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선생님 우리 마을 이야기 그리고 나 (시와 AI음악이 만나 통하는 시집 | 신상복 시집)

우리 마을 선생님 우리 마을 이야기 그리고 나 (시와 AI음악이 만나 통하는 시집 | 신상복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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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 마을의 따뜻한 이야기와 선생님의 삶을 담아낸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전하는 깊은 울림
신상복 시는 교육의 현장을 생활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보편적인 일상체험을 보여주고 있어 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는 인간의 삶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미학적으로 승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시가 교훈적 메시지 쪽으로만 기우는 것이 아니다. 성찰의 메시지와 더불어 작품성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 첫 시집으로서의 성취를 지닌다.
신상복 시인의 시적 배경은 앞에서 밝혔듯 학교 현장이면서,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시인이 살고 있는 ‘우리 마을’이다. 학교와 우리 마을이라는 장소성은 시간적 간극을 넘어서는 공간적 의미를 지닌다.
‘우리 마을 이야기’는 시인이 살고 있는 고처에서 마주하는 체험을 재구성하여 사람들의 삶의 형태를 스케치하듯 연신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시가 펼쳐보이는 것은 사소한 이야기이지만, 마을 공동체의 꾸밈 없고 인정이 넘치는 삶의 양태를 서사화하고 있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쓴 시들 또한 ‘학교’라는 공간성을 배경으로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만나는 일상의 감각을 형상화하였으며, 시인만의 사적인 모습을 보편화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1980년대 문청시절의 시편들은 민중적·집단적 서정과 더불어 사적·실존적 서정을 형상화했다. 신상복 시인을 시인으로 있게 하는 작품들로 시적 열정과 더불어 젊은 신상복을 마주하게 하여 그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고 있어 의미가 깊다. - 강경호(시인, 한국문인협회 평론분과 회장)
저자

신상복

1961년 전라남도 나주 출생
나주 금성(버드실)중학교, 광주 인성고등학교,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순창북중고등학교 국어교사 정년퇴직
1996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시집 『우리 마을 선생님 우리 마을 이야기 그리고 나』
현재) 생활연극단 〈극단녹두〉 단원 활동

목차

우리 마을 선생님 우리 마을 이야기 그리고 나 / 차례


□시인의 말·6

제1부 우리 마을 선생님

우리 마을 선생님 1 - 아, 망했다 _ 22
우리 마을 선생님 2 -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와 앉는다 _ 23
우리 마을 선생님 3 - 독서란 이런 거야! _ 24
우리 마을 선생님 4 - 단단히 수업 준비 하다 _ 26
우리 마을 선생님 5 - 책 읽기, 온종일 우울했다 _ 27
우리 마을 선생님 6 -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_ 29
우리 마을 선생님 7 - 이렇게 비는 내리는 데 _ 31
우리 마을 선생님 8 - 뒤뜰에 금계화 한 송이 피었다 _ 33
우리 마을 선생님 9 - 물놀이 가는가 보다 _ 34
우리 마을 선생님 10 - 개미들은 다시 돌아갈 길을 만들지 않는다 _ 36
우리 마을 선생님 11 - 작은 동물원에서 _ 37
우리 마을 선생님 12 - 줄넘기, 그 너머의 세상 _ 39
우리 마을 선생님 13 - 그때 나는, 맨날 풀 베는 학교가 싫었다 _ 41
우리 마을 선생님 14 - 그해 여름, 팔각정 쉼터에서 _ 43
우리 마을 선생님 15 - 내겐 코스모스가 전부였다 _ 44
우리 마을 선생님 16 - 비가 갠 날 등굣길 _ 46
우리 마을 선생님 17 - 잡초도 언젠가는 잔디가 된다 _ 47
우리 마을 선생님 18 - 고구마 심은 데 고구마 나고 _ 49
우리 마을 선생님 19 - 식은 죽 먹기 _ 52
우리 마을 선생님 20 - 방학이다, 그런데 방학 숙제가 없다 _ 54
우리 마을 선생님 21 - 백희나의 〈알사탕〉 읽다, ‘목줄을 풀어 준다’ _ 57
우리 마을 선생님 22 - 백희나의 〈삐약이 엄마〉를 읽다, ‘겉표지가 무섭다 한다’ _ 60
우리 마을 선생님 23 - 파울리나 하라의 〈숲의 뿌리〉를 읽다, ‘꽃 한 송이를 꺾으면, 별이 괴로워한다’ _ 63
우리 마을 선생님 24 - 조수진의 〈거울책〉을 읽다, ‘내 ‘업장’들이 쏟아져 나온다’ _ 64
우리 마을 선생님 25 - 카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 읽기 1, ‘별에서 온 나의 어린 친구’ _ 65
우리 마을 선생님 26 - 카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 읽기 2, ‘바오바브나무와 당산나무’ _ 67
우리 마을 선생님 27 - 카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 읽기 3, ‘담 넘어 온 장미’ _ 69
우리 마을 선생님 28 - 카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 읽기 4, ‘이상한 어른들 1(첫 번째 별에는 왕이 살고 있었다)’ _ 71
우리 마을 선생님 29 - 카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 읽기 5, ‘이상한 어른들 2(술주정뱅이의 별에서)’ _ 73
우리 마을 선생님 30 - 세미나 콘서트를 보러 가서 ‘전라도, 일본을 열다’ _ 75
우리 마을 선생님 31 - 삼례 비비정 예술열차 타고 그녀가 온다 _ 77
우리 마을 선생님 32 - 전주 국제 그림책 도서전에서, ‘백희나의 마법의 공간’ _ 79
우리 마을 선생님 33 - 폭우 속에 만난 뮤지컬, ‘내 안의 하이드는 누구인가?’ _ 80
우리 마을 선생님 34 - 연극 〈인공신장실〉 보면서, ‘모세를 거꾸로 하면 세모잖아요’ _ 83


제2부 우리 마을 이야기

우리 마을 이야기 1 - 크레파스 Art Cafe에서 _ 86
우리 마을 이야기 2 - 베르자르당에서 1 _ 87
우리 마을 이야기 3 - 베르자르당에서 2, ‘서정시 삼천리 시 낭송 다녀와서’ _ 88
우리 마을 이야기 4 - 베르자르당에서 3, ‘박구환의 그림 전시회’ _ 89
우리 마을 이야기 5 - 한정당에서, ‘이야기꽃 피우다’ _ 90
우리 마을 이야기 6 - 한정당에서 _ 92
우리 마을 이야기 7 - 카페 올레오, ‘허브, 힐링’ _ 93
우리 마을 이야기 8 - Cafe in 400에서, 뭉크를 읽다 _ 94
우리 마을 이야기 9 - 으지니빵 카페 _ 96
우리 마을 이야기 10 - 카페 희숙에서 _ 97
우리 마을 이야기 11 - 카페 오늘에서 _ 98
우리 마을 이야기 12 - 커피와 고추장에서 _ 99
우리 마을 이야기 13 - 어린왕자 카페에서, 어린왕자를 만나다 _ 100
우리 마을 이야기 14 - 순창 국악원에서 _ 103
우리 마을 이야기 15 - 발효테마 파크에서 _ 104
우리 마을 이야기 16 - 3월 6일 순창 장날에 _ 105
우리 마을 이야기 17 - 옥천골 미술관에서 1, ‘dessert 김병철 초대전’ _ 106
우리 마을 이야기 18 - 옥천골미술관에서 2, ‘순창미술협회전’ _ 107
우리 마을 이야기 19 - 옥천골 미술관에서 3, ‘순창의 정자(亭子) 전’ _ 108
우리 마을 이야기 20 - 섬진강 미술관에서 1, ‘순풍이 들어오는 창’ _ 109
우리 마을 이야기 21 - 섬진강 미술관에서 2 _ 110
우리 마을 이야기 22 - 순창도서관 솔샘에서, ‘1층 북 라운지 여울’ _ 111
우리 마을 이야기 23 - 순창군립도서관에서 1 _ 112
우리 마을 이야기 24 - 순창군립도서관에서 2 _ 113
우리 마을 이야기 25 - 농업기술센터에서 _ 114
우리 마을 이야기 26 - 농업기술센터에서, ‘생활 목공실’ _ 115
우리 마을 이야기 27 - 농업기술센터에서, ‘순창 먹거리연대 창립총회’ _ 116
우리 마을 이야기 28 - 노인복지회관에서 _ 118
우리 마을 이야기 29 - 로뎀나무에서 _ 119
우리 마을 이야기 30 - 다목적구장에서 _ 120
우리 마을 이야기 31 - 귀래정 도시 숲에서 _ 121
우리 마을 이야기 32 - 여성회관, ‘실내 수영장에서’ _ 122
우리 마을 이야기 33 - 순창 문화 창고에서 _ 123
우리 마을 이야기 34 - 시니어 일자리클럽에서 _ 124
우리 마을 이야기 35 - 노인일자리 전문기관에서, ‘순창시니어클럽’ _ 126
우리 마을 이야기 36 - 행복누리 센터에서, ‘생문동 그녀’ _ 128
우리 마을 이야기 37 - 순창장류연구소에서, ‘미래 과학자들과 함께했던 추억’ _ 129
우리 마을 이야기 38 - 순창 제작실험실 문화 콘텐츠 제작소에서, ‘스마트 기초 활용 교육’ _ 130
우리 마을 이야기 39 - 순창 제작실험실(팹랩 플랫폼)에서 _ 131
우리 마을 이야기 40 - 순창 제작실험실에서, ‘어린이 베이커리 교육’ _ 132
우리 마을 이야기 41 - 천연 발효 빵 제빵 교육장에서 _ 133
우리 마을 이야기 42 - 제빵 체험장에서, ‘들뢰즈의 철학 이해하기’ _ 134
우리 마을 이야기 43 - 제빵 체험, ‘내가 만든 빵 내가 먹는다’ _ 136
우리 마을 이야기 44 - 마을 자치 도시재생 센터에서, ‘잘 살기 위해서’ _ 137
우리 마을 이야기 45 - 순창북중에서, ‘연극 수업하며’ _ 138
우리 마을 이야기 46 - 벚꽃 축제장에서 1 _ 139
우리 마을 이야기 47 - 벚꽃 축제장에서 2 _ 140
우리 마을 이야기 48 - 경천 벚꽃길에서 3, ‘비 맞고 있는 꽃잎’ _ 141
우리 마을 이야기 49 - 향토문화회관 광장에서, ‘옥천 줄다리기 만들기’ _ 142
우리 마을 이야기 50 - 제62회 순창군민의 날, ‘군민 화합 한 마당 축제’ _ 143
우리 마을 이야기 51 - 순창읍민의 날, ‘옥천동 골목 추억’ _ 145
우리 마을 이야기 52 - 적성 유채꽃 들판에서 _ 146
우리 마을 이야기 53 - 적성 유채꽃밭에서, ‘채계산 출렁다리 축제장’ _ 147
우리 마을 이야기 54 - 순창군장류체험관, ‘떡메치기’ _ 148
우리 마을 이야기 55 - 일광사에서 _ 149
우리 마을 이야기 56 - 만일사에서 1 _ 150
우리 마을 이야기 57 - 만일사에서 2 _ 151
우리 마을 이야기 58 - 강천사에서 _ 152
우리 마을 이야기 59 - 본죽에서 _ 153
우리 마을 이야기 60 - 화탄 매운탕에서 _ 154
우리 마을 이야기 61 - 이 대째 순대 _ 155
우리 마을 이야기 62 - 창림마을에서, ‘창림국수’ _ 156
우리 마을 이야기 63 - 명가원에서 _ 157
우리 마을 이야기 64 - 미래반점에서 _ 158
우리 마을 이야기 65 - 이대째 짜장에서 _ 159
우리 마을 이야기 66 - 장본가에서 _ 160
우리 마을 이야기 67 - 돈까스클라스에서 _ 161
우리 마을 이야기 68 - 구룡별관에서 _ 162
우리 마을 이야기 69 - 대호식당에서, 작은 불빛 아래 한 상 차림 _ 163
우리 마을 이야기 70 - 물통골 한우마을에서, 생고기 비빔밥 한 그릇 _ 164
우리 마을 이야기 71 - 대궁에서, 어머니와 함께 _ 166
우리 마을 이야기 72 - 공유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다 _ 168
우리 마을 이야기 73 - U & ME 미용실에서, 드디어 돌아오다 _ 170
우리 마을 이야기 74 - 밀라노에서 _ 171
우리 마을 이야기 75 - 용준네 휴대폰 가게에서 _ 172
우리 마을

출판사 서평

1.
서정시에서 현장성은 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많은 시인이 관념에 기대어 시를 형상화하는 것과 달리, 현장에서의 체험은 시에 진정성을 부여하여 독자들에게 설득력은 물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신상복 시인의 시는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의 인간적인 교감을 통해 휴머니즘을 고양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 사물의 본질을 직접적으로 묘파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은 우리 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교육적 효과를 거두게 하며, 아이들의 성장에 커다란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우리 시의 결핍을 메우는 미덕을 보여준다.
그의 시는 교육의 현장을 생활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보편적인 일상체험을 보여주고 있어 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는 인간의 삶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미학적으로 승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시가 교훈적 메시지 쪽으로만 기우는 것이 아니다. 성찰의 메시지와 더불어 작품성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 첫 시집으로서의 성취를 지닌다.
한편 신상복 시인의 시적 배경은 앞에서 밝혔듯 학교 현장이면서,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시인이 살고 있는 ‘우리 마을’이다. 학교와 우리 마을이라는 장소성은 시간적 간극을 넘어서는 공간적 의미를 지닌다.
‘우리 마을 이야기’는 시인이 살고 있는 고처에서 마주하는 체험을 재구성하여 사람들의 삶의 형태를 스케치하듯 연신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시가 펼쳐보이는 것은 사소한 이야기이지만, 마을 공동체의 꾸밈 없고 인정이 넘치는 삶의 양태를 서사화하고 있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쓴 시들 또한 ‘학교’라는 공간성을 배경으로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만나는 일상의 감각을 형상화하였으며, 시인만의 사적인 모습을 보편화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1980년대 문청시절의 시편들은 민중적·집단적 서정과 더불어 사적·실존적 서정을 형상화했다. 신상복 시인을 시인으로 있게 하는 작품들로 시적 열정과 더불어 젊은 신상복을 마주하게 하여 그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고 있어 의미가 깊다.

2.
신상복 시인은 본래 나주에서 태어났지만, 전라북도 순창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후, 팔덕초등학교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였다. 이른바 ‘우리 마을 선생님’으로 불리며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들을 “마을과 아이들, 잊고 있던 감정과 기억을 다시 떠올리며” 시로 형상화했다.
그런 까닭에 그의 ‘우리 마을 선생님’ 시편들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기록성이 강조되어 여러 작품에서 산문화된 경향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편들은 어린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세계와 사물을 인식하는 태도의 새로움을 보여주고, 삶의 본질을 묘파하고 있다. 더불어 기억과 상상이 교차하는 감정, 관계의 회복, 존재에 대한 사색과 공동체의 윤리를 탐구한다.
‘우리 마을 선생님’ 연작 시편들은 시인의 경험을 미학적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시인이 온몸으로 체화한 것들이다. 작품이 교육 현장에서 얻어진 것이어서 시인의 시선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고 인식하며, 정서적 사건을 통한 감각을 실감나게 드러내고 있다.

온 운동장에는 향나무 생채기 향이 감싸고 있는 팔덕초등학교.
첫인사 하러 미소가 밝은 선생님 뒷 발자국 따라
6학년 교실로 올라간다.
쓰르륵.
“자, 얘들아, 오늘부터 함께 공부할 우리 마을 선생님이셔.”
깜놀, 우리 마을 선생님이라니, 내가?
생소한 소개와 어색한 떨린 내 목소리가 섞인다.
‘엥, 왜? 우리랑?’
호기심 가득 연신 아이들은 바라본다. 나를
진이 빈이랑 인사받고 뒷자리에 앉는 순간.
목소리가 청량한 선생님은 바로 수업한다.
아이쿠, 망했다. 분수의 나눗셈만 공부해 왔는데
각기둥과 각뿔을 가르치고 있다.
눈치챈 빈이가 5각 기둥 전개도를 그려 달라고 한다.
- 「우리 마을 선생님 1」 전문

이 작품은 시적 화자이기도 한 시인이 팔덕초등학교에 첫 출근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이다. 안내하는 선생님을 따라 6학년 교실에 들어가 아이들 앞에서 “우리 마을 선생님”이라고 소개되는데, 선생님이 수업하는 것을 보고 화자는 놀란다. “아이쿠, 망했다. 분수의 나눗셈만 공부해 왔는데.” “각기둥과 각뿔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빈이가 오각기둥 전개도를 그려 달라”고 하여 난감해한다. 신상복 시인은 본래 국어교사 출신이라 수학을 가르치는 일은 예습을 해와야 하기 때문이다. 첫 출근부터 당황한 시인의 모습은 ‘우리 마을 선생님’의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우리 마을 선생님 3」의 ‘-독서는 이런 거야!’에서는 시적 화자가 독서 논술 교사임을 알 수 있다. 전교생에게 독서와 글쓰기를 가르치는데, 아이들이 글을 쓰기 위해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에서 종이에 구멍이 나 있기도 한다. 그리고 일부러 아이에게 글을 읽게 하기 위해 “난, 눈이 침침해서 잘 안 보여. 네가 읽어줄래?”라고 하자, “왕눈이 고양이는 아빠가 보고 시퍼 울엇다.”라고 틀리게 쓴 글자이지만 또박또박 읽는다. 그러자 아이의 글이 지닌 감각이 전이되어 시적 화자는 “준이 등에 살며시 머리를 기대어 눈물을 삼”킨다. 이렇듯 시적 화자는 논술 교육을 아이들의 감각에 동화되어 수업함으로써 아이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고, 공감대를 확대시킨다.
「우리 마을 선생님 4」에서는 6학년 교실에 들어가자 국어 시간이라서 오늘은 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아이들 말에 “국어? 그거 내 전공인데”라고 하며 관심을 기울인다. 수업은 속담 의미 맞히기 단원이다. 가끔 돌발적인 질문을 하는 빈이가 “소귀에 경읽기가 뭐예요?”라고 질문하자 “음~메” 하고 소 울음소리를 내어 “나는 소가 되어버린 초보 마을 선생님”이라고 함으로써 원초적 감각을 내보인다.
실수투성이의 초보 교사로 보이지만, 시적 화자의 태도는 오히려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 주어 아이들과의 교감은 물론 유대감을 형성하게 하며 시적 진정성을 갖게 한다.
‘우리 마을 선생님’은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시인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주변에서 만나는 금계국, 개미, 코스모스, 잡초, 고구마 등의 자연을 통해 생명성에 고양과 더불어 시인을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그리고 세미나 콘서트, 그림책 도서전, 연극 공연 등의 생활문화 체험에서도 작지만 소중한 깨달음을 얻는다.
‘우리 마을 선생님’ 연작 시에서 주목되는 것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라는 순수한 존재를 내세워 존재와 삶의 방식에 대한 성찰을 일깨우는 점이다. 이는 이번 시집이 지향하는 중요한 덕목의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 마을 선생님 25」부터 「우리 마을 선생님 29」까지 다섯 편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라는 동화의 이야기를 차용해 시인의 일상을 어린왕자와 결부시키며 시적 상상력을 발현한 작품들이다. 시의 부제인 ‘카페 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 읽기’가 말해주듯 시인은 카페에서 『어린 왕자』를 읽고 있다.
「우리 마을 선생님 25」에서는 “나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렸는데,/ 어른들은 ‘모자’라고 한다.” 시적 화자도 어린 시절 토끼를 그렸는데 선생님은 뿔이 두 개 난 도깨비를 그렸다고 한다. 어른들은 눈에 보이는 것밖에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적 화자는 “나는 토끼라고 말도 못하고,/ 큰 목소리 선생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한다. 이러한 어른들의 왜곡된 사고 때문에 화가 되기를 포기하고 만다.
「우리 마을 선생님 24」의 ‘담 너머 온 장미’에서는 생명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한다. 봉순네 돌담 아래 장미가 여름 내내 “붉게 타오르던 꽃잎, 파릇한 잎들,/ 숨어 있던 날카로운 가시”에서 생명을 읽어낸다. 그러나 계절이 바뀌면서 꽃들이 시들고, 화자는 꽃잎을 국어책 갈피에 꾹꾹 눌러 담아둔다. 봉순네 할머니가 장미꽃 한아름을 안겨주고, 화자는 “하얀 사기 그릇에 장미를 띄워 두”고 시들지 않고 오래 아름답기를 소원한다.
「우리 마을 선생님 28」은 ‘이상한 어른들’을 형상화하고 있다.

순창.
집중호우가 지나간 뒤, 카페 어린 왕자 앞 경천은 거센 물살로 어지럽다.
빗물들이 서로 앞서겠다고 어깨싸움을 벌인다. 윙윙대며,
벚나무 잎은 살아남아 젖은 햇살 위로 반짝인다.
그 틈새에서 매미는 숨을 고르며 울고 있다.
카페는 조용하다.
손님은 없고, 내 앞엔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나는 『어린 왕자』를 펼친다.
“누구에게든, 할 수 있는 일만 명령해야 해.
왕의 권력은 이치에 맞을 때 비로소 힘이 되지.”
어린 왕자는 저녁노을을 원한다.
나는 햇살을 보고 싶다.
왕은 기다리라고 한다.
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한다.
노을은 저녁 7시 40분쯤, 지금은 오후 2시.
태양이 눈을 부라리며 째려본다.
나는 생각한다.
시간이 공간 안에 있는가, 공간이 시간 안에 있는가?
생각하면 명령은 이루어지고,
생각하지 않으면 멈춰버린다.
어린 왕자는 떠날 준비가 됐다.
왕은 그를 붙잡으려 한다.
법무장관, 대사.
하지만 떠남은 반항이 아니다.
폭우에, 불볕더위에 맞서려는 것이 아니다.
그냥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자유다.
자신이 떠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야 진짜 머무를 수도 있다는 것을.
- 「우리 마을 선생님 28」 전문

시적 화자는 카페에서 『어린 왕자』를 읽는다. 어린왕자가 첫 번째로 찾아간 별의 왕은 “누구에게든, 할 수 있는 일만 명령해야 해./ 왕의 권력은 이치에 맞을 때 비로소 힘이 되지.”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별에서의 왕의 권위는 쓸모가 없다. “어린왕자는 저녁노을을 원”한다. 해가 지는 모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별이 움직이고 때가 되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해 지는 풍경을 어린왕자가 볼 수 있게 될 것이지만, 왕의 존재와 명령은 참으로 공허한 것임을 드러낸다. 또한 왕은 어린왕자에게 법무장관을 맡으라며 붙잡지만, 판결받을 사람이 없는 작은 별에서는 소용이 없다.
「우리 마을 선생님 29」에서 여섯 번째 별에 도착한 어린왕자는 술잔을 기울이며 한숨짓는 노인을 만나 “왜 술을 마시나요?”라고 묻는다.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