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차한 내 엉덩이

불법 주차한 내 엉덩이

$14.00
Description
시인의 맑은 눈빛으로 그려낸
상상과 재미로 가득한 동시 보따리!
엉뚱하면서도 따스한 서정 그리고 싱싱한 상상력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려내고 있는 동시집『불법주차한 내 엉덩이』 속의 작품들은 때론 엉뚱하고 재미있지만 아이들에게 가족과 이웃, 세상에 대한 순수하고 따스한 사랑을 품게 해줍니다. 시인의 자유스런 상상력과 지혜로운 언어는,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랑과 깊고 진지한 마음을 갖게 해줄 것입니다.

어린이들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그들이 품고 있는 생각의 깊이에 주목합니다. 가정이나 교실에서 일어난 일, 이웃이나 자연 생태에 대해 그들이 품은 생각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면서, 그 안에 가족이나 이웃간의 관계성을 진지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그런 후 시인은 가족과 공동체라는 가장 친밀한 그들의 생활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성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말해줍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할 공동체란 공짜 없는 관계성으로 이루어진 실체라는 사실을 아프게 인지시키면서 가족과 이웃간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동시집 속에서 박선미 시인의 불우한 이웃에 대한 애틋한 연민과 따뜻한 사랑의 마음도 함께 엿볼 수 있는 것입니다.
선정 및 수상내역
제4회 서덕출문학상 수상
저자

박선미

부산에서태어났으며,동아대학교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습니다.부산아동문학신인상과창주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부산일보신춘문예에동시가당선되었습니다.동시집『지금은공사중』,『불법주차한내엉덩이』,『누워있는말』,『햄버거의마법』,『먹구름도환하게』,『잃어버린코』등을펴냈으며,동시「지금은공사중」과「우리엄마」가2009개정교육과정국어교과서에실렸습니다.오늘의동시문학상,서덕출문학상,이주홍문학상,부산아동문학상,한국아동문학상,최계락문학상등을받았으며,부산MBC에서발간하는《어린이문예》편집주간을맡고있습니다.

목차

제1부산타클로스가구시렁구시렁
불법주차
2학년2반진우의일기
자동차지붕위에앉은꽃잎
종합선물세트
닮았다
사고다발지역
싸움대장
듣기좋은말
말의화살
머피의법칙
60점짜리
산타클로스가구시렁구시렁
전학
소리통로
급수중단
나이테
처음받은상장
사다리

제2부택배로오신할머니
택배
진짜스위치
빈자리
다되었다
콩알만한혹하나가
연필
팻말
할머니귀
아주특별한동생
언니가찾아온봄
우리엄마
코이
하정아,그말취소야
엄마의장바구니
산마루에서
시력
오래된시계
기분좋은날

제3부코가먼저알고
초대합니다
분갈이
봄비
전화받은하느님
가을
무서운말
천연기념물
꿀밤
단풍이드는이유
신호등
코가먼저알고
사과밭
달개비꽃
들꽃학습원
훈장
저수지
추수
하굿둑의반성문

작품해설|김용희
가족이나이웃간의진정한사랑의성찰

출판사 서평

1.엉뚱하면서도따스한서정그리고싱싱한상상력

『불법주차한내엉덩이』는첫동시집『지금은공사중』(2007)이후3년만에선보이는박선미시인의두번째동시집이다.현직초등학교교사이기도한박선미시인의동시집『불법주차한내엉덩이』에는어린이들과함께생활하며시를써온시인의맑고섬세한감수성이여기저기서빛난다.

박선미시인의동시는일관되게어린이들의진솔한일상의이야기를시화한특성을보여준다.어린이들의생활을일기쓰듯진솔하게털어놓으며그들의생각이나감정을섬세하게포착해낸것이다.박선미시인의동시가어떤특별한시적기교없이도미소를짓게하고가슴뭉클하게하는,수긍의힘을지닌것은그런까닭이다.두번째동시집『불법주차한내엉덩이』에도어린이들의일상적체험이담겨있기는마찬가지다.그러나이동시집은어린이의눈높이를가진'나'의일상체험이나생각의깊이에서첫동시집과또다른면을보여준다.

아이들의눈높이에서그려내고있는동시집속의작품들은때론엉뚱하고재미있지만아이들에게가족과이웃,세상에대한순수하고따스한사랑을품게해준다.시인의자유스런상상력과지혜로운언어는,어린이들에게세상을바라보는사랑과깊고진지한마음을갖게해줄것이다.

2.어린이의눈높이로바라본이웃과가족간의사랑

동시집『불법주차한내엉덩이』는어린이들의생활속으로깊숙이들어가그들이품고있는생각의깊이에주목한다.가정이나교실에서일어난일,이웃이나자연생태에대해그들이품은생각들을진솔하게이야기하면서,그안에가족이나이웃간의관계성을진지하게살피고있다.그런후시인은가족과공동체라는가장친밀한그들의생활공간안에서이루어지는관계성을통해진정한사랑이무엇이며그들에게숨겨진희망이무엇인가를우리에게나직한목소리로들려주고있다.

동시집『불법주차한내엉덩이』는진솔한자기고백으로부터시작된다.학교앞오락실에붙어앉아놀다가엄마에게끌려갔던부끄러운일에서부터숨기고싶은이성에대한관심에까지,마치일기를쓰듯가식없이털어놓고있다.

산속에서/길을잃어도/나이테를보면알수있다지./해님을많이보려고길어진쪽/그쪽이남쪽이랬지.//내마음에/나이테가있다면/그쪽은동쪽일거야.//내가좋아하는그아이/거기앉아있거든/동쪽창가/앞에서세번째자리
--「나이테」전문

「나이테」는어린이의속내를고백하고있는동시다.나무를가로로자르면짙은색의동심원이나타원모양이나타나는데이를나이테라고부른다.나이테는연중날씨가일정하여나무의생장속도에큰차이가없는더운열대지방에서는드러나지않지만,계절의변화가뚜렷한지역에서자라는나무에는잘나타난다.그나이테는항상가운데를중심으로한동심원모양으로그려지는것은아니다.기후나환경등의조건에따라너비가달라져서타원모양이되기도한다.이동시는이러한나이테의특성을끌어들여자기가좋아하는이성친구에대한마음향함을진솔하게고백하고있다.내마음의나이테는동심원모양이아니라“내가좋아하는그아이”가앉아있는“동쪽창가/앞에서세번째자리”를향한타원모양이라는것이다.이같이어린이가숨기고있는속내를진지하게털어놓는표현방식은첫동시집에서잘보여준박선미시인의시적특성중하나다.

하지만이번동시집에서는여기에머물지않고적극적으로타인과의관계성을이야기한다.그관계성은내동생,아버지,어머니,할아버지,할머니등가족원리에기초되어있다.가족원리는우리나라전통사회를강력히유지한원리이자전통사회를구성한핵이었기때문이다.동시집『불법주차한내엉덩이』는가족간의유대와갈등을진솔하게드러내면서그속에얼비친사랑의진정성이무엇인지를이야기하고있다.

다른집동생은/누나말도고분고분잘듣는데/내동생은맨날대들고//다른집동생은/입던옷물려받는다는데/내동생은맨날새옷만입고//그래서/동생없는하정이에게/공짜로가져가라했는데//깜빡잊고/숙제공책안가져온날/호랑이선생님생각만해도/가슴이두근거리는데//빼꼼열린교실문사이로/낯익은주근깨얼굴/“선생님,…이거우리누나숙제장…”/얼마나뛰어왔는지/볼이빨갛다.//하정아,그말취소야
--「하정아,그말취소야」전문

「하정아,그말취소야」는가족간갈등과유대를가장쉽게드러낼수있는대상인동생과의관계를잘보여준동시다.이동시에서도드라지는의미는“내동생은맨날”이라는시어에있다.‘맨날’이라는말은얄밉다는뜻을아주강하게강조하면서도그속에사랑스럽다는의미가내포해있기때문이다.이동시집에의하면,집은‘맨날’동생과토닥거리는장소이고,학교는‘사고다발지역’이지만,그속에서가족이나친구간에도타운정을쌓아간다.그만큼어린이들에게집과학교는자연스럽게갈등을표출하고,또해소하는장소인것이다.

한편이동시집의시적의미는바로대가족이라는범주안에서보다확실하게드러난다.아버지,어머니,내동생이라는핵가족관계에서할아버지,할머니의대가족관계로확대되면서가족간의사랑을새롭게일깨우고있기때문이다.

시골계신/할머니가/꽁꽁묶어서보내온택배상자//풀기도전에/참기름냄새먼저나와/“너거들잘있었나?”/솔솔안부를묻고//곱게빻은고춧가루/잘말린무말랭이/봉지봉지/앉은뱅이걸음으로나와/“요건,고추장담아묵고,요건밑반찬하고.”/집안가득할머니목소리/풀어놓는다.//경상남도하동군화개면용강리/김복남/우리할머니/택배로오셨다.
--「택배」전문

누구나간혹집에서택배상자를받아본경험이있을것이다.그것이시골에계신할머니가보내주신물건이라는것을알았을때,“너거들잘있었나?”하며안부를묻는할머니목소리가들리는듯할것이다.상자를열고내용물을하나씩꺼낼때마다“요건,고추장담아묵고,요건밑반찬하고”,일일이그용도를자상하게일러주시는할머니를직접대하듯정겨울것이다.그런친근감은할머니가택배로물건을보내신것이아니라,어린이들에게는할머니가직접택배로오신것같은느낌으로다가올것이다.할머니의온정을택배로비유하여가족간사랑의유대를다시금확인시켜주는이동시는무엇보다할머니의구수한사투리가정겨움을더해주고있다.

저녁8시만되면/텔레비전연속극속으로/들어가시는/우리할머니//“할머니,볼륨좀줄이세요.”/서울서내려온사촌동생말은/들은척만척/“할매,소리좀줄이라카이.”/내가하는말에는/“오냐오냐.”//우리할머니귀는/사투리귀/내말만알아듣는/사투리귀
--「할머니귀」전문

「할머니귀」는사투리에묻어난할머니삶의연민을진솔하게보여주는동시다.할머니귀가아무리어두워도귀에익은내사투리는잘알아듣는다.말의뜻이란말귀에는‘남이하는말의뜻을알아듣는슬기’라는의미도담겨있다.사촌동생의말을‘들은척만척’하는할머니말귀는낯선서울말씨때문이아니다.교감의차이를드러내고있다는것이다.그래서화자는늘“저녁8시만되면/텔레비전연속극속으로”빠져들어가자신의삶과연속극주인공을동일시하는할머니에대한삶의연민도함께교감할수있었던것이다.그것은할아버지가돌아가시고난그빈자리에대한연민이기도하다.

틀니를빼면/호물호물/쪼그라드는할머니입//“할머니,이상해요./얼른틀니끼세요.”/철없는동생의말에//“그려.흉하쟈?/있을땐몰라도/없으면표나는게세상살이인겨.”//할아버지계실땐몰랐는데/할아버지돌아가신지금/쓸쓸해보이는저자리//틀니를빼면/호물호물/쪼그라드는입같은/할아버지빈자리
--「빈자리」전문

「빈자리」는할머니와동생의대화를통해할머니에대한연민을직접적으로표출한동시이다.그것은“그려.흉하쟈?/있을땐몰라도/없으면표나는게세상살이인겨”라고한할머니의반문속에잘나타나있다.화자는할아버지가신‘빈자리’를“틀니를빼면/호물호물/쪼그라드는”할머니입으로비유하면서그런연민을드러낸다.이같이동시집『불법주차한내엉덩이』는대가족의범주안에서일어나는유대와갈등속에얼비친사랑을통해가족간의진정한사랑이무엇인지를진지하게이야기하고있다.
이동시집에서보여준사랑의성찰이이웃의가정으로확대되면그연민은더욱깊어진다.한예로「들꽃학습원」에서보듯,“술만취하면때리는아빠때문에/집나간엄마보고싶은/영준이”와같은이웃들이있다.가족간의유대는간혹아버지의폭력이나가출한어머니로인해돌이킬수없는관계가되기도하고,실직이나가난등으로시련과고통을겪기도한다.그런가족의우울한풍경은분명우리사회의냉기를반영하는것이다.불우한이웃들에대한박선미시인의연민은가슴떨리는희망의꿈을꾸게한다.

동시집『불법주차한내엉덩이』는더불어살아가야할공동체란공짜없는관계성으로이루어진실체라는사실을아프게인지시키면서가족과이웃간의진정한사랑이무엇인지를진지하게이야기하고있는동시집이다.그래서우리는이동시집속에서박선미시인의불우한이웃에대한애틋한연민과따뜻한사랑의마음도함께엿볼수있는것이다.