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이성론 - 아카넷 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651 (양장)

국가이성론 - 아카넷 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651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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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악한’ 마키아벨리즘이라는 시대적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나온
또 하나의 탁월한 근대 정치철학서
『국가이성론』은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이자 외교관이자 성직자였던 조반니 보테로(Giovanni Botero, 1544~1617)의 핵심 저작으로, 1589년 베네치아에서 출간되었다. 한국에는 처음 소개되는 이 책은 이보다 앞서 출간된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함께 근대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저작으로 꼽힌다. 옮긴이인 부산대 사학과의 곽차섭 교수는 이탈리아 원전을 저본으로 하여 전문성이 돋보이는 엄밀한 번역과 꼼꼼한 역주와 상세한 해설을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보테로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국가이성론』이 출간된 16세기 후반 이탈리아는 종교 전쟁의 영향 아래 정치와 종교 간의 갈등이 극심하고, 주위의 세력에 의해 여러 소국들로 분열되고 경제적으로도 침체기를 걷고 있는 가운데 군주가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왕정인 절대주의가 대두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532년에 출간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당대 지배적인 그리스교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과 공화주의에 대한 비전을 통해 중세에서 근대국가로 이행해 가던 시기 근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반니 보테로는 당시 ‘국가이성’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유포되고 있던 ‘사악한’ 마키아벨리즘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가이성론』을 내놓았다.

마키아벨리는 그리스도교가 인간의 비천함을 강조하고 세속사에 대한 경멸만을 가르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가를 쇠퇴의 길로 몰아넣었다고 맹렬히 비판하며 정치와 종교가 결코 화합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 반면 보테로는 마키아벨리의 사상에 대해 “이보다 더 비이성적이고 불경스러운 것은 없다”라고 단언하면서 가톨릭 신앙과 양심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버리지 않고도 국가의 이익과 교회의 이익이 합치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국가이성론』은 출간되자마자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보테로의 이름을 널리 알렸을 뿐만 아니라, 이후 17세기 유럽을 뜨겁게 달군 국가이성 논쟁의 시발이 되기도 했다.
저자

조반니보테로

(GiovanniBotero)

1544~1617.종교개혁기이탈리아의정치사상가이자외교관이자성직자로,피에몬테주의베네바지엔나에서태어나로마대학과파도바대학에서수학했다.이후밀라노예수회학교에서성서를강의하다예수회에서출교되는불운을겪기도했지만,보테로의재능을높이산밀라노대주교카를로보로메오의비서로발탁되어2년간그를보좌하게되면서신경질적이고자기중심적인삶에서벗어나게되었다.대주교가죽은뒤에는그의어린사촌인페데리코보로메오를헌신적으로보좌하며약8년간로마에서머물렀다.
당시그리스도교세계의정치적,문화적중심지이던로마에서보테로는서양에서도시와인구에관한거의최초의과학적이론을담은『도시의위대함과장대함의원인에대하여』를비롯하여,그에게국제적명성을안겨준『국가이성론』,동서양의수많은나라의자연환경,인구,경제,군사력,정치체제등을담은인문지리서『세계편람』등대표작을차례로선보임으로써자신의지적역량을유감없이발휘했다.그중마키아벨리의‘사악한국가이성’에대응하기위해쓴『국가이성론』은종교를버리지않고도국가이익을도모할수있다는‘선한국가이성’을제시함으로써엄청난성공을거두었다.
1595년,오랫동안보좌해온페데리코보로메오가밀라노의대주교로임명되면서보테로는그를떠나37년만에고향으로돌아갔다.그곳에서그는사보이아공작카를로에마누엘레의자녀들을위한가정교사로일하면서위인의삶은담은『군주』,『그리스도교군주』,『대장군』을출간했다.1611년,생의모든짐을내려놓고성미켈레수도원으로물러난그는참회의염을담은『연옥에대하여』를끝으로1617년에세상을떠났다.

목차


옮긴이해제
ragione,stato,virtu에대하여
텍스트에대하여

헌정사

1권
1.국가이성이란무엇인가
2.영지의구분
3.신민에대하여
4.국가멸망의원인에대하여
5.국가를확장하는것과보존하는것중어느쪽이더위대한일인가
6.크거나작거나중간크기의제국중어느것이더영속적인가
7.결합된국가와분리된국가중어느것이더영속적인가
8.보존의방법에대하여
9.군주에게덕의탁월함은얼마나필요한가
10.군주가지녀야할덕의탁월함의두종류에대하여
11.어떤덕이사랑과명성을얻는데가장적절한가
12.정의에대하여
13.왕의정의의두측면
14.왕과신민간의정의에대하여
15.신민과신민간의정의에대하여
16.법관에대하여
17.장관을통제하는것에대하여
18.정의의집행에서주의할점들
19.관대함에대하여
20.가난한사람을빈곤에서벗어나게하는것에대하여
21.덕의고취에대하여
22.관대함에대한주의사항

2권
1.분별에대하여
2.분별의연마를위한적절한지식에대하여
3.역사에대하여
4.신민의본성과성향에대한지식에대하여
5.각나라의위치에대하여
6.분별에대한금언
7.비밀준수에대하여
8.정책에대하여
9.새로운일을하지않는것에대하여
10.용기에대하여
11.명성을보존하는방법에대하여
12.뛰어난명성으로위대하거나현명하다고불리는사람에대하여
13.현명한군주에대하여
14.앞서말한자질들을보존하는여러가지덕에대하여
15.종교에대하여
16.종교를전파하는방법들
17.절제에대하여

3권
1.인민을다루는방법에대하여
2.명예롭고위대한업적에대하여
3.전쟁의과업에대하여
4.군주가전쟁에직접나가는것이유익한가

4권
1.소요와반란을피하는방법에대하여
2.도시를구성하는세종류의사람에대하여
3.대(大)신민에대하여
4.혈족군주에대하여
5.봉건영주에대하여
6.자신의실력으로위대해진신민에대하여
7.빈민에대하여

5권
1.획득한영지의신민은어떻게다루어야하는가
2.이교도와이단에대하여
3.복종치않는사람에대하여
4.그들의기백을어떻게꺾어야하는가
5.문필은사람을군사적으로용맹하게만드는가,그렇지않은가
6.그들의세력을어떻게약화시킬것인가
7.그들간의단합을어떻게방해할것인가
8.어떻게다른민족들과단합하는수단을빼앗을수있는가
9.이미일어난소요를진정시키는방법에대하여

6권
1.외적으로부터의안전에대하여
2.요새에대하여
3.요새의조건에대하여
4.식민지에대하여
5.수비대에대하여
6.국경지역을비워두는데대하여
7.사전예방에대하여
8.적내부의파당과연줄을이용하는것에대하여
9.인접국과의동맹에대하여
10.웅변에대하여
11.적이우리나라에진입한후취해야하는것에대하여
12.적의식량조달을차단하는것에대하여
13.우회작전에대하여
14.적과의협정에대하여
15.보호령이되거나타국에굴종하는것에대하여
16.율리우스2세가취한방법
17.인접국이전쟁중일때스스로지켜야하는것에대하여

7권
1.세력에대하여
2.군주는재화를모아야하는가
3.군주는재화를가지는것이필요하다
4.세입에대하여
5.차용에대하여
6.교회의부조(扶助)에대하여
7.비상한세입에대하여
8.부적절한지출과쓸데없는선물을삼가는것에대하여
9.남은세입은어떻게보존해야하는가
10.무한정재화만모아서는안된다
11.사람에대하여
12.사람이많아야한다는것에대하여

8권
1.사람과세력을키우는두가지방법
2.농업에대하여
3.산업에대하여
4.결혼과어린이의양육에대하여
5.식민지에대하여
6.다른사람을이용하여부를얻는방법에대하여
7.로마인이취한방법에대하여
8.국가의구매에대하여
9.사람의고용에대하여
10.국가를담보로얻는것에대하여
11.혈연에대하여
12.입양에대하여
13.동맹에대하여
14.상업에대하여,그리고왕이상업에종사해야하는가
15.이집트의술탄과포르투갈인이취한방법에대하여
16.중국인이취한방법에대하여
17.튀르크인이취한방법에대하여
18.폴란드인이취한방법에대하여

9권
1.세력을강화하는방법에대하여
2.군주는신민에게군사훈련을시켜야하는가,아닌가
3.병사의선택에대하여
4.무기에대하여
5.무기장식에대하여
6.대형(隊形)에대하여
7.대의의정당성에대하여
8.신에의지하는것에대하여
9.병사들을그들의집에서멀리이동시키는것에대하여
10.훈련에대하여
11.상(賞)에대하여
12.벌에대하여
13.경쟁에대하여
14.예니체리에허용된방종에대하여
15.병사를고단하게하는것에대하여
16.결단에대하여
17.병사를전투의필요성에직면하도록하는것에대하여
18.병사를맹세나저주로단합시키는것에대하여
19.적을아는것에대하여
20.이점을활용하는것에대하여
21.선수를치는것에대하여
22.책략에대하여
23.카이사르가병사의기백을드높인특별한방법과그외의다른여러사안에대하여

10권
1.장군에대하여
2.장군이병사의사기를올리는방법에대하여
3.행운에대하여
4.대담성과모범
5.활기에대하여
6.경계심에대하여
7.해상력과육상력중어느것이더강력한가
8.기병과보병중어느것이더중요한가
9.군사력은누구에게사용해야하는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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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선한국가이성을위하여

『국가이성론』에서보테로는마키아벨리의국가이성을비판하면서도국가이성이라는개념자체는그대로가져와‘선한’국가이성을제시하고자했다.그는책의서두에서국가이성을다음과같이정의했다.

“국가란인민에대해확고한지배권을가진영지이며,국가이성이란그러한영지를창건하고보존하며확장하는데적합한수단에대한지식이다.”
-『국가이성론』1권1장중

보테로는정치의목적을국가의보존과그리스도교옹호에두었다.그리고이러한목적을지향하는국가이성만이진정한것이며,국가의이익만을추구할뿐인마키아벨리의사상은사악하고부도덕하다고간주했다.이와함께보테로는『국가이성론』에서근대적인영역국가가처한새로운문제인조세,관료제도,통상,산업,법집행,식량공급,도시계획등을체계적으로고찰했다.그는특히세금문제를중시했는데,상품에대한간접세보다는수입에대한직접세를부과해야한다고강조했으며,무역과상업을다방면으로원조함으로써국부를증대할수있다는중상주의적면모를보였다.이렇듯국가를경영하는행정의기술에방점을둔보테로의논의는,르네상스소국의참주를위한권력의기술에초점을둔마키아벨리와뚜렷하게구별된다.이때문에보테로는오늘날중상주의와행정학의선구자로평가받기도한다.

한편보테로는국가의보존을위해군주가갖추어야할덕목으로‘교활성’보다는‘분별’을,‘유용성’보다는‘명예’를우선할것을제시했는데,이는“위대한일을이룬군주들은신의에대해서는거의고려하지않았고,교활함으로사람들의머리를어떻게혼란시키는지에대해서는잘알았다”라고한마키아벨리를염두에둔것이라할수있다.

“무엇보다도군주는교활성이아니라분별을천명해야만한다.분별이란목적을달성하는데적합한수단을탐색하고찾아내는기능을가진하나의덕성이다.교활성은동일한목적을지향하나분별과는다음의점에서구별된다.즉수단의선택에서전자가이익외에는아무것도고려하지않는데반해,후자는유용성보다는명예를추구하는것이다.”
-『국가이성론』2권8장중

마키아벨리의방법으로마키아벨리를공격하다

그러나보테로가군주를위해제시한실제적조언은종종전형적인마키아벨리적행위윤리를보여준다는점에서아이러니하다.보테로는냉혹한현실속에서군주들이오직자신의이익에따라행동하는것을엄연한현실로받아들였다.나중에간행한『국가이성론중보』에서는국가이성이란거의‘이익의원리’와다를바없다고까지단언했다.

“군주의결정에는이익이다른모든것을앞선다는점을확고한사실로받아들여야한다.따라서군주를대하는사람은이익에기초하지않는한어떠한우정도혈연도조약도혹은다른어떤유대도믿어서는안된다.폴리비오스는이렇게말하고있다.즉그들이친구가되고적이되는것은태생적인것이아니라이익에의해친구인지적인지를판단한다는것이다.”
-『국가이성론』2권6장중

그런가하면통치는엄격한것이다정한것보다낫다고했고,군주는어떤부류의사람과도교제하거나친해져서는안되고감정을억제하여정치적의도를은폐하거나위장해야하며,자신의약점을교묘히숨길것을권고하는가하면,이익이될때만신의를지킬뿐이라며마키아벨리적인관점을보여준다.이러한공리적관점은종교에대해서도마찬가지였는데,즉그가누누이종교를옹호한데는신앙의측면보다도군주에게현실적으로이익을가져다주는바가있으며,국가의경제적번영에도유용하다고보았기때문이다.

결국보테로는표면적으로는종교와도덕의우월성을강조하면서도근본적으로는마키아벨리와다르지않은모순을보여주었는데,그러나그자신은이를모순으로느끼지않은것같다.그것은종교와정치가조화를이룰수있다고믿었기때문일것이다.선한국가이성을강조하면서도마키아벨리적요소를받아들이지않을수없었던보테로의사상은그만큼절대군주정이라는형태로표출된근대국가의영향력이얼마나컸는지를짐작하게한다.이책을통해우리는전통적봉건사회에서근대국가로이행해가는과정을잘엿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