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과 역설 (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

비밀과 역설 (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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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독일통일의 역사는 우리가 참고할 유일한 통일 교과서
인습적 이해를 넘어서 새로운 전망을 찾는 평화의 획기적 구상

독일통일의 역사는 우리가 참고할 유일한 통일 교과서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9년 동서독에 별개의 국가(‘이중 건국’)가 들어선 뒤 1990년 독일통일에 이르는 과정을 통시적으로 살피면 한반도 분단의 상황과 상당한 주제들이 겹침을 알 수 있다. 이데올로기로 반목하고 견고한 장벽 너머로 대결을 벌이면서도 접근을 모색했으며 주민의 인권과 평화의 이슈가 국내 정치와 맞물려 제기되고 민족의 정체성과 분단국의 정체성이 교차하는 혼란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밀과 역설』은 한반도의 분단 현실에서 주목할 내용들에 초점을 맞추되 독일통일의 역사에 대한 인습적 이해를 넘어서 평화에 이르는 새로운 모험과 도전의 길을 제시한다. 독일통일의 역사를 행위자 중심으로 서술하여 동서독 간 대화와 협상의 실제 양상과 과정을 다양하게 소개해 정치적 구상과 사회적 상상력을 보조하면서도 한반도 맥락에서 중요한 함의도 각 장 말미에 더듬어 보탰다. ‘흡수통일’이 낳은 통일독일의 문제들을 딛고 독일통일의 과정에서 제기된 오류들을 되풀이하지 않으며 동서독 교류의 역사에서 한반도 평화와 평화정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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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평화학과교수
서울대학교서양사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독일프리드리히실러예나대학교사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독일본대학교아시아학부초빙연구원과서울대학교통일평화연구원HK연구교수,강릉원주대학교사학과교수를지냈고현재는강원대학교평화학과교수이다.지은책으로『OptionoderIllusion?:DieIdeeeinernationalenKonf?erationimgeteiltenDeutschland1949-1990(선택가능한길인가망상인가:1949-1990년분단독일의국가연합안)』,『20세기평화텍스트15선』,『현대사몽타주:발견과전복의역사』가있고,옮긴책으로『하버드-C.H.베크세계사:1945이후-서로의존하는세계』(공역),『역사에서도피한거인들:역사는끝났는가』,『근대세계체제Ⅲ』(공역)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평화가길이다
제1장불안:공포와오해가냉전을낳다
제2장접근:작은걸음으로친구가되다
제3장신뢰:보수가실용을펼치다
제4장인권:평화와인권이만나다

제2부통일로가는길들
제5장혁명:체제개혁분출이통일요구에지다
제6장공세:총리가통일열차를몰다
제7장대안:우회로를들었지만묻히다
제8장외교:설득과유인으로독일문제를해결하다

제3부더나은길을찾아서
제9장통합:통일이새로운분열을낳는다면?
제10장연합:국가연합의백화제방을열자!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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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분단의극복은‘불안’대신‘신뢰’를쌓아나가는데서출발
동서독의‘실용적인’협력관계일군평화정치가들에주목

냉전과분단이이념과체제대결의필연적결과는아니다.독일은제2차세계대전종전후얄타회담과포츠담회담을거쳐분할점령및관리이후분단을맞았지만,오스트리아는10년에걸친국제협의와국내조정끝에1955년주권을되찾았다.유럽의냉전질서를강화하고동서독사이의대결과적대를키운것은결국‘불안’이었다.독일을중립화하는방안이동서양진영에서단일국가독일의방안으로논의되고제시되었지만,동유럽에서친소정권의탄생,사민당과공산당이합당한사통당(SED)의결성,한국전쟁발발등은서방측에공산화의우려와상대의진의에대한의심을키웠고결국동서독분단은현실이된다.분단이후국면의전환을모색한것은양독일국가의정치가와주민들이었으며,특히1970~80년대동방정책을주도한평화정치(가)들은‘불안’에침몰하지않고상대와신의와선의를주고받으며‘신뢰’를쌓았다.그것은긴장을해소하고위기를예방하며갈등을조정하는대화와협상의연쇄에다름아니었다.

동서독협력관계에서주목할해는1969년과1982년이다.서독에서사민당(SPD)정부가본격적으로‘접근을통한변화’를주장하며‘동방정책’을(1969년)개시하고우파[기민련(CDU)]로정권이교체된(1982년)이후에도동서독의신뢰와협력은중단없이지속했다.동방정책의토대를놓은빌리브란트(WillyBrandt)와독일통일과유럽통합의상징적인물이된헬무트콜(HelmutKohl).이두동방정치가들은정파를뛰어넘어동방정책의계승과연속을보장했다.그결과1980년대우파연정의정권교체이후에도파트너로참여한자민당(FDP)과기민련은동방정책을이어갔으며자민당의당대표이자탁월한협상정치가인한스-디트리히겐셔(Hans-DietrichGenscher)는외무부장관직을지속하면서동독정책의일관성유지와대내외신뢰를쌓았다.총리는사민당의슈미트에서기민련의콜로바뀌었지만서독건축전시회의동베를린전시건,베를린과함부르크간고속도로의건설,양독간문화협정등이중단없이정권교체후2~3개월안에지속되었으며스위스취리히의은행을중개로서독의자금지원대신동독주민의서독방문장벽을크게완화하는‘취리히모델’논의도계승되었다.

냉전과분단의근본원인은‘쌍방간의인지오류’와그것을낳은공포와불안,그것으로인한불신과소통실패다.공포와불안은인간의감정중가장강력하고보편적이다.…불안과공포를극복할다른무기는없다.상대방과신의와선의를주고받으며신뢰를만드는것말고는.
-제1장「불안」

불가역의통일의길을낸「동서독기본조약」의정치적역동성에주목

동방정책은서독이상대를인정하면서동독의지배자들에게국내외의정치기반을제공했고다른한편으로동서독관계를발전시켰으며독일통일에대한장기적전망을유지케했다.그런점에서동방정책은모순적이었지만나치과거의유산,냉전과분단의현재,그리고미욱한유럽통합의미래에대한‘불안’을,동서독주민과물자의교류라는‘실용’이라는전략으로해소한정책이었다.동방정책이거스를수없는평화와통일의길을낸것은1972년「동서독기본조약」의체결에힘입었다.1970년사민당의동방정책은브란트총리의불신임안이부결된이후선거(1972년4월)에서승리함으로써정치적승인과대중적지지를얻는다.뒤이어「기본조약」의의회비준과헌재의합헌결정으로법적인안정성을확보했으며,이후제1야당인기민련은물론극우에서극좌에이르는정치세력들이동방정책의성과를수용하지않을수없게된것이다.

한반도에서는1970년대동서독과달리지난2000년대남북정상회담을통해통일에대해서도논의해성과를낳았다.「기본조약」을비롯한1970년대후반의동서독협정과는달리지난시기남북은관계개선과협력사업추진과는별도로낮은단계의연방제와국가연합의길이남북통일의가능한경로임에합의했다.그합의가지닌정치적역동성에더착목해야한다.
-제2장「접근」

평화를목적한다면자기결정권을부각할‘외교의시간’도필요.

브란트를비롯해동방정책을주도한서독의평화정치가들이서방측의외교적지지를얻어가는과정도주목할만하다.1970년대들어동서진영간의긴장완화(데탕트)국면이조성되었지만,동방정책이서방측특히미국의지지를쉽사리등에업은것은아니었다.민주사회주의자브란트는보수주의정치가인미국닉슨대통령에게‘빨갛게’보였으며국무장관키신저는독일이외교와안보에서소련과가까운거리를유지하며중립화한핀란드의사례가되는것은아닌지우려했다.그럼에도브란트총리는동방정책의기조를담은신정부선언을미국과사전에논의하지않고미리알려준뒤공포했으며평화정치의근간이되는자기결정권을놓지않았다.미국의우려와의심을극복한요인은단호한평화의지와평화구상이었다.안보를위해서는동맹이절대필요했지만평화를위해서는자주적이면서도동맹국가를더설득할필요가있음을지은이는강조한다.

20세기전반의민족해방투쟁의맥락이아니더라도주권과자기결정권및자주는평화의전제였다.안보때문에동맹에귀속될때도있지만평화를위해자기결정권을부각할때도있다.오스트리아와핀란드가중립화외교로탈냉전의주권을발현시켰다면독일은조정과타협의통일외교를통해주권옹호를더욱발전시켰다.둘모두한반도평화외교를위한숙고의자료다.
-제8장「외교」

‘대결없는인권’의길로안내한실용책‘구매를통한정치범석방’

가까운시일내에분단을극복할수없다면분단으로인한사람들의고통을최소화하는것이서독인권정책의출발점이었다.인권과평화가길항하지않으며해결가능한방식의고통경감의실용책으로나온것이‘구매를통한동독정치범석방’이다.이정책은1963년에시작해서1989년말동독체제붕괴때까지정치범3만3,755명을거래를통해석방하여독일로이주시켰다.여기에는동독체제를비판한이들뿐만아니라동독탈출에실패해교도소에갇힌이들이포함되었으며서독정부가동독정부에치른대가는총34억마르크상당의현물이었다.사람과돈을교환한다는비윤리적구상이지만,독일분단시기내내지속되었던합법및비합법적이주와맞물려이실용적인권정책은동독주민들에게는삶의새로운가능성과분단의벽을넘는상상력을제공했다.물론동독의인권문제는서독좌우파에서정치적충돌의이슈였고강조점이서로달랐지만양측모두동독체제의붕괴를겨냥하거나정치선전의목적으로동독의인권문제를거론하지않았다.지은이는인권으로평화의지평을지우거나평화를내세워인권의본령을모호하게만드는길모두를극복해야한다고주장한다.

임마누엘칸트는『영구평화』에서‘정치적도덕가’가아니라‘도덕적정치가’를구했다.인권개선을위한도덕정치를평화정치와결합할줄아는‘도덕적정치가’의시대가한반도남단에서더열려야할것이다.
-제4장「인권」

동독민주혁명에서제시된‘제3의길’,콜의통일강령에맞선‘역사의패자들’살피며
체제이식아닌주민의요구에부합하는평화와통일의길모색

1989/90년‘전환’에서일어난동독의민주혁명은2019년독일선거에서독일민주주의체제에맞서‘전환’을요구하는극우포퓰리즘세력에전유되었다.‘우리가인민이다’는구호를다시꺼내든‘독일을위한대안(AfD)’이동독4개주에서제2당으로발돋움한것을두고통일직후의‘통일위기’가‘민주주의위기’로전화되었다는평가가나오는것이다.30년전동독의민주혁명은1989년9월4일부터라이프치히를중심으로시작되었고10월초부터가속화하여11월9일베를린장벽붕괴로이어졌다.이러한동독의혁명을독일재통일의필연적인과정이거나자연스러운상승경로인식하는해석이여전히지배적이다.그러나당시혁명을이끌던체제비판운동세력의압도적다수는‘제3의길’을고수했으며1990년2월까지도이들세력은통일을지지하지않았고동독주민들사이에서도통일에대한입장이단일하지않았다.
체제비판운동이제시한제3의길이가장뚜렷하게제시된때는1989년11월과12월이었다.11월29일의‘우리나라를위한호소’선언과이에대한지지서명운동이대표적이다.콘라트바이스,프리드리히숄렘머,울리커포페,슈테판하임과크리스타볼프동독의대표적체제비판작가와지식인들이주도했다.그러나그들이주장한“평화와정의와개개인의자유가보장되는연대적사회로의발전”과‘참여민주주의’의확산은통일찬성과반대라는선택지를동독주민에게내던져압박한결과를낳았고동독최초이자최후의자유선거에서콜의정치적동반자들이결집한독일동맹이승리를거두면서체제비판운동가들의주장은역사의뒤안길로묻힌다.

베를린장벽이붕괴된1989년11월부터동독의자유선거로통일의과정과방식이결정되는3월18일까지서독의정당과지식인들이내세운주장도통일의길들을사유하는다른고리다.집권당의통일강령으로10개조를내세운콜과이에맞선서독의좌파들의정책이주요한흐름이었다.서독좌파들,즉비판적자유주의자와사민당ㆍ녹색당의정치가들은민족의재발견과국민국가로의재통일을쉽사리받아들이지못했다.전쟁과홀로코스트같은민족사의파국에대한비판적역사의식을매개로하면서초민족적유럽통합의실현이라는보편적가치의구현을당시의분단현실과함께의식해야했다.이들에게독일과유럽의평화정착은독일분단을국민국가재통일의방식으로극복하는데있는것이아니라오히려독일분단,즉독일의이국가상태(Zweistaatlichkeit)에기초해유럽을통합하고블록을해체하는길에있었다.
콜은10개조통일강령에서독일연방국가라는국민국가로의재통일전단계의이행기국가연합을제시하지만비판적지식인대부분은국가연합을그자체로독일민족재결합의형식으로보았다.이들에게중요한것은동독으로하여금고유한민주주의적발전의길을찾아나가도록돕는것이지서독체제를동독에이식하는‘흡수통일’의길이아니었다.그러나베를린장벽붕괴이후급박한통일논의속에서비판자들의주장은묻히고사민당의베를린선언과녹색당의생태국가연합등의대안도주민의요구에부응하지못한채연방국가형태로의급속한통일을맞았다.지은이는이러한콜주도의독일통일논의를비판적으로성찰하면서여러갈래로상정된‘통일로가는길’들을되짚고통일과정에서분출되는다양한요구와지향을발현하고반영하는평화와통일의길을모색한다.

더많은민주주의와소수자에주목할때공존하는통합의길열려

1990년10월3일통일독일로‘완성’에이르지못한독일사회의현실은동독의거리와서독의정치무대를매웠던열망을되살린다.그날의통일은두체제와사회의‘통합’에이르지못하고한체제와사회에다른체제와사회가편입된것이다.동독주민의지지를받은대표자들이서독의정치가들과협상을통해통일이이루어졌으며통일과정이민주적이고평화적이었지만,한세대가지난지금에도사회문화통합은더디고사실상이루어지지못했다.“상황이좀나아지긴했지만격차는여전하다.”
이러한통일독일의현실은통일당시동독의탈산업화와차별,즉동독경제재생력의근본적파괴와사회문화적배제와차별이낳은결과이다.40년동안유지하던삶의방식이근본적으로무너지고새로운가치와규범을배워야하는까닭에통일후동독은‘이행사회’였다.이행사회에서동독주민이보인정서적인집단적대응은독자적인동독정체성을강화하는‘오스탈기(Ostalgie)’와청소년시절동독체제붕괴를경험한젊은세대에게나타나는집단적자기인식인‘동독3세대’개념에서읽어낼수있다.
한편이주민과사회적소수자에게미친영향이더본격적으로연구되어야한다는것을전제로1991년여름빈발한외국인을노린적대행위중동독지역작센주의호이에르스베르다의폭력사건에주목한다.그저“심심”해서베트남출신상인들을괴롭히던네오나치들의폭력행위가인근주민들의지지와경찰의방관으로확대되는과정을서술하며지은이는자유와평화를위협하는새로운갈등과위기의시작을경고한다.또탈북자를대하는한국사회든한국과북한주민의접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