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을 걸어 당신이라는 섬에 닿았다

천일을 걸어 당신이라는 섬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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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손수진의 시집 속에는 부재하는 어떤 것들의 사색이 과하지 않게 그러나 환하게 견디고 버텼던 흔적으로 무늬를 놓는다. 방랑자의 기질 또한 강해서 오늘은 소호에서 어제는 삿포로에서 다시 남해로 내일은 또 어떤 암자에 깊은 발자국을 새긴다. 그러나 그 깊은 연흔을 쉽게 타인에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부재, 그녀는 부재에 대한 욕망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묵음으로 내리는 어떤 침묵처럼 가만히, 그러나 거침없이 직립보행을 한다. 그 어느 부근에 시인의 연민과 그리움 그리고 시가 존재하는 듯하다.
이번 시집 속에 등장하는 부재에 대한 무엇들은 이제 그녀 몸속에 각인된 기억이나 흔적들이다. 그것은 상흔, 그러나 마냥 아프다기보다는 그 상처로 오히려 아름답게 무늬진 시인을 만난다. 맨발의 목수가 용목을 찾아 숲길을 헤매듯이 시인에게 당도한 이별이나 당신의 부재는 그녀 속에서 번개와 우레의 길이 되어 오히려 침묵, 어둠의 바탕이 된 별처럼 반짝인다. 그래서 그녀의 시가 이별을 이야기할 때는 오히려 끝을 예견했던 담담한 시선처럼 조금은 처연하게 그러나 담담하게 시속에서 장면으로 드러난다. 가슴 어딘가에 묻어둔 사랑 또한 하나님도 어쩌지 못할 정도로 비밀, 단단하게 그 사랑을 버티면서 지킨다. 그렇게 엮은 이번 손수진의 시집은 묵음으로 쓴 방랑자의 기록이고 지독한 사랑이면서 연민과 그리움, 그 어느 부근을 유유자적하는 지극한 응시이다. - 손현숙 (시인)
저자

손수진

·2005년 《시와사람》으로 등단
·시집 『붉은여우』
『방울뱀이 운다』
『너는 꽃으로 피어라 나는 잎으로 피리니』
『천일을 걸어 당신이라는 섬에 닿았다』
·전남시인협회 부회장
·무안예총회장

목차

천일을 걸어 당신이라는 섬에 닿았다 /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잠적
노쓰케 반도에서 만난 갈색 여우
낭도
소호에서
낯선 방
구름호수 가는 길
네 발자국 위에 내 발을 올리고
흰 뼈를 줍다
내 사랑 거관
애월
여礖
그때, 거기에서는
버려진 모과의 시간
풍경을 훔치다


제2부

무심하여라 애인의 마음아
체리
내 사랑 사무라이
대화를 엿듣다
지독한 사랑
백련
파르르는 언제부터
그거 하나면 되지 싶어
우리는 서로
간이역
홍어 장수의 사랑 노래
숲


제3부

도원桃園에 갔었네
먹물버섯
가장 적절한 말
머리에 뿔도 없이
너는 부디 떨어지지 말아라
친절한 네이버씨
비밀
인내는 가렵고, 그 열매는 붉다
동거
야옹야옹 고양이 2
폭설
거리두기
폭우
크레타섬을 닮은 바닷가에 올리브 나무를 심는 꿈


제4부

그녀의 밥
동창생 계량기
기러기 죽이기
망초꽃
빈집
이 여자가 사는 법
소회
그 여름, 그리고 가을
홍어
백석과 나타샤와 흰 당나귀
허기진 배
유월8
못 먹어도 꽃
세상에서 가장 짧은 안부


서평
손수진, 놓아서 소유하는 지극한 시선 _ 손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