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물그림자 (강덕순 시조집)

뿌리 깊은 물그림자 (강덕순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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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조란 정형율격을 지키며 민족 정서의 가장 향긋한 곳까지 시적 형상화로 드러내고 있다. 그 정서는 미적 가치의 그릇에 담겨 새로운 예술미로 다가온다. 초장에서는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이 주로 깔리고, 중장에서는 세상사, 세파, 인생사가 다뤄진다. 그리고 종장에서는 반전을 보이거나, 시적 화자의 인생관이나 세계관이 리듬을 타고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이미지 구현이나 시적 형상화가 보태져 빛을 발한다. 그 통로를 통해 시조의 의미가 더욱 더 깊은 맛을 내고, 감동을 빚어낸다. 시조의 리듬은 되도록 자연스럽고 흥겨워야 한다. 마치 자연의 소리처럼 느껴져야 한다. 마음속 핏줄이 있고, 그 속의 흐름이 몸속의 호흡과 어우러져야 한다. 거칠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감칠맛이 나야 한다. 이왕이면, 감성을 터치해, 감동의 전율이 등골에 흐르도록 시적 형상화해 놓아야 한다. 시조의 소재는 다양할수록 좋다. 사물을 바라보거나 삶을 해석하는 게 새로울수록 그 가치가 더 높아진다.
강덕순 시조시인은 위와 같은 시조의 특질을 두루 갖추어 독자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긴장감을 주면서, 눈길을 확 잡아 끌어당겨 감동으로 이끌고 있다. - 박덕은(문학박사, 전 전남대 교수, 문학평론가)
저자

강덕순

《문학공간》시(2018)·시조(2021)·디카시(2022)등단
ㆍ혜산박두진전국문학상수상
ㆍ서구문화센터백일장최우수상수상
ㆍ제9회샘터문학특별작품상수상
ㆍ고마노문학상,진주시조백일장수상
ㆍ제52회한민족통일문화제전수상
ㆍ샘문신춘문예최우수상수상
ㆍ오은문학시조대상수상
ㆍ빛창공모전,샘터문학우수상수상
ㆍ현대시문학삼행시문학상수상
ㆍ완전공감단시조,치유문학상시조수상
ㆍ제8회전국여성문학대전대상수상
ㆍ제11회전남매일신문백일장우수상수상
ㆍ제5회타고르문학상수상
ㆍ윤동주문학상수상
☆시집『그리움의시간』발간
☆디카시집『혼자가야할길』발간
☆시조집『시심의강에하얀돛배띄우고』
『뿌리깊은물그림자』발간

목차

뿌리깊은물그림자/차례


작가의말·
축시/박덕은·


제1부
매화
홍매화
상사화·1
상사화·2
상사화·3
상사화·4
상사화·5
상사화·6
넝쿨장미·1
넝쿨장미·2
능소화·1
능소화·2
능소화·3
나팔꽃
도라지꽃
연꽃향기
연꽃
배롱나무
명옥헌
호박꽃
국화
꽃무릇
지심도동백꽃
동백꽃


제2부

설날
정월대보름
동짓날
입춘
봄마중
봄봄
무등산봄
봄비
초여름
여름
매미
예쁘기만한오월
대숲
만추의식사
추석달
추석
보름달
가을날·1
가을날·2
낙엽
곶감
오일장
동지
함박눈
순백의꿈
시골오일장
읍내장날


제3부

백두산산세
살아있는바다
해변에서
세월속에서
순천만갈대숲
돌탑
영산강
무등산의일상
무등산·1
무등산·2
산등성이올라
대통밭
산사의하루
섬진강
신비의돌탑
바다
독도
임진강
한탄강물윗길
재인폭포
추억의부여
부여백마강
보림사에서
초암정원
신비의돌탑
서구팔경
한반도물사랑


제4부

파도
자유
박덕은미술관
속초아이관람차
사진·1
사진·2
노모
아버지
어머니·1
어머니·2
엄마
어머니의일상
꿈나라
세윌의흔적
억겁의시간
벽·1
벽·2
떠나자
삶의향기
청백리최만리
기다림
남자
여행길
이사
해녀
남자의일생
연천의주인
연천에서악수를
카드
사색의밤
모정
삽자루
가족
물안개
순간포착
고향집
바라는대로
아끼는것
추억쌓기
일생
그리움
흔적
허공
한민족통일
장독대
밤요정
속마음
보리농장
무명비단
즐기는삶
친구

평설/박덕은

출판사 서평

▣작품론

평설

강덕순시인의두번째시조집
출간을축하하며

박덕은(문학박사,문학평론가)


강덕순시인은1952년10월6일전남함평에서태어났다.
그녀는2018년6월월간지《문학공간》시부문신인문학상을수상하고,이어《문학공간》시조부문신인문학상,《문학공간》디카시문학대상을받아,문단에데뷔하였다.
문학상으로는제19회혜산박두진전국백일장,광주광역시서구문화센터백일장최우수상,제9회샘터문학특별작품상,고마노문학상,전주시조백일장,제52회한민족통일문화제전,샘문신춘문예최우수상,오은문학시조대상,타고르문학상,무등산문학백일장우수상,전국여성문학대전시조대상,치유문학상,완전공감단시조문학상,빛창문학상,삼행시문학상금상등을수상했다.
문단에서는,광주문인협회이사,광주시인협회이사,한실문예창작회원,꽃스런문학회회장,샘문그룹자문위원,오은문학회부회장,한국문인그룹회원,국제PEN한국본부회원,광주지역위원회이사,서은문학회회원,한국시인연대회원등으로활동하고있다.
저서로는시집『그리움의시간』,시조집『시심의강에하얀돛배띄우고』,디카시집『혼자가야할길』등이있다.
자,지금부터강덕순시인의시조세계를오솔길거닐듯탐구해보기로하자.

공중의시린품에숨기는하얀심장
그리운걸음걸이남긴다소복소복
당신과함께한날이반짝반짝빛난다

그날의안간힘이두손을움켜쥐고
우듬지이어지는흰빛을높이올려
다정한당신의사랑속삭이며비빈다

눈보라휘날려도발자국포개지고
저멀리하늘위로동백꽃펼쳐놓고
수많은맹목의설렘달려가는그시절.
-「순백의꿈」전문

이시조에서의시적화자는당신과함께한그시절을떠올린다.인생에서연인과의사랑했던순간만큼아름다운시절이또있을까.그와함께한모든첫자리는어둠속에서도빛을발하기에그리움만으로도꽃은피어났다.공중을서성이는구름도당신집앞으로달려가머뭇거리고정오의햇살도당신을놓치지않기위해조심스레당신의발뒤꿈치를따라다녔다.그시절의다짐은모두당신의심장에바치는그리움이었다.어스름이덮치고간저녁의자리는당신을향한세레나데로가득찼다.그렇게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상처가자리를잡아가고있었다.눈보라휘날리고,동백꽃피어있는그길걷던시절,품에숨긴하얀심장,그리운걸음걸이,우듬지의흰빛,포개지는발자국,맹목의설렘,그리고다정한사랑의속삭임등이당신과함께한날들을반짝반짝빛나게하고있다.“그날의안간힘이두손을움켜쥐고/우듬지이어지는흰빛을높이올려”와“눈보라휘날려도발자국포개지고/저멀리하늘위로동백꽃펼쳐놓고”를통해서어떤어려움과그어려움을잘이겨낸성숙이느껴진다.추억속에잠긴시적화자가잠시행복감에젖어있다.한편으로그리운당신에대한추억이꽃처럼피어나고있다.감성의아름다운세계가시적형상화되어있어,독자의시선을사로잡고있다.
물결체문장으로후학들키워내는
만귀정푸르른꿈윤슬로반짝이고
금당산억겁의인연운명걸고푸르다

펼쳐진황금들판한채의저가을집
노을빛눈부시게서창들풍년노래
용두동지석묘에서천년고요만난다

눈을뜬새벽들이체온을높이면서
오가며마주하는너스레흘러넘쳐
인정이넘실대는곳양동시장골목길

새기고다듬어서간절히기도하는
흰빛의저자세는몸낮춘깨달음들
운천사신비의석불서민들을살핀다

수면을빗질하며물꽃핀풍암호수
결고운마음들이하나둘찾아들어
만개한벚꽃구경에상춘객들흥겹다.
-「서구팔경」전문

강덕순시인은광주광역시서구팔경에대한스케치를해놓고있다.서구유적지에대한애정이느껴진다.그곳의햇살과그늘은몇생의열림과닫힘이스며있어깊이가남다르다.어머니의그어머니,그어머니의어머니가인연의한끝을잡고걸어온걸음걸음이들어있다.그런의미에서유적지는모든인연의해거름녘이며다가올인연의새벽녘이다.아직피어나지못한꿈이며이미피어난열정이다.그곳에가면우리를안아줄누군가가초록으로별빛으로함박눈으로반길것만같다.후학을키워내는만귀정,억겁의인연두르고있는금당산,황금들판노을빛눈부신서창들녘,천년고요서려있는용두동지석묘,인정넘실대는양동시장골목길,흰빛의몸낮춘깨달음인운천사신비의석불,물꽃핀풍암호수,결고운마음들이찾아드는벚꽃길등이이미지로소개되고있다.“물결체문장으로후학들키워내는/만귀정푸르른꿈윤슬로반짝이고”를통해공간적배경과선비정신이잘그려져있다.“눈을뜬새벽들이체온을높이면서/오가며마주하는너스레”가양동시장의활기찬모습을떠올리게한다.멋지다.관찰자의흥겨운시선과시적형상화의만남이독자의눈길을행복하게하고있다.

기울어넘어질듯보기도불안불안
찬바람불어와도그리움스멀스멀
추억이주마등처럼스쳐가듯시리다

흙담벽돌아보니그시절살아온집
그때가그립구나옛적에꽃피우고
멍멍이짖어대던곳꿈에서도떠올라

사립문소리없이여닫던그림자들
눈앞에아른아른울타리넘던친구
안부를묻고싶은데지금은어디에

휘영청달밝은밤흘러간그시절만
하얗게타오른다허전한이내마음
도무지달랠길없다우정의꽃그리워.
-「고향집」전문

치유문학상수상작인이시조에서의시적화자는고향집을여러각도로바라보고있다.고향집은지친내마음을누일침상이다.그침상에마음을눕히면양볼에보조개가패인유년이깔깔깔웃으며달려온다.수줍은듯보조개꽃피운고향과또래아이들이사립문열고들어온다.멱감는냇가에서호미를씻은어머니가노을을주섬주섬널며해질녘을연다.멀리서소고삐를몰아쥐고땡그랑땡그랑마을로들어서는늦은오후가들린다.그인기척에고샅까지달려온개짖는소리가노을을더붉게물들인다.무심한세월이그고향집을챙기지못한것인지기울어넘어질듯한초가집,찬바람만불어도그리움이스멀스멀스며드는집,주마등처럼스쳐가는추억들,흙담벽,짖어대는멍멍이,사립문과소리없이여닫던그림자들,울타리넘던친구들,휘영청달밝은밤의그시절,우정의꽃등이하얗게타오르는허전한마음속에앉아있다.“흙담벽돌아보니그시절살아온집/그때가그립구나옛적에꽃피우고”에서어떤쓸쓸함과아쉬움이느껴진다.흙담벽안은화자의유년이눈뜨고잠들었던곳이다.그담벽의안과밖을넘나들며화자는또래아이들과함께꿈을키우고미래를향해나아갔을것이다.“휘영청달밝은밤흘러간그시절만/하얗게타오른다허전한이내마음”여기서도유년의한시절과또래아이들과의추억이진하게다가온다.“휘영청달밝은밤”의이미지가그추억을더깊게다가오게만든다.도무지달랠길없는마음,추억속에잠겨그리워하고있다.시적형상화가자연스럽고,회상의품속이포근하다.

시간이삭아지며낮과밤머문말씀
하루만안들어도밥상을못차린다
단맛과짠맛과신맛가지가지다있다

얼마나신성한지달과별찾아와서
두손을모으면서간절히기도하며
산짐승침범못하게위풍당당지킨다

구수히건넨안부날마다다정하고
먹어도또먹어도평생을지켜내며
혀끝을환하게하는손맛좋은요리사.
-「장독대」전문

시적화자는시골장독대에시선을보내고있다.양지쪽에자리한장독대는햇살이해종일반짝이는몸을궁글리며뒹굴다간다.심심한구름도뭉게뭉게항아리속을서성거리다간다.어스름이지고달이뜨면둥근얼굴을한은달빛이적막한장독대를어루만진다.그렇게장독대는활짝핀다.그래서일까,장독대에서익어가는장맛은좋았다.요즘처럼마트에서파는장맛과는차원이달랐다.풀벌레와바람소리를들으며잠이든장독대여서인지바람의손가락으로휘휘저어놓은장맛은짭조름하니깊었다.장독대를오가는발걸음이잦아들수록우리의혀끝과내일은환해졌다.시간이삭아지며낮과밤이머물던곳,밥상을차리게하던원천,단맛짠맛신맛이공존하던곳,달과별이찾아오던신성한곳,두손모아간절히기도하던곳,산짐승침범못하게위풍당당히지키던곳,구수히건넨안부날마다다정하던곳,혀끝환하게하는손맛좋은요리사가함께하던곳등의표현이독자의추억을향긋이소환하고있다.그장독대의수많은항아리들,시간이흘러들어찰랑거리고달의궤도를뒤따라간달빛이잠시쉬었다가던곳.가끔은숨바꼭질하던유년이몸을숨기던곳이었다.쉬운듯감칠맛나게,우아하면서도자연스럽게이끌어가는시적형상화솜씨가좋다.

모든것새것으로바꾸고싶은걸까
긴긴밤밝은미소밤새워기원담아
액운은멀리보내고성스런운맞는다

붉은빛하나되어형제들모두뭉쳐
둥글게살아가라새알심빚어내어
마을길돌고돌아서만사형통바란다

백발에간구소리골목의골골마다
새벽녘갈길밝혀정한수한사발에
온가족소원기도를두손모아바친다.
-「동짓날」전문

시적화자는향수에젖게하는동짓날의추억한송이를꽃피워놓고있다.동지는1년가운데낮이가장짧고밤이가장긴날이다.동지를기준으로한해의양기가시작된다고믿었다.옛날에는동지를‘양의기운이다시올라오는날’이라고간주했다.농경사회에서는그만큼동지를중요한기념일로인식했기에여러의식과전통이있었다.특히,가족의건강과풍요를기원하며가족과함께보내는시간을중요하게여겼다.대표적인풍습이동지팥죽을먹는것이다.팥의붉은색이악귀를물리친다고믿어건강과복을기원하는의미로동지팥죽을먹었다.부적과도같은보름달새알심을동글동글빚어솥에넣으면팥물을빨아들여둥싯떠올랐다.잘익은달빛이그릇마다흘러들어우리는동지팥죽을먹으며살이오르고풍요를기원했다.그렇게동지팥죽을먹으면몸안에달이떠올라어둠과상처많은길로들어설때도쉽게넘어지지않았다.긴긴밤밤새워기원담아성스런운맞이하던날,붉은빛하나되어형제들마음뭉치게하던날,둥글게살아가라고새알심빚던날,마을길돌고돌아만사형통빌던날,백발의간구소리가골목골골마다들리던날,온가족소원기도를간절히바치던날의정경이선명히그려져있다.추억속으로들어가,향수를빚어내는이미지구현솜씨가남다르다.

애타게보고파도만날길없다한다
이번엔네가오면다음엔내가없다
너와나만날길위해행복처럼꿈꾸자

나는꽃너는뿌리난줄기너는꽃잎
초조한너의모습애간장타는구나
가을빛즐기던인연흔적없는그모습
찾을길없는건가보고픈너의얼굴
간절한만남끝에따스한너의손길
우리의희망인것을그누구를탓하랴.
-「상사화·1」전문

이시조에서의시적화자는상사화의처지를의인화하여표출하고있다.상사화(相思花)는꽃이필때잎이없고,잎이있을때꽃이피지않는다.잎은봄철에나오는데6~7월에지고,꽃은8월에핀다.꽃과잎이서로그리워하면서도끝내만나지못하기에꽃말은이룰수없는사랑이다.그리움이절정에다다르는꽃대궁이아무리뜨거워도잎은이미사라지고없다.혼례를앞둔신부가설렘으로들떠있어도신랑을볼수없는것과같다.벌써한우주가열렸다가닫힌이후이다.속눈썹젖게울음울어깊은슬픔에갇히고만다.어떤인연은꽃처럼향기를좇아서로의아름다운숙명이된다는데상사화라는인연의꽃은그숙명도비운에해당한다.활짝핀슬픔만이8월을가득메우고있어가슴이먹먹하다.애타게보고싶어도만날길없는운명,하나가오면다른하나가없으니,서로의만남을위해눈물처럼행복처럼꿈꿀수밖에없다.꽃과뿌리,줄기와꽃잎,늘초조한모습,늘애간장타는세월,가을빛즐기던인연,그마저흔적없는나날,보고싶지만,찾을길없고,따스한손길기다리지만허무뿐,간절한만남을기원하는희망,그것마저가질수없으니,그누구를탓하겠는가.설령숙명일지라도,이를뚫고나아갈길이있다면좋으련만.안타까움과애틋함이감성의소용돌이를만들어,눈물짓게하고있다.

언제나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