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찾아 90000리

부여 찾아 90000리

$14.00
Description
백제 패망이라는 슬픈 역사에서 캐낸
부여의 아름다움의 극치
부여 사람, 잔아(殘兒) 김용만의 『부여 찾아 90000리』는 백제 패망의 슬픈 역사를 미학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백제의 미학적 탐구라는 주제의식을 멀리 백제 시대로까지 소급해 올라가는 대신 6ㆍ25전쟁과 그 이후라는 ‘동시대적’ 이야기를 통해 실현, 체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새뜸’이라는 작은 마을에 대립하는 두 집안과, 이 반목을 운명처럼 짊어진 주인공 찬혁과 세영의 슬픈 성장사와 사랑으로 응축된 이야기를 통해 부여의 진정한 ‘비극미’를 선연하게 그려내고 있다.


반목을 운명처럼 짊어진
두 남녀의 사랑

『부여 찾아 90000리』의 주무대는 부여에 속하는 ‘새뜸’(행정구역상 오덕리)이라는 고장으로, 단순히 궁벽한 산골이 아닌 “선조왕의 태실비가 서 있”(26쪽)는 역사적 유물이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며 윗마을(위뜸)과 아랫마을(아래뜸) 사이에 해묵은 대립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이 원수 사이가 된 것은 위뜸 김씨와 아래뜸 전씨가 씨족 부락을 이루어 서로 앙숙으로 지내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기네가 잘되기보다는 상대방이 못되기를 더 바랐다. 그처럼 적대관계로 살아온 두 뜸 사이에 주막이 있는데 짓궂은 사람들은 그 주막을 판문점이라고 부르고, 위뜸과 아래뜸이 합친 새뜸을 통일조국이라고 불렀다. (26쪽)

주인공 찬혁과 세영은 이처럼 대를 이어 대립하는 집안의 자식으로, 서로를 사랑하지만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 숙명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6ㆍ25전쟁이 끝나고 세영의 집안이 좌익분자였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찬혁의 집안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멸문지화를 당하게 한 ‘원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에 뜻을 둔 아버지 전덕술의 욕망 때문에 재벌 자제인 배태욱과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 세영은, 이 곤란에서 벗어나고자 선거를 핑계로 아버지에게 찬혁의 집안인 ‘위뜸’과의 화해를 제안한다. 전덕술이 소유한 유원지에 위락시설을 만들고, 위뜸과 아래뜸이 공동운영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개업식 전날 위락시설에 원인 모를 화재 사건이 일어나고, 찬혁을 방화범이라고 여긴 세영의 오해로 인해 두 사람은 오랜 이별을 하게 된다.
저자

잔아

(김용만)
충청남도부여출생.경희대학교대학원국어국문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현대문학』으로등단했으며,경기대학교국어국문학과초빙교수,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외래교수,독서신문논설위원,시사랑문화인협의회이사를역임했다.현재잔아박물관관장,잔아창작아카데미원장이다.

주요작품및수상
소설집『늰내각시더』_KBS단막극〈은장도〉로방영
『아내가칼을들었다』
장편소설『칼날과햇살』
동인문학상심사작품에선정
한국문학번역원지원금으로일본에서번역출간
『능수엄마』_독서신문에연재후출간
KBS라디오일일연속극으로방영
중국연변대학교에서번역출간
『애나』_『인간의시간』을개작하여문학사상에서출간
연구서『세계문학관기행』_『서정시학』에3년연재후출간
시평론집『김용만소설가의시읽기』_『미네르바』에4년연재후현대시에서출간
산문집『가와바타야스나리의잠과내허튼소리』
그외장편소설,소설집,산문집등16권출간

한국문학상,경희문학상,국제펜문학상,황순원문학상양평대상,불교문학상,동아시아문학상,만우문학상,유승규문학상,농민문학대상등을수상
(잔아박물관홈페이지‘잔아문학세계’참조)

목차

프롤로그
찬혁의자살미수와허탈한미소
위자료는필요없어요
판문점으로불려진주막
세영을병원에업고온찬혁
형님은존경받을강자야
결혼으로채울수없는비극적인욕망
너를죽이고싶어!
주홍글씨를가슴에단여인
꼭이렇게살아야돼요?
당신은유치한여자가될수없는여자요
당신이나를죽여줄수만있다면
부여품에안긴찬혁과세영
너희둘은천생연분
위대한내왼팔이여!
나한테진짜할일이생겼어
절대온도와절대사랑
비극미는배우는게아니라깨닫는것
유령의집을찾아서
형은너무큰걸노렸어
실컷즐겨본고향사투리
너희들도원죄를지고있다
유령과의행복한부부싸움
저승에서내려온유령

해설비극적욕망의로망스-방민호
작가의말태어나서미안한존재

출판사 서평

로망스적세계관으로그려낸
비극적슬픔이라는아름다움

찬혁이방화에관한어떤오해도풀어주지않은채고향을떠남으로써완수되지못한사랑은,20여년이지나두사람이재회할때까지고통스럽게연장된다.건축현장에서일하던인부한사람이자살을시도하려다미수로그친사건이언론에알려지고,그사람이바로찬혁이라는것을알게된세영은그를찾아간다.

“가장큰슬픔은가장큰기쁨이랄까.여기에서기쁨을아름다움이라해도무방하오.”
“슬픔과아름다움을동일한가치로여긴다는말이군요.”
“그렇소.때문에슬픔이클수록아름다움의극치를맛볼수있다는거요.그가장큰슬픔을내몸으로유발시킬작정이오.”(155쪽)

하지만그들이진정한사랑의합일을이루려는순간,찬혁은스스로죽음을선택함으로써세영과의“사랑을불멸의사랑으로승화”(177쪽)시킨다.“초월적인사랑”을갈구하는자들은“현실적사랑으로는사랑의극치를맛볼수없는존재”(233쪽)들이기때문에,찬혁은세영에게사랑하는이의죽음처럼“큰슬픔을안김으로써비로소그녀와합일의경지에다다”(해설,방민호문학평론가)르고자한것이다.

행복을추구한다는것은자신의비극적인삶에서아름다움을창출하는과정이다.부여는백제패망이라고하는슬픈역사에서아름다움을캐야하는고장인데부여의위대성과영원성은그비극미(悲劇美)를지닌데에있다.비극미는행복의원형이다.(7쪽)

이처럼『부여찾아90000리』는로망스적세계관을통해백제패망이라는슬픈역사를지닌부여야말로진정한비극미를가지고있는곳이며,그비극미는시간과공간을초월하는소중한가치라는것을입증해보인다.이러한작가의‘비극미’에대한탐구야말로“슬픔에서아름다움을캐는과정이며,그힘든과정을심리적거리로환산하면90000리의여정”(7쪽)인것이다.

해설

『부여찾아90000리』는그독특한구성과그에뒤얽힌사상으로하여문학사를포함한논의를필요로하는작품이다.
부여인잔아(김용만)선생은이렇게해서자신의부여사람됨을,부여에비극적초극의미학이존재함을,그것이부여라는글로벌한세계의소중한가치일수있음을마침내입증해보인것이다.
-방민호(문학평론가,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