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손한 시간 (차행득 시집)

공손한 시간 (차행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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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번 시집에서 특히 주목하는 시편은 말에 관한 탐구이다. 말의 미묘한 감각을 통해 시인의 정신성과 지향하는 세계를 읽어내기도 하고, 존재를 규명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실존을 탐구한 시편들에서는 시인의 정신이 지향하는 세계를 진중한 음성으로 고백하는데, 욕망하지 않으려는 품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은 지난한 것이어서 반성과 성찰의 태도를 갖는다.
그리고 담백하게 토해내는 가여운 목소리는 여성으로서의 타자성을 드러내는 시편들이다. 여성의식, 세계의 경험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완전히 인정하지 않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대해 미학적 경험으로 후기 근대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또한 떨쳐버릴 수 없어 껴안고 있는 가족사가 고통스럽게 여전히 시인의 의식에 갇혀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나 가족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이 뜨거운 것을 역설적으로 그의 시가 전통적 서정(抒情)을 간직하고 있어 반갑다.
- 강경호(시인, 한국문인협회 평론분과 회장)

누구나 시 쓰는 마음이 꼭 이만했으면 좋겠다. “쓰고 떫고/짭짤한 생의 오지랖/보풀 다 걷어내고/경전처럼 삭여낸/끈끈한 속살들만/파리한 떨림으로 부둥켜안아/서로의 시간들을 다둑여 주고 있다.” 「묵」이라는 시의 전문이다. 차행득 시인의 시세계를 들여다보면 그가 꿈꾸는 화해와도 상통하는 점액질과 탄성의 열망들을 마주치게 해준다.
한편, 득세한 까치 무리와 직박구리들 사이에서 눈치껏 살아내는 딱새들의 시 「이것도 질문이 되나요」에선 시류의 폭력과 허구를 관통하고 나온 자의 ‘연민’을 읽어내게 하고있다. 시 속에의 연민은 일차적으로 시인의 세계관이다. “성”도 “이름”도 버리고 왔던 “괄호 속 삶” 속에서도 부단히 건져 올린 자아와 가계의 시편들 역시 시인이 건설한 “말의 벌판”을 거느리며 무수한 애환들을 삼키고 있다.
- 정윤천 (시인)
저자

차행득

시인차행득

ㆍ월간《詩시see》추천시인상당선
ㆍ2020년《시와사람》으로재등단
ㆍ국제PEN문학광주작품상
ㆍ전남문인협회편집국장역임
ㆍ시집『그남자의국화빵』외다수

목차

공손한시간/차례



시인의말

제1부그녀혹은그녀앞의

그ᄣㅐ
다마내기
고가구
도대체
너와나의
띠꽃향기
그녀,혹은그녀앞의
봄날


시클라멘
10월
그부부의화합비결
이런것도물음이되나요
와온
내력


제2부살가시에찔리다

괄호속살이
말의벌판
모고해
둥글다는말
살가시에찔리다
슬픔없는향기
그럭저럭
말의풍경
자기야라는말
노력하는하루
뿔도장
사이시옷
산아래높은산
답서
소혼消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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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공손한시간

민들레는민들레
고추지
공손한시간
국멸치
누룽지인생
불면
산사한채입적에들어
애기별꽃을바라보는일
노점의노인
굴비이야기
통닭콩닥
화북동4440번지
간이역
회오리치던바다
익숙한낯섦
꾸꿈스런꿈


제4부안드렁물후렴구

비자나무숲에서
가을에서여름을본다
달맞이꽃의시간
섬과섬사이
슬하의10월
성산일출봉안개일출
삐비꽃
일몰
안드렁물후렴구
엇박의가을
타임캡술을열다
칠산바다
우두커니
여인송
단풍속에남아있는
묵언수행


작품론
존재의규명과관계의시학/강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