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과육체의상호관계로밝히는생물의존재,
기독교사상의토대이나그와상반된아리스토텔레스의견해를읽다
이책은영혼과육체의관계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384-322)의견해를어떻게이해할것인가의문제를다룬다.아리스토텔레스가영혼과육체라는용어들을소개했던최초의인물은아니지만,그용어들을통해생물과무생물의차이점을체계적으로분석하고논의한최초의인물임은분명하다.아리스토텔레스는생물을외적인도움이없이스스로운동을시작하는‘자기운동자’라규정하는데,이와관련하여그는다음과같은다양한물음을제기한다.
자기운동은다른종류의운동과어떻게다른가?자기운동은어떻게시작되는가,또는자기운동의내적구조는무엇인가?자기운동이란정확히어떤의미인가?최소한생존에필요한영양분이나먹이섭취를위해외부환경으로부터지속적으로영향을받는생물에게자기운동은어디까지가능한가?최초의운동자라고말해지는신과의관계속에서자기운동이과연가능한가,그리고가능하다면어떻게가능한가?자기운동에서영혼의역할또는기능은무엇이고,그런영혼과육체는어떤관계에있는가?자기운동에필요한육체기관들에는어떤것들이있는가?
이책은이러한질문들에답변하기위한시도이며,충분히답변되지않은질문들에대해서는최소한그것들에답변할수있는토대를제공하고자한다.특히,이책은그간국내외에서많이연구되지않았던장소운동의문제에서출발하여,장소운동의유발과관련된다양한영혼의능력들이나심리적요소들,그리고그러한능력들의실현에필요한물리적요소들이나육체기관들의성질과특징에대해논의한다.
장소운동,아리스토텔레스의견해를전체적으로조망하는가장좋은방법
아리스토텔레스는『영혼에관하여』에서영혼이식물과동물과인간을포함하는생물의제일원리라고규정한다.이는생물이생물로서,즉생명을갖는생명체로서수행하는다양한기능들이‘영혼’을통해설명된다는것이다.아리스토텔레스는영혼을단순히정신작용만의원리가아니라그외에도생명유지에필요한다양한기능을가능하게하는생명의원리로보았다.그러므로‘영혼과육체의관계’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의견해를제대로이해하기위해서는그기능들을개별적이아니라포괄적으로고찰해야한다.
바로이러한사실때문에저자는이책에서‘장소운동’이라는기능에초점을맞춘다.장소운동은그것이유발되는데다양한하위기능들을필요로하는운동이기때문이다.예를들어,동물의장소운동은대상들을인지하는감각과그러한대상들을획득하고자하는욕구등의기능을필요로하고,인간의장소운동은그런기능들외에대상들의획득이과연필요한가등에대해고찰하는사고기능도필요로하는상당히포괄적인기능이라는것이다.그러므로장소운동은영혼이‘생물로하여금다양한능력을발휘할수있게해주는생물의원리’라는규정에적합한탐구대상이다.따라서장소운동의유발과정에서영혼과육체가어떤관계를갖는가를살피는것이아리스토텔레스의견해를조망하는가장좋은방법이다.다시말해서,장소운동을유발하는데동원되는영혼의모든능력에각각대응하는육체적작용들을전체적으로살펴야한다는것이다.
‘영혼의존재론적위상’에대한물음에답하다
생물과무생물,즉살아있는것과살아있지않은것의차이점이무엇때문이고,또한그것을어떻게설명하는가는오늘날까지해결되지않고계속해서논란이되어온문제이다.서양최초의철학자로알려진탈레스는세계내에존재하는사물들이근본적으로모두동일한방식으로설명될수있다고봄으로써,생물과무생물을특별히구분하지않았다.기원전5세기의데모크리토스도생물과무생물이모두근본적인질적차이는없고다만생김새나크기등의차이를갖는‘원자’들의결합이라고보았으며,인간의사고도원자의운동일뿐만아니라더나아가영혼마저미세한원자라고생각했다.
기원전4세기의아리스토텔레스에이르러비로소생물과무생물이물질적원소들만으로구성되었다는견해가거부되었다.물질이외의어떤것을인정하는듯한아리스토텔레스의태도는당시에팽배했던‘물활론’적인사고는물론이고‘물질론’이라는근대적사고와도달라보인다.현대심리철학의주요논제가운데하나는‘심신관계’또는‘심뇌관계’라부를수있는‘정신과두뇌의관계’에대한물음이다.이는정신적인작용이두뇌와는무관한비물질적인작용인가,아니면물질적인두뇌의작용에불과한가를묻는것으로서,‘정신의존재론적위상’에대한물음이기도하다.그러나이런물음이아리스토텔레스에게적용될때,그것은‘정신’외에도다양한많은기능을가능하게해주는‘영혼의존재론적위상’에대한물음으로전환된다.이책에서저자는장소운동을유발하는데영혼의어떤능력들이필요한가를논의하고,또한그런능력들을총체적으로이용하여마침내장소운동을유발하는영혼의장소운동능력에초점을맞춰‘영혼과육체의관계’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의견해를살핀다.
아리스토텔레스의심신이론을해명하는키워드‘프뉴마’에대한심도있는연구
현대심리철학의대상은주로감각이나사고등의의식작용이지만,아리스토텔레스의영혼개념은먹이를섭취하고소화하고배설하는등의생리작용까지포괄하는폭넓은개념이다.따라서저자는이책에서두뇌작용에만초점을맞추는근대이후의심리철학적관점과는달리,아리스토텔레스의심신이론을이해하기위해서는다양한종류의작용들을포괄적으로고려해야한다는점을제안한다.이와관련하여무엇보다중요한것은‘프뉴마’라는물질적요소의역할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의하면,프뉴마는생물만이갖는물질로서실제로생식,출산,감각,욕구,장소운동등에관한그의이론을이해하는데중요한역할을한다.그러나아리스토텔레스가프뉴마개념에대한체계적이고일관적인논의를하거나이론을제시하지않았기때문에이개념에대한일관적인이론을산출하기가상당히어려우며,그런이유에서국내외에서그리많이시도되지않았다.하지만프뉴마개념에대한연구는특히장소운동능력에대한연구와밀접하게관련되어있으므로,아리스토텔레스의심신이론을해명하는데아주중요한개념이다.저자는이책에서아리스토텔레스가생물학적저술들에서설명하는프뉴마의특징이무엇이고,생식과감각지각에서프뉴마가어떤역할을하는가를심도있게논의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심리철학』각장에서다루는내용
이책은총6장으로구성되어있다.먼저제1장「생물의자기운동」은아리스토텔레스가말한운동의원인없이스스로움직이는‘자기운동자’라는개념을소개하고그것을구성하는두부분,즉다른어떤것에의해서도움직여지지않고서도제3의어떤것을움직이는‘부동의원동부분’과다른것에의해움직여지는‘피동의부분’을검토한다.제2장「고대그리스의영혼개념」은소크라테스이전철학자들과플라톤이생각했던영혼개념이무엇인가를살피면서,그들의견해가현대의물리론이나이원론으로분류될수있는가의문제를고찰한다.
제3장「아리스토텔레스와현대심리철학」은아리스토텔레스가영혼과육체의관계를어떻게설명하는가를살핀다.이를위해,영혼과육체의관계가『자연학』I-II권에서소개되는‘질료형상론’,즉모든자연물이질료와형상으로구성된다는이론의연장선위에있음을보인다.그런뒤에아리스토텔레스에대한현대심리철학적관점에서의다양한해석의쟁점과각해석이지닌문제점을살핀다.
제4장「영혼의측면(1):장소운동능력」에서는먼저영혼과관련하여,그것을통해생물이정확하게어떤능력들을갖게되는가,어떤생물이어떤능력을갖는가,각각의능력이어떤심리적작용들과관련되는가,그리고아리스토텔레스에게있어서장소운동이동물에게중요한이유는무엇인가등의문제를논의한다.제5장「영혼의측면(2):환타시아」에서는환타시아의역할이정확히무엇인가를규명하고,감각과사고에환타시아가결부되지않는경우가있는가,그리고환타시아없는감각과사고라는것이함축하는바는무엇인가등의문제를논의한다.
제6장「육체의측면:쉼퓌톤프뉴마」에서는생물의육체적인측면과관련해서생물을구성하는물리적요소로말해지는쉼퓌톤프뉴마의특징과기능에대해살펴본다.장소운동에다양한심리적작용들이관여하는데,쉼퓌톤프뉴마는그모든심리적작용들에동반하여변화하는육체적또는물질적요소이다.이러한프뉴마개념의기원과의미,그리고특징등에대해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