만도파천황적성적표를받아들었다.그의이같은성과의이면에는명불허전이라는강물이흐르고있다.시낭송대회를참가해본이는알겠지만한차례의‘대상수상’만도명당집자손이라야가능하다고할만큼지난한일임을이구동성으로입을모으곤한다.그런터에김숙희시인은시낭송대회에서그누구도따를수없는전설적인성과를쌓은터이다.시집을평설하는자리에서굳이이걸드러내야할까를망설였지만그럼에도그의이같은괄목상대를창작적성과와견주면그의문학적품새를살피는데요긴하겠다는생각때문이다.
필자는김숙희시인이실제로얼마나치열한사람인가를목격하는자리가있었다.평상시야그럴기회가없었기에들리는소문만으로대했었는데그를지켜볼자리가마련되어이얘기를소개하는것이다.그날의일은벌써5년전으로거슬러간다.대한민국국회와문화원연합회가공동으로주최하는‘국회시낭송회’를국회의대강당에차렸는데필자는시인자격으로출연하는자리였고김숙희시인은시낭송가대표로선정된출연자였다.시인,시낭송가와함께국회의원들도직접나와이날만은정치싸움도멈추고자신들이좋아하는시인의작품을낭송하고,문화예술위원등입추의여지없이들어찬관중들을향해시낭송을봉사하는자리였다.거기에서김숙희낭송가가보여준감동은그를직접겪지않고서는어떤설명도불가능한그런자리였다.그날의무대에서김숙희시인은시낭송가로서,경향각지의내로라하는다른낭송가와견주어단연돋보이는무대였다.
그자리에서특히눈여겨지는대목은김숙희시인의명성때문인지여러낭송가들이그를찾아왔고저마다기념촬영을요청했지만자신의출연이전이라일체를사절한다며1분,1초도멈추지않고낭송할작품을디테일한부분까지반복연습하는것이었다.
이는분명놀라운광경이었다.그리고그래저쯤치열하니까많은애호가들의주목의대상이되었겠지하는생각이들었다.그는눈을감고잠시잠깐도멈추는법없이낭송시를연습하다가자신의차례가되자무대에올라영광의주인공으로우레같은박수를받아내고있었다.그의그날의괄목상대는최선을다한결과이상도이하도아니라는생각이었다.그는무엇을해도저리최선을다하는사람이겠다는것을새삼느끼는순간이기도하고.
이번의시집출판만도한꺼번에두권을동시에내놓는일이다.그가현직에서학생들을가르치는교육자이면서바삐서울로,광주로대학원문학박사과정을졸업했다는말은분초를다투면서자신의일에진력한다는의미일것이다.그는학교에가서는학생교육과지도에최선을다하는사람이고그다음은박사학위논문을통과하고두권의시집까지를동시에출판한다는것이니솔직히벌어진입을다물수가없었다.
‘괴력적’이라는말은이런경우를두고이르는말인가도싶다.예로부터음치는시를쓰지못한다는말이있다.이말은시창작또한언어와음악이하나의자리에서맞물리면서시낭송을형성한다는말과등가이다.여기에조금의설명을붙이기로하자.서정시는원래는메시지보다는리듬으로존재했었다.그러던것이후대로내려오면서이야기의형태로메시지를담아내고음악과함께독자를감동의세계로안내하면서오늘의문학이된것이다.그래서리듬을제대로이해하거나응용할수없는사람은시창작과낭송은애시당초불가능하다는말이되는것이다.김숙희시인이보인시낭송은그대로시창작과연결하여두권의시집을한꺼번에출판한것으로보인다.시에있어서의음악성과시낭송을함께하면서그만큼의성과를두권의시집으로출판하는김숙희시인의작품적성적표가어느정도인가를살필차례다.
랭보도말했지만시인은사물에대한행복한관찰자이다.행복한관찰자의모습은김숙희시인의경우에도어김없이드러난다.시인은사물을상대하여‘이야기의최초’를발언하는사람이며한편의시는하나의이야기라는사실에도달한다.우리가시를읽는일은한편의이야기를읽는일에다름아니기때문이다.

새로움은최초성과신기성을찾아가는일
이야기의새로움을읽고최초성과신기성을찾아간다는말이다.시인은늘언어적개성과새로움을탐색하는자이고그같은절차탁마를굽이굽이열어서행복한시선위에세상의새로움을무지개처럼걸어두고독자의눈길을견인하는것이다.그런의미에서사물의너머까지를살피고열치면서그것들을발언하는사람이시인인것은부연조차새삼스럽다.김숙희시인의시는은연중작품마다에스며있는염려와연민또한지극하게읽혔다.김숙희시인의언어로읽으면‘짐짓’열어보이는서정시의시간을역사의시간,철학의시간,향토의시간,언어미학적시간으로환치하여인간의시간으로나아갈수있었던것이다.

비가내릴것같은저녁어스름고양이는두부한모를사들고
고양이한마리가두부한모를사들고
골목을돌아가고있다

처음엔고양이도두부를먹나생각했다가
고양이도두부를먹을수있겠구나생각했다가
고양이가두부를살수있을까하는데까지
그생각이따라가게되었다

실은내가오래다니던동네가게에서
두부한모를사들고나오다가
잽싸게골목속으로사라지는
길고양이한마리를보고
얘야,너도두부사러나왔니
말을붙여보다가

정말로고양이손에두부를건네주고싶다가
이렇게저렇게헝클어진생각들이
두서없이나열되던시간이었다

고양이는이미어디론가사라지고없어서
할수없이나는고양이같은표정으로
일부러내얼굴을바꾸어보다가
고양이한마리가
두부한모를사들고
골목길을돌아서집으로가는중이라고말해버렸다
-「고양이는두부한모를사들고」전문

“얘야,너도두부사러나왔니/말을붙여보다가”에서우리는이한조각표현의여유로움에대해미소를띠게된다.시적언어는때로사물의표정과생각을일삼아서되짚어내는일이며절로이는언어의파장같은반응을따라가게된다.‘고양이’와‘두부’의상관성에서여러굽이로빚어진언어적파장이능청스러울만큼자연스럽게펼쳐지는것은이시인의시적재능을들여다보게하는대목이다.누구든고양이가두부를사는일을두고이런저런상상을할수는있겠으나위의작품처럼천연덕스럽게펼쳐내는일은이야기에솜씨가없으면불가능한일이다.
우리의일상은엉뚱하다는말이나반추할만큼자잘하거나한가하지가않다.버릴수는없는것들까지우리를생광하게하고우리앞에놓인사물과의연결또한전혀엉뚱한것에서부터차츰씩긴밀해지는것을볼수있다.우리가읽은위의작품에서‘고양이’는‘나’와동일시되는객관적상관물이다.시인은일상에서여러대상을만나면밀하게살피다가빛의파장에감광된부분만을자신만의방향에서재단한다.그리고는그대상과동화되어가는언어적현상을하나하나제자리에불러들인다.당초작품이시작될때에는무료함을드러내보일만큼무반응한것이었다.허나의도한‘고양이’를사람과일치시키면서인간의눈빛과체온을측은지심으로드러내는또다른표현이랄까?맞닥뜨린상황마다시인의눈과마주치면우연이란존재하지않는다싶게긴밀해지는것을볼수있다.그리하여이내화자와인연의끈으로여러현상들이연결되는것이다.
김춘수의‘꽃’이그좋은예가아닌가싶다.생각의심지가맑고깊으면평소무심상하게보아넘기던사물들도저마다존재의불을켜고의미짓는자리에들어선다.위의작품에서우리는그같은현상을역력히주시하고있다.분명김숙희시인은다른사람은생각할수도없는‘고양이’와‘두부’를불러들여시적긴밀성을구축하는데상당한수완을보이고있다.
처음에는화자가고양이도두부를먹나를생각했었다.그러다가먹을수는있겠구나생각하다가고양이가두부를살수있을까를요량하는데까지생각이따라가게되었음이자못흥미롭다.현실은지루하지만이같은관찰에는여유가뒤따르고겸하여우리의일상을삽상하게한다.동네가게에서“두부한모를사들고나오다가/잽싸게골목속으로사라지는/길고양이한마리를보고/얘야,너도두부사러나왔니”하며말을붙여보는화자의능청에는“고양이손에두부를건네주고싶다가”로바뀌는찰나이런저런생각들이두서없이어디론가사라지고없는시그널로옷갈아입게된다.
이제는화자가고양이의표정으로“내얼굴을바꾸어보다가”에라모르겠다,두부한모를사들고서야작정하듯골목길을돌아집으로가는중이라고말해버렸다.이대목까지를독서한우리가마주한작품의총량은화자의눈이발견한고양이를자신과일치시키면서고양이를자신의생각의굽이에상대의처지처럼얘기해가는과정을따라가게하고이들은못내정겹다는생각까지하게한다.이작품을독서하면서우리들의내면의언어적경직성을주술처럼풀어내면서우리는뜻하지않게우리의사소한처지를상대의입장에서읽을수있었다는생각이고사용하지않은신체의근육을새롭게단련시키는것처럼우리또한시선의새로움에다다를수있었다할것이다.

영결식장의조시보다애련한‘소국’

내가아는꽃이름중에
제법슬펐다

섬나라로돈벌이나간
친척언니는
가을에돌아왔다

사람은오지못하고
이름만돌아왔다

언니네화단가에
꽃잎촘촘한소국이피었다

그옛날가난하고작은나라의
조용한이름처럼
-「소국小菊」전문

「소국小菊」은화자김숙희시인의시적사유와긴장이탄력적으로읽히는작품이다.화자의시선이한결가깝게다가와이모저모복합적인상황을들여다보게하는작품이위의「소국小菊」이다.우선이작품에서시인은“내가아는꽃이름중에/제법슬펐”다는전제를깔고있다.그리고“섬나라로돈벌이나간/친척언니”가가을에돌아왔다는상황을이어지는다음의연에서만나게된다.“사람은오지못하고/이름만돌아왔다”고한표현또한이를구체화시키는부분인데하필이면이다음부분에서“언니네화단가에”피어난꽃잎촘촘한소국을보며돈벌이나간친척언니를읽게한다.그리하여‘가을’이라는계절을인식하게한다음사람은오지못하고이름만돌아온일을확대하여그배경으로꽃잎촘촘히피어난언니네화단가로안내된다.이자리에서시인이떠올린것은‘그옛날’가난하고작은나라의조용한이름처럼피었다는마무리의표현인데이에이르면짤막한이한편의시가김숙희시인이담아내고자한아픈역사를조용하지만아프게아프게수있다.여기에서‘소국’은“가난하고작은나라의/조용한이름처럼”이라써내렸지만지난날의우리의슬픈역사를한껏환기시킨시적서정성을비등점직전에서읽게한다.
위의작품은개인이나국가를망라하고‘소국’같은눈물몇방울로두주먹불끈애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