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로크의<정부론>―서양자유주의정치사상의고전중의고전
존로크의<정부론>은서양자유주의정치사상의고전중의고전으로평가된다.당연히영미세계에서는그에대한연구가끊임없이이루어지고있다.그렇지만국내에서는로크의정치사상도,<정부론>도명성에걸맞은대접을받고있지못한듯하다.간간이단편적인논문이발표되기는하지만,로크의정치사상에대한체계적이고종합적인연구는거의없는실정이다.이책은그러한공백을메워보려는시도로서크게두부분으로구성되었다.제1부는<정부론>을올바로이해하기위한예비단계로이저술을둘러싼역사적혹은정치적상황을검토한것이고,제2부는<정부론>을주로<제2론>을중심으로분석한것이다.
<정부론>은전통적으로명예혁명의탁월한변론서로,그리고휘그당의정치이념을훌륭하게표현한것으로인식되어왔다.그러다가20세기후반기로넘어오면서,오랜시간에걸쳐정통으로받아들여져온그런견해에대해많은연구자들이이의를제기했다.이들은<정부론>이명예혁명을변호하기위해저술된것도,실제로그렇게기능한것도아니며,그것이휘그에게열렬하게받아들여지지도않았다고주장한다.온건한휘그들이받아들이기에는로크의주장이너무과격했다는것이다.제2장과제3장은<정부론>이저술된정치적배경이나저술의도,그리고명예혁명과관련하여갖는의미등의문제와관련한여러학자들의논쟁을검토하여<정부론>을둘러싼콘텍스트를이해하고자하였다.그리고제1장은로크의사상이형성되어간과정을추적하기위해그의삶을그시대적상황과관련하여정리한것으로서,로크의소략한전기구실을할수있을것이다.
로크의정치사상을집약한<제2론>의가장단순한얼개를말하자면다음과같다.원래인간은공동체로조직화되기이전에자연상태에서자연법의지배를받으며살고있었다.그런데그들은좀더효율적으로재산―생명·자유·자산―을보전하기위해자발적인계약과동의로시민사회를수립하고,재산을보전하는데필요한권력을국가에양도하면서그에복종할의무를스스로받아들였다.그렇지만그의무는조건부의것이어서,만일국가가그임무를방기한다면국민은그에저항할권리를갖는다.이책의제2부를이루는다섯장은각각이얼개를구성하는핵심관념이라할수있는자연법과자연상태,재산,시민사회,동의와정치적의무그리고저항권을중심으로텍스트를분석하였다.
국가앞에선개인의자유와권리는얼마만큼인가.
로크가활동하던17세기말엽은근대주권국가가빠르게확립되어가던시기였다.국가는관습에의해부과된많은제약과여러지역적및공동체적특권의제약에서해방되었다.그것은봉건국가의낡은틀을벗어던지고,이제모든것을집어삼키는거대한리바이어던이되어갔다.로크는이리바이어던앞에서게된개인의자유와권리라는문제에직면한것이다.국가는얼마만큼의복종을국민에게요구할수있으며,또한국민은얼마만큼의자유와권리를국가에대해가지는가?이것이바로로크가해결하고자했던문제였다.그런데이것은또한정치사상으로서의자유주의의가장기본적인주제이기도한것이니,로크가자신의과제를해결하기위해기울인노력은곧자유주의의기초를놓는일이기도한것이었다.
리바이어던이엄연한역사적현실임을직시했던로크는그것을부정하거나거부하기보다는오히려그속에서개인의자유와권리를보전하는수단을발견하려하였다.비유하건대로크는국가를국민의생명과재산을위협하고약탈하는이리가아니라,오히려그것을지키고보호해주는충견으로생각하였다.문제는이리와충견을구별하고가려내는일이다.그래서그는시민의‘재산’―생명·자유·자산―을보호하는일을그목적으로하는‘시민정부’와지배자의이익을위해국민을희생시키는폭정을,그리고피치자의동의에기초하는정치권력과지배자의의지에기초하는절대적이고자의적인전제권력을엄격하게구별했다.
흔히자유주의는약한정부를가진최소국가,이른바야경국가를지향한다고말한다.많은자유주의자들에게국가는필요악으로인식되기도한다.그러나로크는국가를필요악으로보지않았으며,그기능을‘야경’에만국한하지도않았다.가장작은정부가가장좋은정부라는관념은그에게는없었다.그에게국가,즉시민정부는필요선이지결코필요악이아니었다.오히려그는정부를자유의구현과향유에대단히중요하고필요한존재로보았으며,정부의일차적인목표는공동선과국민의복지를증진하는데있다고생각하였다.로크가보기에개인의자유와권리를지키는일에서문제의핵심은국가의권력이강해야하느냐약해야하느냐하는데에있는것이아니라,그것이무엇을위해,그리고어떤방식으로사용되어야하는가하는데에있었다.그래서그는합법적‘시민정부’에는복종의의무를,폭정과전제권력에는저항의권리를강조했다.
로크가천부적인권과주권재민의원칙을천명한지가삼백수십년이지났다.그러나민주화가이루어졌다는대한민국에서인권도국민의기본권도뒷걸음치고,사회전반에걸쳐퇴행현상이일어나고있다.자유주의의미명아래약육강식주의혹은승자독식주의가판을치고있다.그런데국가가국민의생명을지키고보호하는기본적역할마저내팽개치는모습을보면서,국민은급기야국가가왜존재하느냐는근본적물음을제기하는사태가벌어지고있기도하다.어떤면에서는자유민주주의가이땅에서는아직도넘어서야할대상이아니라힘겹게찾아세우고확립해야할바의것이아닌가싶기도하다.그런면에서자유민주주의를처음사상적으로체계화한로크는지나가버린과거가아니라,우리에게는미래에서외치는소리가아닌가하는생각도든다.이책은로크에게그가기초를놓은자유주의의참된의미와가치를묻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