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규칙,관습그리고법…
‘제도’의관점에서말하는경제학
1934년에발간된『제도경제학』은미국제도학파경제학자존R.커먼스의대표적인저서이다.제도학파는19세기말에미국에서등장한비주류경제학파로서,신고전학파경제학과달리제도를중시하고제도의발생과진화를주요문제로다루었다.제도학파는경제에서행위의반복된유형으로서제도를중시한다.따라서경제이외의영역,즉정치,사회,문화,법등의정체성을인정하고,이런이유로신고전학파의순수경제학과대립한다.또한경제이외의영역을그자체로존중하므로모든것을경제로환원하는최근의신고전학파와도구분된다.한편여러영역의상호연관은정치경제학의대표자인맑스가내세우는총체적인사회구조보다는느슨하다.경제와법이자율성을지닌다는점에서제도학파의상호연관은맑스보다는폴라니가상정하는여러부문사이의상호연관에가깝다.
커먼스의관점에서경제현상은경제와법의결합이다.커먼스를명확하게이해하기위해서는다른제도학파경제학자,특히베블런과의차이를확인해야한다.베블런을이해하려면주로경제와사회및문화사이의연관성을파악해야하는데비해커먼스를이해하려면이보다는경제와법의결합을이해해야한다.베블런이사회경제학의시조라면,커먼스는법경제학의시조이다.
광대한학문의장을넘나들며
이념너머경제를직시하다
1400쪽이넘는장대한이책에서커먼스가자신의논리를뒷받침하기위해활용한사상가는경제학자에국한되어있지않다.경제와법의결합,실물과금융의상호의존을부각하면서경제사상사에서자주언급되지않는학자들까지등장시키는데,존로크,데이비드흄,아담스미스,토머스맬서스,제러미벤담,피에르조제프프루동,빌프레도파레토,존케인즈,막스베버등자세히검토한사람만꼽아도거의40명에이른다.커먼스는이들을하나하나꼼꼼하게해석해자신의입장과연결시키면서도현학적으로흐르지않는다.이책이사상사나학설사적인이유도바로여기에있다.커먼스는경제와법이결합된복합적인개념에도달하기위해로크에서시작한다.커먼스는가치이론과관련한로크의물리적이고물적인이론으로출발해심리적인이론을거쳐최종적으로는제도적인이론에이르게된다.물적인이론은고전학파와맑스가대표하고,심리적인이론은한계효용학파를말하며,제도적인이론은물론자신이내세우는것이다.
커먼스는독점의의미를강조하면서소유권과무형재산에주목한다.경제학에서독점은공급자가하나여서경쟁이없으므로가격인상을통해초과이윤을획득함으로써소비자에게피해를주거나소비자를수탈하는경우이다.그런데일반적으로자본주의에서당연시하며시장과경쟁의전제인사유재산은소유권을통해더욱원초적으로특정인의독점을설정한다.통상적인독점의경우소비자가가지고싶어하는것을유보해서이익을얻는데비해사유재산은재산에대한보유를통해타인을배제한다.보유와유보가커먼스에게는중요하게취급된다.좌우이념을극복하려는중도적인입장의커먼스는경제현상이나사회현상을파악하는데서이처럼법적인측면과금융적인측면에대한통찰한다.이는커먼스라는한사상가를정리하는방식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