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 (양장본 Hardcover)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 (양장본 Hardcover)

$23.39
Description
우리 시대 동물 철학, 생태 철학의 최전선!
_ 현대 철학의 거장 자크 데리다 후기 사유의 지향과 특징을 잘 보여 주는 대표 저작
“인간의 경계 혹은 종말을 넘어서 나는 동물에게로 다가갑니다.
자기 안의 동물에게로, 내 안의 동물에게로.
그래서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동물에게로.”
- 본문 중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은 서구 전통적 사유의 질서에 반기를 들고 해체주의를 주창한 자크 데리다가 1997년 노르망디 지방의 작은 마을인 스리지(Cerisy)에서 “자서전적 동물”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날에 걸쳐 행한 강연을 토대로 한 것으로, 데리다 사후 2년 뒤인 2006년에 출간된 L’animal que donc je suis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강연 제목의 “자서전”이라는 말은 ‘인간 중심적 사유에 매몰되어 쓴 글’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데리다의 표현이다. 그는 이런 자서전에 데카르트 이후의 근대적 사고방식과 글뿐만 아니라 인류 문명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나온 온갖 사상과 글이 포함된다고 보았다.
저자

자크데리다

저자:자크데리다(JacquesDerrida,1930~2004)
알제리유대인집안태생의프랑스철학자로,서구의철학전통에내재되어있는이성,인간,남성,음성중심주의를통렬히비판하고사유의새로운비전을제시함으로써오늘날의지성계전체에두루심대한영향을끼치고있다.후설현상학에대한연구로학문적이력을시작한데리다는그리스고전철학에서부터루소,헤겔,니체,하이데거등서양철학에대한해박한이해를바탕으로이들사상의개념적연관을예리하고신선한시각에서해부했다.해체론이라불리는그의철학적방법은기존사상에파괴적인타격을가하려는시도라기보다는그체계적개념연관들의완결불가능한얼개를발본적으로드러냄으로써개방적변화를모색하려는노력이라고할수있다.대표작으로『목소리와현상』,『그라마톨로지』,『글쓰기와차이』,『정신에대하여』,『마르크스의유령들』,『동물,그러니까나인동물』등이있다.

옮긴이

역자:문성원
서울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2000년부터부산대학교철학과교수로역사철학,문화철학,현대사회철학분야를주로다루어왔다.지은책으로『철학의시추:루이알튀세르의맑스주의철학』(1999),『배제의배제와환대:현대와탈현대의사회철학』(2000),『해체와윤리:변화와책임의사회철학』(2012),『철학자구보씨의세상생각』(2013),『타자와욕망』(2017),『철학의슬픔』(2019),『철학의기쁨』(2025)등이있고,옮긴책으로지그문트바우만의『자유』(2002),자크데리다의『아듀레비나스』(2016),『죽음의선물』(근간),에마뉘엘레비나스의『신,죽음,그리고시간』(2013,공역),『전체성과무한』(2018,공역),『타자성과초월』(2020,공역),『존재와달리또는존재성을넘어』(2021)등이있다.

역자:최성희
영국워릭대학교‘철학과문학’과정에서석사학위,부산대학교에서영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현재부산대학교에서강의하고있다.철학및비평이론,영미희곡분야에걸쳐학제간연구를하고있으며,박사학위연구주제인타자와폭력에대한관심을정동이론과동물에대한연구로이어진행중이다.지은책으로『모빌리티존재에서가치로』(2021,공저),『근대의시선에서보는식물,동물,행성서사』(2025,공저)가있고,옮긴책으로『젠더와모빌리티』(2021),『무대의시간공유』(2013,공역),『정동이론』(2015,공역),『존재권력』(2021,공역)등이있다.

목차

편집자서문

1부동물,그러니까나인동물(계속)
2부그러나,나,나는누구인가요?
3부그런데동물이응답한다면?
4부왜이러는지

옮긴이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알제리태생의프랑스철학자인데리다는서구사유의밑바탕에깔려있는인간중심주의,로고스중심주의,말중심주의,백인중심주의,남성중심주의등완고하고끈질긴각종중심주의를드러내고중심과주변의경계를유동화함으로써사유의새로운길을모색하고자했다.흔히해체주의라일컬어지는그의철학적방법은단순히기존사상에대한파괴적인타격을가하려는시도라기보다는,오래되고강고한인간중심적사유틀에내재해있는근원적불완전성과폭력성을드러냄으로써개방적변화를이끌어내려는노력이라할수있다.이러한관심은,언어학의층위에서실천철학또는정치철학으로옮겨간데리다의후기철학을대표하는『동물,그러니까나인동물』에도잘드러나있다.

동물문제는데리다의텍스트에이미오래전부터자주등장했다.동물을둘러싼탈중심성에관한그의논의는1970년대후반부터시작되어1980년대들어본격화되었는데,그성과는「인간의종말」,「게슐레히트」,「하이데거의손」,「하이데거의귀」,『정신에대하여』,『동물,그러니까나인동물』등에담겨있다.그중에서도『동물,그러니까나인동물』은동물권에대한관심이높아지고있고인간을넘어비인간존재들에대한논의가활발하게진행되고있는최근에더욱빼놓을수없는저서로꼽힌다.특히이책의고갱이에해당하는1부「동물,그러니까나인동물(계속)」은같은역자에의해2013년국내한계간지에번역소개되어담론계에적지않은반향을불러일으킨바있다.타자적존재들에대한착취에근간을두고있는자본주의적성장주의가맞이할수밖에없는전지구적파국에맞서인간과비인간존재들이공존할수있는사회를모색하는이들에게데리다의텍스트는많은영감을불러일으켰던것이다.동물권을비롯한포스트휴먼담론에대한관심이더욱높아지고있는지금,이제완역본으로소개되는『동물,그러니까나인동물』은관련논의에한층깊이를더할뿐만아니라,데리다철학에대한이해를증진시키는데기여할것으로보인다.

동물에관한서양의철학적전통을집중적으로비판하는이책에서데리다는우선제러미벤담이던진질문,즉‘동물은고통받을수있는가?’에커다란중요성을부여한다.다시말해‘그들은추론할수있는가?’,‘그들은말할수있는가’가아니라,‘그들은고통받을수있는가?’라고벤담은질문했다.데리다는이질문이인간사유의전통을우회적으로공격하는데적합하다고판단했다.인간은스스로‘이성을지닌동물’이라고규정할때조차자신들을사실상모든동물들과대립시키고,자신들에게서모든동물성을지워버린다.그런한편으로인간에게고유한것이라고여기는것,즉말,이성,죽음에대한경험,애도,문화,제도기술등이동물들에게는없다고정의해왔는데,데리다는이것은로고스중심주의라고불렀다.

데리다는동물을인간의관점에서일방적으로바라보고정의하는한편(가령‘동물은로고스가결여된,혹은로고스를가질능력이없는존재다’),인간을합리성을지닌우월한존재로차별화해온독단적역사가바로앞서말한‘자서전적태도’와닿아있으며,이는멀리는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근현대의데카르트,칸트,하이데거,레비나스,라깡에이르기까지면면히이어져왔다고보았다.동물에게행해진폭력은‘동물’이라는말자체에서부터시작된다고데리다는보았다.즉동물이라는말은마치모든동물이인간과근본적으로대립하는동질적총체를이루는것처럼단수로사용되기때문이다.이에대한대응으로데리다는‘동물말(l’amimot)’이라는다른단어를고안해서썼는데,이것은동물들의극단적다양성을환기한다.

동물들을잘못다루어온철학적전통을해체하는일은단지동물들하고만관계되는것이아니라,인간사유의관점을근본적으로다시성찰하는일이기도하다.데리다는인간과동물사이의경계가단일한선이아니라주름지고중첩된것이라는점을보여주려한다.또한그는동물에대한접근이무엇보다인간의가치를재단하는척도인‘능력’에,즉‘할수있음’에기반해서는안되며,오히려벤담이던진‘고통받을수있는가?’라는물음에서,즉‘비-능력’에서시작해야한다고보았다.말하자면인간의이성이나합리성을기준으로삼을것이아니라,타자존재인동물들의고통에주의를기울일것을촉구한것이다.나아가인간의언어로는완전히이해할수없는동물들만의세계를인정하고존중할것을주장했다.『동물,그러니까나인동물』은단순한철학서가아니라인간의존재와윤리,동물과의관계를되묻게하는매우인상깊은저작으로다가갈것이다.동물학,생태학,페미니즘,과학기술에서독창적사유를보여준도나해러웨이는이책을두고“데리다는실제동물이실제인간을응시한다는사실을이해했다”라고찬사를보내기도했다.

이책을옮긴부산대학교철학과의문성원과최성희교수는데리다와레비나스의사유를바탕으로타자와차이의철학에꾸준한관심을보여오면서연관저작들을다수번역하고집필해왔다.이책에서는철학적논의가많은부분은문성원교수가,문학적표현이두드러지는부분은최성희교수가좀더신경써서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