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미안한 일 (한명희 시집)

참, 미안한 일 (한명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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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명희 시인의 시에서 장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시에 나타난 장소를 잘 따라가 살펴보면 시인의 시가 지향하는 바가 잘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명희 시인의 시에 나타난 장소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의적 공간이며 시인만의 성소이며 기도처이다. 여기서 시인은 제사장처럼 혹은 사제처럼 시라는 언어형식을 통해 제의를 행하고 기도하며 자신의 깊숙한 내면과 만난다. 물론 이 공간이 현실 속의 구체적 어느 장소를 가리킬 수도 있으나 그의 시적 사유가 빚어낸 문학적 상상의 공간일 수도 있다.
깊은 내면으로 침잠하여 성찰하고 현실에서 받은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여 ‘다시 삶’을 꿈꾸며 건강한 삶으로 복귀한다는 의미에서 단순한 현실도피와는 다른 재생과 부활의 공간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 시인에게 시는 재생과 부활을 꿈꾸는 기도문이거나 주문이다. 현대인들은 많든 적든 심리적 압박감과 소외감 단절감 등 수많은 심리적 병리현상 등을 경험하고 때로 정신적 외상을 안고 산다. 따라서 시인이 빚어낸 공간에 동참하여 그의 기도와 같은 정결한 언어를 따라가다 보면 재생과 부활의 꿈에 젖을 수 있을 것이다. - 복효근(시인)
저자

한명희

·2022년《시와사람》신인상당선
·2022년중앙시조백일장6월장원수상
·한국방송통신대학교국어국문학과졸업
·시와편견,시와글벗,우리詩,시와징후회원
·시집『참,미안한일』

목차

시인의말


제1부숲의완성

숲의완성
겨울이더유리했다,흔들리는것들의이유를알기에는
그녀는지하에서피는꽃
용광로가피워낸불꽃
집어등불빛도불빛인데
깊은숲속에서
꿈꾸는향나무
간이역으로간구절초
세한송백歲寒松栢
솟대가된새
벚꽃,남은노래
징후
로봇청소기
눈썹달
석류
저녁나절에
수박을썰다
무화과는뒤집힌꽃이다
나무는달리고싶다


제2부물위를달리는나비

이사벨데포르셀부인의초상화
물위를달리는나비
왕따나무의허밍
부석사,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목수국그늘이라면
민들레꽃씨
풍선초의비밀
색깔을띤소나기
덧셈법칙 
태몽이출렁이는방
어머니의습작
개나리꽃그늘
노을그아득함에대하여
걱정인형
직조수련드로잉
견고한가을
병산서원
낡은카누의꿈


제3부봄은계절의안감

봄은계절의안감
당신,장구채신명은꽃의영혼
해국
보라,그고독을버므려
깊어가는하루살이의밤
생을밀어내는죽음의그림자
뿔,아이러니
길고양이의말
토란잎을쓰면소낙비가앞서달리지
달리아
그몸짓애틋해서
밥통,쑥부쟁이꽃
알함브라궁전의추억을연주하다
초여름저녁이보풀처럼부풀때
오월을베어물었더니
개복숭아와개망초가있는풍경
어안렌즈
꽃숭어리,피다
모태


제4부그들이사는방식

그들이사는방식
작별의계단을오르며
참,미안한일
소양강처녀가낙조에젖을때 
당근마켓에내놓은제비집
수레국화에이끌려
사월의창덕궁후원
자라섬
날개의주소
빨간우편함
한강드론라이트쇼
싸리꽃피는말
맹꽁이노래
초록에물들며
술래는외롭다
산책을ㅅㅏㄴㅊㅐㄱ으로느리게걷다가
담쟁이
홍옥속엔네가있다
반달을화자로설정한,초저녁하늘초고시
꽃여울은강물따라
저녁나절


작품론
재생과부활을꿈꾸는제의적시학/복효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