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자기비판:선험적종합판단이어떻게가능한가?
“선험적종합판단이어떻게가능한가?”이물음의답변이철학의정체성위기에대한극복책을마련해준다고칸트는보았다.그가선험적종합판단이라했던것은수학과자연과학(뉴턴역학)의명제들이다.여기서그가문제삼은것은그보편성과필연성의구조가무엇인가하는것이었으며,이것은이성에대한비판작업을통해가능하다는것이다.이성은인간의지적능력의총칭이다.그러한지적능력이어떻게되어있는가를해부하는작업이바로이성비판이다.그런데그해부작업을하는주체도인간의이성이기에이비판은이성이자기자신에대한가하는자기비판이다.『순수이성비판』은이러한구조를밝히려고수행되는이성의자기해부작업이다.그는인간의지식은경험과더불어시작한다고전제하고경험의가능근거,즉경험이가능하게되는조건들이무엇인가를해명하려고한다.『순수이성비판』은크게세부분으로나누어볼수있는데,감성론은경험을가능케하는감성적조건을밝히며,분석론은경험을가능케하는오성적조건들이무엇인가를해명하고있다.그리고변증론은이성의부당한활동으로인해나타나는오류를폭로하고있다.
코페르니쿠스적전환,자연의입법자로서의인간
『순수이성비판』에서또하나주목해야할점은바로코페르니쿠스적전향에비유되는사고방식의혁명이다.그는우리인간의인식이‘사물자체로서의대상’에준거할것이아니라오히려‘사물자체가우리에게주어지는현상으로서의대상’이우리의선험적인식에준거할것을강조한다.칸트의사고방식의혁명은인간중심주의의포기가아니라오히려중세의기독교적세계로부터벗어나유한한인간의이성을통해인간의눈으로본세계를그려내고자하는사고의전환을의미한다.이런의미에서칸트적인간에서주목할것은이성의한계내에서유한한인간이추구할수있는위대함이다.인간은한편으로는감성적존재자이므로비록자연의내용은제약하지못하나,그러나다른한편으로는지성적존재자로서자연의형식만큼은제약하는자연의입법자가된다.자연의입법자로서의인간은칸트가꿈꾸었던계몽주의적인간의전형이다.
형이상학의새로운길,과학과종교(도덕)의공존을모색하다
칸트는『순수이성비판』을통해흄의회의론에대한대안을마련하여합리론과경험론의화해를모색하려했다.이에못지않게중요한것은도덕과종교의근거를새롭게마련하는데있었다.제2판서문에나타나있듯이“신앙에자리를마련해주기위해지식을부정하는것이필요하다는것을나는발견했다.”이말은도덕과종교의영역은수학과자연과학과같은지식의영역과는별개의것이라는차원의구별을통해서도덕과종교의영역을확보하려는칸트의의도를담고있다.사실의문제는선험적종합판단이성립하는지식의문제인반면에종교와도덕의문제는실천이성의문제인당위의문제라고함으로써,사실과당위의이원적질서의공존을모색하려는것이다.
충실한원문번역과주석,난해한원문의이해를돕기위한체계적이고자세한해제,방대한색인과참고문헌을통해칸트비판철학의핵심을체계적으로소개하고있는이책은국내칸트연구에중요한초석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